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란 무엇일까. 서로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못해 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 이라크 전은 9.11 테러에 대한 보복전의 성격이 짙었으나, 경제 전쟁이기도 했으며 동시에 종교 전쟁이기도 했다. 많은 이들은 이슬람의 호전성을 이야기하며 기독교, 이슬람 세력간의 충돌은 예비된 것이라고까지 이야기하기도 한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중동의 어느 국가에서 태어났다면 어떠했을까. 그랬다면 지금쯤 이슬람 교도로서의 삶을 살고 있진 않을까. 종교는 현실을 뛰어넘는 차원의 것이지만 동시에 사회적인 것이기도 하다. 9.11 이후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짙어졌지만 이슬람이 본래 가지고 있는 평화지향적인 바탕에 대해서는 크게 다루지 않은 듯 하다. 나는 지난 테러가 이슬람 자체의 폭력성 때문이 아닌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보수적 기독교에서 나타나는 성서 근본주의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경전에 쓰여진 것의 일부에 국한된 해석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오류들 그리고 성서의 문자 그대로 해석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극우적 흐름. 그 안에는 타 종교에 대한 어떠한 인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그러한 흐름 속에는 인종, 성에 대한 차별 역시도 정당화하는 요소가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 경전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바는 그와 같은 극단적인 폭력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 책은 코란에 대해 어떠한 특별한 해석도 덧붙이지 않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랍어로 암송되고 있을 수많은 구절 중 일부를 그대로 옮겨놓았을 뿐이다. 물론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의 의미의 손실이나 변형 등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슬람교에 대한 특정 관점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받아들이고 해석함에 있어서 책을 읽는 사람들은 자유로울 수 있다. 나는 코란과 기독교의 성경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이슬람에 대해 그다지 많이 알지 못하며 기독교인이긴 하지만 성경을 많이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두 종교가 강조하고 있는 바는 첫째로 하나님에 대한 진실된 믿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믿음의 대상을 두고는 이슬람교와 기독교가 차이를 지니고 있다. 이슬람에서는 하나님만을 믿음의 대상으로 보고 있으며 그의 아들 예수는 하나의 선지자로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슬람이 유대교나 기독교에 대하여 차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실제로 이 책에서는 유대교도나 기독교도의 믿음에 대해서도, 그 믿음이 진실되다면 하나님으로부터 구원을 얻게 되리라는 말이 적혀있기도 하다. 종교는 현실 도피적이어서는 안 되며 현실 적대적이어서도 안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회의 변화에 맞추어 종교의 해석 역시도 달라질 수 있으며, 모든 종교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영혼을 풍성케 하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기능을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종교에 대해 이단으로 치부하고 관용을 베풀지 않는 현실을 볼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그들이 섬기는 신이 누구인가의 여부를 떠나, 그들의 믿음이 진실되다면, 그리고 그들이 믿는 신이 진실된 의미의 신이라면, 그 신은 이 세상의 모든 이들을 차별없이 사랑할 거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