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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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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끼익 소리를 내며 새는 태엽을 감는다. 하지만 어느순간엔가 새의 울음 소리는 들리지않고 태엽은 끊긴 듯한 느낌이 들면서.. 세계가 모호해졌다. 오카다의 세계, 구미코의 세계, 가사하라 메이의 세계, 가노 구레타의 세계, 마미야 중위의 세계.. 현실과 환영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그런 세계 속에서 오카다는 실마리를 하나 찾아냈다. 전화 속의 여자, 그녀의 이름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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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끼익 소리를 내며 새는 태엽을 감는다. 하지만 어느순간엔가 새의 울음 소리는 들리지않고 태엽은 끊긴 듯한 느낌이 들면서.. 세계가 모호해졌다.

오카다의 세계, 구미코의 세계, 가사하라 메이의 세계, 가노 구레타의 세계, 마미야 중위의 세계..

현실과 환영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그런 세계 속에서 오카다는 실마리를 하나 찾아냈다.

전화 속의 여자, 그녀의 이름을 찾았다.

하지만, 여전히 뚜렷한 것은 없다. 이제 겨우 반을 읽었을 뿐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조급해지기도 하고.. 내가 조급해한다 해서 이야기가 달아나는 것 역시 아니기에 조금은 평안하기도 하고..  

여하튼 요즘의 내 신경은 이 책에 모두 쏠려 있다. 읽고 있든, 읽고 있지 않든.. 내 세상의 태엽도 이 책과 함께 멈춰 있다.

 

p.62

그 반들반들한 가면 아래에 있는 존재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곳에 있는 비밀을 알고 있다구요. 구미코도 그것을 알고 있고 나도 그것을 알고 있어요. 마음만 먹는다면 나는 그것을 파헤칠 수도 있습니다. 백일하에 폭로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나는 할 수 있어요. 나는 융통성 없는 인간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샌드백은 아니에요. 살아 있는 인간이죠. 맞으면 내 쪽에서도 때립니다. 그것을 확실하게 기억해두는 편이 좋을 겁니다.

 

p.152

나는 그녀에게 이끌린 채 어둠 속에서 나아갔다. 천천히 문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까닭도 없이 내 등줄기를 오싹하게 했다. 방의 어둠 속으로 복도의 빛이 확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우리는 벽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벽은 마치 거대한 젤리처럼 차갑고 물컹물컹했다. 나는 그것이 입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입을 꼭 다물고 있어야만 했다. 맙소사, 나는 벽을 통과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딘가에서 어딘가로 이동하기 위해서 벽을 통과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벽을 통과하는 나에게는 그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행위로 생각되었다.

 

p.157

더듬거리며 배낭에서 물통을 꺼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거의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자 갑자기 배가 고팠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시 공복감은 희미해지고 중간 지대와 같은 무감각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또다시 얼굴에 손을 대어 수염이 자란 상태를 추측해보았다. 내 턱에는 하루분의 수염이 자라 있었다. 확실히 하루가 지나간 것이다. 하지만 내 하루의 부재는 그 누구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없어진 것을 알아차린 사람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내가 사라져버려도 세계는 아무 지장 없이 여전히 움직일 것이다. 분명히 상황은 지독하게 뒤얽혀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이제 누구도 나를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p.305

빈집 정원에는 변함없이 새의 석상이 부리를 쳐들고 하늘을 노려보고 있었다. 새는 전에 보았을 때보다 훨씬 지저분하고, 지쳐 있는 듯했다. 그 시선에서 왠지 모르게 좀 더 절박한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새는 꼼짝도 않고 하늘에 떠 있는 뭔가 유별나고 음산한 광경을 주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새는 할 수 있으면 그런 것으로부터 눈을 돌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눈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석상 주위를 둘러싼 키 큰 잡초들은 마치 그리스 비극의 코러스처럼, 미동도 없이 숨을 죽이고 신탁神託이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붕 위의 텔레비전 안테나는 그 숨 막힐 듯한 열기 속에서 은빛 촉각을 무감각하게 세우고 있었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서 모든 것이 메마르고 피폐해 있었다.

