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ロミオとロミオは永遠に:: 恩田 陸 나는 커뮤니티형 인간이 못된다. 하나의 문화에 마음을 들이고 그것에 공감하는 같은 취향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좋은데, 그 규모가 집단이 되어 보이지 않는 권력을 갖고 상하의 계급을 나누며 사람들이 그 타성을 무감각하게 받아 들일 때 견딜 수 없는 염증으로 곧바로 커뮤니티를 탈퇴해버리고 만다. 심지어 하위 문화, 마니아 문화를 선호하는 이들에게조차 커뮤니티가 집단화 되면 이런 현상이 어김없이 나타난다. 인터넷만 해도 온갖 서브컬쳐 클럽의 온상이라 할 수 있는데 대형화 된 곳일수록 이런 구조에서 자유로운 곳이 거의 없다는 게 단적인 예다. 인간은 다수를 이루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기에 앞서 서열부터 정해야 하는 습성을 가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전에도 기대와 염증을 반복하며 커뮤니티를 들고 나가는 것을 취미처럼 해왔지만 가장 최근에는 한 독서 모임에서 활동하다 빠져나왔다. 독서라는 것은 좀더 자유로운 사고와 폭넓은 이해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했건만, 거기에서도 열 중 하나의 잘된 것을 선별하는 계급제의 시스템이 존재했으며 겉으로 드러내어 경계를 구분짓지는 않아도 암묵적으로 서책의 양질을 따지는 존재들이 자신의 가치를 매김하고 있었다. 가령 이름만큼은 들어봤음직한 저명한 작가들의 문학 전집이나 유수의 문학상 수상작들은 취향의 차이에 관계없이 높이 존중하는 반면, 만화라든가 그와 연계된 장르 문학은 아예 담론에조차 끼워주지 않았다. 개중엔 자신이 얼마나 깊이 있고 무게 있는 작품을 많이 섭렵했는지 부지런하게 리스트를 갱신하여 과시하는 이도 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서브컬처를 존중하는 척 관대한 모양새를 취했지만 그조차도 자신의 레벨을 조정하는 파라미터로 사용하는 것일뿐 스스로 기꺼이 그 문화를 즐기고 있노라고 고백하지도, 그럴 마음도 두려워했다. 커뮤니티의 다수가 아니라 일부였음에도 도무지 그 속물됨을 견디지 못해 뛰쳐 나와버리고 말았다. 결정적인 계기는 그것이지만 동기는 앞서 말한대로 좋고, 별로고, 나쁜 것을 가리는 커뮤니티의 타성적인 서열제에 대한 반발이 우선이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문화를 그 어느 것도 편견없이 받아 들이고 그 감상을 잘된 글에 대한 강박관념없이 피력하는 것은 커뮤니티의 테두리를 벗어나야 가능한 것인가 회의하게 된 것이다. 우수문화, 고유문화, 깊이 있는 것에 대한 선호를 단순히 지적 허영에 불과하다고 매도함은 아니지만 가볍고, 즐겁고, 속도 있는 것에 대한 선호를 한 사람의 수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적 허영에서 발현된다고 생각한다. 지知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형성 배경과 익숙한 환경, 습관, 그로 인해 만들어진 취향에 의한 것이 아닐까. 어차피 컬처와 서브컬처의 간극은 시간이다. 하위 문화로 불리던 것이 시대를 건너 상위 문화가 되는 일은 역사가 증명한다. 개념만 달리하면 서브컬처를 선호하는 이들이 오히려 시대를 앞서간다고 할 수 있는데 과거의 망령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은 자신의 철옹성이 무너질까 두려워하며 그것을 퇴폐로 치부하고 경멸하며 불안을 조장하는 것이다. 이 소설은 그러한 전근대적인 속물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배경으로 시작한다. 고도의 산업 성장으로 결국은 멸망이나 다름없게 자생력을 잃어버린 지구에서 전세계인들은 신개척지로 이주하고 오로지 일본인만 남아 황폐한 삶을 산다. 거기에서 벗어나려면 [대도쿄고등학교] 를 1등으로 졸업하는 일밖에 없는데, 그것도 각 지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되어 험난한 과정을 거쳐 도쿄까지 당도해야 되고, 입학하고 나서는 엄격한 통제 아래 죽음마저 각오한 육체 노동과 실력 테스트로 피말리는 경쟁을 이겨내야만 한다. 반발하면 혹독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고 정도가 심하거나 탈주를 시도할 경우 모든 권리가 박탈되고 끝없는 노역으로 강제 징집 당한다. 현실감을 운운하기에도 심하게 왜곡되고 과장된 독특한 디스토피아임에도 쓴 맛이 들이켜질 정도로 묘하게 현실 사회와 닮아있다. 미래를 보장 받을거란 말에 무턱대고 속아 목적없이 수험에만 몰두하는 학생들도, 친구의 낮은 성적에 안도하는 죄책감도, 기를 쓰고 들어왔던 명문학교, 우수 기업에서 시달려야 하는 계급제도, 과연 그 끝에 행복이 있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도, 소속된 곳을 벗어나고픈 탈주 욕구도 예나 지금이나 이 책에서 말하는 근미래나 다를 게 하나 없다. 차마 뛰쳐 나갈 순 없어도 속박감을 최소한이나마 벗어나고자 금기시 하는 퇴폐 문화를 지하세계, "언더 그라운드" 에서 즐긴다는 설정도 지극히 자연스러우니, 등장인물 아타미의 말마따나 컬처에 의해 서브컬처가 만들어지며 서브컬처가 있음으로 컬처의 존재 이유가 생긴다는 말이 타당하다. (※ p252 이 소설의 모든 주제를 아우르는 핵심이라 볼 수 있다) 퇴폐적인 것이 무엇일까. 