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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작가의 이름을 보고 챙겨놓은 책이었습니다. 단편소설을 찾아읽지도 즐겨읽지도 않지만 그녀의 작품이기에 아껴두었던 책이었어요. 살아오면서 인생이 해피엔드만은 아니구나... 라는걸 점점 체험하고 그들이 말하는 사랑이라는게 왜 이리도 어려운지, 내가 나 자신을 덜 사랑하기 때문인지 의문만 가득한 시간을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남자는 직설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지만 여자는 묵묵히 참아냅니다. 자기 고민을 마음에 담아 스스로 문을 닫아버리는 면이 있지요. 그게 병으로 나타나는 일이 많습니다." 남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여자만의 깊숙한 세계 속에서 무엇이 숨어 있을까, 이 책이 그 의문을 푸는 열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몸은 정직하니까, 병은 여성에게 인내의 한계를 알려주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p296 <해설> 10편의 단편에 등장하는 여인들이 살아가면서 사랑, 삶, 그리고 자신의 일을 위해서 참아내고 감추기 위해 고분군투하며 얻게된 갖가지의 병을 테마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병'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그리고 그런 병이 생겨나게 된 배경과 그녀들의 내면을 만나게 되면서 공감하며 빠져들게 됩니다. 입사환영을 위한 회식자리에서 몇시간 정좌하고 있다가 양쪽 발목이 골절된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그녀, 외모는 인형같이 아름다우나 지독한 변비로 고생중인 그녀, 지독한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남편에게조차 버림받은 그녀 등등 여자들이 살아가면서 겪지 않아도 될만한 병들이 생겨나게된 배경엔 남들이 알지 못하는 그녀들만의 깊은 고민과 스트레스가 내재되어 밖으로 나타난 병증들이었던것 같아요. 호놀룰루 해안을 수영복 차림으로 걷는 우리는 틀림없이 꼴사나울 것이다. 하지만 비웃어도 좋다. 돌아오지 않는 여름을 생각하며 울기보다는 다가올 여름 안에서 잠시 웃어보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완전히 건강한 것, 완벽하게 사랑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을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꼴사납게 걸어가는 것도 지금은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p60 "있지, 내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서 사랑받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어. 남자도 여자도, 그리고 너도 그렇고, 다들 사랑을 받고만 싶어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고, 긍정해주길 바라고, 머리를 쓰다듬고 귀엽다고 말해주길 바라지. 그래서 나는 그걸 해주는 거야. 단지 그뿐이야. 세상에는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람만 있지,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주 조금밖에 없어. 다들 소중하게 여기는 게 당연해." /p226 어쩌면 살기위해 밖으로 드러난 '병'들은 눈에 띄기 때문에 마음가짐을 바꾸거나 본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괜찮아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드라마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는 정신적으로 나타나는 질환들이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게 되요. 같은 여자지만 여자들의 심리를 이렇게나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하지만 지나치지 않고 일상적인 모습으로 이야기하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잠시나마 그녀들이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짧은 단편이지만 정말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던것 같아요. 해피엔드란 뭘까... 살아가며 가끔 되짚어보게 될 단어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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シュガ-レス ラヴ :: 山本 文緖 언제부턴가 '다이어트' 는 '자기자학' 과 같은 말이 되었다. 적절히 체중 조절을 하는 선을 넘어 기아에 가까운 굶주림을 견디며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하고 몸이 망가지는 것에 아랑곳없이 오직 숫자에만 집착을 한다. 급기야는 44 사이즈라는 초등학생의 수치가 부러움의 단위가 되버렸다. 마르고 가늘면 의상이 예쁘게 어울려 눈길을 끈다는 건 부인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55 사이즈 이상은 그보다 덜 예쁘다고 할 수 없다. 덜 예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전적으로 본인의 자격지심이다. 