 

p.319

내 생각에는요, 인간은 모두 각각 다른 것을 자신의 존재 중심에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하나하나 다른 것이 열원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을 내부에서부터 움직이고 있어요. 물론 내게도 그것이 있죠. 그런데 가끔 그것이 스스로 감당할 수 없게 되어버려요. 나는 그것이 내 안에서 멋대로 팽창하기도 하고 수축하기도 하면서 나를 동요시킬 때의 느낌을 왠지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져요.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알아주지 않아요. 물론 내가 얘기하는 방법이 나쁘다고 할 수도 있지만요. 하지만 모두 내가 얘기하는 걸 제대로 들어주지 않아요. 듣는 척하지만 사실은 전혀 듣지 않아요. 그래서 나는 때때로 자신을 학대하고,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말죠.

YES마니아 : 로얄 j*******7 2013.12.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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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수준의 하루키적 상상의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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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의 소설답게 다읽고 난뒤 결락감과 공허함을 느끼게 하지만 그런 상실을 통해 본질에 대해 더욱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은 전작과 다르지 않다. 현실과 비현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탄탄한 구성과 치밀한 전개는 하루키 문학의 중간결산이라고 할만 하다. 그의 세계에서 주인공들의 상실은. 터무니없이 그들의 삶한가운데 던져진다. 하지만 그런 결락감은. 그이전부터 존재
"세계문학수준의 하루키적 상상의 정점" 내용보기
역시 그의 소설답게 다읽고 난뒤 결락감과 공허함을 느끼게 하지만 그런 상실을 통해 본질에 대해 더욱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은 전작과 다르지 않다. 현실과 비현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탄탄한 구성과 치밀한 전개는 하루키 문학의 중간결산이라고 할만 하다. 그의 세계에서 주인공들의 상실은. 터무니없이 그들의 삶한가운데 던져진다. 하지만 그런 결락감은. 그이전부터 존재해 왔던것이며, 주인공이 삶의 과정가운데 인식하지 못한것들이다. 역시나 수많은 비유가 등장하고, 시간의 순서가 a.b.c.d.의 순서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그의 생각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퍼즐을 풀어나가는듯한 전개가 마음에 든다. 이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을 태엽감는 새로 상정했는데.. 이세계를 돌아가게 하는것은 어떠한 거대한 장치가 아니라, 개개의 태엽감는 새이며, 이것들이 바삐 이세계를 돌아다니며 작은.. 태엽을 감는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할때 그 세계는 비단 현실의 위계만은 아니라 우리 자신의 본질을 향한 세계일수있다. 그리고 태엽을 감는것을 멈추었을때 이세계또한 움직이길 거부한다.
c*******y 2005.12.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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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신비감과 허무함이 반복 속에서 색을 바라다.
"그의 신비감과 허무함이 반복 속에서 색을 바라다." 내용보기
20대때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글을 참 많이 읽었다. 읽은 책들의 면면을 보자면, 상실의 시대를 시작으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무라카미 단편걸작선, 댄스 댄스 댄스, 양을 쫓는 모험,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 스푸트니크의 연인, 1973년의 핀볼, 재즈 에세이까지 열심히도 읽어댔다. 처음 상실의 시대를 읽었을 때
"그의 신비감과 허무함이 반복 속에서 색을 바라다." 내용보기

20대때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글을 참 많이 읽었다. 읽은 책들의 면면을 보자면,

상실의 시대를 시작으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무라카미 단편걸작선, 댄스 댄스 댄스, 양을 쫓는 모험,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 스푸트니크의 연인, 1973년의 핀볼, 재즈 에세이까지 열심히도 읽어댔다.

처음 상실의 시대를 읽었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하지만, 30대에 막 접어 들고나서,

선물받은지 5년이 넘은 책을 다시 열어보니 예전의 그 감흥은 많이 사라진듯하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일지, 그의 소설을 너무 많이 봐서 일지, 아니면 하루키의 글솜씨가 예전같지 않아서 일지 식상함과 과도한 설정에 즐거운 마음으로 읽히지는 않는다.

다만, 간혹 하루키의 위트있는 비유를 볼때면 살며시 미소가 지어질 뿐이다.

아직 2권까지 읽기를 마친터라 전체적인 평은 할수 없지만, 아쉬움을 금할길은 없다.


