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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내기 독자의 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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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으로부터 시집을 한 권 선물 받았다. 내가 시를 읽은 적이 있었던가? 아마도 학창시절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로 시작하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라는 시를 교과서에서 접한 수준이라고나 할까. 본래 나라는 인간이 타고나기를 함축된 사물을 복잡하게 풀어서 이해할 정도의 능력을 갖지 못한 존재다. 그래서 만해 한용운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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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분으로부터 시집을 한 권 선물 받았다. 내가 시를 읽은 적이 있었던가? 아마도 학창시절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로 시작하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라는 시를 교과서에서 접한 수준이라고나 할까. 본래 나라는 인간이 타고나기를 함축된 사물을 복잡하게 풀어서 이해할 정도의 능력을 갖지 못한 존재다. 그래서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 나오는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의 님을 연인이라고 밖에는 이해치 못하는 시 읽기에는 젬병인 인간이다. 그렇다고 선물로 받은 시집을 내가 시를 잘 모른다고 해서 책꽂이에 꽂아 두자니 선물한 사람의 성의와 시집을 각고의 노력 끝에 세상에 내놓은 시인의 노력이 뭉텅그러져 나의 무지 앞에서 무참히 짓밟히는 참상이 빚어지는 사태는 막아야겠다는 심정으로 시를 읽었다.


  사실 시를 읽다가보면 시인은 정말 무슨 심정으로 이 시를 썼을까? 궁금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 시집 ‘로맨틱코미디’의 시인은 친절하게 나 같은 얼치기 독자에게 시 속의 마지막 행에 화자의 입을 빌려 심정을 드러낸다.


미니 선풍기


사람들이 꽉 찬 엘리베이터 안에서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

<중략>

손바닥만한 작은 선풍기를

자기 얼굴에 가져다 댄다.


문득 나는

돌아가는 선풍기 팬에 손가락이 잘리는 상상을 한다.

<중략>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잘린 손가락을 보며

고통스런 통증으로 소스라칠 남녀


이런 괴이한 상상에 나는 스릴을 느낀다.


  이 ‘미니 선풍기’라는 시를 읽으며 이 시가 실제 상황과 상상의 표현 두 부분으로 나눠졌다는 것은 근방 알 수 있다. 그리고 불현듯 드는 생각은 왜 피가 튀고 아수라장이 되는 엘리베이터를 상상할까 의아해 하는 순간에 시인은 그 해답을 제시한다. ‘이런 괴이한 상상에 나는 스릴을 느낀다.’라고 무미건조한 삶의 일상을 짜릿함으로 바꾸고자 꿈꾸고 있는 자신의 감정을 실어 결말을 짓는다. 이러니까 내게도 시가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참에 시 읽기에 용기를 내서 이 시집에 실린 시들 속에 녹아있는 시인의 심정을 내 나름대로 엮어보는 것은 어떨까 싶어 풋내기 독자의 막무가내식의 해석을 풀어 보려한다. 본디 시라는 것은 하나하나가 독립된 개체이고 그 시 자체로 하나의 작품인 것을 한 시집에 묶였다고 해서 나 같이 해석하는 것은 시인에 대한 커다란 결례임을 알지만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는 정도로 귀엽게 봐 주셨으면 한다.


  화자인 나는 여자다. 사랑하는 사내 앞에 가면 왠지 모르게 말문이 막히고 불이 발그레해지는 아직은 수줍은 사랑이상주의자다. ‘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신호음이 떨어지고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순간 당황했습니다.’(사랑) 그러나 여자의 속마음은 사내를 향해 달음박질치고 있다. ‘골치 아프면/전화해~/박카스가 되어줄게//한가하면/전화해~/풍선껌이 되어줄게’(전화해~) 결국 여자는 사내와의 사랑에 빠지지만 그렇게 행복한 모습이 아니다. ‘먼저 목살을 살짝 뜯어먹는다/오늘 만남은 좋았어/다음에 영화나 같이 봐요//뼈만 남은 모카빵/발라먹을 대로 다 발라먹어서/그는 더 이상/나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모카빵을 뜯어먹다) 그리고 사내는 처음부터 여자에게 냉랭했다. 그러다가 결국 사내는 여자를 떠난다. ’콜록콜록/건강하세요?/제가 아무리 유혹해도/끄덕도 안 하시더니/메마른 겨울 날씨에/당신도 무너지셨나 보네요.‘(겨울 손님) 하지만 여자는 쌀쌀맞은 사내를 잊지 못한다. ’그가 메일을 안 읽어도/나는/괜찮다‘(괜찮아) 그러다 여자는 응어리진 분노를 폭발한다. ’사기꾼같이 거짓말만 하던/문학이 어쩌구저쩌구 지껄이던 그놈//어느 날 등 돌리고 떠나가 버린 그놈//모두 모아서 한 입에 넣고/질겅질겅 뽀개지도록 씹고 싶다/단물이 다 빠지면 미움도 다 빠져서/입속에서 씹히기만 하는/흐늘거리는 그놈‘(껌) 이제 여자는 사내를 잊고 일상 속에 침잠하며 영화를 보지만 쓸쓸함이 여자에게서 느껴진다. ’가을에 홀로인 사람들/염장 지르는 영화//마음만 싱숭생숭/외롭다‘(로맨틱코미디)


  시인의 다음 시집에는 행복한 사랑의 하모니가 울리길 바래본다.


d****2 2007.10.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