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꼽은 확실히 우리의 육체가 과거 - 우리의 어머니들, 어머니들의 부모들, 더 거슬러 우리의 원인 조상과 그들의 유인원 조상들까지 - 와 이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와는 독립된 존재임을 나타낸다. 아이를 낳는 여성들에게 배꼽은 미래와의 연결 고리, 즉 진화의 구현체이기도 하다.
중략
우리가 믿건 안믿건, 배꼽은 우리 자신이 일종의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증명서와도 같다. 우리는 우리의 죽음만큼 탄생에 대해서도 믿지 않는다.
- 본문중
'아담의 배꼽'은 미켈란젤로의 그림 '천지창조'에서 나온 오류를 이야기하는 것으로서 그림 속의 아담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창조주의 손에 의해 잉태한 이에겐 있을 수 없는 배꼽을 가지고 있음을 말한다.
저자는 다분히 진화론적 시각에 입각하여 수많은 자료를 통해 인체의 진화와 변화, 환경에 대한 적응을 이야기한다.
인체 개별 부위 고유의 존재와 형태는 우리의 대부분이며 단순한 존재 이상의 것이다. 예를 들면 진화의 방향을 통해 다른 이의 얼굴과 표정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쪽으로 이루어져 왔기에 우리는 아무런 연관성 없는 주변 사물에서도 얼굴이나 신체의 일부를 읽어내려고 노력하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체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의 역사와 사유만큼이나 오래고 길며, 다양하다.
다만 인체 각 부분 단위로 특별한 분류방식 없는 책의 중구난방한 기술은 이 두꺼운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 의식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감이 들게 한다. 그렇다고 부담없이 읽기에도 상당히 많은 역사, 문화, 어문, 생물, 진화학적 지식을 요구한다.
책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다방면에 조예가 깊은 지식인의 지식 유희로서의 목적 외엔 그다지 쓸모가 없을 것 같다.
수 많은 사유를 늘어놓았지만, 정작 저자는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모양이다. 인과관계와 서사성을 조금 더 갖추고 편집을 새로 한다면 좀 더 쓸만한 책이 될 것 같다.
|
|
인간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 인류의 역사가 '인체'가 접해지지 않는 것이 있었나? 그런 의미에서 인체에 대한 자연사와 문화사는 '거의 모든것들의 역사'가 되는 셈이다.
얼굴에서 눈과 코, 입술과 입, 귀.. 그리고 팔과 다리 가슴과 성기. 겉으로 보이는 모든 인체과 관련된 역사속의 사건들,혹은 인식들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이지..
그런데.. 워낙 방대한 자료들이 있다보니, 자료들을 나열하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마치.. 작가의 다방면의 지식을 자랑하듯이.. 나열되어 있어서 후반부로 가면서 조금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다.
차라리 연작으로.. '눈''입술' 등의 부위에 한정지어 책을 하나 내면.. 좀더 체계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육체는 정신에 비해 조금은 하등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육체도 엄청난 역사를 가진 유구한 '인간'의 일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