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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장편 소설. 귀국 비행기에서 읽기 시작해서 처음부터 졸다가 결국 100쪽 정도는 집에서 마무리했다. 1권(http://blog.yes24.com/document/11393731)에서 나열했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거둬들이면서 2권을 마무리하고 있다. 1권에서 상상만했던, 세계의 끝에 대한 이야기와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대한 이야기는 2권에서 친절히 설명해준다. "그 일과 세계가 끝나는 일과는 어떤 관계가 있죠?" 하고 나는 물어보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지금 있는 이 세계가 끝난다는 것은 아니네. 세계는 인간의 마음속에서 끝나는 것이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하고 나는 말했다. "요약하면, 그것이 자네의 의식의 핵인 거야. 자네의 의식이 그리고 있는 것이 세계의 끝인 것이지. 어째서 자네가 그런 것을 의식의 밑바닥에 감추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일세. 그러나 어쨌든 그런 것이지. 자네의 의식 속에서 세계는 이미 끝냐 있어. 거꾸로 말하면 자네의 의식은 세계의 끝 안에서 살고 있는 거야. 그 세계에는 이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사물이 대부분 빠져 있네. 거기엔 시간도 없고, 공간의 범위도 없고, 삶도 죽음도 없고, 정확한 의미에서의 가치관과 자아도 없네. 그곳에서는 짐승들이 사람들의 자아를 통제하고 있지." "짐승?" "일각수야." 하고 박사는 말했다. (p.106) "그러나 자네는 그 세계에서 자네가 이곳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을 수 있을 걸세. 자네가 이미 잃어버린 것들과, 잃어가고 있는 것들을 말이야." "내가 잃어버린 것?" "그렇다네." 하고 박사는 말했다. "자네가 잃어버린 모든 것들이지. 그것들이 거기 있는 거야." (p.113) 그리고 세계의 끝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역시 친절히 나와있다. "... 마음은 짐승들에 의해서 벽 바깥으로 운반되는 거야. 그것이 퍼낸다는 말의 의미야. 짐승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흡수하고 회수해서 그것을 바깥 세계로 가져가버리는 거야. 그리고 겨울이 오면 그런 자아를 몸속에 간직한 채로 죽어가는 거지. 그들을 죽이는 건 겨울의 추위도 식량 부족도 아니야. 그들을 죽이는 건 도시가 강제로 떠맡긴 자아의 무게인 거야. 그리고 봄이 오면 새로운 짐승들이 태어나지. ..." (pp.233-234) 지금까지 읽어본 하루키 소설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 하지만 이 책 이후 하루키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것들이 이 소설에 등장하기에 어찌보면 다른 하루키 소설과 끊김없이 이어지고 있는 듯 하기도 하다. 하루키 소설을 처음부터 읽고 있는데, 이 책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앞으로의 하루키 소설을 읽으려면 일종의 필수 코스 정도 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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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너무나도 유명한 작가다. 하지만 내가 그의 작품을 읽어본 것은 몇 되지 않는데 처음 만난 그의 책은 당연히 '상실의 시대'였다. 멋진 제목의 책이었고, 워낙 유명한 작가의 책이기에 큰 기대를 하고 읽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당시 책을 다 읽고나서는 큰 감흥이 없었다. 너무 야한 내용만 가득했고,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기에 '제목만 그럴싸 하군...'이라는 생각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훗날 '상실의 시대'의 원제는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우리나라에서 제목하는 정말 멋지게 지어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그래서 하루키에 대한 관심은 크게 없었다. 그냥 저냥. 그에게 왜 그렇게 열광들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가 얼마 전, 하루키의 에세이를 한 권 읽게 되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였는데, 그 책을 통해 하루키의 매력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쉽고, 솔직한 생각들이 책에서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들었다. 별다른 내용 거창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님에도 이토록 재미있을 수 있을까 신기해 하며 읽게 되었다. 이것이 하루키의 매력이구나 하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는 하루키 책을 닥치는 대로 읽어보려 했는데, 그래서 만나게 된 책이 이 책이다. 이 책은 특히 어떤 역자의 인터뷰를 통해 추천할 만한 책이라는 정보를 얻고서 시작하게 됐다. 하루키의 상상력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