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을 덮으면서 내가 되내던 말이었다. '도대체 그의 머릿속엔 뭐가 들었나..' 밤의 원숭이는 비디오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카운터 밑에 숨겨놓고 주인아저씨 몰래 훔쳐보던 내 16번째 하루키의 책이었는데 역시나 그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특히나 기억나는 구절은 '하루키씨에게 선물을 보내왔어요'라면서 어린 소녀의 손목에 리본을 묶어 하루키 앞으로 배달되는 장면이었는데.. 이 장면에서 낄낄거리고 좋아한 탓에 손님들이 덩달아 웃었던 기억이난다. 언젠가 꼭 한번 다시 읽고싶은 가볍고도 유쾌한 하루키의 상상속 이야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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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한 구석에서 발견한 이 책은 겉모습으로는 내 눈길을 끌만한 그 무엇도 없었다. 문뜩 저자가 하루키라는 걸 발견하기 전까지 모르긴 해도 여러 차례 내 눈길을 피해 다녔을 것이다. 이 책은 점심 식사 후의 디저트로 읽었다. 점심을 먹은 다음 길지 않은 이야기 중 딱 하나의 얘기만 마치 사탕을 핥아먹듯이 읽고선 낮잠을 자면 또 그 얘기만큼 기발한 꿈을 꾸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동화 같으면서도 상상력이 가득한 꿈같은 얘기를 좋아한다. 하루키는 항상 꿈을 꾸는 사람인 것 같다. 지금은 두고두고 상상력을 키울 생각으로 한 권 주문했다. [인상깊은구절] 도넛화한 애인이 말했다."우리들 인간 존재의 중심은 무예요. 아무것도 없는 제로라구요. 왜 당신은 그 공백을 똑바로 직시하려고 하지 않죠? 왜 주변 부분에만 눈길이 갈까?" |
| 하루키만 쓸 수 있을 법한 문장들이 재미있다. 기발하고 어이없는 상상력도, 어떻게 생각하면 누구나가 떠올리고 지워버릴만한 공상의 파편들도 이렇게 멋진 글이 될 수도 있구나 싶은 감탄스러운 책이다. 광고를 위한 글이라는데, 어느 구석도 광고와는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비상식적으로 마음이 움직일수도 있겠다 싶은 글들이 참신하다. 글의 주제가 뭔지 무슨내용인지 깊이 생각할 필요는 없다. 눈으로 읽고 느끼기만 하면 되는 부담없는 책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도 뚜렷하게 인상에 남는 부담있는(?) 책이기도 하다. 우화같기도 하고 개똥철학같기도 한 정체불명 탈장르를 표방하는 그의 이야기는 기분전환에는 그만인것 같다.언제 어디서 읽어도 유쾌 상쾌 통쾌하다. 하루키의 단짝 미즈마루의 산뜻한 일러스트도 글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컬러풀한 표지에 작고 얇은 사이즈도 부담없다. |
| 이 책은 한마디로 책 뒷표지에 쓰여있는 역자 김춘미씨의 말처럼 "정말 무엇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깜짝상자" 다. 제법 유연한 사고구조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나조차 몇번이고 깜짝 깜짝 놀랐다. 외형적인 이야기부터 하자면 책 판형도 독특하고 표지도 무척이나 칼라풀하다. 그리고 각 글마다 안자이 미즈마루의 멋진 그림이 올컬러로 수록되어 있는데 간단하면서도 난해한 그림들이 하루키의 글에 그 묘미와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마치 어른용 그림동화책이랄까, 그런 느낌이 든다. 만약 예전에 출판된 "꿈에서 만나요"를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의 분위기를 대충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키의 장편이나 단편과는 또다른 독특함과 상상력이 이 책에 가득하다. 하루키의 팬이라면 이 책은 정말 꼭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이 책에 실린 36편의 이야기는 단편보다도 훨씬 짧은 글들이다. 하루키가 쓴 후기에 의하면 잡지 광고로 사용되었던 글과 그림들이라고 한다. 그나마 현실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글들도 있고-그래도 황당하긴 마찬가지다- 멀쩡한 상태로는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종잡을 수 없는 글들도 있다. 하루키 원더랜드에서는 "안티테제"는 사람이 먹는 종류의 것이다. 그것도 프랑스 요리집에서. 그리고 코타츠(일본에서 사용하는 난방용 기구)는 타임머신이 되고, 밤마다 바다거북이가 사람과 트럼프 놀이를 하기 위해 육지로 올라온다. 또 어느 순간 예고도 없이 사람이 갑자기 도넛화해버리기도 하고, 새빨간 고추가 사람을 삼켜버리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기야'라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하지만 조금만 마음을 릴랙스 시켜보자. 하루키 원더랜드, 정말이지 멋지지 않는가? |