 


PS) 하루키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소재들

끝없는 허무, 치과의사, 영화배우, 자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섹스, 쌍둥이 여자, 수동성, 주인공에게 사랑과는 관계없이 몸을 맡기는 여자들,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고 감쪽같이 사라지는 주변인물들, 행방불명, 기이한 편지, 주변인물들의 탁월하지만 호흡이 길고 세세하게 글을 쓰는 솜씨, 재즈와 클래식, 휘파람, 라디오, 맥주, 수영장과 수영, 세탁소, 호텔방이나 우물 등 밀폐된 장소, 샐러드와 스파게티, 다리를 저는 여자, LP판과 그와 관련된 이야기, 오후의 야외 야구장, 주인공의 실업, 지중해와 크레타섬, 새벽에 울리는 전화, 뜻하지 않는 여행, 항상 적당히 돈이 들어있는 통장, 신통력은 가진 여자 등..

i*******t 2008.06.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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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감는 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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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감는 새는 꼭 다시 읽고 싶었던 소설 중에 하나였다. 4권으로 되어 있어 중간 중간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기도 하였고, 워낙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이다. 또한 책의 표지가 예뻐서 눈길이 갔다. 처음 태엽감는 새를 읽었을 때 단숨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내용이 아주 흥미로웠다. 1권에서는 고양이가 집을 나갔다면, 2권에서는 아내가 가출을 하게 된다. 점점 이야기가 흥미롭다.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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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감는 새는 꼭 다시 읽고 싶었던 소설 중에 하나였다. 4권으로 되어 있어 중간 중간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기도 하였고, 워낙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이다. 또한 책의 표지가 예뻐서 눈길이 갔다. 처음 태엽감는 새를 읽었을 때 단숨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내용이 아주 흥미로웠다. 1권에서는 고양이가 집을 나갔다면, 2권에서는 아내가 가출을 하게 된다. 점점 이야기가 흥미롭다. 3권이 기대가 된다. 

k*****3 2017.04.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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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우물이 필요한 시간이 온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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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은, <1Q84>에선 '전공투'로 불리는 일본의 60년대 학생운동의 잔여세력과 신흥 종교 단체의 위험성을 중점적으로 그린 잔면, <태엽감는 새>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가 만주와 몽골, 소련 등지에서 벌인 만행과 그로 인한 군인, 민간인들의 피해를 그린다는 점이다. 하루키 하면 역사적, 사회적인 메시지보다는 개인의 내면 세계나 환상을 주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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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은, <1Q84>에선 '전공투'로 불리는 일본의 60년대 학생운동의 잔여세력과 신흥 종교 단체의 위험성을 중점적으로 그린 잔면, <태엽감는 새>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가 만주와 몽골, 소련 등지에서 벌인 만행과 그로 인한 군인, 민간인들의 피해를 그린다는 점이다. 하루키 하면 역사적, 사회적인 메시지보다는 개인의 내면 세계나 환상을 주로 그리는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역사적, 사회적 메시지가 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태엽감는 새>만 보아도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전쟁 상태의 인간들이 얼마나 극적인 행동과 선택을 하는지, 전쟁을 겪지 않은 전후 세대에게 전쟁의 비극이 어떻게 전해지는지 등이 자세히 그려져 있다(전전 세대의 피해자는 마미야 중위와 너그메트이며, 이들의 고통을 계승한 전후 세대의 피해자는 도루와 구미코, 시나몬 등이다). 하루키는 다만 그것을 환상 또는 문학적 은유로서 빗대어 표현할 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강도는 다른 작가들의 그것에 비해 약하지 않다.

 

 

<태엽감는 새>는 하루키 월드를 여지없이 드러낸 소설, 역사적,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소설로도 읽을 수 있지만, 하루키 하면 떠오르는 개인의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 묘사 또한 뛰어나다. 나는 특히 주인공 오카다 도루에 감정이입이 잘 되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나처럼 나이가 서른 즈음이고, 잘 다니던 직장에는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그렇다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마음도 들지 않아 고민하는 처지까지 나와 같기 때문이다(다만 나한테는 아직 집 나갈 남편은 없다^^). 거창한 인생의 목표도, 사회에 대한 관심도 없고, 그저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하나하나 처리하기에 급급한 모습이 어찌나 나같던지(아, 나도 우물에 들어가고 싶다!). 그런데 하루키는 이런 무력하고 소시민적인 느낌을 결코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세탁소 주인과 오카다의 외삼촌처럼(게다가 이 오카다의 외삼촌이라는 인물은 소설가가 되기 전 하루키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다) 대단한 부와 명예는 없어도 묵묵히 주어진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소설에는 더러 등장하며 작가가 이들을 매우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반대로 부와 명예만 앞세우며 사는 구미코의 아버지와 오빠 와타야 노보루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우물에 들어간다든가 태엽을 감는다든가 하는 표현도 지루하지만 성실한 삶을 사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것 같다. 어쩌면 이런 현실감을 잃지 않는 느낌이 대중들, 특히 젊은 세대들의 깊은 공감을 얻어 하루키가 인기 작가로 성공한 것은 아닐까 싶다. (계속)