보다 마른 것을 보다 아름다운 것이라 스스로를 세뇌시켜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수치 비교하며 자기 부정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상대가 말라서 아름답다면 자신은 마르지 못해 아름답지 못하다는, 다시 말해 마르면 자신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필사적인 자기애로부터 자학을 시작한다는 자가당착인 셈이다. 스스로 아름다워지기 위해, 자기 자신을 좀더 사랑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거나 몸을 가꾼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하지만 그것이 온전히 자신에게만 포커스를 맞춘 것이 아니라 상대적 비교에 의한 것이라면 어느 지점에 도달한다한들 결코 만족할 수가 없다. 자기애를 위해 시작한 일인데 자기 자학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면 행복할 리가 있겠는가.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자신을 너무 무리하게 설정하지 않으면 스스로를 달래가며 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을 관리할 수 있고 그때 그때의 자신을 사랑할 수가 있는데, 보이고 싶어하는 것에 집착하면, 엄밀히 말해 되고 싶은 타인의 이미지에 집착하면 버릴 수 없는 자기애 속에서 자기 혐오와의 전쟁을 벌이고 그로 인해 난도질 되고 황폐화 된 신체는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지금은 정신적으로 힘들고 나중엔 몸으로도 힘들다면 도대체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가 뭐란 말인가. 그토록 자신을 지우고 타인이 되고 싶어하는 이유가 뭘까. 한 사람의 사연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기에 능한 야마모토 후미오는 이번에는 여성들이 주로 겪는 스트레스성 질환 중 열 가지를 추려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지독한 다이어트로 뼈가 쉽게 부러질 정도의 골다공증에 걸렸다거나(※ 그녀의 냉장고) 툭 하면 술에 의존하는 알콜 중독에 걸렸다 하면(※ 여름 하늘색) 쉽게 비난하기 일쑤인데, 작가는 '그만한 사연이 있을 것' 이라고 따뜻하게 보듬어주며 같은 여자로서 공감하려 한다. 그가 생각하는 지나친 다이어트와 알콜 의존증의 이유는 애정 결핍이다.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다는 소외감에 빠져 그 원인을 찾다가 '자신이 못나서' 라는 결론에 다다르고, 그래서 현재의 자신을 말살 시키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거나 아예 망각 하려고 술을 마신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한계에 다다르면 본인도 제어할 수 없는 신체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테면 흔하게는 생리통이나 변비, 불면증 등이다. 불규칙적인 생리(※ 달도 보고 있지 않아), 원활하지 못한 변비(※ 감상용 미인), 쉽게 잠들지 못하는 건(※ 잠 못 드는 전화) 그저 정신과는 별개의 신체 질환인 것 같아 개중에는 자신이 그저 운없게 이런 체질에 걸렸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지만 작가는 그들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신체에 커다란 영향을 줄 정도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고, 그토록 예민한 건 역시 애정 결핍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렇게 보면 도무지 애정 결핍이 아닌 이가 없고 고치기 힘든 스트레스성 질환이 있으면 '제대로 사랑받지 못해서' 라고 얘기하면 될 것 같지만, 여기에서 작가는 다시 그 맹점을 지적한다. 비만이면서도 자신감을 가진 미나미의 입을 빌어(※ 저울 위의 작은 아이) [너희들은 사랑을 받으려고만 한다] 며 애정결핍자들의 이기적이고 무책임하고 안이한 면모를 끄집어 내는 것이다. 자신에겐 사랑이 부족하다고 받으려고만 애쓰다 보면 비굴함을 넘나드는 '착한 사람 컴플렉스' 에 빠질 수도 있고(※ 돌고래 요법)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미화하기도 쉽다.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욕심 내어 무리 하다가 (※ 청결한 불륜) 급기야는 약간의 과장이나 거짓말 정도는 별다른 죄책감 없이 저지르고 (※ 슈거리스 러브) 배려라는 착각 아래 사람들 앞에선 본심을 억누르고 다른 곳에서 터뜨리는 이중 생활에 길들여지게 된다. 그런 자기 모순과 부조리를 은연 중에 자각하고 있으면서 그것이 자기 정체성이라 애써 믿으며 굳건히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까지 하려 한다. (※ 과잉애정 실조증) 스스로도 현실의 자신에 만족하고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도달하지 못한 타인의 이미지에 대한 조바심 때문에 입으로나마 자신과 별 차이없는 '못난' 것들을 비판함으로 자신은 그것과 거리를 벌려 놓았다고 착각의 안심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한다면서 오히려 먹을 것에 더 집착하고, 피부 트러블을 감추느라 화장품에 목을 메고, 허리가 끊어질 듯한 생리통에 시달리고, 되는대로 잠이 들었다 들지 못했다를 반복하고, 보이는 데 급급해 몸과 마음을 가식하느라 지쳐버린 신경은 누구 탓일까. 