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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감성문학의 대모쯤 된다는 야마다 에이미의 글은 이 작품이 처음이다. 에쿠니 가오리와 또 누구? 그 사람과 더불어 일본 3대 여류작가라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뭐, 여전히 그런 거창한 수식어가 개인적인 나의 감상을 방해하지는 못한다. 지상최고의 작가라도 나와 타입이 안맞을수 있는 노릇이니 말이다.
총 여섯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작품이었다. 불행히도 그 첫번째 작품인 [간식]을 읽으면서 다소 꺄우뚱했었다. 흐흠, 이건 나랑 맞지 않으려나 본데?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속단은 역시 금물, 두번째 작품인 [저녁식사]에 들어서는 뭐랄까, 대단히 익숙한 느낌의 글이었다. 그건 마치 우리나라 소설과도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까? 물론 대사라든가, 작품의 배경은 다소 달랐지만 그 흐름이 우리나라 문인의 흐름과 매우 유사했다. 물론 나만의 느낌이었다. 중앙에 박힌 [풍미절가]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푹 빠져들었는데, 그러고 보니 일본 단편집은 가장 좋은 작품을 중앙에 배치 하는가 보다.
[풍미절가]에 모리나가사에서 출시되었던 밀크카라멜이 나왔다. 우와, 나도 그것을 기억했다. 오리온에서 밀크카라멜이 나왔었고 그 네모난 각 옆구리에 모리나가라는 문구를 기억해내고 만것이다. 쿠오오~ 이 놀라운 기억력이여. 책을 읽다말고 밖에 있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사무실로 들어오는 길에 오리온 밀크카라멜을 사오라고 시켰다. 그가 물었다. "그게 아직도 나오나?" 그는 트윅스를 사왔다. 그리고 말했다. "당뇨냐?"
나머지 작품들인 [바다정원], [아트리에], [춘면] 모두 너무 좋았다. 다른 야마다의 글은 읽어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앞서 말했듯 상당히 익숙한 문체, 흐름, 분위기였다. 조곤조곤함, 가끔 느껴지는 재치, 때로 의미있는 문장들, 놀라우리 만큼 섬세한 감정의 묘사. 필시 야마다가 한국에서 문단에 공모를 했어도 좋은 성적으로 입상했을 것이라 여겨졌다. 까다로운 우리 심사위원들에게 마저도 말이다.
나는 에쿠니 가오리를 참 좋아한다. 언제가 그녀의 글을 보며 감성의 흐름이라는 표현을 썼었다. 그러나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솔직히 같은 방면의 솜씨로는 야마다 에이미가 한수 위라는 생각이다. 아니, 일단 이 작품은 한수 위였다. 문장도 너무 좋았고, 소재도 너무 좋았으며, 무엇보다 문장의 깊이가 너무 좋았다. 차분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그러면서도 간혹 햇빛에 부딪혀 반짝이는 뭔가를 보는 것처럼 그랬다. 귀밑으로 살랑살랑 봄바람마저 스쳐지나가는 것이 이보다 더 포근한 날이 있을까, 하는 느낌이 들만큼 따스한 글들이었다. 그러함에도 졸리지 않았다는 것은 결국, 아주 좋은 문장과 그 맛. 오히려 깊이 몰입되었던 그 이유는 뭔가 익숙하고도 독특한 느낌의 분위기. 좋네, 이 아줌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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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나쁘다-옳다 혹은 그르다라는 분류는 적절치 않은, 그러나 반짝반짝하는 전구빛같은 감정들이 있다. 어디선가 봤다거나 아니면 진짜로 느껴보거나 그러나 말로는 표현이 되지 않았던, 그런 미묘하고 섬세한, 그러면서도 섬찟해지는 감정말이다. 물론 그 감정 앞에는 사랑안에서라는 말이 조건부로 붙어야한다. 내 머릿속으로 옮겨 놓아야할 것 같은 그 감정들이 군데군데 툭,툭, 튀어나와 연애소설을 통한 대리만족의 경험을 제대로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야마다 에이미라는 작가의 약력(?)이 화려하다. 대학 문학부를 그만두고 갑자기 호스티스, 스트립걸 등 흥미롭다 못해 자극적인 이색 직업들과 흑인병사와의 세간의 화재가 된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인생이 글에 녹록치 않게 녹아있는 듯 하여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첫 장을 넘기며 침을 꿀꺽 삼켰다. 사람이라는 것이 그렇지 않은가.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손가락질 하면 더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 싶은 반발심 같은 것... 마치 세상의 시선이나 사람들은 신경쓰고 싶지 않아, 라는 톤 앤 매너가 작품 전체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따라서 이야기는 아주 작아지고 주인공들의 심리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좁지만 집요하리만큼 깊어진다. 6개의 이야기가 하나같이 스토리상의 엔드는 없지만 이상하게 감정이 완성되어져 있다. 각각을 읽고 나면 읽은 사람으로 하여금 주인공들의 앞으로가 뚜렷하게 그려질 것만 같은 또는 제대로 읽었다면 의무적으로 해야할 것 같은 압박을 가해온다. 참...신기하다. 완성되지 않는 단편은 많이 보았지만 이리도 후유증을 주는 책은 처음이다.
