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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떠나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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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에 들어 본인의 도서목록을 보자면 거의 여행기로 채워져 있다. 함정임의 최근 산문집 두권 과 . 이희수교수의 , 그리고 박한제교수의 중국역사기행 등등...여행기를 자꾸 읽다가 보니 어떨 때는 내가 꼭 그곳에 가본것만 같은 그런 한심한 생각도 문득문득 들곤 한다. 함정임의 파리여행기인 을 읽다가 우연히 김화영교수의 이책 을 알게되어 알라딘으로 구입하게 되었다. 누
"한 번 떠나볼 일이다" 내용보기
근자에 들어 본인의 도서목록을 보자면 거의 여행기로 채워져 있다. 함정임의 최근 산문집 두권 <인생의 사용="">과 <그리고 나는="" 베네치아로="" 갔다="">. 이희수교수의 <지중해문화기행>, <빛과 꿈의="" 도시="" 파리기행=""> 그리고 박한제교수의 중국역사기행 <영웅시대의 빛과="" 그늘=""> 등등...여행기를 자꾸 읽다가 보니 어떨 때는 내가 꼭 그곳에 가본것만 같은 그런 한심한 생각도 문득문득 들곤 한다. 함정임의 파리여행기인 <인생의 사용="">을 읽다가 우연히 김화영교수의 이책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을 알게되어 알라딘으로 구입하게 되었다. 누구나 여행을 동경하여 어느 바람부는 날 홀연히 길 위로 나서기를 원망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인생들은 이런저런 사유로 포기하고 드문드문 책을 읽으며 다만 휴가때 3~4일 번갯불에 콩구워먹듯 그야말로 잠시잠깐 떠나는 걸로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중은 몇몇은 그 동경과 원망을 가슴속 깊은 곳에 갈무리한 채 호시탐탐 때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어서, 어느날 갑자기 한 방 크게 터뜨려 주위를 화들짝 놀래킬 그런 통쾌한 날을 상상하며 혼자 몰래 회심의 미소를 질질 흘리는 바보천치같은 넘도 있을 것이요. 세계일주 그 영광의 날들을 위해 생고생 지랄을 하며 생똥을 싸며 꿍꿍거리며 절치부심하고 있는 맛간 넘들도 필시 없지 않을 것이니, 대저 여행에는 거부하기 힘든 매력 혹은 마력이 있는 까닭이다. 온갖 사연과 유구한 역사와 슬픈 전설을 간직한 프랑스의 고성들에 대한 이야기....... 플로베르의 <보봐리 부인="">의 무대가 되는 리마을 방문기........개선문, 노트르람성당, 콩시에르지르로 대표되고 상징되는 파리 이야기......덤으로 인도, 아프리카 여행기도 붙어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수시로 콧구멍이 벌렁벌렁, 때때로 궁뎅이가 들썩들썩거려 일어섰다 앉았다 안절부절 못하지만 결국은 돈없고 시간없어 못떠나는 답답한 인생들에게 일말의 쓸쓸한 위로는 될 것이다. 헛된 꿈일망정 깨어지지 말 것이며, 책 속에도 길은 있느니 그 길로나마 한 번 떠나볼 일이다.
e*****h 2005.09.2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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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의 커튼에 가려진 성의 흔적을 더듬는 나그네의 발길
"현실과 환상의 커튼에 가려진 성의 흔적을 더듬는 나그네의 발길" 내용보기
어린 시절을 이루는 빛바랜 조각 중에는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동화책이 있다. 어여쁜 공주를 구하기 위해 돌진하는 왕자에게 고난과 역경은 기본이요, 적들의 훼방이 옵션으로 주어진 가운데 불굴의 의지를 가진 왕자는 온갖 시련에도 공주를 구해내는 칠전팔기의 근성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에는 결혼을 통해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을 확인하고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현실과 환상의 커튼에 가려진 성의 흔적을 더듬는 나그네의 발길" 내용보기

  어린 시절을 이루는 빛바랜 조각 중에는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동화책이 있다. 어여쁜 공주를 구하기 위해 돌진하는 왕자에게 고난과 역경은 기본이요, 적들의 훼방이 옵션으로 주어진 가운데 불굴의 의지를 가진 왕자는 온갖 시련에도 공주를 구해내는 칠전팔기의 근성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에는 결혼을 통해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을 확인하고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마무리되는 것이 가장 중요했었다. 주인공에게만 맞춰져 있던 시선을 돌려 그들이 사랑하고 미워하던 공간을 둘러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그 곳은 바로 성(城)이었다.
