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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을 통한 아프리카 르완다, 보스니아 코소보등 제3세계 국가에서 벌어지는 살육과 기아, 질병으로 신음하는 저편의 삶들을 보면서 혀를 끌끌차는 연민으로 상황의 이해와 교양인으로서 윤리적 도리를 다 한 것인 양 지식의 한축으로 삼는 것이 전부였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 이랄 수 있겠다.
더구나 UNICEF, UNHCR등 UN산하기구, 거대 NGO단체들을 통한 가진 자들이 행하는 몇 푼의 기부와 미디어의 기회주의적 시선에 편승한 현지에서의 봉사 아닌 봉사의 모습들에 감동하는 그런 유치한 양식(良識)이 전부였음이다. 이 저작물은 “국경없는 의사회(MSF; 이하 MSF라 함)"의 진솔한 신념과 철학, 인류사회에 보내는 그들의 실천적 행동을 통한 ‘인도주의’에 대한 정의와 해석에 신중한 시선과 사유, 그리고 물질의 풍요와 평화에 길들여진 이기적 인간들과 그 사회, 정부에 대한 인류애의 호소라 할 수 있겠다. 이들 MSF는 ‘복잡한 인도주의적 응급사태’에 신속하게 의료진을 비롯한 구호단을 보내 오직 그 상황 속에서 곤란을 겪는 사람들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행위를 중심 사업으로 하는 중립적 구호단체이다. 이들의 구호활동을 위한 재원조달은 특정 국가나 기관들을 통하지 않는다. 기부기관의 힘의 지배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자유롭고 공평한 구호활동을 위해서이다. MSF가 1968년 나이지리아 분리주의 지역인 비아프라에 대한 UN 산하 구호단체들이나 적십자의 구호활동이 국가간의 경제적 실리주의에 오히려 이용되고 있음에 대한 반발적 태동이라는 역사에서도 이 단체의 제3자적 순수 구호활동의 신념을 엿보게 한다. 이들의 구호 활동에 임하는 자세는 그 어떤 소명의식보다 더욱 굳건하다. 일례로 현지에 자원자들을 파견할 때 30퍼센트는 첫 미션(임무수행) 자원자로 채우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경험이 축적되면 자기만족적인 무감각을 경계하기 위함이며, 시간이 흐르면서 냉소와 둔해지는 감각을 점검하기 위한 원칙이라는 것이다. 영국 의학저널의 통계에서 1985년부터 1998년까지 375명의 구호일꾼들이 죽었으며 이들의 68%가 총살, 피폭등 고의적인 폭력으로 사망했다는 발표는 이들의 구호활동이 우리들이 안방에서 목격하는 연예인들의 전시(展示)적 연민의 행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위험에 상시 노출된 활동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은 전쟁과 학살, 그리고 이로 인해 만연된 악질적인 생활환경과 절대빈곤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긴급하게 구호하기 위해 투입되어진다. 당연히 극도의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에 놓여지고 그 속에서 인도주의 정신을 묵묵히 실천하는 자들이다. 인도주의는 “고통에 대한 공감의 반응”이라고 한다. MSF의 이러한 활동이 모두 성공적인 미션의 완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도주의 활동의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인류사회의 사건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국경없는 의사회’는 세계를 구할 수는 없는 일이며 그러한 가식은 일찌감치 그만두었다. 오직 “생명을 구하며 더 중요한 것은 희망을 약속하는 일”임을 묵묵히 이행하고 있을뿐 이다. 이 저작물에서 우리는 유고의 코소보 사건, 르완다의 인종대학살 사건,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의 내전과 탈레반의 끊임없는 국지전, 러시아의 체첸공격에 따른 민간인의 학살, 북한 기아에 대한 긴급 구호등에서 겪게 된 그들의 신념과 구호활동의 살아있는 이야기들과 이 사건들의 배후 권력과 구호 단체와의 갈등, 자원자들의 생생한 증언, 1999년 노벨평화상 수상 수락을 위한 정말 감동적인 연설문을 보게 될 것이다. 감상적이고 일회적인 연민의 시선만으로 바라보던 지구촌의 무수한 인간들이 이 시간에도 작은 관심의 부족함 만으로 병들고, 핍박받고, 상처받고, 살해되고 있음에 진정한 구호란 무엇인지에 대해 거듭 되뇌게 된다.... |
![]() <국경 없는 의사회> 미국지부(MSF-USA)에 실린 태국 북부 지방의 후 하이남 난민 캠프의 어린이 사진.(손목이 잘린 어린이의 몸에는 내전의 상흔이 보인다) <국경 없는 의사회> 미국 지부는 2005년 6월부터 태국 북부 지방의 난민캠프에서 라오스 등지에서 탈출한 난민들을 위하여, 의료구호 및 심리사회적 지원, 식량공급, 재활 등 다양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국경 없는 의사회 이야기>를 읽고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전쟁과 학살, 그리고 자연의 재앙으로 인간의 존엄이 파괴되고 한 점 빛조차 들지 않는 절망의 동굴에서 인류가 신음할 때면, 어김없이 우리의 귀에 들리는 고귀한 이름이 있습니다. <국경 없는 의사회MSF>가 그들이지요. 그들은 피아를 불문하고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지옥 같은 전쟁의 한복판이거나, 단지 같은 피를 타고 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해야 하는 인종학살의 피구덩이이거나, 세계제국의 율법에 순종하지 않는다하여 내 나라 내 강토가 외세의 군홧발에 유린당해야 하는 약소민족의 슬픈 사막이거나 응급구호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이름처럼 ‘국경’이 없습니다. 