이달의 사락 j****y 2014.03.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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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감는 새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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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뭐랄까, 다소 쓸쓸한 분위기로 진행되어서 그런 분위기가 이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지배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가 않네요. 2권은 1권과는 약간 다른 분위기로 연출됩니다. 쓸쓸함이나 공허함이 감도는 것은 그대로이지만 대체로 몽롱한 환각의 기분으로 읽게 되는 느낌입니다. 이것을 판타지적이라고 단정해서 말해버리기엔 너무 제한적이라는 느낌이어서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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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은 뭐랄까, 다소 쓸쓸한 분위기로 진행되어서 그런 분위기가 이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지배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가 않네요. 2권은 1권과는 약간 다른 분위기로 연출됩니다. 쓸쓸함이나 공허함이 감도는 것은 그대로이지만 대체로 몽롱한 환각의 기분으로 읽게 되는 느낌입니다. 이것을 판타지적이라고 단정해서 말해버리기엔 너무 제한적이라는 느낌이어서 그렇게 말하기엔 좀 그렇고, 그렇다고 해서 어떤 다른 표현을 찾자니 딱히 마땅하게 떠오르는 단어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 연상해보자면 아베 코보의 <모래의 여자>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정말이지 강렬하게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2권의 말미에서는 엄청난 반전을 가져다주더군요. 그렇게 보자면 이게 또 반전 소설이랄수도 있는 건데 그 반전의 강도가 상당했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그랬어요. 전율이 일어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전체의 작품을 다시 떠올려보면 이것은 소통의 단절이라는 주제를 매우 카프카적으로 서술한 작품이라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되더군요. 그렇게 보자면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는 이미 이 작품 <태엽감는 새>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좋게 말하면 그렇고 반대로 말해도 나쁠 것은 없지만 비슷비슷한 주제와 성향으로 반복된다고는 말할 수 있겠네요. 그러나 결과가 좋으니 반복되거나 말거나 게속 고고씽 해주기를 바라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식이라면 만 번을 반복해도 질리지 않아, 하고 소리라도 질러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읽는 중간에는 말이지요, 다른 하루키의 작품에 비해서 다소 지루한 감이 있지 않은가, 하고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래서 왜 그런가하고 생각해보았는데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습니다. 화제 전환의 호흡이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해 다소 길었다는 것이지요. 딱히 의식의 흐름으로 쓰여졌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상당 부분이 내면 묘사에 할애되었고 그 묘사의 길이가 하루키의 여느 작품들보다 조금 긴 분량으로 지속되며 전환이 되어서, 만약 그것을 한 단락이라고 전제한다면 단락의 중후반부에서부터는 살짝 지루해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적당한 선을 살짝 넘어가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이후의 작품, <해변의 카프카>라든가 <1Q84>와 같은 작품에서는 그 단락의 호흡이 매우 적절하고 화제의 전환이 시기적절해서 지루함이라는 것을 느낄 새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이것을 보완되었다, 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어쨌거나 제 생각으로는 그래요. 보완된 느낌입니다. 달나라로 떠나 있는 시간을 조금 단축시킨 셈이지요. 

 

      그런데 말이죠, 2권의 막판 반전이 말하자면 멍때리고 있다가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화들짝 깨는 기분이었습니다. 당연히 그러다보니 읽는 중간에 느꼈던 다소간의 지루함이란 게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렇다는 얘기는 앞으로 남은 3권과 4권이 없다고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을 만큼 1권과 2권으로서의 완성도만으로도 훌륭하다고 느껴지더군요. 이것으로도 충분해, 하고 말이지요. 그러니 당연히 3권에서부터는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이어지려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완전히 새로운 기분으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정말이지 놀랍습니다. 저는 상당히 여러가지 키를 소유해보았고 지금은 번호키를 사용하지만 아무래도 하루키만한 키는 좀처럼 없어보입니다.  

