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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나타내는 여러가지 뜻에서 하나를 더하면, 우리말로 어린이기도 하다. 다른 뜻은 ‘I 나 자신’ ‘EYE 다친 내 왼쪽 눈’ ‘愛(아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哀(아이) 불쌍히 여기는 마음’ ‘i 허수, 없다’ ‘藍(아이) 짙은 청색’이다(이것은 책 속에 나온 아이 뜻이다). 발음은 같지만 다른 뜻이 되는 말 재미있기도 하다. 이것과 똑같지 않지만 이 책 속에는 한번 더 생각해야 하는 게 좀 나온다. 그것을 바로 안 건 아니고 여기 나오는 사람이 생각하는 걸 보고서야 알았다. 거기에는 일본이기에 쓸 수 있는 것도 있다. 문화라고 해야겠다. 한가지만 보기를 들면, 엄마를 엄마라 하지 않고 이름으로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서양 문화지만 일본은 서양 것을 많이 받아들였다. 아니, 그게 서양 문화를 많이 받아들여서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어린이 이름을 말할 때 그냥 이름만 말하지만, 일본은 이름 뒤에 ‘상さん(씨)’을 붙일 때도 있다. 처음에는 그게 좀 별나 보였는데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 여기에서 벌어지는 게임(사람을 죽이는)도 말로 문제를 낸다. 어떤 말이 들어갈까, 그 안에 들어가는 말(글자)이 이름에 있는 사람을 찾는 거다. 자신이 당한 일을 되갚아준 일도 있지만 아무 잘못 없는 사람도 죽인다. 아니 아주 관계없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둘레 사람을 죽여서 누군가 자신을 찾고 멈추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을지도.
제목이 ‘밤과 노는 아이들’ 이어서 아이가 나오는 건가 했다. 밤은 또 무엇일까 싶기도 하다. 어둠. 아이가 순수하다고 하는데 세상에는 그런 아이만 있는 건 아니다. 때론 끝없이 잔인해지는 게 아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에 따라 사람은 달라지겠지. 아이가 순수하다는 거 아주 틀린 건 아니구나. 무엇에든 쉽게 물든다는 뜻에서는. 아주 잠깐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올바른 말을 듣고 자랐다면 나쁜 환경에 놓인다 해도 그것을 잊지 않고 지키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날 때부터 나쁜 환경에서 자란다면, 자신을 지키려는 본능이 더 크겠다. 부모가 없고 시설에서 자란다고 해서 모두 나빠지는 건 아닐 거다. 그 시설에서 좋은 사람을 만난다면 그 아이는 몸 마음 모두 건강하게 자랄 텐데. 시설 환경이 나쁘면……. 아이가 아주 안 나오는 건 아니다. 어린시절 이야기에 잠깐 나온다. 대학생, 대학원생은 어른일까. 나이는 어른일지라도 아주 어른이라고 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나도 아직 내가 어른이라는 생각이 안 드는데. 어른은 어떻게 되는 걸까. 겉으로 보이는 게 아니고 스스로 어른이 되어야겠다 생각해야 조금이라도 될 것 같다. 나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가보다.
책을 보면 거기에 나오는 사람이 보는대로 볼 때가 있다. 앞에서 일본이기 때문에 쓸 수 있었다는 말을 했는데, 한사람만 어떤 사실을 몰랐다. 군데군데 어쩐지 이상한 말이 나오는데 그 사람처럼 나도 그것을 바로 알아내지 못했다. 소설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현실에서는 그렇게까지 모르지 않을 듯하다. 관심 갖지 않으면 모를 수 있을지도. 어떤 사람은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을 멈추게 해줄 것이 있으면 큰일을 저지르지 않는다고. 울리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고 해야겠다. 이것은 보통 사람도 비슷하다. 누군가를 생각해서 잘 살아야겠다 하는 거. 그게 꼭 좋아하는 사람만은 아니다(그 안에 들어가겠다). 식구, 친구여도 괜찮다. 가끔 자신한테는 지킬 게 없기 때문에 아무 거리낌이 없다고 하는데, 사람은 지킬 게 있을 때 더 힘내지 않을까 싶다. 기무라 아사기가 조금만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을 봤다면 좋았을 텐데, 형한테만 매달려서. 어떻게 보면 형한테 매달린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저 자기 자신을 없애고 싶었던 건지도. 모두라고 할 수 없지만 여기 나오는 사람은 어릴 때 어떤 일이 있었다. 고즈카는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엄마는 아버지 친구와 다시 결혼했다. 고즈카 친구 교지는 어릴 때 비행기 사고로 부모와 동생이 죽어서 아버지 친구 부부와 살게 된다. 가장 안 좋은 건 아사기다(아사기는 고즈카와 같은 연구실 친구다). 아사기는 아버지 없이 엄마와 쌍둥이 형 아이와 함께 셋이 살았는데 엄마가 아사기를 많이 때렸다. 형이 있어서 괜찮았지만, 어떤 일이 생겨서 아사기는 시설에서 살게 된다. 시설 환경은 아주 안 좋았다. 아사기는 그곳에서 아이들한테 괴롭힘 당했다. 자신이 살아남을 방법은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공부 잘하는 건 폭력에 아무런 힘도 되지 않았다.
