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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눈을 가진 만요. 어느날 갑자기 그녀의 앞에 나타난 하늘을 나는 남자의 모습은 무엇을 의미하는것인가.
사쿠라바가즈키. 참 개성있는 작가다. 일년동안 2명을 죽였다는 13살 사춘기 소녀의 충격적인 고백으로 시작하는 <소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직업>, 그리고 이 작품<아카쿠치바전설>. 읽어 본 것은 고작 이 두타이틀밖에 없지만, 그 소재와 발상의 독특함에서 작가가 의식적으로 다른 작가들과는 차별화된 스타일의 작품을 쓰기 위해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는 찾기 힘든 신선함과 독창적인 맛이 있다. 사쿠라바가즈키 스타일의 소설을 읽고 싶으면 사쿠라바가즈키의 소설을 읽는수밖에 없다라는 느낌이랄까. 사실 <소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직업>은 그다지 만족스러운 작품이 아니었다. 개성있는 소설이란 생각은 했지만 뭔가 부족한듯한 기분을 지울수가 없었다. 조금 가볍다는 느낌? 그런데 <아카쿠치바전설>은 재미나 완성도 어느면으로 보나 분명히 그보다 한단계 더 진화한 모습이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 짧은 기간동안 이렇게 달라질수 있다는게 놀라울 정도다. 아마도 사쿠라바 가즈키라는 작가는 지금 성장하고 있는 중인 듯 하다.
<아카쿠치바 전설>에는 정말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대대로 제철업을 이어온 아카쿠치바가의 여성 삼대의 일대기를 그린 이 소설은 연도별로 나뉜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을 이끌어가는 세명의 주요인물 - 미래를 보는 능력의 소유자이자 자상한 맏며느리 만요(도코의 할머니), 왕성한 활동력과 강한 카리스마로 좌중을 휘어잡는 여장부 게마리(도코의 엄마), 그리고 비교적 평범한 성격의 딸 도코 - 은 물론이고 아카쿠치바가의 모든 사람들, 나아가서는 소설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너무나도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비슷한 면모의 인물을 좀처럼 찾을수가 없다. 처음에는 흡입력있고 특징있는 캐릭터들이 한작품안에 이렇게 많이 등장하는 것이 마냥 즐거웠는데 나중에 보니 이게 단순히 흥미본위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니더란것이다.
종전후부터 오늘날의 이르기까지의 일본의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방대하다면 방대한 소설속에서 이 등장인물 한명한명은 세대별, 계층별 일본인들의 특징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실의 모습이 투영된 이 캐릭터들은 격변하는 시대를 가열차게 달려온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수 있게 해준다. 이런 치밀한 설정은 아카쿠치바를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니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이다.
소설에서 가문이라는 소재는 '혈연집단' 이라는 폐쇄성 탓인지 호기심을 유발하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이 있는데다가,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특유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언제나 흥미롭다. 그것이 일본쪽으로 넘어오면 특유의 토속적 신앙의 이미지와 맞물려서 신비감, 때로는 기이함마저 더해지는 것 같다. 그 독특한 분위기는 가문이라던가 일가라는 표현보다는 '일족'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뉘앙스가 더 잘 어울리는것 같다. 신묘함이라고나 할까 그런 기이한 기운이 감도는 느낌이다. <아카쿠치바 전설>의 분위기는 그런 신묘함이다. 이미 미신이 성행하던 시대는 지난 일본의 근,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문이라는 소재가 가지고 있는 이런 묘한 매력과 설화같은 설정, 동화적 상상력등이 결합되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를 듣고 있는것 처럼 신기하고 흥미롭고 때로는 따뜻하다. 아마도 이 특별한 분위기가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무엇보다도 가장 큰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무겁고 진지한 한 집안의 삼대에 걸친 일대기를 상상했었는데 생각과는 상당히 다른 작품이었다. 일가족의 연대기라는 부분에서는 틀리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카쿠치바 전설>을 딱 꼬집어서 어떤 소설이다라고 단정하기는 애매하다.