여기에서 국경이란 비단 나라와 나라의 경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국경은 곧 인종이요 이념이며 민족이기도 하고, 때로는 종교이며 역사의 유산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그들에게 있는 것은 오직 인간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인류애와 인간의 존엄은 그 누구도, 그 어느 나라도, 그 어떤 이념의 지도자도, 그 무슨 종교의 율법도 우선 할 수 없는 것이라는 철저한 신념뿐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도 기아와 질병과 살육 등 보살핌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제일 앞장서 달려가 인술을 베풀고 그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모든 보살핌의 방법들을 강구하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때로는 내전의 현장에서 단 한 명의 목숨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뼈를 자르고 살을 꿰매기도 하고, 굶주림에 죽어가는 이들을 위해서는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짜기도 하며, 전염병으로부터 소중한 목숨을 지켜내기 위해 정글의 오지로 들어가 주사를 놓기도 합니다. 그 뿐인가요. 무지로 인한 덧없는 죽음을 막기 위해 현지인을 교육시켜야 하고, 목도한 상황의 항구적인 예방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언어와 불신의 장벽과 싸우며 그 땅의 주인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때로는 언론의 곱지 않은 시선과 오해로 인한 편견의 늪을 헤쳐 나와야 하고 모든 것을 다 바친 구호의 손길이 그 절망적인 상황을 초래한 위정자들에게 이용당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고발해야만 합니다. 모두가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오로지 희생과 용기만으로 감당해내야 하는 위대한 자선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가 남을 위한 자선을 베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좋아서,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사회 어느 곳에서나 열심히 사는 사람들처럼, 자신들도 그저 자기의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도 그들은 말합니다. 포탄이 빗발치고 이미 지나간 바퀴자국을 따라가지 않고는 언제 지뢰가 터져 죽을지도 모르는 오지의 정글에서 그들은 지금도 자신에게 맡겨진 미션을 수행할 뿐이지요. 이 아름다운 사람들은 말합니다. “저는 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해요. 이 사람들에게 의료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보람 있는 일이지만, 저는 이 일이 저를 행복하게 만들고 또 제가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것뿐이지요. 그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에요. 물론 그런 면도 있지만, 제가 세상을 돕고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이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장에 가는 것입니다.”(책 78쪽) 세계인은 오늘도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과 기아와 질병 그리고 차별에 대항하여 헌신하고 있는 그들의 살신성인에 1999년 노벨평화상을 수여함으로써 조금이나마 그들의 노고를 위로하였고, 그 위대한 정신의 향기에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그들은 그 수락연설에서 모름지기 참다운 인도주의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우리에게 일러줍니다. 자신들의 공과를 자랑하기 위한 인도주의에 대한 언급이 아니라, 인도주의의 한계와 그 한계 속에서 봉착하는 당면한 문제들을 솔직히 고백함으로써 진정한 인도주의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지요. “인도주의는 정치가 실패하거나 위기에 처했을 때 나타납니다. 우리는 정치적 책임감을 지지 않지만 실패로 인한 비인간적인 고통의 구호를 우선 목적으로 합니다. 이 활동은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야 하며 정치권은 인도주의가 존재할 수 있도록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인도주의는 전쟁을 끝내거나 평화를 창출하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이것은 정치적 실패에 대한 시민의 반응입니다……. 또한 우리의 행동은 거부의 윤리입니다. 이것은 어떤 도덕적 정치적 실패나 부당함을 감추려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노벨평화상 수락연설 중에서) 국경 없는 의사회가 다른 NGO와 확연히 다른 것은 그들의 고발정신, 증언의 용기입니다. 그들은 최초 모임을 만들 당시부터 이런 문제로 격렬한 논쟁과 심한 내홍을 겪어야 했습니다. 단지 기계적인 중립(예를 들어 적십자사 같은)에 의한 구호를 그들은 용납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구호활동의 편의를 제공한다 할지라도, 어느 일방에 의해 저질러지는 비인간적인 만행을 그들은 결코 묵과하지 않습니다. 피아를 구분해야 하는 곳이 전쟁터일지라도, 비록 적을 향한 총부리일지언정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비인륜에 대하여 그들은 고발과 증언으로 맞섭니다. 이것이 ‘국경 없는 의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윤리입니다. 그렇기 위하여 그들은 자신들의 활동에 필요한 재원의 대부분을 자신들의 정신에 동의하는 개인의 기부금으로 충당합니다. 