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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 책에 리뷰가 하나도 없다니.. 마음이 안타깝다.
서경식의 ‘디아스포라 기행’을 기억하고 있다. 부끄럽게도 나는 그 책을 보기 전에 ‘디아스포라’라는 단어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다. 서경식의 책이라고 해서 봤는데, 읽을 때 내 가슴에서 무언가가 울컥 울컥거려 혼났다.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그런 느낌. 추방당한 자들, 디아스포라를 쫓는 서경식의 글에서 나는 이 세상의 그림자를 느꼈었다. 그때의 슬픔이란… 책을 보면서 그런 경험을 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었다. 그런데 서경식의 또 다른 책,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에서 똑같은 경험을 하고 말았다. 소름끼치는 두려움이 나를 엄습해온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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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와 부제인 "20세기를 온 몸으로 살아간 49인의 초상" 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자인 서경식은 재일 조선인 2세이다, 또한 , 학자이며 저술가이다 재일조선인의 삶때문인지 자신의 삶을 디아스 포라적이라 하고 있다. 1995년 이전에 아사히 신문에 실렸던 20세기를 살아간 인물 49인데 대한 짧지만, 강렬한 인물평전이다 21세기도 5분의 1쯤 지나가는 이즈음 20세기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그들의 변하지 않는 시대정신의 일단을 생각해 보는 일이다.
세상은 점점 혼돈으로 빠져가는 이즈음 지난 세기를 치열하게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를 다시금 새겨본다
49인 중 김지하라는 인물이 포함되어 있어 , 여러가지 상념들 특히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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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군데 낯익기도 하고 또는 이름조차 전혀 몰랐던, 하지만 몹시 공통점을 가진 이 사람들의 이름들을 눈으로 훑어 내려가다보면 문득 가슴이 뜨거워짐을, 또는 먹먹해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다섯 페이지로 압축된 한 인물의 삶은 그들을 '잘' 알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들이 어떤 사람이었는가에 대한 느낌을 자아낼만큼은 충분하다. 자신의 신념을 따랐고 시대와 맞서 싸웠던 불운했으나 찬란했던 49명의 삶과, 죽음과.. 그 이름이 있다.
페데리고 가르시아 로르카/파블로 네루다/잭 시라이/파블로 카잘스/사코와 반제티/에른스트 톨러/카임 수틴/바실리 칸딘스키/에리히 케스트너/숄 남매/안네 프랑크/살바도르 아옌데/빅토르 하라/에레네스토 체 게 바라/폴 니장/프란츠 파농/프리모 레비/갓산 카니파니/하비 밀크/사에키 유조/아이미쓰/가모이 레이/마키무라 고우/오구마 히데오/하라 다미키/가네코 후미코/하세가와 데루/리하르트 조르게/오자키 호쓰미/아그네스 스메들리/가와카미 하지메/에브리 만/안중근/김구/홍범도/김산/양징위/이극로/조문상/김사량/윤동주/김지하/박노해/윤이상/이진우/양정명/오기순(저자의어머니)
며칠 전 3월 1일이었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지만 사라지지 않는, 아니 사라져선 안될 사라질 순 없는 사람들이 있었고 존재하며 앞으로도 생겨날 것이다.
천연두는 현재는 어떤 질병의 이름, 단어로 인식될 뿐이다. 현대인은 천연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이라든가 독재라든가 파시즘이라든가 하는 어휘들은 우리에게 천연두처럼, 이젠 소멸되어버린 질병의 이름처럼 그저 과거의 일들 때문에 생겨났고 기억되던 단어에 불과했지만 지금 현재 우리는 과거의 망령들의 부활을, 그리고 그것이 절대 끝이 아니었음을 눈앞에 마주하고 있다.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의 이름을 가슴에 새기고 우리가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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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는 떠도는 자와 그들의 거주지를 일컫는다. 떠도는 자, 우리 사회에 그와 같은 이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는 지식인 사회의 디아스포라다. 환부를 예리하게 도려내는 날선 메스와 같이 이성에 깊숙이 찔러놓는 잘 벼린 논점은, 그가 오래도록 살아온 이국의 풍취가 삶에 공명되어 이 땅에 무수히 존재해왔던 제 형태의 논쟁과 다른 차원의 감흥을 불러왔다. 그의 글은 이국적이며 또한 세계주의적이다. 그만큼 스펙트럼이 넓다.
서경식의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은 그가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49인에게 투사한 결과라고 보면 틀리지 않다. 그가 선택한 49인은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간 사람들이다. 사적인 관점에서 선택한 사람들일망정 그들은 하나같이 시대를 고민하고, 시대를 앞서 살아간 사람들이다. 글편은 대체적으로 짧지만 무게감은 상당하다.
49인을 여기 적는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파블로 네루다, 잭 시라이, 파블로 카잘스, 사코와 반제티, 에른스토 톨러, 카임 수틴, 바실리 칸딘스키, 에리히 케스트너, 숄 남매, 안네 프랑크, 살바도르 아옌데, 빅토르 하라,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폴 니장, 프란츠 파농, 프리모 레비, 갓산 카나파니, 하비 밀크, 사에키 유조, 아이미쓰, 가모이 레이, 마키무라 고우, 오구마 히데오, 하라 다미키, 가네코 후미코, 하세가와 데루, 리하르트 조르게, 오자키 호쓰미, 아그네스 스메들리, 가와카미 하지메, 에브리 만, 안중근, 김구, 홍범도, 김산, 양징위, 이극로, 조문상, 김사량, 윤동주, 김지하, 박노해, 윤이상, 이진우, 양정명, 오기순이 그들이다.
낯선 이름이 참 많다. 그들 역시 기억하지 않는 사람들이란 의미에서 한편 디아스포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