 

      경험해본 적이 있습니다. 구미코가 말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지요. 작중화자인 오카다를 표면상 떠나버린 듯한 구미코의 심정이 강렬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소통의 단절은 누구에게나,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누군가의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사랑하는 사이에서는 정말이지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뭐랄까, 서로는 분명 아끼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정작은 서로가 하는 이야기들을 깊게 이해하지 못하는 거예요. 말하자면 생각의 기준이 오로지 나의 중심으로부터만 비롯되는 것이어서 상대가 말하고자 하는, 혹은 상대가 보내는 메시지의 본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서로 함께 있으면서 대화를 나누고는 있지만 실은, 단절되어 있는 상태인 것입니다. 이런 감정의 한계는 아무래도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민감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고, 이런 문제가 외부적으로 표출되어 상충되었을 경우, 남자는 여자에게, 도대체 왜 그러러는 거냐며, 아무 문제도 없는데 왜 그런 행동을 보이는 거냐며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도리도리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남자도 그 일을 지나고보면 그녀가 왜 그랬는지 그것이 보일 때가 있어요. 그래서 아아, 그때. 어쩌면 그래서 그녀가 그랬던 것 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그것에 대한 확신이 점점 강해질수록 나는 대체 왜, 그녀가 내게 보냈던 메시지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읽지 못했던 것일까, 하고 후회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정말이지 이기적인 녀석이로구나, 하고 말이지요. 그러면서 그에 대한 미안함으로 인해 남자는 종종 지나간 사랑에 대해 애잔한 기분에 휩싸이고는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남자란 종족이 그다지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닌지라, 그것을 한 번 느꼈으면 그 다음 만나는 인연에게는 그러지 말아야 할텐데, 그게 또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점이 바로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여자가 보내는 감성의 메시지는 마치 바닷속 돌고래들이 보내는 초음파처럼 세밀하고 민감한 것이어서 여간 집중해서 몰입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남자 입장에서 보자면 그게 사실이에요. 그러니 유난히 성능이 좋은 안테나를 달고 있지 않은 이상, 남자는 대개 비슷비슷하게 자기 위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들게 되는 것이지요. 제 아무리 자상한 남자라고는 해도 근본적인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행동하는 자상함은 그저, 아무 여자에게나 그렇게 할 수 있듯이 그저 매너좋은 행동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자상함이 한 여자에게 특별한 의미가 될 수는 없다는 얘기이지요. 그러면서 내가 너에게 모든 걸 다 맞춰주는데 뭐가 그렇게 불만인거냐고, 하고 말하는 것은 참, 그러니까 여자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일수도 있겠다 싶은 것이지요.

      너의 그 자상함은 말하자면 지하철 역사에 있는 공용사물함이나 다를 바 없어. 뭐 그런 것이라고나 할까요?

 

      이 소설을 읽고 막판에 등장하는 반전에서 뒤통수를 한 대 후려맞고는 그런 일련의 과정을 깨달았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깨달았다기보다 알고는 있었지만 다소 희미하거나, 혹은 어지럽혀져 있던 그런 생각이 단 한 방에 정리가 되어버린 듯한 느낌인 것이지요. 그래서,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야, 이 냥반 정말 대단하네. 그렇게요. 정말 대단합니다. 그같은 단절에 관한 이야기를 어쩌면 이토록 기가 막힐 정도로 꿈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며 멋지게 은유적으로 이야기화 시킬 수가 있었던 것일까요? 역시 님하는 장난이 아니야, 하고 말해줄 수밖에 없어효.  

 

     그러니 이제, 이것은 수학이 아니라 문학이므로 그 우물이 의미하는 바가 대체 무엇일까, 하고 골똘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그것을 알아야만 이 소설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지금 제가 느낀 이런 감정처럼, 또는 누군가가 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어떤 것을 강렬하게 느낄 수도 있는 것처럼, 때론 느껴지는 것을 받아들이는, 말하자면 머리가 아니라 온몸으로 이해할 수도 있어야 하는 게 문학이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그러니 결국, 문학이란 평론가들의 이바구처럼 뭔가 지식적으로의 박식함보다는 삶을 살아가면서 몸소 겪은 경험에 의해 이해되는 폭이 훨씬 넓고 깊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입니다.