궁극적으로는 어린 시절의 만요가 하늘을 나는 남자의 모습을 보는것으로 시작해서 그것의 의미을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도코의 이야기로 마무리 되는 미스터리소설로 볼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또 오랜세월을 두고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에서는 대하소설같은 면이, 그리고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과 그 특유의 분위기에서는 전기소설 같은면도 엿보인다. 굳이 표현해야한다면 아마도 사쿠라바 가즈키식 퓨전소설이라고 하는게 가장 무난할듯 하다. 한권이라는 분량 안에 정말 많은 내용을 담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에도 과연 하고 자연스레 수긍이 간다. 워낙 개성이 강한 작품이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성향이 맞는 독자라면 이거 정말 물건이다라고 여기게 되지 않을까. 사쿠라바가즈키의 진가가 단순히 파격적인 것을 추구하는 신세대 작가라는데 국한된것이 아니라 정말 그 역량면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멋진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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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쿠치바 가문 3대에 걸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기묘하면서 재미있게 일본의 전후 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이고 있다. 가문의 가업인 제철소의 변화와 몰락의 길을 걷는 3대의 모습은 새로울 것은 없는데도 아름답고 독특하게 전개된다. 한마디로 이렇게 재미있고 좋은 작품이라니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읽으면서 계속 이 작은 한권의 책속에 옹골차게 철의 여인 3대의 이야기를 가지치기를 잘해서, 넣을 것만을 잘 담아 넣었다고 감탄했다. 염상섭의 『삼대』를 읽고 감탄했던 예전의 밤이 생각났다. 우리네 격동의 일제강점기시대를 살아가는 서로 다른 삼대의 남자들의 동시대 모습을 담고 있는 책은 조덕기 집안에 관한 이야기다. 과거의 관습에 집착하는 고집 센 노인인 할아버지 조의관과 과거와 단절하고 신문물을 받아들인 기독교인이며 학교사업을 하는 인텔리이나 난봉꾼에 도덕관념이 전혀 없는 노름꾼인 아버지 조상훈, 그리고 그들과 상관없이 현실에 안주하는 소심한 주인공 조덕기, 그들 삼대와 그 주변 인물과 상황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염상섭의 『삼대』가 한 시대를 사는 수평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이 작품은 수직적 구조를 가지고 흐르는 세월 속에 여인들의 이야기를 세 부분으로 나눠서 쓰고 있다. 그들은 동시대 사람이 아니고 각기 다른 세월, 다른 시대, 변하는 각자의 시대를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내고 있다. 그런 부분을 비교해서 읽는다면 이 작품을 추리소설로 따져 읽지 않고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사실 이 작품에서의 미스터리적 요소는 그다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있다. 2007년 제60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만요는 산의 아이로 그 지방에 남겨진 아이였지만 양부모를 잘 만나 잘 컸고 아카쿠치바라는 가문을 지키기 위해 그 집안 마님인 다쓰에 의해 그 집안 며느리가 된다. 그녀는 천리안 사모님이라는 별명을 가졌는데, 그것은 어려서부터 미래를 내다보는 재주가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 될 사람을 처음 만나고, 그 남자가 어떻게 죽을지가 보였으니 그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았으리라 생각되지만 자신의 시대인들이 갖고 있는 순종과 노력이라는 이름아래 잘 참고 인내하며 살았다. 그 천리안 덕분에 아카쿠치바의 사업인 제철업은 남편에게 잘 물려지게 된다. 오빠가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해서 아카쿠치바 가문에 데릴사위를 들이게 되는 장녀 게마리는 한마디로 방황과 불타는 젊음이라는 주체할 수 없는 시대를 산다. 불량 서클 아이언 엔젤의 두목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일대를 평정하는 것을 꿈으로 삼고 나날을 보냈지만 친구의 허망한 죽음으로 서클에서 은퇴하고 만화가가 되어 자신의 일대기라고 할 수 있는 <아이언 엔젤>을 그린다. 