여섯 커플이 보여주는 달콤 쌉싸래한 여섯 색깔 사랑의 풍미, 그 첫번째 이야기는 '간식'이다. 연상의 여인 가요와 동거하는 공사판 노동자 유타와 그의 구석구석을 사랑하는 스무살 여대생 하나, 뻔한 삼각관계 속에서 간식에 대한 명쾌한 해석을 도출해낸다. 가요는 유타라는 남자를 헌신과 동시에 이상하리만치 자신감 넘치는 여유에서 비롯된 집착으로 꽁꽁 묶어 놓고 있다. 주식, 밥이란 것이 그렇지 않은가...늘 우리는 별식을 찾아 헤매지만 결국 밥으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자신이 주식이란 것을 알기에 공포사슬을 아무렇지도 않게 휘두를 수 있는 그녀. 유타의 어린 연인은 임신을 하고 낳겠다고 억지를 쓰는 하나를 유타는 버린다.
"간식이란 건 말이야, 강요를 당하게 되면 먹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거든." (35쪽)
왜 나왔을까, 했던 유타의 공사판 동료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이다. 작가의 노련한 인물 배치나 대사가 어색하지 않게, 미소 지어지게 녹아있는 작품이다.
두번째 이야기 "저녁식사"에는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식사를 만드는 것밖에 없는 유부녀 미미가 나온다. 시집에서의 천대를 견디지 못하고 쓰레기 청소부와 사랑에 빠져 그의 집에 살림을 차렸다. 늘 힘들게 일하는 그의 건강을 염려하느라 요리를 만들면서도 주절주절하고 있는 그녀를 상상하니 안쓰럽고 처절하기까지하다. 과정은 좀 짜증스러웠지만 매듭은 아주 만족스러웠던 작품이다. 그녀는 자신을 끝까지 무시하며 돌아와도 용서해주지 않겠다는 남편을 가여운 사람으로 취급한다.사랑에 빠진 사람은 무서울 게 없고, 부러울 것이 없다는 단순한 진리...누군가에겐 재털이였던 여자가 누군가에겐 화병같이 되고 싶다는 욕심... 요리는 성욕 이상으로 사랑의 증거라고 믿는 그녀가 남자의 전부가 되고픈 갈증의 연속.그것들이 짧지만 독특한 방식으로 담겨 있는 작품이다.
세번째 이야기 "풍미절가"는 슈커 앤 스파이스라는 제목에 걸맞는 작품이다. 여자의 싫어, 좋아를 헷갈려하는 숙맥인 어린 손자가 설레이며 사랑을 키운 여자친구에게 채인날, 달게 녹는 것은 여자애만이 아니라며 캐러멜을 쥐어 주는 개방적인 할머니,그녀의 대사가 작품을 대변한다.