 

      아침에 리뷰 쓰다가 흥분했습니다. 오렌지 먹으며 리뷰 쓰다가 사레들렸습니다.

http://blog.naver.com/vitojung



b******k 2010.04.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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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만의 우물, 동굴은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우물, 동굴은 있다" 내용보기
2권의 시작부터 아내가 사라졌다. 1권에서 고양이가 사라진 것처럼. 그리고 주인공인 '오카다 도루'는 우물 안에 들어갔고 갇혔다. 1권(http://blog.yes24.com/document/11966567)에서 예상했던 것처럼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당연히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겠지. 2권은 약간 청불 느낌이다. 20대 때 봤더라면 특정 부분만 책이 까마졌을 지도 모르겠네. 뭐, 이제
"누구나 자신만의 우물, 동굴은 있다" 내용보기
2권의 시작부터 아내가 사라졌다. 1권에서 고양이가 사라진 것처럼. 그리고 주인공인 '오카다 도루'는 우물 안에 들어갔고 갇혔다. 1권(http://blog.yes24.com/document/11966567)에서 예상했던 것처럼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당연히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겠지.

2권은 약간 청불 느낌이다. 20대 때 봤더라면 특정 부분만 책이 까마졌을 지도 모르겠네. 뭐, 이제는 하루키는 이런 방법으로 그의 세계관을 만들어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이야기는, 만약 처음 접했다면 꽤 짜증이 났을 것 같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너무 허황되는 것 아닌가란 생각에. 하지만 하루키의 소설을 오래 읽은 사람이라면 뭐 그렇구나, 정도로 넘어가지 않을까.

책 소개를 보면 "해체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 존재의 가치와 사랑, 그리고 성(性)의 궁극적 의미를 탐험하고 있다. 현재의 삶에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낭만적인 그리움을 드러내면서 현대인의 공허한 내면을 필치로 절묘하게 그려 낸 하루키의 작품이다." 라고 되어 있는데, 2권에서는 "성(性)의 궁극적 의미를 탐험하고 있다"에 방점이 찍힌 것 같다. 물론 존재의 가치와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만 역시 2권은 성(性)이다. 또 모르지, 3권 이후에 더 진일보한 이야기가 있을지도.

책에서 이야기하는 우물은, 누군가에는 동굴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만의 우물, 동굴에 한동안 (숨어) 지낸 적이 있다. (그런 적이 없을 것 같지만 누구나 그런 적이 있다. 사춘기 때든 실연을 당했을 때든 누군가 돌아가셨을 때든. 다만 기억이 안날 뿐이지.) 그런 기억을 되살려 이 책을 읽으면 왜 주인공이 우물에 들어가고자 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2권은 1권보다 조금 더 두껍다. 요즘 새벽까지 <태엽감는 새>를 보느라 잠이 부족하네. 이제 3권이다.

저어, 태엽 감는 새 님, 아저씨가 지금 말한 것 같은 일은 누구에게도 불가능해요. '자, 지금부터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라든가 '자, 지금부터 새로운 자신을 만들자.'라는 것 말이에요. 나는 이렇게 생각해요. 스스로는 잘했다, 새로운 다른 자신이 되었다, 하고 생각해도 그 껍질 밑에는 원래의 아저씨가 있는 거고, 무슨 일이 있으면 그것이 '안녕하세요.'하고 얼굴을 내미는 거예요. 아저씨는 그것을 알지 못하는 거 아녜요? 아저씨는 '외부'에서 만들어진 거예요. 그리고 자신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생각 또한 외부에서 만들어진 것이죠. 저기, 태엽 감는 새 님, 이 정도는 나도 알고 있는데, 어째서 어른인 아저씨는 알지 못하는 거예요? 그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확실히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아저씨는 지금 그것에게 보복당하는 것인지도 몰라요. 여러 가지 것으로부터, 예를 들면 아저씨가 버리려고 했던 세상으로부터, 그리고 버리려고 생각했던 아저씨 자신으로부터. 내가 말하는 거 알겠어요? (pp.180-181)