계모로 들어온 마녀에게 쫓겨나기 전까지 백설공주가 살던 곳은 인자한 왕(아버지)이 다스리는 커다란 성이었고, 길고 탐스러운 머리카락을 가진 라푼젤이 갇혀 있던 곳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서 있는 탑이었으며 태어나자마자 실꾸리에 찔리면 죽게 된다는 저주를 받은 공주가 죽음 같은 잠에 빠진 곳 또한 자신이 살던 성의 어느 탑이었다. 동화책의 영향 탓일까. 글씨보다 그림이 더 많던 동화책을 읽던 아이가 깨알 같은 활자를 촘촘히 박은 두꺼운 책을 손에 쥐게 된 후에도 성(城)은 왕자와 공주가 행복하게 살고 있는 환상과 허구의 세계였다. 현실과 선을 딱 긋고 선 너머에서만 존재하는 허상의 공간.


  그런 성을 현실에 가까운, 현실과 환상의 경계선 한가운데로 끌어낸 책이 있다. 현실의 성을 찾아가서 소개하는 기행문의 형식 위에 오랜 세월 동안 성에 쌓인 역사와 야사를 소설처럼 혹은 수필처럼 아름다운 문체로 얹은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은 현실에 있으나 꿈결처럼 아득한 성의 어렴풋한 실루엣 같은 책이다. 작가가 성(城)을 정의하는 부분을 읽으면 현실과 환상의 뚜렷한 경계선이 어느새 흐릿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흐릿해진 경계선에 서서 현실과 환상에 각각 한 발씩 담근 성의 모습도.

 

성은 현실의 땅 위에 건축된 집이지만 이미 그 첨탑이나 탑실(塔室)은 어느 정도 꿈의 공간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단순히 거대한 집이라 해서, 육중한 돌로 지은 집이라 해서, 모두가 성은 아니다. 왜냐하면 성은 공간적인 넓이만이 아니라 시간적인 깊이로 지은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에 나오는 성들은 유명세나 규모로 자신을 치장하지 않는다. 성인지 집인지 헷갈리는 작고 아담한 성도 있으니. 공통점이 있다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마르셀 푸르스트, 조르주 상드 등 유명한 문호들이 기거했거나 그들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성들이라는 점이다. 그들의 흔적이 깊게 새긴 채 시간조차 허용하지 않는 공간에서 작가는 담쟁이덩굴처럼 성에 얽힌 그들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려주었다. 내가 읽고 있는 것이 성(城)인지 존재하지 않는 이의 일생인지 분간이 안 갈 만큼 성은 그 안에 기거했던 이들의 역사를 몸체에 전부 새겨두고 있었다. 마치 그들과 자신이 하나라는 듯.


  잔상조차 남지 않은 사람들의 숨결이 귓가에 들리는 듯 한 1장이 끝나면 마을 전체가 하나의 성으로 구현된 곳이 나온다.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의 배경이 된 '리 마을'이 바로 그 곳이다.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살았던 궤도를 따라 이동하던 작가는 리 마을에 도착하여 "손에 받아든 '보바리 지도'를 따라 마치 형사처럼 관련자들의 집을 확인하기 시작한다." 마담 보바리에 기대어 살아가는 마을임에도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변해버려 소설과 달라진 곳들도 더러 있었지만 책 중간중간에 인용된 <마담 보바리>의 부분과 작가가 발품을 팔며 돌아다닌 리 마을이 한데 합쳐진 순간 2장은 통째로 '마담 보바리의 성'이 되었다.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은 성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개선문, 노트르담 성당, 루브르 박물관 등에 대해서도 지면을 할애하여 프랑스의 역사를 몸으로 겪어낸 장소들의 내력을 상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처럼 한동안 머릿속은 프랑스 대혁명이니 나폴레옹 같은 굵직한 역사의 페이지와 함께 장소들이 남아있었다. 특히 노트르담 성당을 설명할 때에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파리의 노트르담 사원>에 맞추어 성당을 소개하였는데 그 때문인지 소설책 특유의 흥미진진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하긴 <마담 보바리>와 리 마을처럼 깊게 파고들지 않았을 뿐 책에 나오는 거의 모든 장소는 그와 관련된 문학 작품이 책갈피처럼 끼워져 있어서 자칫 지루해질 법한 글을 두 배의 즐거움으로 읽어 내려갈 수 있을 뿐더러 인도와 아프리카라는, 제목과 어울리지 않지만 신비로운 곳들을 끄트머리에 매달아 두어 처녀지에 발을 들여놓는 흥분을 대리만족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아프리카를 설명하는 부분에는 동명 소설과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내용이 들어있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장소들을 돌아다니다 지쳤다면 책의 앞과 뒤로 훌쩍 넘어가 작가의 여는 글과 닫는 글을 천천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책의 앞과 뒤를 덧대기엔 아까운 두 개의 글은 따로 떼어내 한 편으로 엮어도 손색이 없다. 글이 담고 있는 여행에 대한 단상을 가만히 음미해보자. 여행과 인생이라는 닮은꼴 단어가 주는 어딘지 서글프고 아련한 그리움을 발판 삼아 차분하게 책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일생이 한갓 여행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행길에서 우리는 이별 연습을 한다. 삶은 이별의 연습이다. 세상에서 마지막 보게 될 얼굴, 다시는 만날 수 없을 한 떨기 빛. 여행은 우리의 삶이 그리움인 것을 가르쳐준다.