각 나라나 유엔 등으로부터 받는 기부금은 아주 미미합니다. 또한 자신들의 활동에 어떤 정치적 세력의 지원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오직 돌봄이 필요한 지역과 사람에게 인종과 이념과 종교와 민족을 불문하고 응급구호와 생명유지의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만이 그들에게는 최고의 선이자 윤리입니다. 그 아름다운 정신을 흠모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프랑스 인구의 1/3은 MSF에서 일하는 것을 최고의 꿈이자 명예라고 말합니다. 책은 바로 이런 MSF의 탄생의 비사부터 그 정신의 골간을 추리고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의 격렬한 산고의 아픔에 대하여 들려줍니다. 나이지리아의 분리주의운동이었던 비아프라에서 일단의 의사들로부터 시작한 탄생의 비사며 오늘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의 곳곳 등 세계 20여 개국 80여개 비극의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그들의 구호활동과 그 과정에서 목격한 인류의 참상과 비극을 들려주고, 때로는 거친 숨으로 핏발 선 눈으로 인류의 부정을 고발합니다. 우리가 흔히 오해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MSF가 하나의 의사결정기구를 가진 조직이라는 점입니다. 필자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MSF는 프랑스에서 최초 탄생하였지만, 지금은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스페인에 5개의 본부를 가지고 있는 조직입니다. 그들은 각 본부에서 결정한 미션들을 제각각 자신들의 책임 하에 수행하고 있습니다. 응급구호에서는 프랑스가 강한 반면 에이즈 퇴치프로그램은 벨기에 본부의 몫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14개국에 지부가 있고 아시아에는 일본과 홍콩에 2개의 지부가 있습니다. 또한 의사들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책은 깨트려줍니다. 인력의 3/4은 행정 물자보급 기타 서비스 등 여러 방면의 미션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외부의 자원자가 대부분인 의사와는 달리 그들은 거의 현지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바로 단기간의 응급구호가 가지는 맹점을 해결하면서 그들에게 항구적인 구호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한 MSF의 전략적 선택이기도 합니다. 책은 인간에 의해 저질러진 참혹한 만행의 현장을 고발합니다. 그러나 분노나 거친 항변의 목소리는 크지 않습니다. 그 만행을 용납해서가 아니라 울분과 격한 항의에 의해 우리의 절망이 해결되지 못함을 아는 까닭입니다. 열악한 물자와 부족한 약품 하에서도 만능 의사가 되어갈 수 있는 것은 고통스럽고 고단한 미션을 수행한 뒤에 찾아오는 커다란 보람과 성취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나눔의 꽃인 것을 그들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책을 통해 몇몇의 위정자와 종교적 아집 등으로 부상병동으로 변한 지구촌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무참한 죽음보다 더한 이념과 정치적 결사의 패륜을 목도합니다. 그러나 오로지 개인의 신분으로 고귀한 명예보다 더욱 아름다운 헌신과 봉사의 손길을 거두지 않는 그들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합니다. 국경을 넘어 어디에나 수혈되는 희망을 통해 기적처럼 소생할 내일을 꿈꿉니다. “세계 질서에 대한 거창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인도주의 활동은 가장 가혹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손길을 뻗치는 개개인들이라는 한 지점에 귀착합니다. 한 번 붕대를 감아주는 것, 한 번 꿰매주는 것, 한 번 예방접종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들은 지금도 이렇게 우리에게 희망을 수혈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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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의 3년 그리고 30대 후반의 2년을 개발 원조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국경없는 의사회 사람들이 하는 일을 멀찌감치에서 지켜볼 기회를 가진 적이 있다.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이 책은 그 분들의 생활상과 갈등, 고민들을 과장된 수식 없이 담담히 알려주는 글인 듯하다. 또한 올 여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그외 모든 이슈들을 잠재웠던 샘물교회 봉사단원들이 찾았던 곳에서 일어난 일들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마치 뉴스 보도를 보는 듯도 하였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젊은 날 순간의 영웅주의 혹은 섣부른 인도주의에 매혹되어 자신의 미래에 대한 별다른 고려 없이, 제3세계로 도망치듯 날아가서 결국은 개인적으로나 소속된 단체에도 별 도움이나 선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 체 작전상 후퇴를 거듭해 온 나 자신의 삶에 조금은 위안이 되는 그런 느낌을 주기도 하였다. 자신의 선택에 의해 내린 결정이긴 하지만 그 결정 자체가 선 혹은 악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는 점에서.