심지어 그 질환마저 병약의 이미지로 활용한다면 그렇게 해서 얻는 관심과 애정이 과연 얼마만큼의 행복을 가져다 주는지. 언제나 그 자리에는 원하는 만큼의 이미지에 도달하지 못한 자기 자신이 있다. 그 간극 때문에 마음이 아프고 몸도 아프다. 사랑 받으려고 하는, 사랑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이미지는 곧 현재의 자기 부정이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타인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지금을 사랑 못하는데 설령 그 이미지에 도달한다 한들 그때는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게 될까? 또 다른 타인의 이미지를 갈구하게 되지 않을까? 결국 지금의 아픔은 자기 생채기다.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싶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할지, 버릴 수 없는 '자기애' 로 다시 진단 해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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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결코 달콤하지 않다"
사랑에 대하여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할 것이다. 달콤한 사랑,쓰디쓴 사랑,어떤 맛인지 모르는 사랑,그리고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사랑. 이 책 '슈거리스 러브'에는 짧막한 글들이 10개의 병명을 부제로 함께 등장한다. 특히나 여성이라면 한 번쯤 경험했을 사소하게 치부되는 병명들을 만나게 된다. 이 작가,정말 여자를 깊이 사랑하는 구나 싶었다. 면밀하게 취재했을까? 아니면 작가 본인도 이러한 삶을 살아왔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가득하다.
말그대로 온전하게 이 책은 그녀들 만을 위한 책이다,더불어 그녀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녀들을 사랑한다면 그녀들의 고통에 대해 알아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 부분에서 나는 멍한 기분에 빠져든다. 잠시 그 옛날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사랑한 사람들,나를 사랑해준 사람들,친구라는 이름으로 내 곁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이 책에 존재한다. 10개의 소설 중에 청결한 불륜(아토피성 피부염)과 잠 못 드는 전화(수면장애) 두 편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불치병과 난치병이 되어버린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여자에게 다가오는 사랑과 떠나간 사랑의 이야기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껴안을 수 있는 삶의 한계는 무엇일까 질문을 하게 된다. 사랑한다면 지켜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성과 감성은 다른가 보다. '완벽하게 사랑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을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청결한 불륜 60쪽" 는 그녀의 생각이 맞는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에 고개를 끄덕인다.
한 사람 만을 위한 전화를 가져본 적이 있으리라. 그 사람만이 전화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긴 기다림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잠 못들게 하는 전화를 과감하게 던져버리는 주인공이 나는 너무 멋지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녀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도 짐작할 수 있다. 무엇 때문에 자신의 삶이 자꾸 엉클어진 실타래가 되어가는지 그녀는 힘이 든다. '좋아하는데.쓰요시도 가족도 회사 사람들도. 좋아서 하는 일인데. 쓰요시를 기다리는 것도 가족과 사는 것도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좋아하는 데 힘들다. 어째서 모순되는지 알 수 없다. 어째서 눈이 떠지는 지 알 수 없다. - 잠 못드는 전화 137쪽 ' 눈물이 날려고 했다. 눈물이. 이런 기분을 또 다른 그녀들은 알겠지.나의 심정을 그녀들을 알 것이다.
보여지는 미로 사랑에 목숨을 걸지만 답을 찾았다고 말할 수 없는 그녀의 냉장고 (골다공증), 스트레스에 겉과 속이 불쾌한 것들로 가득차버려 모든 일에 자신감을 잃어가는 모습을 그린 감상용 미인(변비), 세상에서 동 떨어진 듯한 느낌으로 살고 있지만 세상으로 들어가려는 연습 중인 이야기 돌고래 요법(돌발성 난청),여자만이 이해할 수 있는 심리를 리얼하게 표현한 달도 보고 있지 않아(생리통),친구를 사랑해본 아련한 기억을 꺼내게 하는 여름 하늘색(알코올의존증), 비만을 색다른 시선으로 풀어나간 저울 위의 작은 아이(비만),보호해줘야 한다고 믿는 남자들의 작은 심리를 담은 과잉애정실조증(자율신경실조증), 진짜 나의 모습은 어떤 걸까,질문을 던지고 답을 주지 않는 슈거리스 러브(미각장애) 모두가 그녀들의 심리와 그녀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똑똑 노크를 하게 하는 글들이다.