- '낯선 곳, 낯선 사람들이 부르는 소리'

r******y 2012.05.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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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이 책속에 눌러 앉아 책 이 곳 저 곳을 기웃거리고 싶어라...
"오랜 시간 이 책속에 눌러 앉아 책 이 곳 저 곳을 기웃거리고 싶어라..." 내용보기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김화영 선생님 때문이다. 그 분을 알게 된 것은 좀 오래 전 '다다를 수 없는 나라'를 읽으면서였다. 그 책을 옮긴 이가 바로 김화영 선생님이셨다. 우리 나라 문학계에서는 꽤 유명하신 분을 나는 그 책을 읽으며 비로소 만나게 된 것이다. 그 분이 추천한 '다다를 수 없는 나라'라는 소설은 물론이거니와 그 분의 작품 해설 속에 나온 글들은 나를 들뜨게
"오랜 시간 이 책속에 눌러 앉아 책 이 곳 저 곳을 기웃거리고 싶어라..." 내용보기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김화영 선생님 때문이다. 그 분을 알게 된 것은 좀 오래 전 '다다를 수 없는 나라'를 읽으면서였다. 그 책을 옮긴 이가 바로 김화영 선생님이셨다. 우리 나라 문학계에서는 꽤 유명하신 분을 나는 그 책을 읽으며 비로소 만나게 된 것이다. 그 분이 추천한 '다다를 수 없는 나라'라는 소설은 물론이거니와 그 분의 작품 해설 속에 나온 글들은 나를 들뜨게 하였다. 1994년 초여름부터 안식년을 맞아 파리에서 1년을 보내며 기차를 타고 이리 저리 파리의 일상을 기웃거리며 서점의 진열장에서 찾아낸 책을 읽는 사람은 얼마나 멋진 사람일까? 게다가 그가 찾아낸 그 책이 숨겨져 있던 보석 같은 책이었다면? 나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김화영 선생님에게 반했다. 그 책을 통해 저자를 알고 나자 이리저리 여러 군데에서 그 분의 이름이 나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이런 것을 두고도 말 할 수 있는 것이리라. 한 번 알게 된 그 분을 나는 신문에서, 또 다른 번역서에서 자주 만나게 되었다. 지난 몇 개월 동안(아쉽게도 이제는 그 연재가 끝나버렸다.) 격주마다 조선 일보 -문학의 숲, 고전의 바다-에서 그의 글을 읽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의 글을 읽으며 번역에 대한 생각과 깊이, 고전 문학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조금씩 조금씩 음미 할 수 있게 되었다. 신간 소개에서 -김화영 예술 기행-이라는 이 책을 발견하고 나는 주저없이 책을 샀다. 문학 뿐아니라 여행에 대한 그의 생각에 나는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신문에 고전 문학을 소개하면서 적어 놓은 그의 글이다. -여행에 있어서 나는 어느 편인가 하면, 끊임없이 다른 장소로 옮겨 다니면서 늘 새로운 풍경, 새로운 고적들을 견학하는 것보다 어느 한 곳에 마음을 붙이고 어슬렁거리며 지내는 것을 더 좋아한다. 요컨대 나는 구경이나 지식보다 되풀이하는 가운데 참다운 맛이 생겨나 내 것이 되는 평범한 생활, 그 길들이기를 더 좋아한다. 넓이보다 깊이랄까. 나는 전 세계 어디도 안 가 본 곳이 없다고 자랑하기보다는 한 장소에 여러 날 동안 머물면서 동네 카페나 뒷골목을 오가고 일없이 남의 집 창문도 쳐다보고 바람벽에 휘갈긴 낙서도 읽고, 지나가는 여자들의 영원히 다시 보지 못 할 뒷모습에 오래도록 마음이 붙잡혀도 보고, 하루 이틀 드나드는 가운데 낯이 익어진 카페 급사나 식당 집 어린 아들 녀석의 친구가 되는 것, 이리하여 생소했던 한 도시나 마을의 풍경과 사람과 경험을 내 고향이나 동창생이나 첫사랑처럼 삶의 구체적인 일부로 만드는 것을, 갔던 곳을 다시 찾아가 보는 것을 더 즐긴다.