이런 특징 있는 할머니와 엄마와는 달리 특이할 것 하나 없는 화자인 도코는 버블 경제 붕괴 뒤 허무하고 그 어떤 희망도 가질 이유를 찾지 못한 지금 세대 젊은이들과 같이 평범한 삶을 살면서 그런 자신에게서 아카쿠치바라는 가문이 문을 닫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한다. 신화와도 같았던 일본의 경제 부흥기, 그 뒤에 찾아온 추락, 그리고 이어지는 오늘날을 관통하며 한 집안의 이야기이면서 한 나라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지구가 둥글어 한 바퀴 돌면 제자리 듯이 모두가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한 지방의 전래 민속 설화와 접목해서 재미있게 작가는 끝까지 쓰고 있다. 끝에서 미스터리에 대한 살인자와 살해당한 사람을 찾는 도코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내가 기대한 미스터리가 없었지만 읽는 내내 사람이 자신의 시대를 열심히 산다는 것은, 그 시대와 함께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내게도 한 시대가 있었고 지금도 한 시대를 살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전설은 아니더라도 어떤 것에서든 최고는 아니더라도 내 시대가 끝날 때 나 혼자만이라도 만족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또한 각 시대마다 그들에게는 중요한 사람이 한 명씩 등장한다. 그리고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지탱해주고 그들의 삶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한 사람의 삶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도 아니고 자신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와 그 ‘나’를 둘러싼 주변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렇게 해서 전설은 생겨나고 사라지고 다시 생겨나기를 반복하면서 변형되는 것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카쿠치바 전설』이라는 작품은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시대나 역사도 그렇게 형성되는 것이다. 한 가문이 한 여인의 삶으로 이어지듯이 말이다. 단 한 권의 책에 어쩌면 삼대의 시대별 특징을 나타낸다고 하지만 한 인물의 계속되는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시대를 상징하는 주인공의 두드러짐이 삼대로 구별될 뿐, 그 안에 만요나 그 밖의 사람들은 죽거나 사라지지 않는 한 그대로 있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만요의 일대기로도 볼 수 있다. 만요에서 시작해서 만요에서 끝이 난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렇게 그리지 않았다. 전설은 현실 속에 있건 주변부에 머무르건 언제나 존재하는 것이므로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듯 보인다. 읽어보면 우리도 공감할만한 이야기다. 열심히 산 사람과 몰락한 사람과 광기에 내몰린 사람과 평범한 사람들이 모두 모여 우리의 부모나 조부모가 살았던 시대를 이야기하고 우리의 시대를 이야기하고 앞으로 우리 또는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전설이다. 사람의 삶도 전설이다. 지나간 과거는 모두 전설이 된다. 그 하나의 전설이 여기에 있다. 『아카쿠치바 전설』은 2007년 올해 읽은 작품 가운데 감히 최고로 꼽고 싶은 작품이다. 책 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태어나고 죽는다. 존재와 소멸, 사랑과 이별 같은 사람냄새가 가득하다. 그래서 이 작품은 감동적이고 아름답다. 재미있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추리소설이 부담스럽다고 생각되는 독자들에게 추리소설 같지 않은 추리소설, 추리소설이 이런 작품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 한 권을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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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의 문구가 이렇게 관심가기는 처음이다. 세명의 소녀들의 소개들도 그렇고 소녀들의 뷰티풀 월드라는 말도 너무 눈길을 끈다. 붉은 색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눈이 아프지 않는 강렬한 색으로 이쁜 단풍 디자인 역시 눈길을 끈다.