| 무라카미 하루키의 매력에 빠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 봄 직한 책이다. 물론, 그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무난하다.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태엽감는 새>와 같은 장편을 읽어도 좋겠지만, 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단편 모음인 이 책을 읽는 것이 좋다. <밤의 원숭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독특한 세계를 느낄 수 있다. 그 만의 정신세계, 상상력 등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 동안 그가 쓴 광고용 글이라든가, 짧은 단편들을 묶어 놓은 책이 바로 이 <밤의 원숭이>이기 때문이다. 읽다보면 어느 글은, '이게 뭐야?'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글들도 조금만 가슴으로 느끼다보면 공감이 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특한 하루키의 세계로 빠져보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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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하루키의 글을 좋아하는 것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책 앞뒤로 보디가드처럼 두툼한 평론들의 말을 따르자면 난해하고 복잡한 의미를 가지기로는 어느 소설에도 뒤지지 않으련만. 그런데도 복잡한 건 딱 질색이지만, 하루키의 글을 좋아한다. 왜일까... 그건 아마 그의 글에는 독기가 없기 때문인 듯하다. 누군가는 그 정체가 허무함이라 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과 달리 글 속의 세상은 사뭇 천천히 돌아가는 듯하다. 음모를 꾸미거나 복수의 칼을 가는 사람도 없다. 그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존재할 뿐. 잡아먹히는 줄 알고 모기향과 홀리오 이글레시아스의 음반을 닳도록 틀어대는, 어찌보면 엉뚱한 저항을 해대지만 그 모든 노력이 무산되었을때 찾아온 거북이의 손엔 트럼프가 쥐어져 있었다니... 상식과는 다르지만 뭔가 합당한-그 사람에겐 지극히 정당한- 이유를 갖고 행동하는 괴이쩍은 존재들, 그리고 아무것도 설교하지 않고 무엇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실제의 세상은, 사람들은 이런 거였지, 그게 뭐 그리 중요했을까하고 잠깐 들여다보게 하는 뭔가가 있는 글. 나도 바다 큰 거북과 트럼프를 치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이제 끝났네요."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다. "단념하자. 길지는 않았지만 즐거운 일생이었어." 내가 말했다.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바다거북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방 안에 모기향도 없고, 홀리오 이글레시아스도 틀어져 있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바다거북의 손에는 트럼프 한 벌이 꼭 쥐어져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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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군! 한시간 남짓의 고속버스 좌석에서 이 책을 모두 읽고나서 바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 책이 인생을 바꿀만한 한권의 책이라던가 하는 그런 얘기가 아니다. 이런 내용으로 책이 된다는 것이 놀라왔다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서른 남짓의 짧은 글들은 소설이라고 하기도 좀 뭣하고 에세이는 더더욱 아닌 이상한 글이다. 어떤 만년필 회사와 남성복 회사의 잡지광고용으로 안자이 미즈마루(하루키의 여러 수필에서 간결미의 극치(?)를 선보이는 바로 그 화백이다!)의 칼라그림과 더불어 쓰여진 글이라 한다. 이것도 상당히 기발한 점이라 생각한다. 광고의 기법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 없지만, 나같은 고객이라면 분명히 잡지가 되었든 지하철 광고판이 되었든 이런식의 글-어찌 보면 말도 안되는 황당한-과 역시 별 의미없어 보이는 그림-역시 어찌 보면 유치한-이 실려 있다면 관심을 갖고 읽어볼 용의가 충분히 있으니 말이다.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광고라면 부지런히 스크랩을 할런지도 모르겠다.