- 신문에서 이 글을 읽을 당시 나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스완네 집 쪽으로'를 읽고 있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는 기분이 이랬다. 오랜 시간 '콩브레'라는 마을에 머물며 소설 속의 인물들을 하나 하나 관찰하고, 또 그 마을의 거리를 이 곳 저 곳 기웃거리며 그들과 정다와지는 느낌. 내가 느끼던 문학의 정서와 여행의 정감을 이처럼 똑떨어지게 표현한 글을 만났을 때의 반가움이란.... 나는 '김화영 예술기행-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을 사서 그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었다. 미지의 새로운 도시를 찾아가는 마음이 이럴까? 그리고, 그 도시의 실핏줄 같은 골목 골목을 기웃거리는 마음이 이럴까? 나는 오랜 시간 이 책속에 눌러 앉아 책 이 곳 저 곳을 기웃거리라 마음을 먹었다. 책을 폈을 때 책 속지의 저자 필체, 그리고, 루르마렝 길가에서 수선화를 준 소년과 함께 찍은 젊은 시절의 사진... 사진 속에서 본 그의 젊은 시절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신선했다.(책을 한참 읽다 나는 몇 번이고 책장을 앞으로 넘겨 그의 젊은 시절 사진을 찾아 뚫어지게 보곤 하였다.) 우리 문학의 큰 기둥인 그에게도 이런 젊은 시절이 있었구나...세월이 쌓여 이렇게 인생도 쌓인다면... 그의 지금이야말로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이 아닌가... 책 속의 성을 따라 여행을 하려면 일단 프랑스 문학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읽어야 할 고전과 이미 읽은 고전에 대해 깊이 생각하였다. 읽었거나 읽지 않았거나 간에 모두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문학 속에 깊숙이 빠져들지 않고서는 읽을 수 없는 책이다. 여행을 좋아하거나 즐긴다는 이유만으로는 읽을 수 없는 문학 산책이라고나 할까. 그러한 점에서 나는 역시 가장 최근에 읽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편이 가장 흥미로왔다. (아쉽게도 콩브레에 관한 기행문은 짧았다.) 마르셀,프티트 마들렌느 과자, 보리수 차 한잔, 레오니 아주머니,삐걱거리는 층계는 이 책 속에서 다시 한 번 세월을 잊고 숨쉰다. 나는 내가 읽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이 책 속에서 진정한 생명을 가지며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20세기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 -프루스트-를 이토록 가까이 느끼게 하는 이 기행문의 매력을 뭐라고 설명해야 좋을까? 69페이지의 글을 인용해야겠다. -그러나 호기심만 가득하나 상상력이 결핍된 범속한 관광객들이여. 아마도 우리가 찾아가 보아야 할 참다운 프루스트의 성은 콩브레에도, 박물관이 된 그 어느 방에도, 프레 카트랑에도, 페르 라셰즈에 있는 프루스트의 묘지에도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콩브레를 거쳐서 우리가 참으로 찾아가야 할 성은 바로 이 위대한 예술가가 쌓아놓은 언어의 성'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속에 우람하게 솟아 있다.- 프루스트와 콩브레를 여행하고자 하는 이는 그의 작품을 읽어야 하고 김화영 교수의 여행과 문학적 소견을 알고 싶다면 그가 번역한 책, 그가 쓴 산문집,평론집,기행집등을 읽어야 할 것이다.내가 아무리 그가 쓴 글에 대한 매력을 이러쿵 저러쿵 해 보았자인것이다. 책 뒷표지에 이렇게 적혀 있다. -이제 당신이 떠날 차례다.-라고. 그렇다. 나도 떠나고 싶다. 나는 가방을 꾸리는 대신 여기 언급된 책들을 쌓아 놓고 책 속으로 떠나고 싶다.평화롭고 목가적인 집 하나를 빌려 놓고 책 속에 파 묻힐 수 있다면 더 없이 행복하리라. 그리고 나서, 가방을 꾸려 여기 나와 있는 성들을 찾아 다닐 수 있다면 내 삶 그 자체가 예술이 아니고 무엇이랴.
