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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가 청소년 책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아서 그럴까. 유독 요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아니면 관심을 갖다 보니 많이 보이는 것일까. 어쨌든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을 보고 좋아할 것이다. 그만큼 누군가가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일 테니까.
요즘 고등학생들의 생활은 어떨까. 세월이 많이 흐르고 또 많이 바뀌었으니 내가 다니던 때와는 달라졌겠지. 그러나 이런 책들을 접할 때마다 변한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관심을 갖는 것도 그렇고 고민하는 것도 그렇고 학교 생활도 그렇다. 물론 그건 작가가 자신의 생활을 반추해 가며 이야기를 써내려갔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소위 청소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 글을 쓴다는 작가들이 현재의 청소년들 생활을 무시한 채 옛 기억만을 가지고 쓰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한창 풋풋한 사랑을 하기도 하고 괜히 세상이 모두 불편부당한 것만 있는 것 같은 울분을 느끼기도 하는 고등학생 시절을 다섯 명의 작가가 하나씩 들려준다. 주인공 시점은 아니지만 작가가 주인공 수연 주변을 맴돌며 전적으로 수연의 모습만 보여주는 <베스트 프렌드>, 전학 가는 은따를 대신해 자신이 은따가 되어 버린 상황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자신만을 자책하는 모습을 그린 <가식덩어리> 등 각각의 이야기들이 결코 마음 편안해지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나마 마지막 이야기가 안심을 느낀다고나 할까. 하지만 어디 세상에 마음 편안하게 하는 이야기만 있으랴. 또 그렇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들은 이렇게 가라앉고 암울하기만 한 것일까. 요즘 계속 이런 류의 이야기들만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이다. 이제는 밝은 이야기도 좀 만나고 싶다. 하긴 밝고 명랑한 이야기를 하면 현실을 무시한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나저나 '민재'라는 이름이 남자 이름으로 인기가 있나 보다. 서로 다른 작가가 두 이름을 같이 선택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한 책에서 두 작가가 한 이름을 동시에 주인공으로 내세우니. 게다가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비슷한 이름인 '민준'이 나온다. 한 글자만 같아도 헷갈리는 내겐 고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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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책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솔직히 청소년 문학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적이 별로 없어서 이 말이 무척 낯설게 느꼈는데 이제 우리 아이가 크고 보니 이런 책들에 관심을 안가질 수 없다. <베스트 프렌드>는 많지 않은 청소년 소설중의 하나다. 5명 작가의 작품이 실려 있다. 청소년들의 당면 과제인 성적과 친구, 이성 문제를 다룬 소설은 청소년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청소년들의 문제를 함께 공감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베스트 프렌드”는 친구로만 느꼈던 친구가 어느 날 이성으로 비쳐지는 곤혹스러움을 잘 표현해 놓은 작품이다. 이성 간 우정이 끝까지 가능한가란 질문이 생각난다. 유치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친동기간처럼 함께 했던 친구 민재가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베스트프렌드의 관계가 흔들리게 되고 그들을 지켜보면서 고뇌하는 수연의 독백들이 섬세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가식덩어리”는 왕따를 다루고 있다. 어쩌다 왕따가 된 나는 가식적이라 놀림을 받는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를 볼 때는 무심했는데 내가 왕따를 당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전에 왕따 당했던 아이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 필사적으로 왕따를 벗어나고자 하지만 그런 모든 행동들이 가식으로 받아들이는 친구들 앞에 좌절하는 주인공의 마음이 안타깝게 전해온다. 친구에게 전해주려 간 상장을 전철역 쓰레기통에 쑤셔 박고 오는 자신을 ‘가식덩어리’라고 생각하는 주인공 옆에서 손이라도 잡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에게도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는 주인공의 앞날은 어떻게 될지... 