YES마니아 : 골드 h******i 2020.01.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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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에 푹 빠질 수 있게 만드는 하루키의 능력!
"이야기 속에 푹 빠질 수 있게 만드는 하루키의 능력!" 내용보기
1권에서 역피라드로 끝없이 펼쳐지던 상상의 나래는 2권에서도 여전히 계속된다. 하지만 2권에서는 그 밀도가 더 꽉찬 느낌이라고나 할까. 즉 무작정 상상의 나래로만 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1권에서 생겼던 궁금증들이 해결되지 않고 2권에서 또 다른 의문들이 마구마구 생겨났다면 좀 짜증이 났을텐데, 1권에서의 의문들을 2권에서 적당히 해결해 주면서 또 다른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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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역피라드로 끝없이 펼쳐지던 상상의 나래는 2권에서도 여전히 계속된다. 하지만 2권에서는 그 밀도가 더 꽉찬 느낌이라고나 할까. 즉 무작정 상상의 나래로만 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1권에서 생겼던 궁금증들이 해결되지 않고 2권에서 또 다른 의문들이 마구마구 생겨났다면 좀 짜증이 났을텐데, 1권에서의 의문들을 2권에서 적당히 해결해 주면서 또 다른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2권은 좀 더 밀도 꽉찬 이야기의 진행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2권이 이야기의 꼭짓점을 찍었느냐고 묻는다면, 아직 3권을 읽지 않은 나로서는 대답하기 힘들다. 하지만 3권의 마지막 부분 정도에서는 아마 역피라미드가 다이아몬드가 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나름 가지고 있다. <1Q84> 3권까지 읽어본 바에 의하면 1Q84보다는 스토리 전개보다 내면 묘사에 좀 더 치중을 둔 작품이라 생각된다. 물론 <태엽감는 새>가 초기작이니 아마 여기에서 살짝 지루하다고 생각되는 점을 후기 작품에서 좀 더 보완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2권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장면은 바로 우물 속 장면이다. 화자인 오카다는 빈집의 말라버린 우물 속에 들어가 며칠을 보내게 된다. 옆집 소녀, 가사하라 메이가 사다리를 걷어버리는 바람에 오카다는 본인이 의도했던 것보다 더 오래 우물 속에 머물며 죽음에 가까이 다가가지만 가노 구레타의 도움으로 우물에서 빠져나온다. 그동안 오카다에게 호의적이었던 가사하라 메이가 오카다를 죽음 직전의 상황까지 가도록 한 이유에 대해서는 작품 후반부에 본인의 입을 통해 설명이 되지만 그런 행동과 그로 인해 다시 학교로 돌아가게 된 내면의 변화까지는 사실 납득이 될 정도로 마음을 움직이지는 않는다. 단지 오카다의 의식의 변화에 좀 더 집중하고 그 흐름을 따라가는 편이 작품 전체의 맥을 끊지 않는데 도움이 되는 듯 하다.

 

2권에서는 1권에서 나온 인물들만으로도 이야기의 전개가 불충분했던지 새로운 인물들이 추가 등장한다. 바로 구미코가 혼자 낙태를 하게 될 때 오카다는 출장으로 삿포로에 갔다가 스낵 바에서 노래를 부르는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바로 그 노래를 불렀던 남자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사실 결국 이 남자도 오카다가 크레타로 가려했던 결심을 포기하게 만드는, 도망가는 것으로는 그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을 깨닫게 되는 장치일 뿐인데 (물론 이 남자가 3권 이후에서도 또 등장한다면 별개의 문제이지만) 너무 자극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만 해서 생긴 불필요한 장치는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요즘은 소설이건 영화이건 열린결말이 많이 나오고 있는 터라 비극적 결말이나 해피엔딩처럼 딱 떨어지는 결말에 대한 집착은 없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 역시 마지막에 그런 식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해도 오히려 그 편이 이 작품에는 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에서도 <1Q84>처럼 수많은 은유와 뜻모를 상징들이 등장하는데, 그런한 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전문가적 고민 따위는 잊어버리는 것이 문학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그럼 3권으로 고고씽~

l********d 2012.04.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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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비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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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언제 읽었나 찾아 보았더니 1년도 넘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 나가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는 것. 기억이 나는 내용은 나는 대로 도움이 되었고, 기억이 나지 않음에도 2권을 읽는 데는 그다지 답답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이 작가의 글은 줄거리보다는 페이지마다 나타나 있는 감수성이 더 돋보인다. 어쩌면 이렇게 표현하나 싶은.   일본 사람들은 이런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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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언제 읽었나 찾아 보았더니 1년도 넘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 나가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는 것. 기억이 나는 내용은 나는 대로 도움이 되었고, 기억이 나지 않음에도 2권을 읽는 데는 그다지 답답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이 작가의 글은 줄거리보다는 페이지마다 나타나 있는 감수성이 더 돋보인다. 어쩌면 이렇게 표현하나 싶은.