6*****o 2002.05.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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城을 꿈꾸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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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읽었던 세계문학전집에서 많은 불어책의 역자가 김화영씨였다. 번역은 새로운창조와 같다고 했는데, 그런 찬사를 들을만한 번역가가 김화영씨라고 본다. 번역가로서의 김화영만 알고 있었던 나에게 이책은 조금 색다르고 충격적이었다. 꿈과 동경의 세계를 이렇게 조각조각 이어붙이다니,.. 아주 잘만들어진 중세의 퀼트를 보는듯, 조금은 흐릿하고 오래되어 바래서 퇴색된 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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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읽었던 세계문학전집에서 많은 불어책의 역자가 김화영씨였다. 번역은 새로운창조와 같다고 했는데, 그런 찬사를 들을만한 번역가가 김화영씨라고 본다. 번역가로서의 김화영만 알고 있었던 나에게 이책은 조금 색다르고 충격적이었다. 꿈과 동경의 세계를 이렇게 조각조각 이어붙이다니,.. 아주 잘만들어진 중세의 퀼트를 보는듯, 조금은 흐릿하고 오래되어 바래서 퇴색된 와중에도 다다를수 없는곳에 대한 무한한 동경을 품고있는 그런느낌말이다. 중세의 기사와 영웅과 공주가 살아숨쉬는 프랑스 곳곳의 성들은 이제 그 의미를 역사에 묻고 조용히 현대와는 무관한듯 그렇게 수백년간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어느날 문득 성에서 낮잠을 자다가 중세의 주인공과 궁정시대의 왕비와 후궁들이 나타날것 만 같은 그런 느낌이 이책엔 강하게 배어있다. 카프카의 소설에 나온성과는 조금 다른 의미이지만,, 결국 성은 우리가 꿈꾸는 세계를 이르는 또다른 말이 아닐까 생각된다.
m******9 2003.11.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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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문학과 함께 흐르는 유럽성여행기, 그리고 좀 더.
"불문학과 함께 흐르는 유럽성여행기, 그리고 좀 더." 내용보기
난 언젠가부터 유럽의 성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됐다. 굳이 옛날부터 봐온 동화같은 것 때문이 아니다. 환상적이면서, 공포스러운 이 세상 것이 아닌듯한 그 묘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뜻밖에 그 유럽의 성을 다룬 책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건축학적으로, 역사학적으로 그도 저도 아니면 여행잡기식으로라도 다룬 책이 한권은 있을 듯 싶은데 없었다. 국내 도서시장의 편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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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언젠가부터 유럽의 성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됐다. 굳이 옛날부터 봐온 동화같은 것 때문이 아니다. 환상적이면서, 공포스러운 이 세상 것이 아닌듯한 그 묘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뜻밖에 그 유럽의 성을 다룬 책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건축학적으로, 역사학적으로 그도 저도 아니면 여행잡기식으로라도 다룬 책이 한권은 있을 듯 싶은데 없었다. 국내 도서시장의 편협성에 다시 한번 좌절하고 있을 때 이 책이 나온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성에 대한 기행문은 아니었다. 불문학에 나온 성을 저자가 직접 여행하면서 문학과 여행을 연결시킨 책이다. 따라서 나처럼 불문학에 문외한인 사람들은 봐도 무슨 얘긴지 모를 것이 분명하다. 그저 사진만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고 할 수 있겠다. 반대로 불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봄으로써 자신이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또 다른 것을 찾아봄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예전에 나왔던 책의 개정판인 관계로 뒷편에 인도와 아프리카의 여행기도 약간 실렸는데, 불문학에 문외한인 사람들에겐 오히려 그것이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 성과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말이다.