비단 국경없는 의사회 뿐만 아니라 다른 개발 원조에 관련된 단체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모든 이들은 이러한 딜렘마에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젊은 날의 호기로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용기있는 젊은이들이 이 책을 꼭 읽은 후 자신의 진로를 선택해도 좋을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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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점점 풍요로워지게 되면서 굶주리고 헐벗은 사람들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사는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도주의에 입각하여 세계 곳곳의 굶주림과 질병에 고통 받고 있는 지역에 찾아가 먹을 것을 나누어주고 치료약을 제공하며, 교육, 의료, 농업 등 많은 부분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 있다. '국경없는 의사회(MSF)'가 바로 그러한 대표적 단체인데, 199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1971년 프랑스에서 창립이 되었고, 그 이름처럼 국경 없는 인도주의적 응급 의료 구호활동을 펼쳐 오고 있는데, 해마다 5천여 명의 자원 봉사자들을 전 세계 70여 개국에 파견하고 있다고 한다. 국경없는 의사회의 특징이라면, 인도주의 응급 의료 구호 활동 단체로서 특정국가의 열악한 인권의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인권 운동 단체나 후진국을 위한 개발 원조 단체와는 성격이 다르다. 또한 유네스코와 같은 유엔 산하 기구들과 달리, 회원들의 자발적인 협의체이며 회원들 사이에 위계질서가 아닌 민주적이고 공개적인 의사소통을 중요시한다. 또 정치적인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재정의 삼분의 이를 개인 기부금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특정 국가나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로부터 오는 기부금의 비율을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월드비전과 같은 단체도 개인이 내는 기부금보다 기관들에 훨씬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하니 재정 면에서 타 단체와의 차별성이 드러난다. 인도주의 구호활동이라 하더라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전쟁이 일어났는데 기부자가 바로 그 전쟁에 연루된 정부일 경우, 이 정부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이나 활동이 제한될 수 있다. 때로는 구호 활동은 전쟁의 잔혹한 측면을 가리기 위하여 악용될 수 있다고 한다. 르완다 내전 당시 난민 캠프가 반란군 기지로 이용된 경우처럼 말이다. 때로는 여러 곳에서 재난이나 전쟁과 같은 위기 상황이 있을 때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선택에서 제외되어 돕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구호 활동의 부작용들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재정적, 정치적 독립을 유지하며 필요한 경우 국제사회에 고발하려는 정신은 MSF의 큰 특징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의사회'라 하면 의사들로만 구성된 단체가 아닌가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시설 및 장비 담당자, 수송담당자, 재정담당자, 보건위생 담당자 등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이 책의 번역자이자 MSF의 자원자로 일하기도 했던 고은영 소아과 전문의는, 실제로 MSF는 매우 효율적으로 의료 구호활동을 하고 있으며, 의료진이 치료와 기술을 실력껏 발휘할 수 있도록 시설, 기구, 인력적인 뒷받침이 되어 있다고 증언한다. 2005년 한해에 6만3천명의 중증 영양실조 아동들을 치료했고, 그 회복률이 91%라고 하니, MSF의 능력과 기여도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세계는 얼마나 넓고 일한 사람들은 또한 얼마나 많이 필요한가. 하지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구호 현장의 상황이 그리 낭만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자원자가 모두 선한 동기를 가지고 현장으로 떠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선한 동기를 가지고 현장에 도착해서 구호 활동을 할 때에도 현지인들에게는 때로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그러한 사례들도 숨김없이 밝히고 있는데, ‘우리는 또 다른 영웅이 필요한 게 아니다’는 구절에서도 그 딜레마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국경없는 의사회에 대해서 책을 써나갈 때, 칭찬과 미화 일변도로 일관하지 않고, MSF 단체의 한계와 구호활동의 한계까지도 솔직하게 말하고 있어서,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국내에도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많은데, 굳이 외국에까지 나가서 큰 돈과 인력을 써야만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국내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재난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통을 당하며 사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책,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은 세계 곳곳 재난의 현장에 직접 달려가서 HIV, AIDS와 같은 죽음의 병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는 과정이 사실적으로 담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끔찍한 전쟁과 기아와 같은 현실에 대해서도 고발하고 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장 지글러는 기아와 전쟁, 이런 끔찍한 현실 앞에 도대체 희망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사람들의 의식변화를 말하고 있다. 