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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강아지똥'. 하찮은 똥으로 누구한테도 환영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민들레의 말에 온 몸 아낌없이 희생해 태양처럼 노란 꽃을 피워 낸 강아지똥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렇게 짧은 동화에 어쩜 이리도 가슴 뭉클한 내용이 있을까? 싶게 감동으로 멍멍했던 기억이 엇그제같다. 권정생 선생님 작품과의 첫 조우였다.
다시 만난 선생님의 작품 '또야 너구리의 심부름'에서 다시 한번 가슴이 뭉클해진다. 처음엔 선생님의 단독작품인 줄 알았는데... 13분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었다. 인간의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었고, 또한 단편소설들로 가득한 종합 선물 세트같은 기쁨을 맛보았다.
강정규님의 '멸치 한 마리'에서는 할아버지의 어릴 적 못 먹고 못 살던 시절, 가슴 한켠에 아리게 남은 옛 기억이 멸치를 볼 때마다 스멀스멀 올라온다. 나와 우리 아이세대에는 겪지 못한 보릿고개의 비애를 느낄 수 있었다.
권정생님의 '또야 너구리의 심부름'과 '밤 다섯 개'에서는 또야의 순진함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마치 내 아이의 때묻지 않았던 어릴적을 보는 것 같았다. 심부름값으로 받은 돈이 아니라고 만나는 사람마다 이야기 하고, 밤 다섯 개를 친구와 나눠주고... 정작 자기 것은 없어 울음을 터트리고만 또야의 천진난만함에 웃음을 머금게 된다.
'착한 아이'에서는 현주의 마음도 몰라주는 지홍이가 너무 야속하기까지 했다. '희망'에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석이와 석이엄마를 보며 막 부아가 치밀고 마음이 답답하여 어찌 이럴까? 어떻게 도망이라도 가서 살아야지. '희망'이란 제목에서 어떤 암시를 얻긴 하지만 읽을수록 어찌 이리도 속이 상한지... 방송에서 간혹 가정폭력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느끼던 감정이 그대로 느껴졌다. 가풀막길을 내달려 평평한 길을 달리길.... 앞으로 이들 모자의 앞 날에 안개가 걷히는 희망을 느끼며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샤하드'에서는 외국 근로자의 고향을 멀리 떠나와 일을 하면서 느끼는 언어장벽, '동남아'등으로 놀림을 당하고, 멸시와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샤하드를 통해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외국인 노동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샤하드가 느끼는 형님의 정에 대해서... 그들을 약간의 두렵게, 가난한 그들을 하찮게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게 된다.
'바보 할아버지의 손자'에서 '믿음'을 중히 여기어 지킨 약속으로 인해 만수네 할아버지가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못하시고, 거짓말로 그 상황을 모면했던 태수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고향에서 가족과 함께 잘 살고 계신다. 손자인 태수와 만수도 할아버지의 성품을 그대로 닮았는지... 올곧은 만수가 혼이 나고, 요령만 부리는 태수는 칭찬을 들을 때, 태수가 얼마나 얄밉던지... 마지막에 진실을 선생님도 아실 것 같아 속이 다 시원했다.
'손가락에 켠 꽃등'에서는 혼자 사시는 독고 노인의 쓸쓸한 죽음을 '첫눈'에서는 떨어져 있을 때는 보고 싶다가도, 막상 함께 살게 되니...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어버린 할머니를 통해 점점 핵가족화 되어가는 요즘의 세태와 가족간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작품마다 나름의 재미가 있어 푹 빠져 읽었다. 가슴 아픈 현실이 있었지만, 그 속에서 희망의 빛을 보았고,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었고, 내 아이의 모습을 보는 듯한 즐거움이 있었다.
몇달 전 권정생 선생님이 타계하셨다는 비보를 접하고 우리 아동 문학계의 커다란 별이 사라짐을 안타깝게 생각하였다. 하지만 선생님의 작품속에, 우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지지않는 별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