'세상에는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람만 있지.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주 조금밖에 없어 - 저울 위의 작은 아이 226쪽.' 라는 말에 맞장구를 치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사랑에 빠져들고 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사랑이라는 단어 속에 고통과 연민과 책임과 위로와 치유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기 떄문인가? 실은 나 역시도 우습게도 사랑에 대한 씁쓸한 맛을 기억하지만 아직도 가끔씩 달콤한 사랑을 꿈꾸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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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리스 러브 - 야마모토 후미오
째 작품이다. 행복한 사랑이야기는 아니었다. 아기자기한 문체도 아니다. "잠자는 라푼첼"을 읽으 며 참 독자에게 친절하지 않은 작가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손에서 떼어지지 않는 작품이었다. 다 읽고 나서는 상쾌하거나 상큼하다거나 하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오히려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만 들었었다. 역시.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슈거리스 러브" 단편집이라는 사전 지식 없이 책을 보 게 되었던터라 달콤함을 읽은 사랑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줄지 무척 궁금한 마음이었다. 는 작품까지. 길고 긴 사랑이야기를 읽은 느낌이 든다.
처음 책을 펴고선 제목 옆에 병이름이 써져있는게 이상했다. 한편씩 읽어나가면서 이해했다. 이 책 에는 모두 병이 있는 여자들이 주인공이다. 신파를 일으키는 병이 아니라, 모두 자신의 어딘가에 꼭꼭 숨겨놓고 억제하던 문제들로 인해 몸이 말썽을 일으키게 되는 병이었다. 골다공증, 변비, 돌 발성 난청, 미각 장애 등등. 모두 가볍지 않은 병증을 보이는 병이나 본인외에는 그 병이 얼마나 힘들지 잘 모르는 그런 병이며 스트레스의 다른 표현으로 인한 병이었다. 그 여자들은 얼만큼 자신 들을 몰아쳐댄건지, 하는 생각이다. 아니 그렇게 몰아쳐댈 수 밖에 없는 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사 회를 냉정한 눈으로 째려보아야 하는걸까. 사실 잘 모르겠다. 건강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램. 그래 서 건강한 사랑을 하고 건강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달도 보고 있지 않아]였던 것 같다. 다리면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싶다. 얼마나 외로웠으면 그랬을까. 너무나 안쓰러워 같이 마음이 울적해졌었다. 진정한 남자를 만났으면,,,하는 혼자만의 생각. 꼭 내 친구가 겪은 것처럼.
이번 작품도 역시 여성적인 문체도 아니고 친절한 문체도 아니다.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문체. 그 러나 외면할 수 없게 만드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는 작가인것만은 분명하다는 생각. 괜찮은 작가인 것만은 확실하다는 생각. "절대 울지 않아"도 보고 싶어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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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마음 편하게 괜찮게, 재미있게 소설 한권을 읽은 듯하다. 머리가 아파 버스에서 책을 잘 안읽게 되는 나인데, 이번엔 슈거리스 러브를 참 재미있게도 버스에서 다 읽었다. 슈거리스 러브는 아픈 사랑을 그려냈다. 솔직히 야마모토후미오라는 작가를 모르고 본 책이었다. 병에 걸린 여자들의 이야기를 단편으로 그려낸 슈거리스 러브는, 각각의 여자들이 사랑에 의해 병을 받고, 또 치료하고, 또 그 사랑을 버림으로써 해방되는 내용들이 다양하게 그려져있다. 예컨데,,, 비만이라는 병을 가진 단편속의 주인공,,, 비만이지만 너무나 자신감 넘치고 그 자신감과 편안함으로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한 여자의 이야기와 그 여자에게 '나보다 못한데,' 라는 생각으로 질투를 느끼게 되는 한 여자의 이야기가 공존한다. 이 이야기가 나에게 가장 마음에 들어왔다. 그 비만을 가진 여자의 이야기 속에,,, 이 세상에 맛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 너는 그 무엇을 위해 먹지도 않고, 그 무엇을 위해 자제하며 살아가느냐는 식의 그 어조에서 내가 생각이 났다.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수영장도 안가고, 치마도 안입었던,,, 가장 아름다운 것이 자신감에서 나온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이 슈거리스 러브는 이런,,, 너무나 일상적이라 병이라 여길수 없는것에서부터 그런 마음에서오는 병들에 실제 몸이 반응하는것에서부터 여자들이 감당해오는 병에대해 그려내고 잇다. 