그렇다. 이러한 길을 걷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우리의 의식이 변하고, 내 것을 나누려고 하는 우리의 실천사항이 하나씩 늘어가면서, 뜻과 마음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 그것이 하나의 운동이 되어, 나눔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에 희망을 두고 싶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MSF의 자원자들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최근 관련 서적들이 조금씩 출간되고 있는데,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도전적인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곳곳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꺼이 가고자 원하는 자원자들이 점점 많아져야 할 것과 더불어, 이제는 전쟁과 고통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기를, 그리고 이러한 구호 활동이 전쟁과 재난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안락하고 풍요로움 대신, 하향적 삶, 나누는 삶, 그리고 거룩한 삶에 대한 소망이 더욱 커지기를 소망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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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내일이 아니면 그닥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그러다보니 핏대 올릴 일도 적어진것 같은데..냉정모드라고나 할까?) 앞만 보고 달리기도 버거운 세상 아닌가? 조금이라도 한눈팔면 뒤떨어지고 낙오되는 느낌은 항상 긴장과 견제를 생활화시켰던것 같다. 삶이 이렇다보니..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고 더불어라는 말은 가슴으로는 공감되지만 머리로는 말없는 묵살이 행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님 내 심장속의 일말의 양심이 동해서일까? 자신을 헌신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먼저 손내미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더없이 약해지고 존경스럽다는 극단의 말까지 들먹여가며 감동을 받는다. 모든 봉사단체를 보면 그렇다.. 봉사와 희생이라는것이 정말 특별한 마인드를 가진, 세상사에 득도해 사심이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것이라 생각했더랬다. 1년가야 적십자 회비나 마지못해 내는 나와는 부류가 다른 사람들... 이 책을 읽으면 난 솔직히 너무나 깜짝 놀랬다. 지구상의 대표적인.. 그래서 노벨상까지 탄 단체의 속내를 이렇게 낱낱이 드러내도 될까.. 싶을정도로 솔직하다. 솔직과 신뢰는 정비례가된다는걸 이제야 알겠다 이들도 인간이지라.. 지구상의 가려진 참혹한 현장 그 끝에서 직접 발로 움직여야하는 인간으로서의 충격과 어떠한 도덕적 잣대로도 용납이 되지 않는 만행들을 보며 의료봉사라는 임무만을 묵묵히 수행할 수는 없다는 최소한의 외침과 행동은 봉사자로서의 MSF만은 될 수 없는 필연을 말해주고 있는것이다. MSF도 엄연한 기구요 단체이다보니 자금이나 운영방침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MSF의 창시부터 재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확고히 어떤 주체로부터도 독립이라는 이념을 지켜왔기 때문에(이러한 MSF만의 독특한 이념때문에 이단아의 이미지가 생겼는지도 모르지만..) 극심한 혼란의 현장에서도 MSF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릴 가질수 있었던 것 같다. 이성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흑이요,백이다라는 목소리를 소신있게 말할수 있는 단체가 얼마나 될까? 그들의 봉사자로써의 행동은 우리가 예상하던바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안위조차도 보장되지 않는곳에서 우리는 회색이 아님을, 언제든지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들임을 보이는것이 진정한 MSF정신이요 MSF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국경없는 의사회가 자신들의 공적을 보이기 위해 출판을 허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오히려 MSF는 기구가 방대해지고 자신들이 주목받기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책 부분 여러곳에서 알리고 있다.
나는 이책을 읽기전 국경없는 의사회가 왜 이렇게 주목을 받으며 대체 얼마나 소신과 신념이 확고한 사람들이 모인 단체일까가 궁금했었다. 하지만 이책을 다 읽고 난후인 지금은 정말 세상의 약자를 위해서 걱정하는 사람같은 사람들이 모인 국경없는 의사회는 세상의 주목을 받는것이 아니라 스스로 빛나고 있음을 발견했다.
많은 현장 사진과 활동의 예는 직접 MSF를 만나보는듯한 느낌을 주었고 노벨평화상 수락연설문은 침묵하는 다수였던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 같았다....
"우리는 말이 언제나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침묵은 반드시 생명을 죽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침묵했던 나를 용서하기가 쉽지 않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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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우리에겐 일반적으로 국경없는 의사회 Inside the World of Doctors Without Borders 라고 알려져 있는 MSF에 관해 이보다 더 생생한 기록은 없지 않을까? 평화교육의 소재로도 익히 활용되었지만, NGO 활동이라던가 봉사의 삶을 꿈꿨던 이들에게 MSF는 상당히 낭만적으로(?) 여겨졌을 법도 하다. 막연하게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 의사들의 자발적인 모임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지라 이 책을 만나게 되니 그동안 정확히 알지 못했던 이들의 활약상 뿐만 아니라 이 단체의 사명, 갈등, 고민 등 이들의 구구절절한 삶과도 마주보아야만 했다.