"마셔보고 입에 안 맞으면 안사지, 입어보고 사이즈가 맞아도 안사고.... 그런데도 모르고 사버린 경우는 영수증을 갖고 반품하러 갈 수도 있지. 넌 반품을 당한거야." (124쪽)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서 마음을 몇 번이나 문지르며 읽었던 이야기, 네번째 "바다정원"이다. 이혼한 엄마의 어릴적 친구,사쿠나미를 사랑하게 된 요시다. 엄밀히 말하면 아저씨지만-답지않게 귀엽고 섬세한 그에게 반말을 찍찍 갈겨가며 이름을 부르는 요시다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사랑인지도 모르고 틱틱대거나 울렁대며 여자가 되어간다. 오랜 추억을 정원에 간직하고 친구 사이로 지내는 엄마와 사쿠나미를 보며, 심술을 내는 요시다는 그를 바다로 데려간다. 바다에서 그와 시간을 보내는 요시다, 사쿠나미를 아저씨라고 부른 친구 때문에 첫사랑에 대한 서러움에 자신도 모르게 울어버리고, 그 날의 추억으로 둘만의 바다정원을 만든다.
좀 어려웠던 여번째 "아틀리에"는 일인칭으로 담담하게 얘기하고 있지만 평범하지 않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어린 여자와 결혼한 남자의 이야기다. 유지는 둘만의 공간을 끔찍하게 사랑한다. 그곳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나누며, 자신만의 어린새가 되어버리는 아사코가 자신으로 꽉 차는 모습을 보는 것이 그의 행복이다. 늘 불안하며 어디론가 날아갈 것 같이 어두운 아사코는 시부모의 마음에는 차지 않지만 그녀를 책임지는 것이 사랑이 되어버린 유지는...눈앞이 캄캄해질 정도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아사코를 어른스럽게 감싸주는 것마저도 어느새 사랑이 되어 버렸다.
마지막 "춘면"은 짝사랑했던 대학동기를 아버지에게 빼앗긴 황당한 쇼조의 이야기다. 어머니와 사별한 소각장 인부인 아버지를 사랑한다며 결혼까지 감행한 야요이는 자식들조차 알려고 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소각장 일을 누구보다 이해해주며 소통하고 있다. 짝사랑이 새어머니가 되어버린 사태에 울화통을 감추고 있는 쇼조는 둘의 닭살행각에 그만 폭발하며 못난 모습을 보이고, 야요이에게 선천적인 병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어릴적 아버지를 존경한다는 거짓된 글짓기가 마음에 앙금으로 남아있던 쇼조는 늘 정형화된 모습으로 갇혀있던 아버지가 아픈 야요이와 일상을 나누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아버지에 대한 짐을 슬며시 내려놓는다.
간단하게 소개되었지만 사실은 나의 가벼운 서평보다 훨씬 더 많은 가치들을 담아내고 있다. 읽은 사람마다 느껴지는 차이가 너무 다를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기도 한다. 주인공의 일방적인 시선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가는 것이 특징이지만 가벼운 주변인물들의 터치가 묵직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작가의 내공이 대단하고 놀라웠다. 육체노동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긴 하지만 홍보 문구에서 예측가능한 육체적묘사나 성애적표현은 기대와는 달리 극도로 자제되어있다. ^^ 어찌보면 사랑의 육체적 맛에 대한 것이기 보단 육체적 노동자를 각기 다른 상태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시각적인 맛에 중심을 두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그런데 그 맛이 감각적이다, 를 넘어서서 아주 신선하고 독특하며 고정관념을 깨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 사랑안에서 육체와 정신의 완벽한 결합은 고유의 맛을 내고, 그 맛에는 책임질 수 없는 중독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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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하면서 끝까지 읽고 책을 내려놓기까지, 그렇게 책을 덮으면 보이는 책표지의 앞장을 나는 다시 세심하게 관찰하곤 한다. 책속의 내용이 의미하는 바를 책표지에 묘사가 잘 되어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독서의 뒷맛을 새롭게 가꾸어 주기 때문이다.
