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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아민 말루프/김미선/아침이슬/2002 이슬람문명은 동방정교회나 서구카톨릭과 함께 성숙한 문명입니다. 동북아시아인인 우리가 봤을 때는 뭐가 크게 다르지?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하죠. 하지만 세상의 패권이 영미를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우리도 이슬람에 관한 공부를 영미의 시각으로 하게 되었고 지금은 내전에 전쟁에 직접 가 보는 것도 엄두가 나지 않다보니 그런 생각이 더욱 고착화되어 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사이에 이런 상황이 안타까웠는지 이슬람문명의 시각에서 보는 세계사 라든가, 아랍인의 눈으로 보는 현대사라든가 하는 책들도 간간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인 것 같네요. 이 책은 십자군이 처음 기새등등하게 아랍문명으로 쳐들어간 때부터, 반복적인 침략으로 본래의 목적이 퇴락해가던 중 칭기즈칸이 쳐들어옴에 따라 결국 소멸된 십자군에 대해 최후의 승리?를 거두기까지의 일을 아랍의 시각으로 펼쳐보이고 있습니다. 아랍의 입장에서야 금발머리의 프랑크인들은 침략자이니 당연히 이 프랑크인들을 야만적인 산적이나 해적처럼 묘사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만, 그 당시는 서구는 유럽이 아니라 아랍과 중국이 아마도 전 세계의 문명을 이끌고 있었다는 것도 드문드문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한 지극히 전쟁이라는 것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야만성, 폭력성이 신성을 빙자함으로써 오히려 더욱 잔인무도해졌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더군요. 그러나 이 책에서 제가 다시 한번 보게 된 것은 사실 그 어느 세상에서나 늘 있었던 일이고 지금도 있는 일이며 앞으로도 있을 일이지만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으며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는 것과 어느 한 문명도 외부의 적으로 인해 멸망하지는 않는다는 역사의 가르침입니다. 십자군 전쟁 당시 극명하게 프랑크인들의 카톨릭 진영과 동방정교회, 이슬람의 수니파와 시아파라는 양단으로 나뉘어 전쟁을 했을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정교회와 이슬람 국가는 비교적 사이 좋게 지냈으며 프랑크인들은 동방정교회 따위는 무시하기 일쑤이고 수니파와 시아파는 사이가 나쁘다보니 서로를 배반하고 어느 한쪽이 정교회 뿐 아니라 심지어 카톨릭 진영과 손을 잡기도 했더군요. 전쟁을 하다보니 이슬람 쪽에 프랑크 인이 섞여들어가기도 하고, 프랑크 진영에 이슬람 인들이 섞여 들여가기도 하는 등, 참으로 요지경이었습니다. 어쨌거나 수니파와 시아파라는 해묵은 내분이 결국 이슬람을 병들게 하였다는, 후계자를 제대로 확립하지 않는 전통이 끊임없는 내전으로 몰아갔다는, 십자군 전쟁인지 프랑크족 침략 전쟁인지가 이슬람의 입장에서 승리로 끝났다지만 수백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러한 내분으로 점철된 역사적 현실에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역사에 아예 문외한이라면 힘들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번역도 무난한 수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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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전쟁" 교황이 성지를 되찾고자 일으킨 전쟁이다. 기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타 종교인들의 지배아래 둘 수 없다는 명분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기독교인들을 당시 아랍에서는 탄압하지도, 방문을 거절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시작된 전쟁.
대체 왜 였을까?! 책에 이유는 등장하지 않는다. 십자군 전쟁의 양상, 그에 대한 아랍사회의 대응등을 말하고 있을뿐. 하지만 책속의 프랑크인(십자군)들은 성지를 되찾으려는 목적보다는 전쟁을 통한 약탈과 그 전쟁으로 취할 수 있는 이익에 더 취해있는 것 같았다. 그 곳에 살고 있던 같은 종교인은 물론, 무슬림, 유대인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제물을 빼앗고, 심지어 성지를 탈환하고도 그런 행위는 멈추지 않았고, 더 나아가 다른 이슬람 권역까지의 침략전쟁을 일으켰으니 말이다.
당시 아랍사회는 그들만의 지배권 싸움 등으로 실제 지배 지역의 말도 할 줄 모르는 칼리프가 지배하기도 하는 등의 내분이 심했으며, 십자군 전쟁 중에도 그놈의 계승전쟁이 끊이질 않았으니, 이 전쟁에서 누가 승자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는 눈에 보듯 뻔했다. 사실 십자군 전쟁의 승리자는 아랍이다. 다만 상처뿐인 영광이랄까. 그들의 땅에서 치뤄진 전쟁에, 내부, 외부 모두 곪아터져버린 상태이니 그들의 승리가 진정한 승리가 될 수 없었던 것은 자명한 일이였다. 그 결과는 십자군 전쟁 이후 아랍과 서유럽이 걸어온 길을 보면 그러했다. 서유럽은 전쟁에선 패했으나, 교황의 세력 약화로 인한 도시국가 및 시민사회의 탄생, 아랍의 선진화된 문명을 기반으로 하는 의학, 교육등의 발달, 십자군 기간 동안 강해진 경제 및 상업의 발달 등이 지금의 서유럽 르네상스의 근간이 되지 않았는가.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이라는 제목을 놓고, 조금은 편파적인 시각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읽은 책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굉장히 사실적이랄까. 칼리프, 술탄등의 지배계층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따지는 모습을 보며 내가 다 답답할 정도 였으니... 누구하나 죽으면 시작되는 진짜 그놈의 계승전쟁(30개월동안 여덟번이나 주인이 바뀌는 때도 있었다....)은 정말 지겨울 정도 였다. 그런 계속되는 내전중에서도 아랍이 중세시대 선진화된 문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신기할 정도 였으니 말이다. 그런 사실을 저자는 가감없이 쓰고 있다.
책을 읽으며 문득 어쩌면 지금 이슬람이 보이는 극단적인 공격형태의 근원에 그들만의 종교적 특성,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이념다툼과 내홍의 영향도 있지만, 십자군 전쟁도 한몫 하고 있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밖으로 시끄러웠던 그들의 역사가 누구도 믿지 못하고, 그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고립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지금을 만들어왔는지도 모르겠기에 말이다. 그러기에 더 종교에 맹목적인 형태가 되어버리고, 그들의 신념에 '다름'을 말하는 소리를 차단해 버린 지금인지도. 분명 전쟁 이전에 그들은 타 종교를 인정하는 모습을 띄고 있었기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십자군 전쟁이라는 오랜 기간의 전쟁속에 있었던 아랍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어 꽤 복잡했지만, 우리가 항상봐오던 서유럽 입장이 아니라, 말그대로 아랍인의 입장에서 어떻게 그 전쟁을 바라보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
Good!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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