잘못된 것이 무엇일까. 단지 규칙에 적응된 인간이 그것을 거스르는 행위에 당혹감을 느껴 내리는 판단이 아닐까. 언젠가는 지금의 천대받는 문화가 숭상을 받고 망가지고 변형된 언어가 표준어가 되지 않을까. 의미가 있고 깊이가 있는 것은 어디에 기준하나. 그 시대에 맞는 규율이라고 하기에 앞서 자존 불안으로 인한 타인 멸시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닌가. 설령 그것이 인간 본성이라면, 결국 자신을 위해 타인이 필요하다는, 컬처를 위해 서브컬처가 필요하다는 당위성이 입증되지 않나. 비록 그 사이에 존중보다 멸시의 다리가 놓여진다고 해도 말이다. 원전으로는 상하 두권으로 나뉘어져 있어 만만치 않은 두께임에도 온다의 소설중에 가장 뛰어난 오락성을 가진 책이다. 좀처럼 끼니를 건너 뛰거나 수면을 줄이지 않는 안전주의(?) 독서를 하는 편인데 도무지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개인적으론 진귀한 경험을 했을 정도였다. 비판적인 듯 해도 숨길 수 없는 작가의 내셔널리즘이나 작가가 그토록 찬양하는 쇼와昭和문화가 한국 전쟁을 등에 업은 일본의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 마음이 개운치 못한 것도 사실이지만, 작가 특유의 메타포 기법으로 공감할만한 문화 소재들을 재배열하여 즐겁고 독특한 SF 학원물을 만들어내준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작가 스스로가 소위 말하는 명문 출신이면서도 지적 허영과 속물 근성을 경계하고 비판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무조건적으로 반발하여 서브컬처에만 탐닉하는 이들을 마냥 감싸주지만은 않는다. 이른바 [오타쿠] 라는 일본 문화 특유의 집단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않고 경종을 울리는 문구가 비단 이 작품만이 아니라 다른 작품 곳곳에서도 발견할 수가 있다. 너희들도 세상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가 아니냐며. 편견과 두려움은 산업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인지도 모른다. 그 대신으로 다양한 문화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게 아닐런지. 각자가 딛고 서있는 위치에서 박탈감과 우월감을 갈아타며 취향이란 이름으로 자존 불안을 견뎌가면서. 여담인데, 보통 낭만으로 상징되는 회전관람차를 공포의 대상으로 묘사한 것은 작가의 개인 공포증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했더랬다. (※ 에세이집에서 비행공포증이 있노라고 고백한 바가 있다) 하기사, 뭐든 작가의 개인 경험에서 비롯된게 아니겠냐만은. (차용한 문화 소재만도 편파적이다 싶을 정도로 작가의 취향에 기댄 면이 많다) 왜 이런 제목을 붙히게 되었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작가 본인도 모르겠다고 다소 어이없는 후기를 털어놓았지만, 그것이 독자 마음대로 갖다 붙히시라는 권한을 내어준거라면 나는 로미오Romeo가 로망Roman에서 연상되어진 것이 아닌가 추측해보련다. 그가 그리는 세계관은 전적으로 낭만주의 시대의 재현 아닌가. (※ 오자 정정 :: p572 체릿슈 -> 체리쉬Cherish / p579 하기오 마토 -> 하기오 모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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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 작품중 남겨두고 언젠가 읽어야지 하다가 나중에야 읽었던 작품
내 베스트에 들어가는 작품 특히 제목이 너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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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서브컬처의 오마주.
내가 살아 숨쉬고 있는 지금은 21세기지만 내가 태어난 것은 20세기였다. 1901년부터 2000년까지가 20세기이고 2001년부터 2100년까지가 21세기이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20세기 인간인 샘이다. 그나저나 서브컬처의 오마주라니. 이건 무슨 소리일까? 서점에서 온다 리쿠의 소설,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의 목차를 눈으로 확인했을 때 나는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쇼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왕과 나, 오즈의 마법사,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등등 내가 직접 눈으로 확인한 작품들은 아니었지만 익히 들어왔던 제목들이 쭉 나열되어 있어서 그 놀라움은 더욱 컸다.
