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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는 사망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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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복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유효하지 않은 듯 하다. 전 세계에는 다시금 자본의 물결이 활개를 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복지에 대해 사망을 선고하고 있다. 이는 이루어놓은 것 하나 없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클라이언트의 도덕성을 의심하며, 사회복지에의 의존으로 인해 노동 동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식의 논리는 이제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것이 된지 오래다. 하지
"복지국가는 사망했는가?" 내용보기
더 이상 복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유효하지 않은 듯 하다. 전 세계에는 다시금 자본의 물결이 활개를 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복지에 대해 사망을 선고하고 있다. 이는 이루어놓은 것 하나 없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클라이언트의 도덕성을 의심하며, 사회복지에의 의존으로 인해 노동 동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식의 논리는 이제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것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정말 복지국가가 자본주의 사회의 존속을 위협할 정도로 폐해가 심했던가? 여전히 사민당이 집권하고 있는 북유럽 국가들은 우파가 집권하고 있는 국가들에 비해 부정 부패의 정도가 덜하다. 그리고 많은 국가들이 복지에 있어서의 개혁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복지국가의 틀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도 존재한다. 복지와 반복지를 천편일률적으로 나누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 두 요소 사이에는 수많은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복지국가를 다루는 대다수의 책들은 스웨덴 모델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이 책은 특이하게도 스웨덴을 제외한 체 복지국가를 논하고 있다. ‘복지에서 노동으로’라는 제목이 의미하듯이 기존 복지의 틀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스웨덴은 이 책에서 논의할 대상이 아닌 것이다. 대신 저자는 미국,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를 통해 복지국가의 노동화(?)에 대해 고찰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실로 흥미로웠다. 각 국가들의 복지 서비스의 주 대상은 달랐다. 미국의 경우 편부모 가정에 대한 지원이 가장 많았으며, 유럽 대륙 국가들의 경우에는 청년층의 실업에 대한 지원이 가장 많은 편이었다. 모든 국가들이 어느 정도 복지에 있어서의 개혁을 꾀했지만, 역설적이게도 노동중심적 복지국가의 길로 가장 먼저 접어든 국가는 다름 아닌 (반복지적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미국이었다. 심지어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복지에 투자하는 예산이 많은 편이 아니었으며 실업률 역시 유럽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복지에의 개편을 시도한 것은 실질적인 복지의 폐해 때문이 아닌, 하나의 이데올로기 때문이었노라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AFDC를 TANF로 바꾼 것을 복지제도에 있어서 가장 큰 개혁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절대적으로 시장을 신봉하는 미국은 어떠한 일이던 일단 시작부터 하게 함으로써 실업률을 낮추는 방편을 선택하였다. 미국은 클라이언트를 평가했으며 노동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실업자의 상태로 남아있는 이들은 게으른 그렇기에 비난 받아야만 하는 사람으로 평가되었다. 왜냐하면 미국은 시장을 신봉했고, 시장에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무한한 일자리가 존재하고 있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덴마크의 경우, 노동시장 아닌 인간 자본의 개발에 좀더 초점을 쏟고 있다. 복지국가의 위기가 도래한 이후 덴마크 정부는 분명 복지제도에 있어서의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그 변화는 수급 기간을 줄이고 복지와 노동을 좀더 연계시키는 것에 국한되었다. 그들은 여전히 클라이언트가 원치 않을 경우엔 억지로 직업상담 등을 할 수 없다는 식의, 클라이언트 중심적인 접근법을 택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노동을 강제함으로써 실업 비율을 줄이는 효과를 톡톡히 본 듯 하다. 하지만 그들의 논리에는 중요한 것이 하나 빠져 있으니 바로 고용의 질에 대한 평가였다. 클라이언트 대다수가 비정규직으로 취업했으며 저임금에 시달려야만 한다는 사실은 경기가 안 좋아질 경우 가장 먼저 해고되는 층이 바로 비정규직이라는 점에서 또 하나의 불행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네덜란드 역시 마찬가지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네덜란드의 실업률은 굉장히 높은 편이었으나 90년대 들어서면서 그들은 거의 기적을 일구어낸 듯 했다. 거기에 여성의 취업률까지 엄청난 속도로 상승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지속적인 비정규직 양산으로 인해 가능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들 국가들의 예가 모든 국가에 적용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복지국가를 다룸에 있어서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겉으로 보기엔 노동 동기를 약화시키고 실업을 야기시킨다고 이야기되는 복지.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도 단편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복지국가의 사망을 설명하려 들었다. 사람들은 단지 금전을 위해서만 일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노동에 각자 자신들 나름대로의 가치를 투영한다. 노동은 경제적 수단이면서도 동시에 삶을 가치있게 만드는 무언가이다. 복지는 이제 하나의 권리로서 자리잡았다. 비록 복지국가가 더 이상 의미없노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실업이 사회구조적 원인에 의해 야기되는 측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 알고 있으며, 어느 누구도 사회 속에서 희생된 이들에 대해 도덕적 판단을 할 권한은 지니지 않는다. 미국적인 것이라면 무조건 따라왔던 우리에게 본 책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생각한다.
이달의 사락 q*****2 2004.03.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