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9.0
리뷰 총점 종이책
천하의 보배는 천하가 함께 해야 한다
"천하의 보배는 천하가 함께 해야 한다" 내용보기
편역자는 해제 「첨신(尖新)과 각오(覺悟)의 산문 미학」에서 혜환 문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전범의 부정'과 '자기 목소리 내기'로 정리한다. 먼저, 전범의 부정은 달리 말하면 '반복고'다. 이런 흐름은 18세기 지식인들의 특징적인 가치관으로, 옛날과 저기에서 지금과 여기에 대한 관심의 전환이 특색이다. 그래서 혜환의 글은 착상이 기발하고, 내용이 참신하다. 그렇다고 글자가
"천하의 보배는 천하가 함께 해야 한다" 내용보기

편역자는 해제 「첨신(尖新)과 각오(覺悟)의 산문 미학」에서 혜환 문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전범의 부정'과 '자기 목소리 내기'로 정리한다. 먼저, 전범의 부정은 달리 말하면 '반복고'다. 이런 흐름은 18세기 지식인들의 특징적인 가치관으로, 옛날과 저기에서 지금과 여기에 대한 관심의 전환이 특색이다. 그래서 혜환의 글은 착상이 기발하고, 내용이 참신하다. 그렇다고 글자가 어렵다거나 구법이 난해하지 않다. 오히려 어떠한 산문가의 글보다 평이한 글쓰기를 지향한다. 혜환은 「이화국유초서李華國遺草序」에서 이렇게 말한다.

시를 논할 때 당시(唐詩)만을 본받으려 하는 것이 요즘의 폐습이다. 그 체(體)만을 본받고 그 말만을 배우는 것은 하나의 피리만을 부는 것에 가까우니, 이것은 때까치가 종일토록 앵앵거려도 자기 소리가 없는 것과 같아서 내가 그것을 몹시 싫어한다.(95쪽)

 

전범의 부정과 반(反)복고의 입장은 자연스레 '자기 목소리 내기'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혜환은 개성과 체취가 독특하게 느껴지는 글을 썼다. 혜환의 개성 넘치는 글은 '참나' 찾기의 일환이다. 참나 찾기에 관한 대표적인 글이 바로 「아암기我菴記」다.

나와 남을 마주 놓고 보면, 나는 친하고 남은 소원하다. 나와 사물을 마주 놓고 보면 나는 귀하고 사물은 천하다. 그런데도 세상에서는 도리어 친한 것이 소원한 것의 명령을 듣고, 귀한 것이 천한 것에게 부림을 당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욕망이 그 밝은 것을 가리고, 습관이 참됨을 어지럽히기 때문이다. 이에 좋아하고 미워하며 기뻐하고 성냄과 행하고 멈추며 굽어보고 우러러봄이 모두 남을 따라만 하고 스스로 주체적으로 하지 못하는 바가 있다. 심한 경우에는 말하고 웃는 것이나 얼굴 표정까지도 저들의 노리갯감으로 바치며, 정신(精神)과 의사(意思)와 땀구멍과 뼈마디 하나도 나에게 속한 것이 없게 되니, 부끄러운 일이다. (47쪽) ​

​혜환은 「행교유거기杏嶠幽居記」에서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오래 묵은 살구나무 아래에 작은 집 한 채가 있다. 방에는 횃대며 시렁과 안석이며 책상 등속이 3분의 1을 차지한다. 손님 몇 사람이 이르기라도 하면 무릎을 맞대고 앉아야 하는 너무도 협소하고 누추한 집이다. 허나 주인은 아주 편안히 여기며 독서(讀書)하고 구도(求道)할 뿐이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이 하나의 방에서 몸을 돌려 앉으면 방위(方位)가 바뀌고 명암(明暗)이 달라지네. 구도(求道)란 다만 생각을 바꾸는 데에 있으니 생각이 바뀌면 그 뒤를 따르지 않을 것이 없는 것이네. 자네가 나를 믿는다면 자네를 위해 창문을 열어줄 텐데, 그러면 한 번 웃는 사이에 이미 밝고 드넓은 공간에 오르게 될 것이네."(130, 131쪽)

고전 문장론은 대개 법고와 창신의 문제, 진짜와 가짜의 문제, 진솔함과 꾸밈의 문제 세 가지로 압축된다. 혜환 역시 그러하다. 혜환은 법고보다는 창신에 강점을 찍고, 환(幻)보다는 진(眞)을 추구하고, 교(巧)보다는 졸(拙)의 진정성을 부각시킨다. 자기 주체성 찾기의 노력은 주관적 정체성을 넘어 객관적인 구진(求眞) 과정과 맞닿아있다. 그래서 혜환의 글에서는 항설의 소문, 즉 '카더라 통신'에 대한 변증과 고증의 글들이 적지 않다.

 

z***a 2014.10.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