서브컬처라는게 뭔지, 오마주라는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한때 유행했던. 지금의 아이들에게 제목만 말해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할(어쩌면 알아 듣지도 못할) 문화들이 당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 서브컬처의 오마주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른바 '문화 속의 문화'라고도 불리는 서브컬처를 영화에서 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의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오마주 기법으로 묶어낸 이 책은 온다 리쿠의 섬세함과 20세기 작품에 대한 존경심이 그대로 묻어나있다. 대충 쓴 것 같으면서도 써야 할 곳과 쓰지 말아야 할 곳을 정확히 분간해내 끄집어 올 수 있는 용기에 새삼 감탄했다.
미주로 입력된 <20세기 서브컬처 용어 대 사전>을 먼저 읽어 내려가며 나는 조금씩 그녀가 작품에 집어넣어 인용하고 패러디한 글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프롤로그인 에덴의 동쪽을 읽었을 때의 긴장감! 드디어 노스텔지어의 마법사, 온다 리쿠의 소설에 다시 한 번 매료되는 순간이었다. 학원물이지만 SF라는 장르 때문에 학원물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대도쿄고등학교에서의 이야기. 머나먼 미래. 아니,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치듯 지나가면서도 명확하게 그녀가 짚어내려고 하는 것이 있다면 '후손에게 되돌려줄 자원을 부디 소중히 생각하자'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그녀의 소설은 지금까지 봐온 어떤 미스터리보다 더 미스터리하고 잔혹했다. 낭만과 그리움의 노스텔지어의 마법사라고 불리는 그녀가 잔혹해지는 순간은 대도쿄고등학교 학생들의 성적 테스트와 대도쿄 올림픽에서였다. 종목의 이름만들어서는 '뭐가 잔혹하다는거야?'하고 생각할 정도로 아련하고 향수마저 느껴지는 정글짐 오르기와 의자 뺏기와 수건 돌리기. 그리고 롤러스케이트 타기는 첨단 과학의 힘을 빌어 더욱 잔혹해지고 무시무시하게 변했다. 1미터 높이의 봉을 올라 추락하면 포인트가 감점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정글짐. 3분 동안의 무중력 상태에서 공중에 떠다니며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의자를 잡아야만 중력상태가 되었을 때 떨어지면 탈락되는 의자 뺏기 게임.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고무로 만들어졌지만 일정시간이 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어와 반응해 터지고 마는 수건. 아니, 문어 돌리기 게임 등 과학에 의존하면서도 잔인함으로 즐거움을 찾는 미래의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20세기와 21세기의 서브컬처를 바라보고 경험한 한 사람이구나, 하고 느꼈다. 내게는 당연하고 아련하게 남는 어린 시절의 게임들이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한없이 지루하고 따분한 게임에 불과한 것처럼 나도 지금의 어른들과 내 사이에 있는 기묘한 틈을 나와 후배들 사이에 생긴 틈으로 확인하고 있는 샘이다. 소비와 향락의 20세기. 경쟁과 범죄의 21세기. 어떤 곳이 내가 있던 세기고, 내가 있어야 할 세기인지 모르는 지금. 그 틈에 미묘하게 서있는 나는 그녀처럼 당당하게 노스텔지어를 꿈꿀 수 있을까?
이 리뷰를 쓰기 직전에 나는 한 리뷰어가 그녀의 소설을 읽고는 SF인데 소설적이기 보다는 애니메이션 적이다.고 써놓은 글을 읽었다. 그래. 그녀가 쓴 이번 소설은 카툰 속의 캐릭터가 연상되는 애니메이션적인 느낌이 있지만 그런 느낌 때문에 더 빨려들 수 있던게 아니었을까?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 쓴 그녀의 소설을 읽어 내려가면서도 이것이 해피엔딩인지 세드엔딩인지. 아니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인지 수도 없이 생각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캐릭터들이 처한 상황과 대사들이 하나의 장면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그게 너무 또렷하게 보여 애니메이션적이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나는 그러한 것들 때문에 그녀의 작품에 흠뻑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에서 폭포수에 떨어져 '성불'한 아키라와 시게루가 소비와 향락의 20세기(쇼와 1960년대)로 뛰어든 것이 단순한 해피엔딩인지 세드엔딩인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게다가 그녀 조차도 떠올리지 못했다는 제목의 의미(하지만 이 제목만이 어울린다고 고집하던 그녀의 목소리를 잊을 수 없다.)도 생각해봐야겠다.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 하루를 전부 쓰며 읽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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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서 어려운 단어들로 리뷰를 쓰고 싶지 않다.
그런 어려운, 난해한 단어들을 쓸 능력도 못 되지만.
난 그저 이 책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을 뿐이다.
온다 리쿠의 책을 스무 권 정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은 그 중 베스트3에 들어갈 만하다.
(참고로 나의 베스트3는 '초콜릿 코스모스', '황혼녘 백합의 뼈', 그리고
이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 이다.)
자신이 삶의 목표로 삼았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열망하는
그 곳에서 절망을 보았다. 탈출을 꿈꾸는 남학생들과 주저앉은 여학생.