‘슈거 앤 스파이스‘의 책 표지에는 우리가 어릴때 동전을 넣고 즐겨했던 물건이 있다. 원통안에 가득 담겨져 있는 색색의 여러 가지 맛의 사탕을 손잡이를 돌려 무작위로 뽑는 기계다. 나는 어떤 맛의 사탕과 껌이 나올지 기대를 잔뜩가지고 손잡이를 돌렸었다. 덜그럭 거리며 나온 사탕은 더 붉고, 더 노랗고, 더 파랗고.. 내 고사리손에 담긴 너무도 먹음직스러운 예쁜 사탕이 얼른 먹으라고 재촉하는 듯했다. 그러면 나는 신중하지도 않게, 더 기다려볼 것도 없다는 듯이 성급히 입안에 쏙 넣어버렸다. 사르르~~달콤한 맛이 묽은 침과 혼합되어 입안을 가득 메운다~!내안의 엔돌핀도 올라간다.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스며든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은 여섯가지의 맛이였다. 각기 다른 맛이었지만 내 주장은 어떻든지 모든 사랑은 달콤하다. 왜 이런 정의를 내리게 되었냐면 사랑에는 분명 쓴맛도 있고 매운 맛도 있고 시큼한 맛등등 여러 맛이 있을것이다. 사랑해서 상처받는 이들, 사랑해서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노라 결심하는 이들, 사랑해서 이별하는 이들, 사랑해서 다른 사랑을 찾는 이들...
사랑 때문에 삶이 있었다. 사람의 종류와 그들의 각기 다른 삶속에 존재하는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사랑이 각기 다른 맛을 내지만 사랑이라는 단어를 한번 들여다 보아라. 그 알쏭달쏭한 맛들 속에 달콤함이 두르고 있을 것이다. 설사 나쁜 사랑이었다 한들 그안에서 조금의 달콤함도 없었다 말할 수 있겠는가? 사랑은 이맛저맛을 내지만 사랑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달작지근한 슈거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도 바로 이것을 표현하기 위한 의도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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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 앤 스파이스.
이 책엔 6사람의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남녀간의 사랑.
이성적인 사랑뿐만 아니라 자기 안에서 상대방을 위한 소중한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사랑들을 너무 소중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잘 사는 것이 아니다.
많은 것을 갖은 사람만이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너무나도 평범해서 눈에 뛰지조차 않는 사람들에게는 진정한 사랑이 숨어져 있다.
우리가 그냥 지나쳐가는 그런 사랑들 말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들.
함께 함으로써 더 많은 것을 갖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하다.
너무 많이 갖으면 해 줄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내게 갖은 것이 덜하면 마음으로 정말 많은 것을 상대방에게 해줄 수 있고, 가장 중요한 따뜻한 마음을 한 없이 줄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지켜주고 싶은 것.
내가 갖을 수 없지만...지켜줘야만 하는 그런 아타까운 사랑조차도 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들로 가득하다.
지금막...사랑을 시작하는 나에게...
모든 것들에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인 것 같다.
느낌이...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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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표지와 로맨스 영화 같은 제목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서 만나게 된 소중한 책이다 .
아주 친근한 느낌의 야마다 에이미지만 , 나와는 두번째 만남이다 . 그녀의 솔직한 표현들을 아주 맘에 들어 했었는데 , 이번 작품 역시 그녀의 그런 표현방식과 생각들이 좋았다 .
어디어디 풍이라는 건 그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셈이다 . 내가 만드는 것은 전부 미미풍이라는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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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 세계의 요리를 만들어 그에게 먹인다 . 혹시라도 앞을 나 없이 외국 거리를 방황하게 되면 , 그는 거기서 반드시 미미풍 요리를 만나게 될 것이다 . 헤어졌거나 죽었거나 하더라도 나는 그의 혀 위에서 재회를 한다 . 끝없이 따라다닌다 . 언제나 혀는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 . 나에게는 그런 꿍꿍이속이 있다 . 더 이상 나는 잊혀진 여자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
-70 page