거즘 300여페이지에 달하는 구성이었지만 처음 걱정한 것보다 더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MSF가 달려가는 곳곳에 펼쳐지는 급박한 상황과 안타까운 삶들에 대한 연민에 휩싸여서일 것이다. MSF의 탄생비화부터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자원하는 의사들의 번민,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제3세계 사람들의 꺼져가는 삶, MSF가 당면한 갖가지 어려움 또는 과제... 이런 이야기들로 MSF가 어떤 단체인지를 좀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타인을 위한 삶이 곧 자신을 위한 삶(순전히 자기만족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 안타깝긴 하지만)이 되어버린 사람들과 그리고 그들이 고수하고 있는 모두를 위한 원칙이 MSF를 지탱하고 있었다. 책에 실린 활동사진과 실감나는 증언들이 MSF에 대한 호기심을 어느 정도 만족시켜 준다. 언젠가 좀 더 삶이 안정되고, 처한 삶 그 이상의 것을 꿈꿀만한 형편이 될 때가 되어서야 봉사활동을 해보겠노라는 나의 호기넘치는 바람이 참으로 부끄럽다. 인도주의의 한계를 끊임없이 경험하면서도 다시 미션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에게 마음으로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쿠슈네르는 결국은 유렵으로 돌아가서 적십자사와의 약속을 깬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파리의 동료들과 함께 그는 시위와 미디어를 통해서 비아프라의 진상을 일깨웠다. 그는 나이지리아 정부를 제지하기 위해 국제 사회에 로비를 하며, 적십자사가 중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대량 학살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의료를 지원하고 침묵하는 것, 의료를 지원하며 아이들이 죽게 내버려 두는 것, 이것은 내게는 명백히 공모였습니다" 그는 2003년 하버드 공중 보건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말했다. "중립성은 공모를 낳았습니다. 개입은 우리의 의무입니다." __48쪽 중에서
"사람들은 MSF에 대해 듣고 '성자 명단에 오르는 것 아니오?'라고 말하지만 절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저는 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해요. 이 사람들에게 의료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보람 있는 일이지만, 저는 이 일이 저를 행복하게 만들고 또 제가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것 뿐이지요. 그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에요.물론 그런 면도 있지만, 제가 세상을 돕고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이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장에 가는 것입니다." __77-78쪽 중에서
"...'국경없는'은 단지 카우보이식의 정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반항아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인도주의의 본질적인 요소입니다. 고통을 돌보기 위해서는 국경을 넘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___152-153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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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전쟁, 기아, 질병, 천재지변의 현장에서 "인도주의"의 정신에 입각하여 활동하는 수많은 단체들이 있다. UN산하의 수많은 기구들, 적십자사, 그리고 그 외의 NGO단체들. 그 중에서도 "국경없는 의사회(MSF)"에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는 그들의 탄생배경 및 이념철학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은 MSF의 탄생배경 및 그들의 신념, 철학, 그리고 그들의 활동에 대하여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이 회원들의 증언 및 일상을 저자가 쫓으면서 기술한 책이다.
1968년 프랑스의 젊은 의사들 한 팀이 적십자사의 일원으로 나이지리아의 분리지역인 '비아프라'로 자원봉사를 떠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수십만의 어린아이들이 전쟁과 기아로 죽어가는 학살의 현장을 목격하고, 침묵하는 적십자사의 행태에 분노하여 소매에서 적십자사 완장을 뜯어버리고 프랑스로 귀국하여 베르나르 큐슈네르를 중심으로 비아프라에서 자행되는 학살을 고발하는 단체를 구성한다. 이것이 MSF의 출발이었다.