이 책은 다른 건 다 제쳐두고서라도 소년들의 '우정' 얘기가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말 이야기가 끝나버려서 아쉬운, 그런 재미있는 책이었다.
SF에 별 취미가 없는 사람도 거부감없이 읽을 수 있을(내가 그랬다;)
완전 추천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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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만화를 보고 울어본 적이 있는지.. 어릴적 TV에서 해주던 일본 만화를 보고 주인공과 같이 공감하고 펑펑 울며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이 책을 읽으면서 고스란히 다시 떠올랐다. 온다 리쿠의 책은 읽을 때마다 항상 새로운 시도와 스토리 전개에 감탄하게 되는데 이 책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우선 배경 자체가 상상을 초월한다. 과도한 물질적 소비와 문명의 발달로 황폐해진 지구에 홀로 남겨진 일본인, 나머지 지구인들은 모두 신지구로 옮겨간 상태이다. 구지구에 남겨진 일본인의 임무는 엄청난 산업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예전과 같은 자유나 물질적 풍요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곳에서 유일한 희망은 대도쿄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여 졸업 대표가 되는 것이다. 졸업 대표가 되면 장래가 보장된다는 믿음하에 매년 각지에서 수많은 수험생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도쿄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대도쿄 고등학교는 세상과 완벽하게 격리된 또 다른 폐쇄 세계이고 이 곳에서 학생들은 끊임없는 육체 노동에 시달리고 매월 생명의 위협을 받는 실력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척박한 현실에 처한 그들은 대도쿄 고등학교 지하인 언그라에서 20세기 서브컬쳐에 심취하게 된다. 그리고 일부 학생들은 대도쿄 고등학교의 말도 안되는 교육 방침에 반발하면서 일명 '성불'을 하게 된다는 탈주에 미래를 건다. 형의 대탈주로 입학할 당시부터 학교 당국의 주목을 받은 아키라와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누나를 구하기 위해 졸업 대표가 되어야 하는 운명을 짊어진 시게루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졸업 대표가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던 아키라는 실력 테스트에서 자신의 형 오무라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되고 그후로 학교내 불순 분자들을 모아 놓은 신주쿠 클래스와 가깝게 지내게 되고 끝내는 자신도 신주쿠 클래스의 일원이 되고 만다. 그런 아키라를 안타까워 하면서도 누나를 위해 묵묵히 수업을 감당하던 시게루도 누나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 대탈주를 향한 계획을 준비한다. 배경이 워낙 낯설었기 때문에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적응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곧 영화에 빠져들듯 책속에 완전히 녹아들어 주인공의 감정과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지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이 작가는 사람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마법이라도 부리는 것 같다. 아키라와 시게루, 그리고 대도쿄 고등학교 학생들이 겪는 모든 고난이 마치 나의 일처럼 느껴졌으니 말이다. 신주쿠 클래스 학생들의 탈주 시도는 그 자체가 영화 한편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지하 터널에서 죽은 이와키와 오와세, 자전거에 설치된 폭탄의 폭발로 죽은 이와쿠니, 연을 날려 탈주를 시도하다 당국에 의해 추락하는 하바마쓰와 도와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이 났고 눈물이 날 정도였다. 일명 잔인한 구석도 분명히 있지만 대도쿄 고등학교의 서바이벌 실력 테스트 장면과 언그라에서 행해지는 20세기 문화의 대향연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나와 같은 세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잠깐의 추억을 더듬어 보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부록에 실린 20세기 서브컬쳐 용어 대사전을 보면서 다시금 이 작가는 정말 위대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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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역시 온다 리쿠 대단해!'라는 말이 나오는 책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
