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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환생] 사무라이 버전 슈퍼로봇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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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로그 또는 우수회원이란 타이틀을 걸고 영화에 관한 글을 쓰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잘못 알려져 있는 사항을 바로잡을 때입니다. 그것은 인터넷 상에 떠돌고 있는 네티즌들의 자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네티즌의 한 사람인 저 자신 역시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이런저런 교차 검증을 통해 바로 잡을 때도 해당되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임청하와 장국영이 남녀 주인공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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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로그 또는 우수회원이란 타이틀을 걸고 영화에 관한 글을 쓰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 잘못 알려져 있는 사항을 바로잡을 때입니다. 그것은 인터넷 상에 떠돌고 있는 네티즌들의 자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네티즌의 한 사람인 저 자신 역시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이런저런 교차 검증을 통해 바로 잡을 때도 해당되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임청하와 장국영이 남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 백발마녀전 리뷰를 쓰면서 연하상과 연예상 중 연예상이 맞다는 것을 구구절절하게 썼을 때가 그 대표적인, 보람된 순간의 예일 것입니다. 예상(霓裳)이 무지개빛 치마란 뜻이며 당나라 현종 때 양귀비가 현종 앞에서 예상우의무(霓裳羽衣舞)를 췄던 고사에서 온 이름이라고 백발마녀전 리뷰에서 설명했던 적이 있었죠. 여배우 임청하의 끝이름 (霞)랑 예상(霓裳)의 (霓)가 얼핏 비슷하게 생긴 글자이다보니 오해가 생기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해보곤 합니다. 아마도 장국영과 임청하의 인기가 엄청났던 90년대 그 무렵, 백발마녀전을 극장에 그리고 비디오대여점에 내거는 과정에서 번역자의 1차 실수가 있었고 그것이 그대로 기억에 굳어져서 연하상으로 많이들 기억을 하게 됐겠죠. 

 

시간이 많이 흘러 21세기가 되었지만 영화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의 관행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만화의 인기와 그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도 만들어진 음양사란 작품, 노무라 만사이 이름을 널리 알린 바로 그 음양사 시리즈의 3편이란 타이틀을 달고 국내 개봉했던 이 작품 역시 그러한 실수 아닌 실수에 의해 국내 관객들을 오해착각 속에 빠지도록 만든 작품입니다. 연예상을 줄곧 연하상으로 알고 있듯 마계환생을 영화 음양사 시리즈의 3편으로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또 한 번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음양사란 제목의 작품은, 일본 내에선 유메마쿠라 바쿠란 작가의 소설로 시작되어 오카노 레이코(岡野玲子)란 만화가의 만화를 통해 국내팬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원작 소설과 다른듯 닮아있는 만화 음양사는 오카노 레이코의 섬세한 그림체와 신비스런 이야기 때문에 만화 꽤나 본다는 국내외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고 주인공 아베노 세이메이 역을 일본 인간문화재 겸 배우인 노무라 만사이가 맡은 영화 역시 만화의 인기 속에 개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노무라 만사이가 출연한 음양사 1편과 2편을 챙겨본 이들은 음양사 3편 마계환생이란 제목을 가진 작품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것입니다. 음양사 시리즈니 아베노 세이메이와 히로마사가 출연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음양사 팬들의 기대를 이 영화는 산산히 부셔놓습니다. 시대도 다르고 배우들도 다르죠. 아베노 세이메이는 이름 한 번 나오지도 않고 시대 역시 헤이안 시대가 아닌 에도 막부 시대입니다. 도쿠가와 막부 시대 기독교 신자들에 대한 박해에 항거하며 반란을 일으켰다가 집단 학살당한 시마바라(島原)의 난 이야기가 이 영화의 배경이 됩니다.

 

기독교인들을 지휘하던 소년장수 아마쿠사 시로(天草四郞)는 진압군들에 의한 살육이 자행될 때 자신 앞에 나타난 도쿠가와 군대의 장수를 향해 저주를 겁니다. 아마쿠사 시로의 저주에 걸린 장수는 자신의 검으로 행패를 부리다가 죽고 말았고 아마쿠사 시로 역시 저주를 한바탕 늘어놓은 뒤 죽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그 뒤에요. 신의 존재를 믿었고 그 믿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아마쿠사 시로는 끔찍한 살육의 순간이 자행되는 동안, 신이 자신들을 돕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신을 부정하며 죽어갑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엄청난 초능력과 증오를 발판으로 다시 부활하게 되었지요. 