 

일본 사람들은 이런가 이런 의문도 떠올리고, 일본인이라고 다 이렇지는 않겠지 하는 짐작도 하고, 내 상식과는 참 다르구나 비교도 하고, 설마 현실 세계에 이런 인물들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 의아함도 느끼고, 그러면서 비록 번역되어 있기는 하지만 문장 하나하나에 오래 머물러 있어 보기도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가 있구나 하면서.

 

이번에 느낀 건데, 읽다가 보니 내가 윤대녕을 떠올리고 있었다. 현실과 환상 사이의 자유로운 교류를 내가 퍽 동경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 생각이나 표현에 쉽게 빠져들고 있는 것을 보니.

 

윤대녕의 새 작품도 궁금하고, 이 책 3편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1년을 더 보낼 수는 없지 않겠는가.  



YES마니아 : 로얄 j***6 2012.06.14. 신고 공감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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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감는 새 2/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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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의 시작은 아내의 가출로 시작된다. 아침에 출근한 아내가 밤 늦도록 들어오지 않고 다음 날 아침이 되어도 아내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전날 출근할 때 뿌린 샤넬의 오데코롱과 그녀가 원피스를 입을때 뒤에서 지퍼를 올려주며 보았던 미끈한 등이 생각이 나며 뭔가 불길한 예감에 싸이게 된다.   1편에서 고양이가 집을 나가고 그고양이를 찾는 과정에서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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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의 시작은 아내의 가출로 시작된다.

아침에 출근한 아내가 밤 늦도록 들어오지 않고 다음 날 아침이 되어도 아내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전날 출근할 때 뿌린 샤넬의 오데코롱과 그녀가 원피스를 입을때 뒤에서 지퍼를 올려주며 보았던 미끈한 등이 생각이 나며 뭔가 불길한 예감에 싸이게 된다.

 

1편에서

고양이가 집을 나가고 그고양이를 찾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과  얽히게 된다

이웃집소녀 가사하라메이, 가노 마루타 가노 구레타 자매

그리고 아내의 오빠인 와타야 노보루 , 마미야 중위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 오카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그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 아직 구체적이지 않았다.

 

2편에서는 아내가 가출을 하고

혼자 남게 된 와타야가 자신의 내면의 세계에 침잠하는 (우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어찌보면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들이다.

주변의인불들의 이야기보다는 우물속에서 기억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사고와

그 안에서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한 채 겪게 되는 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들

그리고 얻게 된 얼굴의 반점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불안정함때문에 어딘가로 떠나보려 하지만 (가노 구레타와 크레타섬으로)

결국 자신이 있어야할 곳에서 기다리고

자신에게 자신의 이름을 찾아주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아내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어찌보면 현실적으로 손에 만져지는 것 확실히 이거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닌

소설이기에 가능한 상황과 묘사이어서

예전에 첨 읽었을때보다는 좀 지루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고 보이지 않는 무에서 오히려 또렷히 보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

한번쯤 공감이 가고 느껴보고 싶은 순간인 듯 하다.

아무것도 없기에 찾을 수 있는 나의 내면의 그 무엇인가를

 

상황이 전개되는대로만 바라본다면

주인공인 오카다는 정상적인 사람처럼 보일 수가 없다

가시하라 메이도 그렇게 말한다.

고양이가 집을 나가고

아내가 다른 남자가 생겨서 집을 나가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아내의 편지를 받고는 아내의 물건을 정리하고

이웃집 어린 소녀와 나란히 일광욕을 하고

우물속에 앉아서 며칠을 보내며

신주쿠거리에 앉아 열흘이 넘게 사람들의 얼굴을 관찰하는

하는 일 없고 사람들과의 교류도 거의 없는

혼자 집에서 요리를 해 먹고 음악을 듣고 술을 마시고 책을 읽는 그런 남자

 

그렇기에 이 이야기는 그러한 상황의 흐름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상황가운데  주인공이 겪는 내면의 흐름을 쫒아다니는 것이 관건인 듯 하다.

여기에서 하루키에 대한 독자가  양방향으로 나뉘는 듯 한 느낌이다

이게 뭐야.. 뭐 이런 얘기가 다 있어 하는 부류와

그 상황에 몰입하게 되는 부류가 있는 듯 하다.

어차피 각자의 취향이지만...

 

마지막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가

우물 깊은 곳으로 들어간 듯한 경험을 하고

그곳에서 깨닫게 되는 이름모를 여인의 정체와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하는 지 깨닫게되는 오카다

 

3편의 이야기기 기대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2012.02.19. 신고 공감 0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