이러한 탄생배경은 MSF가 다른 NGO와 확연히 구별되는 이념철학을 이루게 된다. 바로 불의에 대한 증언과 고발정신이다.(이 문제는 다른 NGO로부터의 비판 및 MSF 내부에서도 끝없는 갈등과 비판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이념철학이 있기 때문에 오늘날의 MSF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MSF는 특정기구나 국가가 아닌 일반 개개인의 기부금으로 구호자원을 충당한다.(국가나 기구로부터는 20%내로 제한) 기부국가나 기관의 특수한 이해관계가 아닌 그들의 소신대로 독립된 자유롭고 공평한 구호 활동을 의해서이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작금의 제3세계에서 벌어지는 내전, 기아는 19세기 서구유럽의 팽창, 식민, 제국주의의 결과물이 아니던가? 이러한 강대국들이 주축이 되어 UN을 설립하고, 지금도 그들은 내전을 벌이고 있는 국가들의 뒤에서 그들의 이익을 위해(자원 확보) 조정, 방관, 형식적 기부 등의 이중적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MSF가 전 세계인들에게 인식된 것은 위험을 무릅쓴 구호활동 때문이다. 교전지역, 폐허가 된 재해지역, 기근이 휩쓸고 간 지역에는 어김없이 MSF가 현장에서 활동한다.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할 당시에도 MSF는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 활동하였으며, 르완다의 인종학살현장, 코소보사태 때 등에도 현장에 있었다. 르완다 인종학살현장에서의 군부의 위협, 체첸에서의 납치 등 MSF회원들이 직접 경험하고 목격한 사실을 통하여 그들이 어떠한 위험 상태에서 일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MSF는 다국적기업(제약회사)들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제3세계 국민들의 보건은 신경쓰지 않는 점을 주목하고 강하게 비판한다. 돈이 되지 않는 약제는 생산하지 않으며, 비싼 약값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가난한 제3세계 국민들을 생각하면 과연 무엇이 기업윤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제3세계 국민들이 기아와 전쟁속에서 질병과 자연재해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인도주의 단체들이 그 현장에서 발 벗고 나서서 활동하고 있다. 물론 각 나라들도 기부활동을 통해 그 아픔을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나라들이 쏟고 있는 군사비에 비한다면.... 그들이 조장하고 있는 분쟁 또한 또 다른 고통을 낳을 뿐이다.
우리 모두 깊이 생가해야 할 문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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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사’자 들어가는 직업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갈망은 꽤나 컸으며, 예전에 비하면 그 열기가 많이 식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의사는 많은 이들에 의해 돈 잘 버는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람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의료지식을 독점한다는 점에서 의사가 소유한 권한은 막대하다고 평할 수 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자신이 꿈꾸는 직업이 의사임을 밝히며 ‘국경없는 의사회’와 같은 국제 단체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말을 덧붙이는 아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1999년 노벨상 수상으로 인해 국경없는 의사회(이하 MSF로 칭한다)의 인지도는 급격히 상승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에 이들 용감한 의사들은 거침없이 다가가 의료 행위를 베푸는데, 이는 아무런 반대급부도 요구치 않는다는 점에서 그들은 의사라면 당연히 지녀야 할 하지만 오늘날 그 의미가 퇴락되어 버린 의사로서의 숭고함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비극을 두고 아름답다 칭할 수 없듯 MSF의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은 ‘오지’임을 우린 잊지 말아야 한다. 막연한 영웅주의만을 가지고 다가가기엔 너무도 위험한 일을 그들은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MSF 내부의 생생한 이야기를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이 단체가 어떻게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알아보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마음에 와 닿은 것은 바로 현장에서 뛰고 있는 이들이 털어놓는 솔직한 이야기였다. 단체의 명칭을 볼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처럼 이 단체의 주축이 의사일 것이라 생각할 듯하다. 하지만 외지에서 지원해 직을 수행하는 이들은 생각보다 적었다. 자신의 병원이나 하던 일을 접고 MSF가 원하는 때라면 언제든 현장으로 달려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에, 움직이지 않는 의사들을 탓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들이 실제로 행하는 의료행위 역시 열악한 환경을 보완할 수 있는 모든 품목을 구비하는 게 불가능한지라 미약할 수밖에 없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환자들에게 삶을 선사할 만큼 그들은 전능하지 못하며, 오히려 죽어가는 이들을 바라보며 무기력함에 빠져드는 모습을 상상하는 게 보다 현실적인지도 모르겠다. 이전에 구호활동을 활발히 벌이던 한비야 님께서 PTSD, 즉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고생 중이시란 기사를 본 적이 있다. MSF에 몸담고 있는 이들 역시 하루에도 수차례 죽음을 경험하고, 때론 그 죽음이 자신의 동료나 자기 자신의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들 역시 유사한 고통을 겪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들을 위한 심리 상담 등이 제공된다 할지라도, 한 사람의 마음에 생긴 균열을 모두 치유하는 것은 간단한 심리 상담만으로는 불가능하기에… 실제로 이 책의 진술자(!)들은 미션이 반복됨에 따라 냉소적인 태도를 키워가기도 했으며, 현장에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적응치 못하고 가벼운 환자들을 대하는 것에 환멸을 느끼기도 했다. 게다가 MSF에 헌신하다 보면 어느새 안정적인 가정 따위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기게 되어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일에 더욱 매진하게 된다고 하니, 고통 받는 땅에 희망을 선사하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의사인 그들이 경험하는 고통은 어느 누가 치유해줄지 싶었다. 재난이 있는 곳에 어느 단체보다도 먼저 파견된다는 그들. 하지만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독자적인 행보를 택하는 것은 스스로를 고립시킬 뿐만 아니라 그들이 그토록 배격하고자 했던 권위주의의 또 다른 형태라는 평도 가능치 않을까 싶다. 또한 의사는 이래야만 한다는 신념으로 인해 집단 학살을 일으킨 후투족을 치료한 일이나 테러단체로 악명 높은 알 카에다 단원들을 치료한 일 등은 어떠한 시선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선, 악 여부가 갈릴 수 있다. 그들이 지향했던 중립주의를 고수하는 건 어쩌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을지도… MSF라는 단체, MSF의 이름 하에 움직이는 이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생사를 오가는 많은 이들을 떠올림으로써 현재의 내 삶에 감사하게 되었다. 가지지 못한 것들이 많다 말하기엔 내게 주어진 것들이 너무 많다. 절망에 빠진 이들을 치유하는 손길을 비난하는 것은 나의 권한 밖 일이란 생각이 든다. MSF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싸움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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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국경없는 의사회"(2007)을 처음 접했을 때는, 세계 어딘가엔 아직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기본적인 인간의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으며, 또 그런 사람들을 돕기위해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는 단편적이고 표면적인 아주 짧은 인식만을 얻게 되었다. 고등학교때는 다른 누군가를 생각하기 보다는 내가 나가야 할 앞길을 생각하기 바빠서였을까...
