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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사물을 봐도 동공을 통해 뇌로 들어오는 것은 전혀 다를 수 있다. 왜냐면 나란 사람과 다른 사람의 개인사가 다 다르기 때문이고 그 다른 만큼 보는 시각도 각각일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풀어 놓은 글은 "대산석과"를 보고 동공에서 뇌까지 전달된 것을 다시 손가락의 춤사위로 지면에 옮긴 것이다.
1. 대학 때 미국에서 박사를 마치고온 서양철학 선생님이 ‘과학과 사상’이란 강좌를 열었다. 난 그 선생님의 강의에 푹 빠져 있는 상태였는데, 선생님이 대한민국의 후진성을 예를들면서 하시는 말씀이 “서양의 역사적인 베스트셀러는 기하학인데, 왜 동양은 주역인가?”라고 하셨다. 그 때 드는 생각은 조상들이 부끄러웠다. 왜 우리 조상들은 기하학을 몰라서 과학을 등한시 했나하는 생각들. 2. 대학 때 논어를 들은 감동으로 동양철학을 공부하고 싶어 대학원을 택했다. 그때 주역 수업을 들으면서 대학 때 주역에 대한 인상을 고칠 수 있었다. 주역은 인류에서 가장 오래된 책이며 또 거대한 우주 변역의 사상을 담고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주역을 사상서로 접하게 되다. 조상님께 죄송했다. 3. "대산 석과"를 읽으면서 주역에 대한 재해석이 다시 이루어졌다. 주역은 두 갈래로 조명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사상사적인 면이며, 또 다른 하나는 의술서이다. 내가 대학원에서 주로 조명해 봤던 것이 사상사적인 부분인데 반해 의술적인 부분은 전혀 볼 생각조차 가지지 못했다. 그것은 내가 가지고 있었던 하나의 편견이데, 점술에 대한 폄하였던 것이다. 점이란 알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믿어버리는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 하지만 이 책에서 선생님이 살아내신 모습은 매일 괘를 뽑아 보시고 매일 점괘를 통해 긴장하고, 조심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세속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무던한 싸움이었다. 다음은 호랑이 꼬리를 밟은 것 같은 어려움이 올 때 대산 선생이 한 말이다. 조심하면 물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 그러니 세상을 원망하지 말고, 남의 탓 하지 않으면서 매사 조심하고 노력할 뿐이고, 이 것이 곧 호랑이 꼬리를 밟았지만 물리지 않는 방법이지.(112)
"대산 석과"는 한 인간이 주역을 천축으로 삼아 묵묵히 삶의 길을 걸어간 행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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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과. 산지박괘에 나오는 말이다. 나중에 씨앗이 될 수 있는 큰 과실. 그래서 소중히 다루어 따서 먹지 않는 다는 과실이다. 대산 선생님은 충분히 석과의 역할을 하고 게시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점서로만 알고 있던 주역(역경)의 본 모습을 평생을 통해 보여주셨으니....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셨으니.... 그렇지 않았다면 주역은 아직도 소수의 점술가나 한문학 교수들만이 알고 있는 책이 되었을 것이다. '대산석과'는 주역의 내용보다는 공부의 실천 방법과 마음 가짐을 보여주는 책이다. (혹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점서의 내용을 기대하신다면 다른 책을 보시길... 물론 다른 책을 본다고 해서 제대로 점을 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주역만이 아니라 공부와 인생의 곧은 자세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한 가지만 파고들어라'는 경구는 얼마나 흔한 말인지... 그래서 말에 담긴 깊이조차도 가볍게 여기게 된다. 그러나 실제 그렇게 살아온 어른들의 인생을 가감없이 대하면 그 말의 의미를 제대로 느끼게 된다. 한 가지에 충실하며 흔들림없이 살다보면 반드시 누군가는 제대로 평가해 주는 법이다. 현대 사회에 만던 맞지 않던 인생 자체가 감동을 주는 법이기에. 삶이 지루하거나 자신이 하는 일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면 반드시 읽어볼 일이다. 나 역시도... 지금 일을 10년이나 해오고 있으나, 쉽게 확신이 들지 않는다. 다시금 마음을 잡아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