y******a 2003.03.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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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 흐르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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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프랑스에서 알베르 까뮈를 연구하던 그 시절, 휴일 이면 찾아 다녔던 고성들. 그리고 이제는 그 푸르디 푸른 시절을 다 지나고 한층 깊은 눈과 여유로운 마음들로 저자가 다시 찾은 그 성들에 대한 단상이다. 누구나 쉽게 찾아가는 화려하고 잘 알려진 성들보다는, 하나씩 아픈상처와 지독한 사랑의 기억들이 고색창연함 속에 배어있는 수 백년전 젊은 넋들의 이야기가 잔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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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프랑스에서 알베르 까뮈를 연구하던 그 시절, 휴일 이면 찾아 다녔던 고성들. 그리고 이제는 그 푸르디 푸른 시절을 다 지나고 한층 깊은 눈과 여유로운 마음들로 저자가 다시 찾은 그 성들에 대한 단상이다. 누구나 쉽게 찾아가는 화려하고 잘 알려진 성들보다는, 하나씩 아픈상처와 지독한 사랑의 기억들이 고색창연함 속에 배어있는 수 백년전 젊은 넋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져있다. 제1부 예술의 성은 파리 근교의 성들을 주로 소개하고 있어 특이한 주제와 특이한 감상을 맛볼 수 있었다. 그러나 2부의 보봐리를 찾아서, 3부 파리기행, 4. 인도기행, 5.아프리카의 찬란한 아침으로 갈수록 책의 주제와는 사뭇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노트르담 사원을 저자특유의 문학적 지식을 가미하여 위고의 소설과 연결시키면서 자연스럽게 그 장중함과 세월의 무게를 조금씩 느끼게 해주는 등의 서술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요즘 워낙 많은 기행문학이나 여행기가 쏟아져 나오는지라 옥석을 가리기가 어려워졌다. 게다가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읽어보아야할 만큼 더 번거로워진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신간이 나오면 금세 사서 읽어보곤하는데 의외로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는 책이었다.
j***0 2002.06.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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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평론가의 즐거운 기행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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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다소는 뜬금없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 그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명성을 얻고, 직업과 취미의 구분 없이 생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하는.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자인 김화영 교수는 그런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여러 권의 산문집을 낸 그이지만, 이번엔 특별히 여행에 관련된 글들만 모았다. 불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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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다소는 뜬금없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 그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명성을 얻고, 직업과 취미의 구분 없이 생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하는.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자인 김화영 교수는 그런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여러 권의 산문집을 낸 그이지만, 이번엔 특별히 여행에 관련된 글들만 모았다. 불문학자로서 프랑스 문호들의 자취를 따라 프랑스의 시골 구석구석에 위치한 성관까지 답사하고, 프랑스의 심장인 파리 기행도 물론 빼먹지 않는다. 그리고 저 인도와 아프리카까지, 그가 밟고 온 곳들은 멀기도 하다. 워낙 정련되고 아름다운 글을 쓰는 사람이 아름답고 이야기 가득한 곳들을 돌아보고 온 기록이라, 글을 읽는 내내 즐겁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특히 뒤쪽 인도나 아프리카 기행보다는 역시 전공인 불문학과 관련된 앞쪽 부분의 프랑스 기행문은 그야말로 문학과 여행의 행복한 만남이라고 할 만한 것이었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 그와 비슷한 곳을 여행하고 왔건만, 그의 펜이 보여주는 프랑스 고적한 성관들이 너무 아름다와서 마치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인양 동경의 마음이 솟아올랐다. 출판사에서도 심혈을 기울인 듯 북 디자인과 장정이 나무랄데 없이 훌륭하고, 종이의 질감도 실려 있는 수많은 사진의 퀄리티를 전혀 해치지 않아 기뻤다. 처음에는 다소 비싸다 싶은 가격도 이 정도 책이라면 얼마든지 납득이 간다. 보기 드물게 좋은 내용이 나무랄 데 없는 형태에 담긴,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 책이다.