" 터프함과 자상함을 적당히 배분할 줄 모르는 남자는 여자에게 버림받는법이야 . 알겠냐 ? 이 숙맥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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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로 , 옛날부터 여자 애는 슈거 앤 스파이스 (sugar & spice) 라고들 하지 . 나는 항상 여자가 우선이라고 말해 왔다 . 그건 남자보다 체력이 약하기 때문이지 . 단지 그 이유뿐이다 . 결코 여자가 약한 존재는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 "
- 122 page
인간관계는 어떤 커다란 것에 의해 움직인다 . 우리는 도저히 감당할 수없는 강력한 것에 의해 . 그렇게 생각하면 왠지 마음이 편해진다 . 많은 걸 포기하는 데 성공해 요동치던 마음은 마침내 차분히 가라앉는다 . " 그렇지 않아 . 왜냐하면 이사하던 날 , 사실은 난 비번이었어 . 하지만 전표를 보고 깜짝 놀라 바꿔 달라고 부탁했지 . 그때 내가 그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면 , 지금 히나코 하고 이러고 있을 리도 없지 . 그리고 히나코도 내 휴대폰 번호를 물어봤지 ? 우연히 길에서 만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게 아니잖아 .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전부 자신읜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 ? "
- 144 page
바다를 쳐다보는 사람에는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 바다에서 현재를 보는 사람과 과거를 보는 사람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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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내 바다는 , 여기에 있다 . 지난주에 본 바다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며 , 다음 주 볼지도 모르는 바다도 내 것이 아니다 . 지금 , 여기 . 보라조개도 해우도 그때 본 다른 생물도 없다 . 엄마도 아빠도 없다 . 그 대신 파도에 밀려온 해초가 있고 , 서핑보드를 안고 도아오는 남자나 사쿠나미가 있다 . 이 광경이 정말 좋다 . 하지만 앞으로 이 광경을 그리워는 할지언정 , 이날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할 것 같다 . 생각 속의 과거에는 이미 뭔가가 상실되어 있기 때문이다 . 바닷가의 단란한 가족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듯이 .
- 156 page
어느 날 아무리 해도 웃지 않는 아사코에게 간지럼을 태운 적이 있습니다 . 하지마 , 하지 마 , 라고 하며 도망치려고 하는 그녀를 위에서 누른 채 계속 간지럼을 태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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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후에 웃음소리가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로 변했기에 , 나는 간지럼 태우는 걸 멈추고 그녀의턱을 붙잡아 내 쪽을 보게 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 그녀는 웃고있는게 아니라 훌쩍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 뺨이 눈물로 젖어 있었습니다 . 나는 당황해서 손바닥으로 쓱쓱 문질러 주었습니다 . " 다른 사람이 자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준다는 건 기쁘면서도 슬픈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 . " .
. " 괜찮아 . 슬퍼지면 좀 더 간지럼을 태워서 , 계속 간지럼을 태워서 , 슬퍼질 여유가 없을 정도로 웃게 해 줄 테니까 . "
- 181 page
아버지가 호가을 느낄 만한 직업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 데다 동금생의 부모라는 입장 , 후처로 들어간다는 것 , 그런 것들이 마음에 걸리지 않느냐고 . 그러자 야요이가 대신해서 대답했다 . 죽을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 승리하는 게 아닐까 ? 그렇다는 군요 . 하고 그녀의 아버지가 말을 이었다 .
- 224 page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 많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 내가 하는 사랑이 정상이고 너가 하는 사랑은 왜 그래 ? 라고 쉬이 말할 수 없는 이유 또한 그 많은 사랑들이 다양한 그들만의 방식으로 빛을 발하기 때문일테니까 .
슈거 앤 스파이스는 여섯가지의 사랑을 보여준다 . 연상녀 ' 가요 '와 동거하며 ' 하나 ' 를 똑같이 사랑하는 유타 . 남편을 버리고 뛰쳐나와 청소부인 ' 고 ' 와 함께 사는 미미 . 미국병에 걸린 , 애인을 필수품이라 말하며 젊은 남자를 만나는 ' 후지코 ' 할머니 . 정신적 결함이 있는 ' 아사코 ' 에게 푹 빠져있는 ' 유지 ' . 엄마의 첫사랑 '사쿠나미 ' 에게서 묘한 감정을 느끼는 ' 히나코 ' . 부녀지간으로 착각 할 정도로 나이 많은 , 친구의 아버지를 사랑하는 ' 야요이 ' .
모두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며 , 제각각 사랑이라는 이름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 굳이 왜 이런 소재들을 선택했을까 ? 왜 이런 만남을 사랑이라 말하는거야 ! 하는 사람이 있다면 말하고 싶다 . 모두가 내 사랑이 소중한 것 처럼 , 너와 나의 사랑이 같지 않은 것 처럼 , 사랑은 여러 얼굴을 하고 있다고 .