또한 그 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꾹꾹 참으며 감당해오던 그녀들이 터져버려 그 병을 탈피하는 것 까지, 그 모든 과정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 후련하다. 나의 이야기를 하는 듯, 나와 비슷한 그녀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녀들이 탈피해가는 것을 보면서, 나도 이제 그렇게 가벼워질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가벼운 느낌으로 읽을수 있으면서도, 그 가벼움에서 현실과 동반되어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그런 이야기인 것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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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맛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나이 서른을 훌쩍 넘기고 나니 ‘사랑’은 남녀 간의 열정만이 아니다. 차라리 남녀 간의 사랑으로 여길 때가 편했다. 누군가 연애할 상대가 있으면 만족할 수 있는 감정이니까. 그런 사랑은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녹아 버린 아이스크림은 달콤함이 어느새 끈적임으로 바뀌어 거추장스럽다. 달콤한 맛은 그렇다. 처음 입맛에는 즐겁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질리기도 하는 맛. 우리 삶의 사랑을 이런 달콤한 맛으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야마모토 후미오. 그녀는 말한다. 사랑은 결코 달콤하지 않다고. 그녀는 소설을 통해 자신을 과감히 드러내는 것 같다. 실제 그녀의 모습은 알 수 없지만 소설 속 주인공들을 보고 있으면 뭔가 닮은 꼴을 보게 된다. 그것은 그녀일 수도 혹은 나 자신일 수도 있다. 이제 겨우 두 권의 책으로 만났을 뿐인데 은근히 친밀감을 주는 매력이 있다. 유쾌하지 않은 일상이지만 불행한 것은 아니다. 열 편의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여자들이 지병을 앓고 있다. 골다공증, 아토피성 피부염, 변비, 돌발성 난청, 수면장애, 생리통, 알코올 의존증, 비만, 자율신경실조증, 미각장애 – 이런 증상을 경험한다는 것은 불행할 정도는 아니지만 괴로운 일이다. 그녀들을 괴롭히는 것은 병 자체일까, 아니면 병이 생긴 원인일까? 여자들이 사회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은 일본이나 우리 나라나 비슷하단 생각이 든다. 사회가 강요하는 여성상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노력할수록 답답함은 쌓여간다. 부조리한 사회를 향해 항의하지 못한 채 결국 자신의 몸으로 항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들은 몸으로 사랑을 나누지만 사랑이 그녀의 병을 치유하진 못한다. 오히려 악화시킨다.그녀들의 사랑은 보여지는 것이 전부다. 남자들은 보이지 않는 그녀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들이 진정 사랑을 나누고 싶은 상대는 남자가 아닐 지도 모른다. 외로움은 곁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 아니라, 곁에 있어도 이해 받지 못할 때 더 커지는 것이 아닐까. 그 상대가 남자든, 바로 자기 자신이든. 다른 사람을 모두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는 법이다. 그녀들의 몸을 병들게 한 것은 잘못된 사랑 탓이다. 외모를 예쁘게 가꾸고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려는 노력도, 상대방을 위해 헌신하는 태도도, 먼저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는 것이다. 결국 그녀들의 몸과 마음은 ‘사랑’이란 이름 아래 병들고 있었다. <저울 위의 작은 아이 – 비만> 속의 미나미와 슈코. “ 미나미는 인기가 많잖아.” “ 맞아. 나한테는 내가 없으니까.” “ 있지. 내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서 사랑 받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어. 남자도 여자도, 그리고 너도 그렇고. 다들 사랑을 받고만 싶어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고, 긍정해주길 바라고, 머리를 쓰다듬고 귀엽다고 말해주길 바라지. 그래서 나는 그걸 해주는 거야. 단지 그뿐이야. 세상에는 사랑 받고 싶어하는 사람만 있지.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주 조금밖에 없어. 다들 소중하게 여기는 게 당연해.” 진정한 사랑은 자기 안에서 시작된다. 사랑을 맛으로 표현하자면 달콤한 맛도 달콤하지 않은 맛도 아닌 것 같다. 사랑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 진정한 사랑이라면 그 맛이 무엇이든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줄 것이다. “사랑은 맛있다. 그래야 살 맛 나는 세상이겠지.”