소통의 길을 찾지 못하는 아이의 현실이 암담하게 느껴진다. “십팔”은 무척 은유적인 제목이다. 나이 십팔 세와 욕 십팔과 텔레비전 프로그램 사이에 나오는 광고 18개. 참 묘하다. 작가는 교실 안 풍경을 참 실감나게, 걸쭉하게 잘 표현해 놓았다. 다른 4명의 작가와는 다른 문체다. 십팔 세는 내가 세상의 중심도 아니고 내가 없어도 세상이 잘 돌아간다는 것을 아는 나이란다. ‘십팔 세. 오늘은 지루하고 따분하고 혼돈스럽고 불행하다. 미래는 막막하고 과거는 밋밋하고 현재는 먹먹하다.’ 표현이 죽인다. 십팔 세 아이들은 아마 공감할 것이다. “사막의 눈 기둥”는 친구간의 우정을 주제로 한다. 야자시간에 친구인 민준에게 쓴 나의 편지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나는 민준과 함께 하고 싶지만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다. 가난한 나는 비싼 과외도 함께 할 수 없다. 사막의 눈 기둥처럼 잘난 친구의 모습을 지켜보며 말없이 응원을 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이 씁쓸하다. 그러나 음지에서도 고운 진달래꽃을 피우려는 모습이 애잔하고 대견하다. “늑대 거북의 사랑”은 ‘누구에게나 인생에 어느 하루쯤은 온전히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해도 괜찮을 권리가 있다.’로 시작한다. 일탈을 꿈꾸는 것은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농구가 좋지만 엄마의 반대로 포기해야했던 주인공은 어느 날 과외선생임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일탈을 한다. 독서실에 가던 길인데 도중에 산골로 과외 선생님을 찾아간다. 짝사랑했던 선생님, 인사도 없이 종적을 감춘 선생님을 찾아가는 동안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내면을 들여다보고 결국 선생님이 대신 키우던 자신의 늑대거북을 되찾아 안고 집으로 돌아온다. 청소년 시기는 어느 때보다 심적 갈등도 많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아주 중요한 시기다. 청소년들이 <베스트 프렌드>를 읽고 또래 친구들의 얘기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새로 인식하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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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섯동화작가의 각자 따른 느낌의 친구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선 베스트 프렌드라하면 정말 아주 아주 깊은 우정을 나눈 그런 친구란 생각에 내게 있어 베스트프렌드가 누군지 한참 생각을 해야했다. 물론 떠오르는 친구가 있지만 지금은 연락이 단절된 친구! 그리고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공감을 하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느낌을 받기도 했다. 우선 이경혜님의 이 책의 제목으로 달린 '베스트프렌드' 어릴적부터 같이 자라온 소꼽친구인 남자친구가 언제까지나 그럴거 같지만 곁에 따로이 여자 친구가 생겨 금이간 우정이야기다. 우정이 사랑이 되어 우정과 사랑을 영원히 지켜 나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람의 감정이 너와 내가 다 다르듯 나는 우정이라 여기지만 너는 사랑이 되고 싶은 감정 사이에서 오는 갈등으로 남녀지간의 우정은 순수한 우정으로 남겨지지 않는가보다. 어느 영화나 소설의 소재로 많이 쓰이는 이런 이야기가 해피엔딩이 될수는 없을까? 그리고 임태희님의 가식덩어리! 어떤 이야기보다 관심이 갔던 이야기다. 사실 임태희란 작가는 '옷이 나를 입은 어느날'과 '쥐를 잡자'란 책을 통해 청소년들의 문제를 솔직하게 다루어 관심가는 작가였는데 이번 이야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왕따가 되어 다른 학교로 전학가는 아이를 보고 친하지도 않았는데 눈물을 흘리고는 주인공도 왕따가 된다. 그런데 그 이유가 가식덩어리라는 것이다. 우연한 일로 그 전학간 아이와 만나게 되는데 새로 전학간 곳에서는 왕따를 벗어나려 행동을 오버했더니 이번에도 역시 왕따가 되었단다. 그 이유가 바로 가식덩어리라는... 참 아이러니한이야기다. 딸아이도 이이야기를 읽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는데 아이들이 읽기엔 조금 무리일듯! 세번째 이용포님의 '십팔'! 참 발음하기 난감한 이 단어는 자판으로 두들기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숫자를 의미하던 욕을 의미하던 받아들이는 사람 몫인 이 이야기는 이 단어의 참 많은 다른 이름인 '사발, 샤발, 스벌, 쓰벌, 쓰방,씨방, 샤븅, 쓰븅,쓰벙,쓰빌,씨비, 씨빌라이....'란 단어들을 몽땅 갈겨 써도 누구하나 욕할사람없지 싶다. 당구공 채벌에 관한 리얼한 주인공의 표현도 참 실감나는게 딱 고교시절 남자 아이의 이야기다. 강미님의 사막의 눈 기둥! 가끔 눈을 꿈뻑거리며 책을 살펴야할때가 있는데 이 이야기가 바로 그랬다. 남자 친구지간의 이야기인듯했지만 그것이 조금 정도를 넘어 동성간의 속깊은 우정이상이 되어버린 친구가 이제 친구의 앞날을 위해 서로의 우정을 떠나보내야하는 친구지간의 사랑! 그냥 순수한 사랑이라 생각하면 좋은데 그 이상을 넘나든다면 그건 정말 나쁜것일까? 이 또한 받아들이는 나름이지만 참 씁쓸하기도 하고 그 표현이 놀라웁기도했던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제나 좋은 이야기를 써주시는 이금이님의 '늑대거북의 사랑'! 