 

아마쿠사 시로는, 자기만 부활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부활시키고 있었습니다. 기묘한 의식을 통해 이름난 무사들을 부활시켜 칼부림을 하게 만들었지요. 아베노 세이메이가 출연하는 음양사 시리즈라면 이쯤에서 아베노 세이메이가 뛰어난 퇴마술로 부활한 귀신 무사들을 하나씩 퇴치할 것이건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아베노 세이메이가 아닌, 야규 쥬베에 무사입니다.

 

 

도쿠가와 막부 3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미츠의 시대에, 도쿠가와 요리노부 이름의 실력자가 있었습니다. 훗날 막부로부터 모반의 혐의를 받기도 했던 이 도쿠가와 요리노부란 인물이 영화 마계환생 속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포털 등에는 도쿠가와 요노부라고 적혀 있기도 하지만, 도쿠가와 요시노부는 도쿠가와 막부 마지막 쇼군의 이름이며 이 시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아닙니다. 기슈번이 배경인 것 등등 이리저리 따져볼 때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아닌 도쿠가와 요노부가 맞는 이름이겠지요.  

 

음양사 3편의 이름을 달고 한국의 관객들을 만났던 일본영화 마계환생은 사실 리메이크작입니다. 1981년에 후카사쿠 킨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마계전생이란 이름으로 한차례 영화화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음양사 3편으로 국내에 알려진 마계환생은 바로 그 마계전생을 오쿠데라 사토코 감독이 새롭게 연출한 것이죠. 시마바라(島原)의 난을 지휘했던 아마쿠사 시로가 마계의 악귀가 되어 미야모토 무사시, 야규 무네노리 등의 무사들을 부활시켜 싸우게 만든다는 기본 줄거리는 마계전생이나 마계환생이나 똑같습니다. 

 

이름난 무사들을 부활시켜 서로의 무술을 겨뤄보게 한다는 기본 설정이 흥미로웠는지 영화 마계환생 외에도 여러 작품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겟타로보 시리즈로 유명한 이시카와 켄에 의해 만화화되기도 했었지요. 악귀가 되어 세상을 어지럽히는 아마쿠사 시로에 의해 야규 쥬베에의 아버지인 야규 무네노리, 이도류로 유명한 미야모토 무사시, 창술의 달인 호조 인슌 등이 부활하여 주인공 야규 쥬베에와 창과 검을 겨룹니다.

 

일본 찬바라 영화 장르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창술의 달인 캐릭터를 자주 맡는 배우로 기억할 후루타 아라타(호조 인슌 역), 한국영화 바람의 파이터에 일본인 무술고수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던 가토 마사야(아라키 마타에몬 역), 바람의 검 신선조, 무사 노보우에서 뛰어난 무술 실력을 보여줬던 사토 코이치(야규 쥬베에)의 얼굴이 반가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의 스토리로만 따져본다면 반가운 인물은 또 한 명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바로 그 반가운 인물입니다.

 

 

 

태권브이와 마징가가 싸우면 누가 이기냐, 건담과 마징가가 싸우면 누가 이기냐, 선동열과 박찬호와 맞붙으면 누가 이기냐, 이종범과 강정호 중 누가 더 대단하냐, 항우와 여포가 싸우면 누가 이기느냐, 한니발과 나폴레옹이 싸우면 누가 이기느냐 등등 이뤄질 수 없는 가상의 대결 향한 인간의 상상력은 끊임없이 생겨났습니다. 최동원과 선동열처럼 현실에서 1승 1패 1무승부로 결판이 난, 보기드문 경우를 제외하곤 이런 식의 대결은 상상에 맡길 수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이 영화는, 마치 슈퍼로봇대전 같은 게임으로 로봇의 대명사 건담과 마징가의 승부를 내보기도 하듯 도쿠가와 막부 초창기를 주름잡았던 이름난 무사들을 불러내어 차례로 승부를 펼치게 만듭니다.

 

영화 초반부에 나왔던, 시마바라의 난과 그 참혹한 살육에 대한 슬픈 감정은 잠시 잊어두게 될만큼 흥미진진한 대결들이 이어집니다. 검술에 미친 아비가 아들과 칼을 겨뤄서까지 자신의 검술의 우위를 확인하고자 하는 장면이나 불자(佛者)라는 신분 탓에 살인을 하지 못했던 인물이 환생을 통해 금기를 벗어던지고 무기를 맘껏 휘두르는 장면, 사랑과 희생을 주장하던 기독교인 아마쿠사 시로가 악귀로 변해버린 모습 등이 이어질 때는 음양사라는 제목 때문에 당연히 나오리라 생각했던 아베노 세이메이 등장하지 않아서 실망했던 마음이 사그라듦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음양사란 이름에 혹해 멋모르고 영화를 봤고 음양사와 관련이 없는 작품이라 다소 실망을 하긴 했지만, 나름의 재미는 있었던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j*********n 2014.09.07.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