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에는 언제나 같은 코드가 존재한다. '백하야선'은 그 코드의 총집합이라고 할만한 책일 것이다. 꿈, 초자연적 능력,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죽은 이, 죽음이라는 사건이 생겨도 쿨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렇기 때문에 요시모토 바나나다운 글이기도 하고 또 그렇기 때문에 식상하다고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될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같은 소재와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분위기도 글의 내용도 늘 비슷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을 아무런 의심없이 선택하는 이유가 무얼까? 그만큼 이 작가가 독자를 향해 쌓아놓은 신뢰가 얼마나 깊은지 알만하다. '백하야선'에는 3개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그 세개의 단편 모두가 이러한 코드를 담고 있기에 분위기를 잘못 타서 읽으면 무척 우울해질 수도 있는 글이 될 가능성이 많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이라는 것 자체의 의의를 두고 읽는 것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굳이 찾아서 읽어볼만한 정도의 글은 아니라고 감히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녀의 다른 걸작들은 이미 많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