남들이 보기에는 아파보이고 불안해 보이는 사랑 일 수도 있지만 , 정작 그런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은 아주 달콤해 하고 있다 . 결국 , 야요이의 말처럼 죽을 때 가장 행복한 것이 승리하는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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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에이미의 작품은 처음이었다. 일본 소설에 빠지기 시작했을 때, 어디선가 이 작가의 '공주님'이라는 작품이 좋다는 얘길 들었었는데, 이 책을 찾아 서점엘 갔다가 내용을 한번 보고 내려놓고 말았다. 뭔가 나와는 맞지 않는듯한 느낌이 들어서이다. 지금 나는 '야마다 에이미'라는 작가와 다시 만나고 있다. 제목 그대로 달콤하고 조금은 뜨거운 그런 얘기를 기대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사랑에는 달콤함, 씁쓸함, 서러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안에서도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는 듯하다. 이러면서 삶을 채워가고 있는거라고.
여섯개의 단편이 묶여져 있는데, 그 중 나는 '풍미절가'라는 이야기가 와 닿았다. 손자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여기에서 제목인 '슈거 앤 스파이스'가 나온다. 시로라고 하는 주인공의 할머니는 그냥 얘기하는 것 같은데도 좀처럼 흘려들을 수 없는 말을 한다. 시로는 여자를 잘 챙겨주는 사람이긴 하지만 너무 자상한 나머지 그 상냥함 탓에 여자들과 멀어지게 된다. 너무 잘해주는 사람에게는 처음에는 좋았다가 금방 싫증이 오나 보다. 나 또한 친구들에게 '잘한다'라는 말만 들어온 터라, 제대로 된 연애는 해 본 적이 없었다. 언젠가 들은 말처럼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하나 보다.
"시로, 옛날부터 여자 애는 슈거 앤 스파이스라고들 하지. 나는 항상 여자가 우선이라고 말해 왔다. 그건 남자보다 체력이 약하기 때문이지, 단지 그 이유뿐이다. 결코 여자가 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건 알아야 한다."
"마셔 보고 입에 안 맞으면 안 사지. 입어보고 사이즈가 안 맞아도 안 사고. 그런데도 모르고 그만 사 버린 경우는 영수증을 갖고 반품하러 갈 수도 있지. 시로, 넌 반품을 당한 거야."
정말이지 이 대사에서 나는 머리가 띵~한 느낌을 받았다. 누구든지 기댈 곳을 만들어 두고 행동을 한다는 말처럼 들렸다. 실제로 그런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말이다. 왜 내 예전 생활들과 겹쳐 보이는지..
처음에 이 작가의 책을 좋아하진 않았다. 책장을 넘기는 것도 어려웠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특히 이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나는 그래도 깨달은 게 있다. 너무 밋밋하면 끌림이 생기지 않는 법이다. 뭔가가 하나는 부족한듯이, 또 뭔가 하나는 튀는듯하게.. 이런 느낌이 필요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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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풍미절가(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향이나 질감이 더없이 뛰어나다는 뜻)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그 의의가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울듯하여 <슈가앤 스파이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나의 개인적으로 소견으로는 원제가 책의 내용과 더 어울릴법하다고 생각되었다. 제목만 보고서는 그저 단순하거나 달콤한 맛의 연애소설이라고 착각하기 쉬울듯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사랑...결코 아니다. 달콤....더더욱 아니다. 딱히 어떠한 맛이라고 설명할수없는 6개의 단편이 제각각 다른맛을 전달한다. 평범한듯 하면서도 결코 평범할수 없는 사랑의 맛..... 달콤하지도 않고 쌉싸름하다라고 할수 없는 오묘한 조화의 맛들의 결합이었다.
하나같이 특별한 사랑의 맛을 표현했다. 내 안에 고정관념을 하나하나 깨뜨릴 만한 사랑이야기이다. "뭐! 이래" 로 시작했던 말은 "아! 그렇구나"라는 말을 이끌어내고도 남을만큼 표현의 다양성과 감각적인 문체는 너무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는 적정의 온도를 유지하면서 어딘지 모를 에로티시즘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저녁식사는 식욕의 정점을 이루었다고 할수 있다.