수많은 서브컬쳐 오마주를 인용해 상상의 날개를 달고 뻗어나가는 이야기의 가지는 끝이 날 줄 몰랐다. 손에 잡은 책을 놓을 수 없는 이 스토리텔링이란 가히 멋지다. 각 소제목부터 시작해 안의 대사등은 서브컬처에서 따온 것으로, 각각의 소제목은 전부 영화에서, 그 외의 것은 만화와 미스터리 소설, 운동등에서 비롯해 티비와 관련된 각가지 서브컬처에서 따왔다. 용어를 몰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고 알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서브컬쳐란 무엇인가, 온다 리쿠의 오마주는 어디까지 이어지는가, 라이트소설과 SF소설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 문화란, 문명의 이기등을 생각함과 동시에 과도한 문명의 발달이 낳을 재난은 정말 이와 닮아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은 어디까지 잔혹해 질 수 있는가 등의 여러가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이야기의 발단은 이러하다. 과도한 문명의 발달로 황폐해진 지구에는 일본인만이 남고, 인류는 신(新)지구로 이전한다. 구(舊)지구에 남겨진 일본인들이 해야 할 일은 전시대 인류가 남긴, 산처럼 쌓인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을 피해 이 구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대도쿄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여 졸업대표가 되는 것이다. 졸업대표가 되면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생계를 보장받기 때문에 그야말로 노리지 않으면 않되는 목표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목표를 향해 수험자들은 대도쿄고등학교에 입학하고 한달에 한번씩 행해지는, 입학보다 더 잔인한 테스트를 통해 클래스를 오르고 내리며 졸업대표를 목표로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을 한다. 수업에서는 육체노동을 해야하며, 서브컬처는 생활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것이라며 배척을 한다. 정신적인 만족을 주는 것은 필요없다, 배제되어야 한다는 관념아래 육체노동을 반복하고 서바이벌 게임을 치르며 주인공인 아키라와 시게루는 의문을 품는다. 이런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런 의문은 쌓이고 쌓여 그들은 이 학교의 존재에 의심을 품고 이내 목숨을 건 탈주를 생각한다. 그들은 과연 대도쿄고등학교를 탈주 할 수 있을까? 이야기의 초점은 점점 탈주에 맞춰지고 상황은 점점 더 극적으로 흘러간다. 의미없는 육체노동과 살벌한 테스트에 알 수 없는 갈증을 느낀 학생들은 '언그라'라는 지하 공동체의 생활을 밤에 하며 낮과는 다른 생활에 빠져든다. 서브걸쳐 즉 전시대에 남겨진 문명을 맛보는 것이다. 낮의 힘든 노동에도 밤에 몰래 언그라를 찾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문명은 사악하고 퇴폐적이며 배척되어야만 하는 대상인가? 온다리쿠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그 답은 '성불(成佛)'을 통해 아키라와 시게루가 보여준다. 눈 앞에 그려질듯 말듯, 상상조차 하기 힘든 상황들이 벌어지고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온다리쿠에게 놀랐다. 그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일까. 단순히 서브컬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인지, 주제조차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방대한 이야기. 책은 두껍지만 그 두께가 무색해지는 가독성과 재미는 온다리쿠의 팬이 아니여도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한다. 도통 나는 라이트소설과 그냥 일반 소설의 경계를 알 수가 없는데(무엇보다 라이트소설의 정의가 도통 와닿질 않았는데), 이번기회에 조금 감이 잡힐 듯 한 기분이 든다. 확실히 본 소설은 어딘가 과장된 느낌 있고 소년만화의 느낌이 있다. 게다가 작가가 일본인이라서 그런탓도 있겠지만 일본인만 구지구에 남는다는 설정도 꽤나 묘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장르를 떠나서 즐겁게 읽었다는 점이다. 책에서 무엇을 읽어내는지는 독자의 몫이 될 듯하다. 작가 자신도 제목의 의미를 찾지 못했다고 하니 말이다. 내가 생각한 제목의 의미는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라는 제목은 서브컬처의 영원함이다. 일본과 같이 섬 나라인 영국에 기묘한 동경을 품고 있는 듯해 보이는 일본 작가들은 종종 그들의 작품에 영국적인 것을 오마주로 차용하곤 하는데 온다리쿠 역시 그러하다. 우리도 흔히 아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은 영국이 본토이고 이 작품의 제목도 여기서 기인한게 아닌가 한다. 하지만 단순히 인용한 것을 넘어선다. '로미오와 줄리엣'를 서브컬처의 반대라 칭할 수 있을 정도의 순수문학의 최정점 그자체로 본다면 서브컬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라는 제목은 꽤나 역설적인 제목이 아닌가 한다.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유명한 순수문학의 한 작품을 따와, 서브컬처 역시 앞으로 계속 될 것이며 퍼져나가 나중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같은 영향력을 지니게 되며 회자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게 아닐까한다. 또한 작가는 다시 한번 읽고 해피엔딩이라 생각했던 결말이 꽤나 절망적인 결말같아서 놀랐다고 밝히고 있다. 과연 결말은 해피엔딩일까. 현실을 외면하고자 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낸 것은 아닐까. 이것은 또다른 현실 도피가 아닐까. 자신이 꿈꾸는 환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자신만의 판타지가 확고한 일본인의 정서 자체를 드러내는 것은 아닐까. 