하루키가 서문에서 밝혔듯 분명히 이 책에 실린 글들에는 "의미"라 할 만한 대단한 것들이 없다. 아니, 황당한 스토리일지라도 그것이 되기 위한 어떤 "필연성"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다만 깊은 수풀속에 들쥐가 숨어있는 것처럼 어딘가에 있는 것일런지도 모른다. 독자로서는 글 자체에서 의미를 찾기보다는 하루키가 말하는 그런 "필연성"을 찾으려 하는 것이 더 재미있게 책을 읽는 방식일런지도 모른다. 좀 김빠지는 얘기지만 나는 하루키의 팬임을 자처하면서도 들쥐만한 필연성을 찾는데 실패했다. 아마도 이 글을 재미있게 읽기 위해서는 대단한 하루키의 팬이거나, 스스로의 "들쥐찾기 능력"에 대해서 확신을 갖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밤의 원숭이>에 수록된 작품은, 원래 잡지 광고를 위한 문장으로 쓴 것입니다. 그렇다고 광고 대상인 작품(패션 메이커인 'J 프레스'와 '파카 만년필')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고, 내가 멋대로 짤막한 스토리를 쓰고, 친구인 안자이 마즈마루 씨가 그림을 곁들인, 아주 간단한 방식으로 이루어진 글들입니다. 물론 양복이나 만년필의 험담을 써서는 곤란하지만(뭐 당연한 일이죠), 그 이외에는 어떤 내용을 써도 무방하다는 약속이 있었습니다. .....(중략)..... 자랑은 아니지만, 이런 정도의 얘기라면, 나는 얼마든지 생각해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만약 당신이 내게 "이런 얘기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대답할 말이 없습니다. 별다른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아니, '의미가 없다'고 하면, 오해를 부를지도 모르겠군요. '의미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나는 그 의미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말이 맞을 겁니다. 의미는 아마도-깊은 수풀 속에 들쥐가 숨어 있는 것처럼-어딘가에 있을 테죠. 내가 그런 스토리를 문득 떠올렸고, 거기에는 내가 그런 스토리를 떠올릴 만한 '필연성'이 반드시 있었을 테니까요. 분명히 들쥐 정도 크기의 필연성이. |
| 나는 아직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하나도 읽어본 적이 없다. 이름만 익히 들어서 알고있다가 우연히 이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우선 책의 두께도 그의 다른 책보다는 얇고 표지도 눈에 띄고, 짧은 이야기들이서 읽기 쉽겠다 싶어서 빌려서 읽게 되었다. 중간중간에 삽입되어있는 재밌는 그림들도 이책을 고른 이유중에 하나다. 읽은 후의 느낌이라...글쎄...사실 이책의 하나하나의 내용들이 나는 무슨 내용인지, 뭘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 약간 내가 생각한것과는 다른 기분이다. 하지만 그 하나하나의 글들이 그가 가진 독특한 감성으로 느껴진다. 이리저리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을 보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작가가 쉽게, 즐겁게 써내려나가서 그런지 보는 나도 상쾌한 기분으로 금방금방 읽어나갈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
| 흠, 이것 참 꽤 재밌는걸. 하며 책장을 연거푸 넘기면서도 별 네개나 다섯개를 선뜻 주기 어려운 이유는 이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모두 다 알 것이다. 이 책을 산다는 것은, 하루키의 중구난방적인, 통통 튀는 플러버처럼 대책없는 그의 상상력을 산다는 말이 된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들쥐만한 필연성 또는 교훈을 찾기도 힘든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택하는 것은 하루키의 상상력 안에 누워 편히 책을 넘기는 것이다. 심각해질 필요도 없고 미간을 찌푸리며 이해를 해야할 필요도 없다. 그냥 그런거지, 하고 넘기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잠이 안 오는 밤, 또는 무료한 오후를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 그거면 됐지 않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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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쯤인가 학교 도서관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어찌어찌하여 집어들어 있게 된 책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나중에 안 것이지만) 하루키를 유명하게 만들었다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였다. 다른 작가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다소 체념적인 그만의 화법에 나는 조금은 충격을 받았고, 이후에 몇몇권의 하루키의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노르웨이의 숲과 재기발랄한 그의 단편들.(중국행 슬로보트..같은) 뭔가 소외되어있는듯 한 주인공들에 비해서 이렇게 인기가 많다는 것은 현대인 모두 하루키의 소설에서 무언가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일텐데..하루키가 재기발랄한 소설가임에, 이야기를 독특하게 풀어낸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요즈음에 들어서 초기의 그의 성공작 몇 편에 힘입어, 단지 그가 썼다는 이유만으로 책으로 출간되고 있지는 않나 하는생각이 든다. 이 책은 어떤 잡지에 무슨 홍보용으로 쓰여졌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홍보하는데 쓰였다는것인지 알수 없을 뿐더러, 책한권으로 만들어지기에는 너무도 작은 내용임을 커버하기 위하여 삽화가 (하루키와 돈독하다는) 의 그림이 많이 실려있다. 경치좋은 외국에서 마라톤과 수영을 하다가 재즈레코드를 걸고 상념들을 끄적거리면서, 돈을 버는 하루키.(가 부럽다.) 그리고 혹시나 하며 또 그에게 돈을 벌게 해주는 나. 그의 인기에 힘입어 책을 팔려는 기획사의 의도인지도 모르겠지만, 자기 글에서 의미를 찾지 말라고 강조하는 하루키의 말이 조금은 작가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상깊은구절] 연필깍는 기계를 수집하는 배관공의 이야기는 그래도 재미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