산속에서 사는 '변경사람들'의 아이 만요는 베니미도리 촌 최고 가문 아카쿠치바로 시집간다. 그녀는 천리안으로 미래가 보이는 특기(?)를 가지고 있다. 그녀는 나미다,게마리,가방,고두쿠를 낳는다. 그중 게마리를 단연 돋보이는 존재로 특이한 이상형을 가진 불량학생으로 그 지방에서 이름을 날린다. 전국 투어 비슷하게 옆 동네를 장악해 나간다. 세월과 함께 아카쿠치바의 집안은 탄생, 죽음, 인연, 운명으로 이어져간다.
우리가 느끼고 책에서 봐왔던 역사가 이 책에 들어있다. 일본의 역사를 느끼는 것 같고 그 역사는 현대의 역사라 친근감이 느껴진다. 악마로 표현되는 맥아더, 역도산,이따이이따이병, 석유파동, 노스트라다무스 예언, 베를린 장벽등 내가 아는 역사이야기들이 나오니 오히려 잘 읽을 수 있었다. 아는 것이 나온다는 그 기쁨이란..스케일이 크고 빠르게 넘어가지만 술렁술렁 넘어간다는 느낌은 없다. 나도 함께 속도를 높이며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가까운 나라라 그런지 비슷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 분신사바와 비슷한 곳쿠리상이나 입이 찢어진 여인등) 다른 부분은 다르다. 그것이 아쉽다. 일본 작가가 썼기에 당연히 일본의 역사가 바탕이 되겠지만 한국의 역사였다면 더 공감되어 정말 재밌게 읽었을 것 같다. 미래를 보는 만요와 폭주족 게마리 그리고 게마리 딸 도코. 세 명의 주인공의 개성은 흘려가는 역사에 꼭 맞아 그 시대를 대표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시대의 소녀도 변해간다. 사회의 변화, 경제의 변화, 여성의 변화, 학교의 변화, 시대의 변화, 범죄의 변화. 시대가 흐르면서 변해가는 그 모든 것들의 변화가 이 책에 담겨져 있다.
만요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할머니께서 들려주셨을 것 같은 옛날 이야기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산 속에 모여사는 변경사람들 이야기나 미래를 보는 만요의 이야기는 왠지 판타지스러웠다. 게마리 이야기는 현대의 시작이였다. 공업이 발전하고 옛 것은 물러가고 기계들이 들어오고 도시 문화를 즐기는 우리의 최근의 모습을 보았다. 도코의 이야기는 아주 작은 부분밖에 나오지를 않아 시대의 분위기를 많이 느낄 수는 없었다. 또 도코는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할머니 만요의 시절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래도 개방적이도 정보의 시대를 걷고 있는 지금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읽는 동안 이 책이 과연 미스터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제 60회 일본추리작가 협회상을 수상했다고 나와있지만 읽는 동안 그런 내용이 전혀 없어 놀랐다. 마지막 부분에 가서 수습하듯 미스터리 요소들이 나와있지만 장르를 미스터리라고 하는게 부족하지 않은가 싶다.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정의하기 모호하지만..) 하지만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부족하는 것은 상관이 없다. 그런 요소가 없어도 이 책은 재밌고 볼 거리도 풍성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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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 ‘토막 난 시체의 밤’, ‘소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직업’ 등 읽은 작품 모두 독특한 느낌과 여운을 남겨줬던 사쿠라바 카즈키의 2006년 출간작입니다. 이 작품은 2007년 ‘60회 일본추리작가 협회상’을 수상했지만 추미스 독자들이 기대하는 일반적인 추리소설은 아니라서 사전 정보 없이 읽을 경우 살짝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아주 간략하게 요약하면 ‘아카쿠치바 전설’은 패전 직후부터 2000년대 초반에 이르는 60여년에 걸쳐 돗토리 현 베니미도리 촌에서 제철업의 흥망성쇠를 겪은 아카쿠치바 가문의 여성 3대의 연대기입니다. 