어딘가 완벽한 해피엔딩이라고 웃을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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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가 만든 퍼즐을 푸는 재미 “아키라와 시게루는 대도쿄고등학교와는 어울리지 않는 낡은 전화박스에서 울리는 벨소리에 놀라움과 호기심의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이 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외부와의 연락은 완전히 차단당했으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편지조차 검열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전해졌으므로 두 사람이 발견한 전화박스는 과거의 골동품 정도로 여겨졌다. 그런데 그 박스의 전화가 울린 것이다. 그래서 둘은 직원의 감시를 피해 조심스럽게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그 전화박스에 숨어들어갔다. 아키라가 수화기를 들고 시게루도 수화기에 귀를 바싹 갖다 대고 함께 수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었다. 도심의 번화한 거리에서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는 소음이며, 자동차, 교통경찰의 호루라기 소리가 어지럽게 들려왔다. 그리고 아키라의 이름을 부르는 여자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자 아이는 아키라와 시게루를 긴자 4초메의 교차로에서 만나 공포영화를 보기로 약속하고서는 늦게 온다며 아키라에게 커피숍에서 기다릴 테니 그리로 오라고 전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린다. 아키라와 시게루는 너무 놀래서 유령이라고 소리치며 그 전화박스에서 도망친다.” <<제6장 미지와의 조우>> 이 소설이 판타지와 공상과학에다가 추리의 요소마저 섞여있다는 것은 이 소설을 찾아서 읽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하지만 평범하게 책 읽기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과도한 상상의 세계가 되레 버거울 수도 있다. 나 또한 이 책을 잡고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듣도 보도 못한 세계를 쫓느라 진땀을 뺐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난해하다는 건 아니다. 단지 많이 접해보지 않아 익숙치 않은 내용을 경험에 입각한 합리성에 물들어버린 내 사고의 경직된 틀로 이해하려니까 버거웠을 뿐만 아니라 나의 좁은 상상을 벗어나는 기발한 상상력 때문에 더욱 힘겨웠을 뿐이다. 사실 이 소설은 거침없이 잘 읽힐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다. 책상에다가 독서대를 설치하고 등을 꼿꼿이 세운 채 읽기보다는 더운 날 선풍기를 약하게 틀어놓고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서 손이 닿는 곳에 주전부리를 준비한 채 읽는 편이 훨씬 이 소설에 빨려 들어갈 수 있는 책 읽기 방법일 것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가볍다는 소리는 아니다. 왜냐면 각 장의 소제목을 20세기의 각국에서 상영된 영화제목에서 따왔다는 것은 작가가 이 소설을 쓰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는 의미이기에 재미로만 이 소설을 읽으면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솔직한 고백을 하자면 이 소설의 총 28장의 소제목에 나오는 영화 중에 내가 봤던 영화가 극히 드물었기에 작가의 복선트릭을 각 장마다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소제목의 영화를 보지 못했다고 해서 이 소설을 이해하지 못해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는다. 다만 마니아들이 누리는 작가와의 두뇌 대결을 하지 못한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분명 이 소설은 장르소설로 분류할 수 있다. 소설의 틀이 지구의 과도한 개발과 소비로 지구가 상위나라와 하위나라로 나눠진다는 미래 세계를 그리고 있는 공상과학소설(SF)이다. 특히 소설의 배경인 일본은 구지구(하위나라)에 속해서 산업폐기물과 전쟁의 잔해인 지뢰를 제거하는 일을 하면서 인류에 기여하는 암울한 현실에 처해있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어쩌면 이 작가도 대부분의 SF 영화가 그리는 미래 인류의 재앙에 대한 두려움을 소설화 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작가의 결말은 미래세계의 부당한 지배세력과의 싸움을 통해 선한 인류가 승리한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되돌려 아직 파멸하지 않은 지구로 시간을 되돌려 독자의 현명한 판단을 통해 자신이 그린 암울한 미래세계로 갈 것이냐고 묻고 있다. 이 소설의 작가 온다 리쿠는 판타지소설로 데뷔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장르가 SF인 것 처럼 하나의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작품을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 이 소설의 내용도 다양한 모양과 환상적인 형태를 갖고 있는 퍼즐을 연상하리 만큼 갖가지 이야기들로 넘쳐나 있다. 그리고 기존의 퍼즐 맞추기보다 더 어려운 것은 완성된 퍼즐을 알 수 없이 퍼즐 맞추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독자에게 프롤로그로 툭 던져놓은 퍼즐조각이 마지막에 가서 제자리를 찾고서야 그 조각의 의미와 완성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퍼즐조각 하나하나의 고리를 작가가 들려주는 대로 맞추며 따라가다 보면 작가가 그려낸 상상의 세계와 만나게 되고 그 신비롭고 정교함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대도쿄고등학교의 우열 반 배정을 위한 테스트 게임으로 작가가 생각해낸 진공 방에서의 의자 뺏기 게임이라든지, 장갑차에서 쏘아대는 폭탄처럼 폭발하는 공을 피하는 피구게임도 있고, 결정적으로 대도쿄고등학교의 올림픽에서 치러진 도박장의 룰렛 판을 인용해서 만든 경기장에서 행한 수건 돌리기 변형 게임은 작가의 대단한 상상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작가는 이 소설에 독자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몇 가지 비밀을 담아두었다. 