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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 : 소금이 일어나는 물거울 / 유종인 글, 박현우 사진 / 눌와 책을 읽고 나면 해풍이 밀려오고 송홧가루 날리는 염전으로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얼마 전, 일본 원자력 발전소에서 누출된 방사능 때문에 난데없이 천일염 사재기 열풍이 분다는 뉴스는 보며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천일염은 1963년 염관리법이 제정된 이후 45년간 광물로 분류되면서 법적으로는 식품이 아니었지만, 지난 2008년 3월 28일부터 염관리법과 염업조합법을 개정하면서 비로소 식품위생법상의 식품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 책은 지금은 명맥만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염전에 대한 현장 기록이요 그 역사에 대한 보고서다. 하지만 한편의 시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선율들이 도드라져 보인다. 감수성이 풍부한 시인의 글과 더불어 사진작가의 뛰어난 앵글이 시각적인 감동을 더해준다. 오랜 울림이 남는 책이다. 소금이 울울이 일어나는 짭짤한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우리나라의 주요 염전은 한국전쟁 전후로 서해안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해양생태공원으로 변한 경기도 시흥시 일대의 염전이 화학 소금들에 밀려 퇴락의 길로 접어든 오늘날의 위상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전통적인 염전은 경기도 화성시의 공생염전과 남창염전, 전남 신안군 비금도의 대동염전과 증도의 태평염전 정도이다. 소금 중에도 제일로 치는 소금이 있다. 일명 송화소금이라고 하는 송홧가루 날리는 철의 소금을 소금 중의 으뜸이라고 한다. 봄철 소금 꽃이 뜨기 시작한 염전 물 위에 져 내린 진분홍 꽃잎은 봐주는 이 없이도 아름답지만 염부가 보기엔 이 또한 다른 꽃잎이나 꽃가루처럼 불순물의 난입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4월 한 낮 날아드는 송홧가루만은, 염부가 입가에 미소를 떠올리며 흐뭇하게 고무래질을 시작할 정도로 서해안 갯벌에서 나는 미네랄이 풍부한 소금에 각종 유효성분이 들어 있는 송홧가루가 자연스럽게 흡수되어 다른 소금들과는 사뭇 다른 진미를 내게 되는 소금중의 으뜸이라고 하는 송화소금이 되게 한다. 이 책에는 염전의 역사와 뿌리도 훑어보고 있다. 경기도 화성의 공생염전은 1951년 ‘철의 삼각지’라 불리는 철원, 김화 지역 피란민 55세대가 피란을 와서 너른 갯벌만이 펼쳐져 있는 바다를 맨몸을 부려 돌과 흙을 날라 900여 미터 둑을 쌓고 염전을 조성하였다. 이를 본 미군들은 피란민들의 광기에 가까운 노동과 의지에 소름이 끼쳤던 모양으로 이 피란민들의 역사를 고스란히 다큐멘터리로 필름에 담아, <바다를 밀어낸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완성됐다. 또한, 전남 신안군 비금도의 대동 염전은 1948년 섬 주민 450여 세대가 또 다른 전쟁을 치르듯이 나물죽을 먹어가며 이뤄낸 값진 바닷가의 터전이며 증도의 태평염전은 규모만 해도 90만평에 이르는 우리나라 최대면적을 자랑한다. 그렇게 쇠락을 거듭해 온 오늘의 염전은 오직 세월의 때가 타지 않은 채, 철마다 몸을 일으키는 소금만이 허리가 굽어가고 날로 힘이 부쳐가는 늙은 염부의 고무래 밑에서 앳될 따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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