작은 애완용 거북이 아닌 30센티이상 자란다는 늑대거북을 키우던 주인공! 자신도 그 이상의 농구에 대한 꿈을 지녔지만 아픈 엄마의 울타리에 갇혀 벗어나지 못하고 커가는 꿈을 어쩌지 못하는 진로를 앞둔 청소년기의 이야기다. 아이의 엄마가 조금만 아이의 꿈을 들여다 보아준다면 아이는 꿈을 간직한채 행복하게 자라주지 않을까? 그리고 다시 나의 친구를 생각한다. 어릴적엔 고무줄 놀이 공기놀이를 함께 하며 서로의 놀이 상대로 그만이었던 그 친구는 어떤 친구였을까? 어느날 갑자기 전학을 가버려 그아이의 집을 찾아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중학교에 각 입학해 처음 만난 육손이 친구! 그 아이는 손가락이 하나 더 있어 왠지 더 수줍어 했던 아이인데 그 마음이 너무 순수하고 착하니 겉으로도 그렇게 드러날수 밖에 없었던 소중한 친구였다. 하지만 그때는 서운한 맘을 뒤로 하고 내가 이사를 가야했고 이후로도 편지를 주고받기는 했지만 점점 잊혀져 갔다. 고교시절 언제나 점심을 함께 먹고 학교가 파한후 함께 짜장떡복기집을 들러 같이 버스를 타고 다녔던 친구, 그때 그친구는 내게 다른 친구와의 친분을 달갑지 않다고 하기까지 했던 독점욕이 강한 친구였는데 마침 나는 다른 친구가 더 좋아 그 아이에게 거짓을 말하고 점점 멀어졌던 기억이 난다. 그 친구는 나를 어떤 친구로 대했던 것일까? 나는 나의 잣대로 우정을 논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그리고 우정이상 우정이하를 논해서는 안되리란 생각을 한다. 우정은 그저 우정일때 가장 멋지다는 생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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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표지에, 제목은 베스트 프렌드이다. 뭔가 기분 좋은 설렘이 읽기 전부터 느껴졌다. 딸아이도 요즘 베프가 생겨 학교 다니기가 더욱 즐겁다 했는데, 베스트란 말을 쓸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진정한 친구, 우리 때는 이렇게 불렀는데, 그 말을 참 아껴 썼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의 작가 이경혜의 작품이며 표제작인 '베스트 프렌드'는 생각 외로 약간 애틋했다. 늘 붙어다니던 민재와 수연이. 그저 우정이기만 했던 그들 사이에 애정이라는 방해물이 생겨나고, 민재의 여자친구 슬비의 존재는 결국 베스트프렌드를 추억으로만 남긴다. 청소년기의 야릇하고 모호한 심리적 변화를 섬세하게 따라가는 이야기. '가식 덩어리!'는 <쥐를 잡자>의 임태희 작가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왕따 이야기를 역시나 섬뜩하게, 슬프게 그려내며, 독자에게 풀기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무엇 때문인가,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나. 선행상이 왕따의 상징이 되어 버린 우리 시대, 어찌해야 하나. '십팔'은 다의적 의미로 읽히는 이용포 작가의 작품이다.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는 나이, 그러나 성인으로 인정받지는 못하는 나이, 하도 제약이 많아 절로 입에서 나오는 이 숫자. 아이들이 저마다 품고 지내는 화살의 수. 매우 역설적이고, 다의적이고, 풍자적이어서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재미있게 읽힌다. '사막의 눈 기둥'은 <겨울, 블로그>에도 실린 강미 작가의 단편이다. 사막에 눈 기둥이 있다는 것은 마치 판타지의 한 장면 같지만 현실이다. 그것이 청소년들의 현실일지도 모르겠다. 친구라는 관계가 부유함이나 다른 조건으로 제약받는 현실. 그런 이유로 친구 민준에게 안녕을 고하는 창우의 부치지 못하는 편지가 가슴 아리다. '늑대 거북의 사랑'은 이금이 작가의 작품. 순하게 읽히면서 콧날 시큰하게 하는 이 작가 특유의 이야기 풀기가 돋보인다. 청소년들의 마음 속에는 부모의 자식으로서 잘 하고픈 욕망이 있다. 그러나 어른들은 자칫 그 사실을 망각하고 그저 몰아부치기만 한다. 그래서 늑대거북 기르기의 행복 같은 것은 무시해 버리기 십상이다. 그 속에 투영된 아이의 자의식을. 서로 사랑하는데, 서로의 마음을 몰라주는 사이가 청소년기의 부모자식 사이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재삼 해 보았다. 이처럼 순하게 읽히면서 청소년기의 여러 현실을 잔잔히 생각키우는 소설들, 참 고맙고 반갑다. 개인적으로 청소년 소설의 한 모범적 예로 꼽고 싶다. 신형건 엮은이의 말처럼 조용히, 꾸준히 시도되어온 우리 청소년 소설의 존재를 그저 '부재'라는 말로 쉽게 밀쳐놓을 것이 아니라 관심과 사랑으로 키워나가는 것 또한 독자의 몫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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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고민은 다 짊어지고 세상에 대한 불만과 비판 의식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때가 청소년기가 아니었던가. 일반화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 절정의 시기가 고등학교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학교가 감옥 같이 느껴지던 그 시절, 진정한 ‘자유’를 꿈꾸며 학교를 탈출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그것이 시간이 흘러 자동적으로 내 앞에 왔다는 사실에 또 얼마나 허무한 마음이 들던지. 