20살이 넘고 성인이 되어 다시 접한 국경없는 의사회는 내게 깊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나는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존재해 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며 이 책을 읽었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는 스스로의 결심을 하게 되었다. 나의 이런 결심과 이런 행동이 "어려운 누군가를 돕는다" 라는 단순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더 생각해보면, 내가 불평등한 사회에 소리치는 것이고, 모두 같은 사람으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임을 직접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그 수단이 의료행위든, 제정적인 지원이든, 물품공급이든, 취재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이든, 방법은 다양하며 중요한건 무엇이든 행하고 있다는것이다.
처음 국경없는 의사회를 책으로 접했을 때도, 그당시 내가 알고 있는 몇몇 대표적인 비정부기구들에게서 느꼈던것과는 다른 마치 어른들의 사회에 막 뛰어든 혈기왕성한 젊은청년 같은 느낌을 국경없는의사회에서 느꼈다. 나란 사람은 지금껏 살아온 것을 돌아보면 행동적이고 적극적이기 보다는 조심성이 많고, 중립적이며 방관자였다. 학교를 벗어나 세상에 나오면서 세상에 대해 왜 이런 세상이냐고 비판만했지 뭐 하나 행동하는게 없었다. 이젠 마음속에만 담아둔 인간의 평등, 사회적 평등... 아주 쉽게 말해 함께 더불어 살아고자 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해야겠다.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그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세계가 알고 있다는 바로 그 느낌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단지 상징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립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 내가 내민 손이, 누군가에겐 잠시나마 더 살아가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를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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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이라크 내전으로 인해 아파하는 사람들을 구하러가는 사람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의료봉사를 펼치는 국경없는 의사회를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나 역시 국경없는 의사회라는 NGO단체를 알게 된지 벌써 10여년이 되지 않았나 싶다. 언젠가부터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봉사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내가 너무나도 막연히 알고 있었던 국경없는 의사회를 책을 통해서 만날 수 있었다. 그것도 아주 자세한 설명과 함께 말이다.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 국경없는 의사회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이념이 무엇인지, 실제로 봉사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등 참 많은 것을 알수 있었고 또 함께 아파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장티푸스, 말라리아, HIV바이러스 등에 노출되며, 심지어 목숨까지 잃어가면서 누군가를 위해서 정말 아무런 사심도 없이 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 봉사자들이 아닐까? 막연히 봉사활동을 조금해야지, 혹은 이런 봉사활동을 했다고 생색을 내야지 혹은 어디에서 지원을 해주는데 이런 것과는 정말 차원이 다르다. 자신들의 소신에 의해서 재정적으로 독립된 어느 정치적 단체의 영향력 하에도 있지 않은 오로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의 봉사를 펼치고 있는 그들. 그들의 삶에 다시 한번 주목할 수 있었던 계기 아닌가 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국경없는 의사회에 대해서, 각종 NGO 단체들에 대해서 한번쯤 더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순간 바람이 아니라 정말 꾸준히 봉사할 수 있고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단체로 영원히 계속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다. 정말 우리가 자세히 몰랐던 국경없는 의사회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가난과 아픔, 그리고 폭력, 전쟁, 기아가 살아지는 그날 까지 국경없는 의사회는 그 아픈 곳을 계속 찾아갈 것이다. 우리도 그들에게 조금의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