패전 무렵 태어나 업둥이로 자랐으며 환시(幻視)와 미래시(未來視)의 능력을 지녔던 만요, 거품경제의 극치를 달리던 80년대에 전국적으로 악명을 떨치던 폭주족이었다가 소녀만화가로 변신하여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게마리, 그리고 할머니와 어머니와는 달리 무기력하게 젊음을 소진하며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도코 등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세 명의 여성이 자신이 살던 시대의 변화상과 아카쿠치바 가문에서 벌어진 갖가지 사건들을 담담하게 들려줍니다. ![]() 아카쿠치바(赤朽葉, 붉은 고엽)라는 가문 이름답게 건물과 정원 모두 짙은 붉은색으로 뒤덮인 대저택을 무대로 한 여성 3대의 이야기는 한 개인의 굴곡진 삶뿐 아니라 패전-고도성장-거품경제에 이르는 일본의 현대사까지 담아내고 있어서 말 그대로 대하드라마와 같은 무게감과 깊이를 갖고 있습니다. 환시(幻視)와 미래시(未來視)의 능력을 지닌 만요는 패전 직후부터 1975년까지의 이른바 ‘최후의 신화시대’의 표상입니다. 지금은 존재 여부조차 확실치 않은 산속의 은거자들의 후손으로 피부색이며 머리칼이며 보통 일본인과는 사뭇 달랐던 만요는 업둥이로 자라다가 기구한 인연으로 인해 아카쿠치바 가문의 며느리가 됩니다. 그녀가 지닌 신비한 능력과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아카쿠치바 가문의 범상치 않은 분위기 덕분에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선 ‘최후의 신화시대’라는 부제에 걸맞게 매력적인 판타지 서사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만요의 딸 게마리는 1979년부터 1998년, 그러니까 고도성장과 거품경제의 붕괴라는 롤러코스터 같았던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명문가의 차녀였지만 게마리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폭주족 리더이자 쇠파이프 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짱’으로 세상에 그 이름을 알립니다. 오늘이 행복하다면 내일 죽어도 좋다는 청춘예찬론을 펼치며 거침없이 살아가던 그녀는 뜻밖의 비극을 겪은 뒤 갑자기 소녀만화가로 변신하고 그야말로 짧지만 굵게 불꽃처럼 살아갑니다. 자신이 살던 격동의 시대와 꼭 닮았던 게마리의 삶은 만요의 판타지 서사와는 정반대로 지독한 사실주의에 입각하여 그려집니다. 게마리의 딸 도코는 변화무쌍한 시대에 태어나 극적인 삶을 살았던 할머니 만요나 어머니 게마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인물입니다. 2000년대 초반 일본 청춘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도코에게선 그저 무기력함밖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 도코에게 주어진 미션은 할머니 만요가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한마디 - “내가 옛날에 사람을 한 명, 죽였어.” - 의 진실을 밝히는 일입니다. 60여년에 걸쳐 아카쿠치바 가문에선 여러 사람이 다양한 형태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도코가 알기로는 그 가운데 살인의 가능성이 있는 죽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요의 고백에 담긴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도코는 과거의 죽음들을 모조리 소환합니다. 그리고 결국 만요가 오랜 시간 홀로 감내했던 비극의 실체와 마주하게 됩니다. 이 작품의 미스터리 서사는 만요에 의해 시작되고 도코에 의해 완성되는 것입니다. ![]() ‘2007년 60회 일본추리작가 협회상’ 수상 이력만 믿고 이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다소 배신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그런 오해 덕분에 ‘아카쿠치바 전설’을 읽게 돼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수상 이력이 아니더라도 표지와 제목이 호러의 분위기를 내뿜는데다 사쿠라바 카즈키의 작품이란 이유만으로 어떻게든 읽었을 작품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각각 신화의 시대, 풍요와 붕괴의 시대, 무기력의 시대를 살았던 아카쿠치바 여성 3대를 그린 ‘아카쿠치바 전설’은 한두 줄로 그 매력을 요약하기가 어려운 작품이며, 특히 굴곡진 개인의 삶과 격변기를 통과하는 시대상을 한꺼번에 맛보고 싶은 