YES마니아 : 골드 a*****a 2003.12.0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성에 담겨 숨어 있는 오래된 꿈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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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 다니는 길의 즐거움. 그것도 쉽게 나설 수 없는 길을, 나로서는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곳을 찾아가는 길을 떠날 때의 즐거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 즐거움에 한껏 젖어 있었다. 세상에 이런 곳이 실제로 있다니. 이 책의 1부는 프랑스의 한적한 시골에 있다는 성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동화책이나 영화 속에서 볼 수 있었던 성,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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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 다니는 길의 즐거움. 그것도 쉽게 나설 수 없는 길을, 나로서는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곳을 찾아가는 길을 떠날 때의 즐거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 즐거움에 한껏 젖어 있었다. 세상에 이런 곳이 실제로 있다니. 이 책의 1부는 프랑스의 한적한 시골에 있다는 성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동화책이나 영화 속에서 볼 수 있었던 성, 공주나 왕자가 살기도 하고 어쩌면 마법사나 귀신들이 살고 있었을지도 모를 그런 오래된 성들. 오래된 것이 새 것보다 나은 가치를 지닌다고 여겨질 그런 마음이 저절로 드는 성. 나는 책 속의 성들을 찾아 인터넷을 떠돌아 다녔다. 한 장면만, 한 부분만 더 보았으면 싶었다. 쉽게 찾아낼 수 없었다. 영어로도 불어로도 찾아지지 않는 내 능력 밖의 성들이었다. 나는 여전히 성밖에서 성 안을 그리며, 성 바깥을 맴돌고 있을 뿐이었다. 높고 튼튼하고 그리고 닫힌 성이었다. 아쉽지만 매번 돌아설 수밖에. 책읽기가 참 좋았다. 읽는 내내 아늑했고 풍요로웠으니. 작가가 했던 말처럼 한 곳에 머물면서 오래 생각에 잠기고 싶은 사람들, 글 한 구절에 머물러 오래 잠길 수 있을 것 같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02.12.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가자! 꿈의 城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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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프랑스의 루르마렝에서 수선화를 든 한 소년을 만나 사진을 찍고 수선화를 선물받은 작가, 그는 기꺼이 그 선물을 카뮈의 묘소에 놓아둔다. 카뮈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난 후 카뮈를 찾아간 그의 모습이 어쩐지 소박하고 귀여워 보인다. 마치 고해성사를 위해 성당을 찾은 소년의 모습처럼... 책을 다 읽고나자 어느덧 새벽동이 터오기 시작했다. 커다란 창 밖으로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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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프랑스의 루르마렝에서 수선화를 든 한 소년을 만나 사진을 찍고 수선화를 선물받은 작가, 그는 기꺼이 그 선물을 카뮈의 묘소에 놓아둔다. 카뮈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난 후 카뮈를 찾아간 그의 모습이 어쩐지 소박하고 귀여워 보인다. 마치 고해성사를 위해 성당을 찾은 소년의 모습처럼... 책을 다 읽고나자 어느덧 새벽동이 터오기 시작했다. 커다란 창 밖으로 보이는 새벽하늘이 작가가 바라보았던 '사하라 사막의 새벽' 만큼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새벽 네시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곤함이나 졸음은 어느새 자취를 감춰버리고 말았다. 아름다운 책을 읽고난 후였기에 더더욱이나 그러했던... 성(城)이란 것도 섬(島)처럼 마치 꿈속에서나 가봄직한 미지의 영역, 상상의 영역으로 존재하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작가는 이러한 순수의 공간속에 조용히 발디디고 서서 우리를 플로베르의 루앙 대성당으로, 프루스트의 레오니 아주머니집으로, 그리고 샤토브리앙의 바닷가 무덤속으로 안내한다. 타임머신 없어도 우리는 충분히 폴과 앨리스가 될 수 있다. 김밥없이도 충분히 맛있을 수 있는 소풍, 바로 이 책이 선사하는 성으로의 여행이다. 저자는 이 여행이 "눈으로 보지 못한 또하나의 성 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이제 새로이 여행을 떠나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 자신이라고.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속으로 가야할 사람은 바로 당신 자신이라고... 선택은 자유롭다. 단지 편안한 시간을 이용하면 될 것이다. 지금이 기회이다. 가자! 꿈의 성 속으로...출발~~!!!

[인상깊은구절]
단순히 거대한 집이라 해서, 육중한 돌로 지은 집이라 해서, 모두가 성은 아니다. 왜냐하면 성은 공간적인 넓이만이 아니라 시간적인 깊이로 지은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m******0 2005.02.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