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에게 선물받아놓고선 선뜻 손을 대지 못한채로인 <객주>세트를 두고 과감히(?) 이두호 선생님의 만화를 읽었다. 딴에는 역사와 문학을 아우르는 작품을 박진감과 서정을 더해 읽을 수 있다는(볼 수 있다는) 속보이는 욕심이 앞섰으리라. 만화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나지만 이 작품은 한 컷 한 컷이 마치 한국화를 연상시키면서도 원작의 문학적 성취를 훼손하지 않고 고스란히 담아내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옛 서민들의 말본새와 등장 인물군간의 긴장이 생생한 각 장면은 압권이었다. 게다가 친절한 각주까지 달아주어 가려운데를 긁어주니 책장은 술술 넘어갈 수 밖에... 감히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고 장담한다. 무릇 역사라함은 태정태세문단세로 나가는 왕조사나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영웅호걸사가 위주였던 것도 이젠 가히 옛말이다. 민중의 역사를 엄격한 고증을 거쳐 해학과 함께 풀어낸 원작을 이두호 선생님의 손을 거쳐 만날 수 있다는 데 큰 행복을 느낀다. 또 원작에서는 죽는 "선돌이는 살렸으며 못된 짓만 골라하는 길소개는 원작과는 다르게 죽였다"는 작가의 말 말미의 메모에서는 이두호 선생님 나름의 해석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겠다. 노파심에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질탕한 남녀간의 운우지정을 그리는 대목이 수시로 나와 출퇴근 길에 펼쳐들고 읽기 민망했다. 그래도 이런 민망함은 (빨리 읽히는 책이라) 여러 권을 가방에 넣고다녀야 하는 불편함쯤과 같다. 이런 작은 번거로움만으로 <객주>의 유장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행복이 아니겠는지........객주>객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