독자에겐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쿠라바 카즈키에게 한번쯤 매료된 적 있는 독자라면 이 묵직하고도 기이한 이야기에 도전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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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나 추리물이라기보다는 서사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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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 재밌게 읽었다. 500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에 쫄아서, 3대에 걸친 대하 서사시같은 구조에 위축되어 책장을 넘기는데, 이게 무지무지 재미있었다. 상당히 비극적인 전개가 있는가 하면, 푸하하 웃음이 터지는 유쾌한 캐릭터도 있어서 신나게 웃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좀 가슴이 먹먹해 지는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는 콤팩트하면서도 술술 읽히는 좋은 작품을 접한 감동에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듯 했다. 할머니,어머니그리고 나로 이어지는 3대의 여성들이 격변하는 세상속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표현해준 작가분의 필력에 박수를 보낸다. 만요가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참 신통하다고 느껴졌고, 어느부문 집안의 가세가 기울지 않게 기여한 부분도 인정해서 다행스럽긴 하지마...... 그녀 개인에게는 치명적인 비극이 아닐까 생각된다. 첫 아들을 낳으면서 그의 전 생애를 보고, 결국에는 비극적인 최후까지 목격하는 충격적인 부분은 절대 감당할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그런 예정된 미래를 바꾸지 못하고 체념해 있는 모습은 무책임해 보일정도로 깊은 비극이었다고 생각된다. 어찌되었든 '나'로 면면히 이어지는 아카쿠치바의 혈통이 앞으로도 면면히 이어지리라 기대하며 리뷰를 마치기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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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ICK으로 나에게 라이트노벨 업계란 결국 팔릴 것 같은 요소를 넣고 그림만 예쁘게 하면 결국 뜨는 거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품게 했던 작가, 사쿠라바 카즈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빅토리카야 사실 프릴 달린 드레스 입혀놓은 셜록 홈즈고 남주인공이야 빅토리아 금붕어 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따위 걸 작품이라고 내놨단 말인가? 라는 게 솔직한 감상이었다. 연애+미스터리 분위기에 많은 거 바라는 건 아니지만 허술한 구성과 전개는 말이 안나올 정도. 그나마 1 권은 참아줄 정도는 됐는데 그 이후는 숫제 절망이다. 차라리 그냥 연애물이라고 해. 그러면 당위성이니 구성이니 아무 것도 안바랄테니. orz 그림은 마음에 든다. 그림만. 그런데 난 사실 그림이야 좋건 나쁘건 관심 없는 사람이거든 ㅠ
이만큼이나 실망하면 난 사실 그 작가 작품 절대 안 읽는다. 그런데 이 작가가 나오키 상을 받았다지를 않나, 실은 괜찮다! 이렇게 쓸 수 있는 사람이 고식은 왜 그렇게 썼나(......) 등의 평판이 들려오는 게 아닌가? 특히 추천해준 작품 중 별로였던 게 없을 정도인 분들마저도 칭찬하시는 걸 보고 에? 설마? 동명이인 아냐?(......) 싶었지만 진짜로 그 사람 맞았다.
(이건 사쿠라바 가즈키길래 그런 의심을 했는데 작가 약력을 보니 떡하니 고식이 적혀 있더라. 웃긴 게 그래 24에서 사쿠라바 가즈키로 검색하면 이 작품 포함 세 작품 나오는데, 사쿠라바 카즈키로 검색하면 다 나온다. ...... 물론 따로따로 나오는 것보다야 백 배 낫지만 이왕이면 같은 이름으로 번역해주면 좀 좋아 ㅠ 아니면 어느 쪽으로 검색해도 다 나오게 하거나)
그, 사쿠라바 카즈키가, 인물의 심리 묘사가 뛰어난. 제대로 된 작품을 썼다고? 거짓말 마라. 나는 안 믿는다. 어디서 사람을 속이려고!!!!!!!
