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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여, 가사일에 신경쓰라
"남자들이여, 가사일에 신경쓰라" 내용보기
"요즘 여자들은 살기 좋아졌어. 수도꼭지에서 뜨거운 물 나오지, 버튼만 누르면 세탁기가 빨래 다 해주지, 청소도 허리 구부리고 걸레질할 필요 없이 진공청소기만 밀고 다니면 되잖아. 게다가 요즈음 남자들은 의식이 바뀌어서, 거리낌없이 부엌에 들어가 설거지하고 청소 도와주고 기저귀까지 갈아주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여자들이 시간이 남지." 기술의 발전이 가정생활에 가져온 변
"남자들이여, 가사일에 신경쓰라" 내용보기
"요즘 여자들은 살기 좋아졌어. 수도꼭지에서 뜨거운 물 나오지, 버튼만 누르면 세탁기가 빨래 다 해주지, 청소도 허리 구부리고 걸레질할 필요 없이 진공청소기만 밀고 다니면 되잖아. 게다가 요즈음 남자들은 의식이 바뀌어서, 거리낌없이 부엌에 들어가 설거지하고 청소 도와주고 기저귀까지 갈아주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여자들이 시간이 남지." 기술의 발전이 가정생활에 가져온 변화에 대하여 우리가 흔히 듣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집 또는 가정이라는 단어에서 따뜻함과 휴식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집이 쉼터가 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해야되는 '일', 즉 가사노동이 무수히 많다. 청소, 빨래, 장보기, 요리, 육아 등 대부분의 가사노동은 여성이 담당한다. 산업화와 기술의 발전은 공장에서의 생산노동뿐만 아니라, 가사노동에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전통적인 견해에 의하면,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가정이 생산의 장에서 소비의 장으로 바뀌고 가정 내 여성의 노동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특히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상하수도와 가스, 전기 시설이 갖추어지고 세탁기, 다리미, 청소기 등 가전제품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가사노동 시간과 고통이 줄어들고 남성도 가사노동에 참여하게 되어, 여성들이 보다 많은 여가를 누릴 수 있도록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코완의 '과학기술과 가사노동'은 이런 통념에 대하여 강력한 도전을 제기한다. 이 책의 원제목 More Work for Mother:The Ironues of Household Technology from the Open Hearth to the Microwave는 저자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간결하게 드러내고 있다. 화덕에서 전자레인지로, 가정에서 사용되는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술의 발전은 주부의 일을 덜어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코완은 일기, 편지, 광고, 여성지 기사 등 다양한 자료를 근거로 지난 200년 간 미국 가정생활의 변천을 생생하게 그려내면서, 이 도발적인 명제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새로이 도입된 가사기술은 여성의 가사노동을 절감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남성이 담당하던 가사노동을 덜어주고 여성에게 전가하고 새로운 가사노동을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작용하였다는 것이다. 더욱이 과거에는 가사노동이 힘들고 귀찮은 허드렛일로 여겨져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되기만 하면 하인이나 고용인에게 맡기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것이, 이제 가족에 대한 애정과 헌신의 표현으로서 가사노동을 잘하는 것이 여성과 어머니로서의 바람직한 덕목으로 바뀌게 되었다. 전적으로 미국의 역사적 경험에 근거한 명제를 어던 점에서 어느 정도 우리 사회에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이 인간의 사람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이 책이 주는 신선한 충격은 깊이 음미할 만하다. 이 책은 과학기술이 개인과 가정의 사사로운 영역에 일으키는 변화가 정치나 경제 등 소위 거창하게 여겨지는 다른 어떤 변화에 못지 않게 사회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또한 과학기술의 사회적 영향력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 조건과 문화, 집단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t*******d 2003.01.2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