대도쿄고등학교를 탈출하면 성불한다는데 그 의미가 뭘까? 하는 것과 전설이 되어버린 아키라의 형 오사무의 탈출 방법과 아키라와 신주쿠 클래스의 탈출을 방해한 배신자는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독자들로 하여금 퍼즐조각을 끼워 맞추는 손놀림을 빠르게 만든다. 그래서 나 또한 이 글의 앞 부분에 알쏭달쏭한 퍼즐조각 하나를 소개했다. 아마도 작가가 마련한 퍼즐을 전부 맞추고 나면 내가 뽑은 퍼즐조각의 의미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이 책은 재미있다. 두꺼운 책 두께에 겁먹지 말고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면 무더운 열대야를 이기는데 충분히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내게는 참 낯선 장르를 접할 수 있도록 선물 준 분께 감사 드린다. |
| 책을 피면 나오는 '에덴의동쪽'이라는 프롤로그. 특수 고글을 쓰고 지뢰를 피해 탈출하는 학생들. 지뢰밭을 겨우 빠져나간 듯한 묘사감을 끝으로 독자에게는 궁금증을 남긴채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화학물질과 산업폐기물로 모든 국가가 신지구로 옮겨간 근미래. 이민법에 의해 구지구에 남은 일본만이 지구의 폐기물들을 치우며 살아간다. 그런 구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대도쿄 고등학교의 졸업대표가 되는것. 모두 계기는 제각각이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대도쿄고등학교에 도전한다. 그 도전의 시작부터 경쟁은 시작된다. 살아남기 위해 그들은 경쟁을 계속해야만 한다. 다른이를발판으로 삼고 올라야만 한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서. 한달에 한번 있는 실력테스트라는 포장을 하고있는 생존경쟁. 인원수보다 하나 적은 의자 붙잡고 앉기,거대한 정글짐 오르기,수건돌리기,피구. 20세기 전까지 하던 옛 추억이 담긴 게임들이지만 그 순간을 즐기며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게임이 아닌 살아남기 위해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생존경쟁. 끝까지 살아남은자는 상위의 클래스로 탈락한자는 하위의클래스로. 실력테스트와 그 기숙사 직위에 걸맞은 육체노동들. 그런 답답한 공간에서 숨쉴수 있는 유일한 공간. '문화'라는 탈을 쓴 서브컬쳐. 낮에는 육체노동으로 숨막힌 하루를 밤에는 서브컬쳐로 유일하게 생동감 있는 청소년이 될 수 있는 언더그라운드. 그곳에서 그들은 과거의 향수를 느낀다. 금지된 것을 하면서 느끼는 쾌감 그리고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그들만의 비밀스러운 반항들. 살아남기 위해 해야하는 것이 아닌 즐길 수 있는 것. 그나마 언더그라운드에서 자신을 찾고, 졸업대표라는 목표가 있는 다른 클래스와는 달리 소위 말하는 문제아라고 찍힌 이들이 모인 곳. 신주쿠클래스. 그들은 다른 학생들과의 교류도 할 수 없고 졸업대표가 될 수도 없는 정말 캄캄한 지옥같은 곳. 하루를 지뢰제거로 시작해 지뢰제거로 마치고, 졸업 후에도 죽을때까지 지뢰제거만 해야 하는 운명. 그들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탈출. 몇번을 시도했다 다시 잡혀왔지만 그들에게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탈출로 이야기는 시작해서 그 탈출의 성공으로 이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그 탈출의 성공이 겉모습만으로는 성공으로 느껴지지만 내 생각에는 그렇지 않다. 그들은 탈출했지만 쇼와시대로 즉 20세기의 일본으로 돌아가서 언젠가 다시 맞이하게 될 것이다. 구지구에 홀로 남아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 일본 그리고 그들 자신을. 그런 의미로 이 책의 제목이 로미오와로미오는영원히 인 것이 아닐까? 로미오와로미오는 주인공인 아키라와 시게루. 해결책 없는 상황. 다시 과거로 돌아가봤자 똑같은 미래만 펼쳐질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원히라는 단어를 붙인것은 아닐까? (사실 작가는 왜 이제목을 붙였는지 자신도 모른다고 했다) 다른 상당한 리뷰들의 초점은 이 작품의 서브컬쳐에 있었다. 사실 그런 점에서 이번 소설이 꽤 작품성 있게 다루어 지는 것이긴 하지만! 09년수능을 치룬지 얼마 안된 고3 졸업생으로서는 상당한 경쟁에 초점이 맞춰졌다.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하는 경쟁들. 그렇다고 해서 확실하게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닌... 상당히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얼마 전 겨우 빠져 나온 치열한 입시와. 그들이 빠져나와 돌아온 20세기의 일본은 한발 나가 성인이 된 내게 겪게될 더욱 치열해질 경쟁과. 21세기 근미래의 이야기지만 결코 먼 세상 아닌 이야기가 아닌 이야기. 전혀 있을수 없는 가상속의 판타지세상 같지만 언젠가 그런 세상속에 살아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 우리는 그 미래를 대비해 무엇을 해야만 하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작가가 이야기 해주 지 않은 이야기. 그 책의 연장선에서 한번 생각 해 볼 만한 주제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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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라, 학교 같은 개같은 곳은! 고등교육은 얼어죽을! 