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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2] 스웨덴, 독점자본과 복지국가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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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라는 환상 “스웨덴은 높은 수준의 복지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개인의 경제적 안전을 국가에서 책임져주고, 직업과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평등하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는 나라, 그러고도 세계에서 최고의 부국에 속하는 나라로 유명하다. 그러나 스웨덴에 대한 이러한 핑크빛 인식은 대부분 단편적이다.” [p. 8]그 결과 “한국의 우파는 스웨덴을 고(高)세금과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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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라는 환상

 

스웨덴은 높은 수준의 복지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개인의 경제적 안전을 국가에서 책임져주고, 직업과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평등하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는 나라, 그러고도 세계에서 최고의 부국에 속하는 나라로 유명하다. 그러나 스웨덴에 대한 이러한 핑크빛 인식은 대부분 단편적이다.” [p. 8]

그 결과 한국의 우파는 스웨덴을 고()세금과 복지만 중시하는 나라로, 좌파는 노조천국으로 본다.” [p. 10]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스웨덴에 대한 이러한 이미지는 환상이다. 왜냐하면 보수든 진보든 모두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 또 하나의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이기 때문이다.

 

 

스웨덴 복지제도의 발전

 

그렇다면 스웨덴의 진짜 민낯은 어떤 모습일까?

 

먼저 소위 스웨덴 모델이라는 -마이드너(Rhen-Meidner) 모델이 어떻게 해서 나왔는지 살펴보자.

스웨덴은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늦은 1870년대에 산업화가 시작되어 1890년대에 이르러 본궤도에 진입했다. 특히 1900년대부터 대기업 중심의 산업발전이 이루어지면서 경제구조도 대기업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런) 급속한 산업화로 스웨덴 사회는 기본적으로 자본가와 노동자의 양대 계급으로 발전되었고, 노동운동의 급속한 성장으로 1907년에 산업노동자의 48%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스웨덴의 노조운동은 일찍부터 노동계급의 조직화에 성공했다.” [p. 37] 

 

그러나 의외로, 우리가 스웨덴하면 떠올리는 보편적 복지모델은, 이렇게 조직화된 노동자와 사회주의자가 아닌 농민과 자유주의자에 의해 도입되었다.

1880년대에 정치적으로 우세했던 자유주의자들은 1884년 독일의 비스마르크형 사회보험제도와 같은 기여 방식에 의한 노동자 사회보험의 도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납부 능력이 되는 도시의 임금노동자만 대상으로 하는 사회보험 도입 시도에 대해 농민층은 반발했고, 이들의 강력한 요구로 자유주의자들은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보편적, 비기여의 세금에 의한 사회보험으로 선회했다.” [pp. 39~40]

 

이후 사민당이 재집권한 1932년부터 17년간 재무장관에 재임한 에른스트 비그포르스(Ernst J. Wigforss, 1881~1977)의 주도로 복지제도의 기본틀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대기업의 임금을 낮추고 중소기업의 임금을 올리는 연대임금(동일노동동일임금), 사양산업의 폐쇄에 따라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를 재교육시켜 다른 고생산성 부문으로 이직시키는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으로 완전고용을 달성하고, 긴축적 총수요 관리정책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하는 -마이드너 모델을 구축한다. 한마디로 성장과 분배라는 양 날개로 나는 모형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생산적 복지를 추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개방과 무역에 의한 대기업 중심의 성장정책을 추구해왔고, 그 결과 우리가 아는 상용차 및 중장비의 볼보(Volvo), 통신장비의 에릭슨(Ericsson), 전자제품 제조 및 판매의 AB 일렉트로록스(AB Electrolux), 가구 제조 및 판매의 이케아(IKEA) 등 많은 대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한국과 비슷한 정책을 취한 셈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모델을 추진한 것이 노동조합연맹(LO)였다는 점이다.

 

사실 스웨덴 모델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1970년대에 거의 90%의 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해있었고, 사용자 쪽은 시가총액의 40%, GDP 30% 정도를 차지하는 발렌베리(Wallenberg) 가문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노사협상의 창구가 단일화되었을 뿐 아니라 협상의 키를 지닌 조직이 노사 양측을 실질적으로 대표할 수 있었기에 그 협약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독점자본과 복지국가의 공존은 가능한가

 

우리 사회에서 성장과 분배, 효율성과 형평성의 문제는 여전히 정치적 차원에 머물러 있을 뿐 정책적 문제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모습이다. 분배정책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제로섬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분배정책이 지나치게 이념화되고 도덕화된 것이다. 성장과 효율을 강조하는 사람은 무자비한 시장주의자로 몰리고, 분배를 주장하는 사람은 자비로운 진보주의자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성장과 분배에 대한 지나친 이분법은 이 문제에 대한 객관적이고 실용적인 논의를 어렵게 할 뿐이다. 오히려 분배에 대한 과도한 환상과 왜곡된 인식을 확대 재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pp. 7~8]

 

이런 상황에서는 강남의 귤을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되는 것처럼, 스웨덴의 복지모델을 도입해도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성장과 분배를 양자택일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상황에서는 독점자본[성장]과 복지국가[분배]의 공존을 꾀하는 스웨덴 모델은 왜곡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니, 스웨덴에서도 렌-마이드너 모델을 원형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포기했다. 이미 스웨덴 사민당 스스로가 1960년대 말부터 타협과 효율성을 중시해온 정통 스웨덴 모델로부터 벗어나 급진적이고 반()시장적인 정책을 추진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사민당의 핵심세력이었던 노조의 급진화가 주요했다. 사적 소유권이나 경영권 등 자본의 고유권한에 도전하는 급진적인 전략은 결국 스웨덴 모델을 손상” [p. 152]시켰다.

결국 세계화의 진전과 인간의 욕심[산별노조의 자기 이익주장] 때문에 스웨덴의 렌-마이드너 모델은 변형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당신이 다른 나라라면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인재라면, 소득평등을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감수하면서 굳이 스웨덴에 머무를까? 결국 유능한 인재의 유출이 증가하는 것을 피할 수 없고, 그 결과는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펼칠 재원의 부족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웨덴 모델이 물론 완벽한 무결점의 체제는 아니지만, 복지와 분배를 통해 기본적으로 민주적이고 인간적인 자본주의 체제를 만들고자 한 노력은 분명히 평가되어야 한다.” [p. 25]

w******f 2018.07.01. 신고 공감 7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