이책의 특이한점이라고 한다면 등장하는 인물들의 직업이다. 하나같이 땀으로 결실을 맺는 육체노동자들이 등장하므로써 사랑의 풍미를 더욱 부각시키며 또 한번의 사회적 가치관을 무너뜨리는 점이라고 할수 있다. 저자는 육체를 사용한 기술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느껴왔으며 자신도 기술이라고 할만한 것을 익히게 되면 그 사람들을 묘사해 보고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저자의 말을 읽고서야 왜 하나같이 육체노동자인지 이해할수 있었으며 이 책이 더욱 특별하다라는 것을느낄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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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루를 밀려드는 일과 언제 일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생활을 하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인지, 슈거 앤 스파이스라는 제목이 왠지 모를 친근감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이 무엇을 표현하는 것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그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여러 빛깔의 사랑 이야기가 등장한다. 세상 이치가 그러하듯이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것도 사실이지만, 각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이 만들어가는 사랑 이야기는 그야말로 독특한 느낌이 들었다.
로맨스 소설 속의 주인공들처럼 영화 속에서나 그려질 정열적인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처음엔 그들의 사랑 방식이 괴상하게 보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공감하게 되는 그런 느낌이었다.
바람, 이혼, 불륜 배신... 책을 읽다보면 이런 이미지들이 떠오르는데, 그런 것들에 반감이나 혐오감을 갖게 된다기보다는 '세상에는 이런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내가 이상한 것일까?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내가 절대로 경험해보지 못할 사랑 이야기라서 더욱 강한 이미지로 남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뻔한 멜로 영화나 로맨스 소설에 질렸다면 한번쯤 읽어봐도 부담이 안 될 듯한 이야기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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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으면서 형태가 이상한 것은 이 세상에 엄청나게 많다. 예쁘면서 맛없는 것도 무척 많다. .... 미미는 마음도 이상하게 생겼지. 나는 형태가 이상한 것이 또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 내려고 했다.온갖 것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하지만 우리 관계보다 더한 것은 떠오르지 않았다. - 저녁식사 中 에서
* 소설속의 문장을 걸러서 적어 놓고 보니 우습다. 저 ... 사이에 얼마나 많은 문장들을 만들어 넣을 수 있을까? 맛있는 것들과 맛없는 것들을 모양을 떠올려보며 씩~ 웃으며 그 빈칸을 채워 볼 수도 있겠다. 달콤하고 쌉쌀하고 새콤하고 씁쓸하고 매콤하고 짭짤한 세상 온갖 것들의 맛을 떠올려 본다 야마다 에이미의 신작이 나왔다. <슈거 앤 스파이스> 원제는<풍미절가>지만 의미전달의 문제로 바뀌었다. 잊을만하면 이렇게 한권씩 나와주는구나. 이번 책은 그녀의 2005년 작품이다. 이십주년 기념작품이라고 하는데 그녀가 소설을 쓴지 벌써 이십년인가 싶어 깜짝 놀랐다. 소설 속에서의 그녀는 전혀 나이를 먹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있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그녀는 이 소설집에 나오는 후지짱 할머니처럼 정열적인 여자인 채로 늙어갈 모양이다.어쨌든 그녀의 근작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이 소설집에는 여섯개의 단편소설이 있다. 그녀의 소설들이 늘 그랬듯이 몸과 마음의 사랑이, 더불어 성욕과 식욕이 듬뿍 담겨져 있다. 사랑은 분명 마음으로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보기엔 좀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사랑은 마음과 더불어 몸이 함께 하는 거라는 걸 아직 그들은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마음이 몸을 바꾸고 몸이 또 마음을 바꾸고 그렇게 사람이 바뀌고 인생이 달라진다. 그 모든 변화 속에 사랑이 찐득하게 배어 있다는 것을 그녀의 소설을 보며 생각한다. 우리들은 스스로의 마음에도 그리고 몸에는 더더욱 솔직하지 않을 때가 많다. 스스로 많은 변명을 해대며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감정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소설 속 그들은 마음 뿐만이 아니라 몸에도 그렇게 솔직할 수가 없다. 마음은 물론 온 몸을 다하여 아낌없이 하는 사랑들로 가득한 이야기들 <슈거 앤 스파이스>다
- 다락방에서 허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