빌어처먹을 노동의 예습이 아닌 학습을 하게 해달란 말이야! 고교과정까지가 의무교육이고, 사실상 대학까지도 의무교육이 되어버린 이 비렁뱅이 같은 교육의 바겐세일에 학생은 포장되어서 그저 거리에 버려질 뿐이다. 넘치는 학생은 기업에 사은품처럼 주어지고, sample이 되어 서비스된다. 자, 그러니까 젠장할 학교 따위는 다 망해버리고 하나로 통일하면 되는거다! 그러니까 제군들! 대도쿄고등학교에 가고 싶은가! 오! 라고 외치지 않는 놈들은 모두 병신. 탈락할꺼야 아마도. 근성도 패기도 재기도 없는 놈들이 세상의 선택을 받을리가 없지. 그리고 세상이 원하는건 보장된 직위라는 낚싯밥으로 낚아올린 인재라는 이름의 병신들. 머리 좋은 물고기라면 저수지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연구할게다. 연어처럼 뛰어넘건, 미꾸라지처럼 숨건, 잉어처럼 뒈지건 말이다. 줄리엣 따위는 없는 현실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남자밖에 없지만 이상하게 풋풋하고 좋다! 그것이 바로 청춘이 아닌가! 그것이 바로 10대가 아닌가! 이렇게 말하니까 나는 또 10대가 아닌 것 같은데, 그거 영 기분 나쁘구만! 세상에 줄리엣이 없는 로미오가 존재할 수 있나? 줄리엣도 없는데 로미오가 미쳤냐, 그런 일을 하게! 독약 처먹고 자살할 일은 여자문제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이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 '승천'하기 위해서 저지랄을 하는 걸까. 기분 나쁘게. 쇼와로 돌아가라! 헤이세이를 넘어선 이 개좆같은 세상을 버리고 뛰어넘어라. 지뢰밭을 가르고, 죽을것 같은 관람차를 넘어서 자아, 이제 너희의 세상이다. 이 세상에는 이제 신도 부처도 가면라이더도 액션치킨가면도 없다! 그러니까 스스로 극복하라고! 죽음을 담보로, 스스로의 젊음을 걸고. 그 근거없는, 이유없는 반항을 위하여, 브라보. 그래서, 결국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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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인 것, 그것은 물론 위대하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만 있으면 된다는 말도 틀리지는 않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너무 재미없지 않은가? 필요 없는 것,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는 이치, 아무 상관없는 지식, 그러한 것들이 모두 손 닿는 범위 안에 있고, 비교할 수 있을 때 비로서 도움이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처음부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구분되어 있고,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결정된 것만을 제공하는 것은 가축에게 사료를 주는 것과 별 차이 없는 것은 아닐까....- 본문 중에서
* 사람은 밥만으로는 살아갈 수가 없다. 읽어봐야 쌀한톨 나오지 않는 소설책에 눈물짓고. 빵하나의 배고픔도 면할 수 없는 음악에 심취하며, 감정을 소비하는 영화에 감탄하며, 그저 눈앞에 그려진 그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즐거워하고 행복해 한다. 누구나 쓸모있는 것들과 쓸모없는 것들이 어우러진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쓸모없는 것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나의 삶이여. 아무런 상관없는 지식과 아무런 가치도 없는 공상과 몽상들이 상상들이 가득한 나의 생활이여. 쓸모는 하나도 없는데 그저 나 하나만 신나고 재미있다.아, 이것도 적당히 히야 할텐데. 지구의 인류들이 오염으로 얼룩진 지구를 버리고 신지구로 떠나간 후 오염과 쓰레기만이 가득 남은 낡은 지구에 일본인들만이 남아 그 오염과 쓰레기를 치우며 살아가는 21세기의 미래 사회. 그 안에서 유일하게 신분상승이 보장되는 대도쿄고등학교의 졸업생대표가 되기 위해 주인공 시게루와 아키라는 험난한 시험을 통과해 겨우 학교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온다 리쿠의 SF소설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책을 다 읽고 덮을 때까지 로미오는 등장하지않는다. 물론 영원히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세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하지만 늘 청소년들을 등장시키는 온다 리쿠. 이 책속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음란하고 부끄러움을 몰랐던 20세기, 욕망과 스피드와 대량 소비의 20세기에 대한 향수들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기는 분명 이제껏 어떤 인류도 어떤 생명체도 그래본 적이 없을 만큼 흥청망청 욕망을 창조하고 소비해 나가고 있다. 고갈될 것을 뻔히 아는 석유를 탕진해나가고, 쾌락을 위해서 욕망을 위해서 서슴없이 아낌없이 얼만든지 자연을 망가뜨리고 있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 속 같다고나 할까. 그러나 그 속에 탄 우리들은 그 속도감을 알 수 없다. 그 속에 탄 우리들은 연민과 합리화로 스스로의 행동을 얼버무리고 책임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하지만 분명 언젠가 아니 조만간 이 자동차는 한계에 부딪치고 멈추어질 것이다. 그것이 지구의 재앙으로든 자연의 복수로든 인간끼리의 추악한 싸움에 의해서든. 다 읽고 나서 책에서 보여준 쓰레기로 가득한 오염으로 가득한 우울한 미래 사회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속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다락방서 허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