...... 라고 버텼지만 워낙 이곳 저곳에서 들려오는 말에 굴복, '아카쿠치바 전설'을 사봤다.
오오, 의외로 괜찮다? 뭐,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사지도 않았겠지만, 읽어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더 괜찮다.
추리나 미스터리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부족하고, 정말 잘 썼다 싶은 글도 아니다. 숨이 멈출 것 같은 긴장감도 없고, 독자를 압도하는 명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폭발적인 즐거움은 없었지만, 50여 년에 걸친 일본 사회의 변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좋았다.
산인 지방 굴지의 명문가, 아카쿠치바 가문의 세 여성. '변경 사람들'의 딸로 하늘 같은 아카쿠치바 가문으로 시집 온 '천리안 사모님' 아카쿠치바 만요. 폭주족으로, 인기 절정의 만화가로- 화려했지만 공허했던 아카쿠치바 게마리. 명문가의 후계자라는 자각은 있지만 내세울 건 아무 것도 없는 소시민, 아카쿠치바 도코
이 세 사람의 삶을 통해 전후 일본의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냈다.
아직 거칠긴 하지만 괜찮은 솜씨였다. 섬세한 감성과 작가의 개성이 느껴진다. 사쿠라바 카즈키는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구나, 절로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점차 다듬어질 솜씨를 기대하며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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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제60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이라기에 보게된
<아카쿠치바 전설>.. 정말 재미있는 추리소설이겠거니하는 생각으로 보게 됐지만..
사실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아카쿠치바 가문을 통해본 전후 일본의 모습을 그린 역사를 다룬 소설입니다..
아카쿠치바 가문의 3대 여성이 각 장의 주인공으로써 각각 살아온 시대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보는 천리안을 가진 "아카쿠치바 만요(1953~1975, 최후의 신화시대)"와
만요의 장녀이자 둘째인 "아카쿠치바 게마리(1979~1998, 거巨와 허虛의 시대)",
그리고 게마리의 딸 "아카쿠치바 도코(2000~미래, 살인자)"라는 제목으로 전후 일본의 모습을
아카쿠치바 가문의 이야기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굉장히 독특한 이야기들입니다...
먼저 1부인 만요의 이야기..미래를 볼 수 있는 만요의 이야기는 판타지한 느낌이 드는 이야기들입니다..
산사람의 후손이지만 산사람들에게 버려진 만요는 환시를 통해 원치않지만 미래를 보게 되고
그로인해 아카쿠치바라는 명문가에 안사람이 되는 등..."최후의 신화시대"라는 제목에 부합하듯..
판타지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2부인 게마리의 이야기는 불량소녀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한편의 드라마같았습니다..
폭주족 아이언 엔젤을 결성하고 주변지역을 제패하러 다니는 만화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원폭력과 관련되고 또한 이지메를 다루기도 했고 당시 일본사회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3부는 추리라는 장르로 불릴만한 이야기네요..
한사람을 죽였다는 소리를 듣게 되고 과연 누군가가 살해된지 찾아나서는 과정들..
<아카쿠치바 전설>은 한 집안의 3명의 여자가 이어져 내려오며 느끼는 사회의 급변함과
그런 사회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는 책입니다..
색다른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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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바 가즈키, 좋아하는 작가다.
이 책은 다른 책에 비해 시대, 근현대를 아우르기때문에 그 내용이 더 풍부하게 다가온다고나 할까.
세 인물로 나뉘는데, 그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아무래도 만요부분. 만요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이 책의 핵심이 아닌가 싶다. 애꾸눈 남자도 나오고.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시대성과 관련된 분석이 많이 나오는데 역시 이책이 주는 깊이나 작가의 시선의 통찰력이 나오는 부분이 아닌가싶다. 소녀 이야기를, 단순히 하나의 신화나 재미난 이야기로만 만든 게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며 시대와 함께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인물상으로 만든 것. 이게 작가의 역량이겠지.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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