이제 청소년이 된 큰 아이 - 엄마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면서도 훨씬 긍정적이어서 참으로 다행인 - 와 함께 청소년 단편소설집을 함께 읽어보았다. ‘베스트 프렌드’라는 호감 가는 제목과 심플하면서도 재미난 표지가 금방 눈에 띄었기에 아이가 먼저 가져가 읽는다. 그리고 재미있단다. ‘몇 편 빼고’ 라는 말은 빠뜨리지 않고. 그리고 은따에 관한 이야기는 공감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것 같은데 왜 그럴까? 아이들 마음 속은 ‘어른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엄마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준 것은 [사막의 눈기둥]이고, 가장 좋은 인상을 준 것은 [늑대 거북의 사랑]이다. 알고 보니 [사막의 눈기둥]은 강미 작가의 단편소설집 [겨울, 블로그]에도 실린 작품이다. 어린 시절 단짝 친구였으나 상급 학교로 올라가면서 점점 차이가 나게 되는 두 친구, 그리고 결국 부치지 못한 편지가 잔잔하게 가슴을 울린다. [늑대 거북의 사랑]은 아동 소설을 주로 쓰는 이금이 작가의 청소년 소설이라 반가웠고 기승전결의 탄탄한 짜임새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다른 소설들과는 달리 성적인 묘사가 전혀 없었던 것이 좋았으니, 어느새 보수적인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일까? 돌이켜 보면 베스트 프렌드가 있어서 답답했던 학교 생활을 견딜 수 있었고 행복했던 학창 시절의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도 베스트 프렌드의 의미는 같은 것일까? 공유하는 경험이나 추억의 내용이 조금은 다를지라도 친구는 소중한 존재이며, 베스트 프렌드와 함께 성장통을 겪고 있는 때가 청소년기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그 시절로 돌아가 내 아이를 바라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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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의 작가가 쓴 청소년 단편모음집. 각기 다른 목소리로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 각각의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청소년의 고통과 고민이다. 이들 작가들은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서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청소년과 기성세대 사이에 존재하는 유리벽. 서로 바라볼 수는 있지만 일정선 이상 다가가지 못하는 경계선상에 놓인 관계. 그 단절된 관계에서 각자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베스트 프렌드>에서는 우정과 애정의 갈림길에 선 아이의 심리를 섬세하게 보여주는데 청소년 때 한번 쯤 경험하게 되는 일이다. 가슴이 아프지만 꿋꿋하게 감정을 정리하는 수연의 모습이 아름답다. <가식덩어리>는 누구나 쉽게 왕따가 될 수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데, 왕따가 될 수 있는 조건은 수도 없이 많다. 수족관의 물고기와 물마개를 통해 집단적인 청소년들의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아이들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 야할까? 문제 제기는 있지만 해결책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희망의 끄트머리라도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십팔>에서는 작가가 ‘십팔’이라는 단어의 중의성을 통해 청소년의 심리를 경쾌하게 다루었다. 그렇지만 그 뒷맛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사막의 눈기둥>은 우정과 동성애의 모호한 경계에 선 남학생의 편지 모음이다. 어릴 때는 친했지만 현실적인 차이로 점점 멀어지는 친구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늑대 거북의 사랑>은 사랑의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해본 작품이다. 작가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 그래서 결코 의심해서는 안 될 부모자식 간의 사랑도 그릇될 수가 있다고 가만히 얘기해주는 것 같다. 서로를 위해 희생하는 사랑. 그 사랑은 위대한 것이라고 믿어왔지만 과연 옳은 사랑일까. 사랑에 대한 고정관념을 흔들어놓은 작품이다.
이 작품집은 우리 청소년들이 느끼는 절망과 고통을 다루었다. 책을 통해 청소년들이 그들의 절망과 고통이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깨닫고, 그러한 어려움이 언젠가는 해결 가능하다는 희망을 갖기를 바란다. 책은 때때로 힘든 인생여정을 헤쳐 나가는데 한줄기 등불과 같은 역할을 한다. <베스트 프렌드>가 청소년들에게 한 줄기 작은 빛이 되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동안 청소년소설은 주로 외국 작품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 책은 우리나라 청소년 문제를 다룬 본격 청소년소설집이다. 늦었지만 <베스트 프렌드>가 우리 청소년소설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