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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 미식축구 선수인 남주인공의 서른 여섯번째 생일을 앞두고, 팀원들이 생일선물을 줄 계획을 짭니다. 근사한 고급 콜걸을 주려고요. 그러나 이 일을 떠맡은 팀의 단골 클럽 여종업원(그루피랍니다...;)은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해 애태우던 중, 여주인공을 만나게 됩니다. 여주인공은 물리학 박사로, 아이를 갖고 싶어하지만 어린 시절 자기가 천재로 자라며 겪은 일 때문에, 아이 아버지로. 멍청gks 사람을 원했던 거예요. 자, 이렇게 해서 여주인공이 남주인공 앞에 생일 선물로 오게 됩니다. 어떻게 저떻게 해서 둘은 하룻밤 관계를 갖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남을 통해 그녀는 임신에 성공합니다. 한편 남주인공은, 어째서인지 여주인공을 잊지 못하고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가던 중, 그녀를 데려왔던 여종업원을 볶아 그녀의 정체와 목적을 알게 됩니다. 여주인공에게 들이닥친 남주인공은 결혼을 요구하지요. 내 아이를 사생아로 만들 수는 없다면서요. 결혼 후, 그는 고향에 있는 자기 집으로 그녀를 데려옵니다. 함께 투닥투닥 살아 나가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깨닫지만...
책 뒤 내용 소개를 보고 굳었던 작품입니다. '남주인공이 쿼터백?; 미식축구 선수란 소리잖아? 전 원래 스포츠는 그렇게 좋아하는 편도 아니지만, 미식축구라면 그야말로 무지 그 자체입니다. 쿼터백이 미식축구 포지션이란 건 알지만, 도대체 뭐하는 역할인지도 전~혀~ 모르는... 한편, 여주인공은 물리학 박사 (고등학생일 때, 커피를 너무 마셨다던가 해서 잠이 안 오면, 수면제용으로 읽은 게 바로 물리 참고서였다는..) 다행히도 저같이 무지한 인간이라도 뭐 읽는 데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만)
둘이 말싸움하는 것 등이 굉장히 우스워요. 전반적으로 코믹한 편입니다. 하지만 심각한 면도 있어요. 남주인공의 부모는 임신으로 인해 십대에 결혼했었죠. (남주인공 낳았을 때 그 어머니는 열여섯...;;) 아이 때문에 발목을 잡혀 여자를 원망하는 남자, 그런 죄책감에다 더하여, 자신은 그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진 여자. 이런 남주인공 부모의 관계는, 비슷한 상황에서 결혼한 주인공 커플의 하나의 변주곡이랄까요. (물론 끝에 가면 다 해피엔딩이지만.)
또 하나의 문제는 남주인공이 가진 미래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서른여섯이란 나이는 운동선수로는 그야말로 노장이죠. (저는 처음 제가 잘못 봤나 하고 두번 세번 확인했어요.) 그는 자신이 나이가 들어가는 걸 인정하지 않으려, 일부러 젊은 여자만 사귀고(스물셋 이상은 상대 안한답니다...;) 집도 한곳에 오래 살지 않아요. 한 스물여덟쯤 됐으려니 했던 여주인공이 서른넷이라는 걸 알고는 그야말로 불같이 화내죠.) 그렇기 때문에 아이라던가 아내 같이, 자신이 나이들고 정착해간다는 증거물을 거부하고 싶은 겁니다.
하지만 역시 전체적으로는 코믹한 쪽. 남주인공... 어린애 취향의 알록달록한 시리얼을 퍼먹고, 그를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여주인공의 기대에 부응한답시고 일부러 만화를 온 집안에 다 늘어놓고 보는 사람이에요. 나중에서야 그녀에 대한 사랑을 인정하고 그녀를 돌아오게 하려 애쓰는데, 이것도 Kiss an Angel처럼 애처럽다기보다는 귀여워요.
아, Kiss an Angel과 공통점이 하나 있군요. 초기 설정에서 남주인공이 일반적인 로맨스 남주인공 상에서 벗어난다는 겁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알고 보면 다른 면이 있다는 게 밝혀지는 거죠. 그래서 처음 설정만 보면 굉장히 파격적인 듯해서 좀 꺼려지는데, 읽다보면 고전적 로맨스 팬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게 했더군요. 약았어요~
어쨌든 이건 상당히 까다로운 줄타기입니다. 책을 고를 때 이런 점 때문에 독자들이 손 뻗기가 어려워질 텐데, 그렇다고 '아니, 알고 보면 안에는 달라요~'하는 식으로 미리 밝히면 재미가 망가질 테니 말예요. (근데 이 책의 뒷표지에는 그런 언급을 좀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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