*** 달콤한 사랑 이야기를 원한다면 절대 읽지 마세요. 병든 그녀들의 이야기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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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아토피성 피부염, 변비, 돌발성 난청, 수면장애, 생리통, 알코올의존증, 비만, 자율신경실조증, 미각장애 등 ‘병’이라는 소재를 통해 이색적으로 접근한 다양한 삶의 단편들, 역시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다운 발상이다. 사실 이런 병들은 여성이라면 대부분 가끔씩 겪는 증상인데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무척이나 공감이 갔다. 막상 증세가 심할 때는 몹시 불편하면서도 또 그냥 잊고 사는 이런저런 증상들, 사실은 삶과도 밀착되어 있고 일상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텐데도 우리는 너무 무심하게 나날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삶에 힘든 일이 더 많은 것처럼 사랑도 마냥 달콤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어려움을 겼었기에 행복한 일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씁쓸한 아픔을 통해 사랑을 나누는 즐거움과 따스함이 마음 깊이 새겨지는 것이리라. 여성의 현실과 심리를 잘 담아내기로 유명한 작가 야마모토 후미오는 10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여성들이 겪는 아픔들을 표출함으로써 삶에 지친 독자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다정하게 토닥여준다.
청결한 불륜 _ 아토피성 피부염
감상용 미인 _ 변비
돌고래 요법 _ 돌발성 난청
잠 못 드는 전화 _ 수면장애
달도 보고 있지 않아 _ 생리통
여름 하늘색 _ 알코올의존증
저울 위의 작은 아이 _ 비만
과잉애정실조증 _ 자율신경실조증
슈거리스 러브 _ 미각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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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생소하기만 한 그 이름...야마모토 후미오... 그녀의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기대와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마니아들과는 달리 내겐 그녀에 대한 프로필이 전혀 없었다. 다만 내 어머니와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몸과 마음의 작은 변화와 '슈거리스 러브'에 담긴 증세가 무관하지 않다는 것 뿐이었다. 은근한 두려움으로 난 그렇게 그녀를 만났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문체로 적나라하게 끌어내는 현대 여성들의 병든 삶...그 속에 숨겨 있는 이중성을 그녀는 부족함 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생얼'을 가장하기 위한 치밀한 메이크업처럼 우리 삶 속에 불필요하게 포장되어 공존하는 것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추하거나 약하거나 쓸모없는 것은 매장된다'는 그녀의 표현을 빌리지 않아도 어쩌면 우리 스스로 완벽할 수 없는 자신을 도태의 길로 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야마코토 후미오의 그녀들은 그 속에서 용케 희망을 찾는다. 한눈에 그 아픔을 가늠할 수 없는 병이라 더 외로웠을 것이다. 드러내고 위로 받을 수 없는, 고독하고 은밀한 투병을 했을 그녀들은 결국 자신에게 건네진 희망이라는 손을 놓지 않는다. 엄마의 자리를 꿰찬 나이어린 새엄마의 품으로, 불륜의 낙인이 찍힐 유부남의 품으로 희망을 찾아 파고든다. 애써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작가의 역량 탓인지 토를 달 필요 없이 술술 읽혀나간다.
결혼 10년......내가 꿈꾸지 않았던 낯선 모습의 내가 거울 앞에 서 있다. 집안의 자명종인 내가 없으면 하루의 시작부터 엉망이 된다. 뭐 하나 온전한 것이 있을까......그럼에도 나의 존재감은 나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의무는 늘고 권리도 의무가 되어 버겁기만 하다. 만성 변비임에도 괴롭지 않을 지경에 이른 내가, 아이의 아토피를 걱정하고, 골다공증으로 키가 줄고 뼈가 비어가는 엄마의 겨울나기에 맘을 졸인다. 책에 나오는 10가지 병명으로부터 내가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불행하게도 하나도 없다. 뼛속까지 엄마의 체질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나에게 이미 그것들은 나와 공존하고 치유해야 할 병마인 것이다.
누구나 염려하고 있지만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은 현대사회의 여성병...야마모토 후미오의 이 글은 소설을 가장한 엄중한 경고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슈거리스 러브'라는 한권의 책은 내겐 공으로 맞은 백신과도 같다. 감히 권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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