사람은 겉모습만 보면 모르는 거다. 대학 사람들은 아사기를 타고난 천재에 왕자님으로 보았다. 고즈카는 애쓰는 모범생. 고즈카와 아사기는 서로의 사정을 모른다. 서로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을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친구라 해도 여러 모습이 있다. 어떤 게 좋은 건지 모르겠는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친구는 친구라 할 수 없을지도. 츠키코 친구 시노는 자신을 여왕처럼 떠받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츠키코가 시노를 처음 만났을 때는 괜찮았는데 언젠가부터 이상해졌다. 츠키코는 그런 시노를 만나는 게 편하지 않은데 여전히 친구로 지냈다. 언젠가 시노한테 멋진 남자친구가 생기면 괜찮아질거다 여겼다. 정말 괜찮아질까. 그런 기회는 영영 없어졌지만. 시노한테 츠키코 같은 친구가 있어서 시노가 슬쓸하지 않았겠다 생각해야 할지도. 처음부터 시노가 안 좋은 성격을 드러냈다면 츠키코는 친구가 되지 않았겠다. 시노도 자라온 환경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일지도. 온실 속 화초였다고. 그것보다 시노는 자신이 없었다. 집은 부자였지만 부모한테 사랑받지 못했나보다. 얼굴하고 다르게 행동한 사람도 있다. 얼굴은 순하고 피부도 곱고 따듯하고 다정해 보이는데 여자친구를 때리고 둘이 사귄다는 것도 비밀로 한 사람. 그런 사람한테 빠져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이 아니면 그만두는 게 좋다.
이제 끝내야 하는데 어떤 말로 끝내야 할지 모르겠다. 책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는데, 그것은 다 말하지 못했다. 잊어버려서. 짐작한 게 하나 있다. i와 Θ(아이와 세타). 얼마전에도 비슷한 걸 보았는데. 그런 것을 처음 봤다면 놀랍구나 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여러번 보아서. 그렇군 했다. 사람 정신(마음)은 약하다는 것을 또 느꼈다. 약하기에 힘을 내기도 하지만. 츠키코도 지금은 현실에서 달아났지만 언젠가는 그것을 받아들이겠지. 책이나 영화에서는 오해하는 일이 벌어져도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적었으면 좋겠다. 만약 깨달았다면 그때 진짜 해야 하는 일을 하기를. 무슨 말이야 할지도 모르겠다.
배추흰나비와 기생벌이야기가 나오는데 무섭다. 번데기, 나비도 되지 못한 애벌레구나. 자연은 겉에서 보면 평화롭지만 그 속을 잘 보면 그렇지 않다. 그렇게 살아가는 게 자연스러운 거고 저마다 열심히 살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본능대로만 살지 않고 생각하고 서로 돕고 산다. 거기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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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파리는 죽여도 되는데 왜 나비는 죽이면 안 되나요?"
띠지에 적힌 문구다. 읽고 순간 흠칫했다. 만약 내가 이런 질문을 받게된다면 나는 뭐라 말해야 할까. 어정쩡한 미소를 지으며 답을 얼버무릴까?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의 츠지무라 미즈키의 두번째 미스터리, <밤과 노는 아이들>. 과연 청춘 미스터리답게 청춘에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절절하게 표현했다. 감상적인 문체에, 매력적인 청춘의 불안정인 내면,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좋아하지만 견재하고 시기하는 불완전한 관계. 그런 점을 잘 그리고 있다. 자신만의 세계가 있고 의지가 굳지만 여자친구들에게는 너무나 많은 신경을 쓰고 맞춰주는 츠키코, 뭐든지 열심히 하고 곧고 바르고 꾸준히 하는, 다른 사람들 감싸안고 다정한, 노력파 고즈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심심풀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붙잡아둬야 될 것 같은 화려함을 지닌 교지, 남을 멀리하는 여자보다 예쁘고 똑똑한 아사기 등 청춘을 불태우고 있는 여러가지 유형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츠키코와 고즈카, 아사기가 주로 화자로 등장한다. 츠키코의 생각하는 부분은 어딘가 자신과 닮아있어서 일부 공감하며 보기도 했다. 고즈카의 그 담담함과 담백함, 성실함, 다정함이 너무나 좋았다. 지나치게 겸손한 점이나 애매하게 넘어가려는 부분은 이 사람 너무 사람이 착한 거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인상이 좋았다. 아사기는 소설에서 존재하기에 더 그 빛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고함과 아름다움을 지닌, 머리까지 좋은 아사기. 청춘 소설에서 이런 사람은 빠질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옛날에는 범죄자 하면 추하고 가까이 다가서기 쉽지 않은 사람이 떠올랐다. 하지만 요즘은 외모에 상관없이, 아니 오히려 말끔한 사람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이 범죄자상으로도 같이 떠오른다. 그래서 안심 할 수 없다. 책 속에 등장하는 누가 범인일까, 다음으로 선택되는 피해자는 누가될까, 누가 'i'일까. D대학 공학부의 학생인 고즈카 고타는 미국에 있는 자매결연 대학으로의 유학이 부상으로 걸려 있는 논문 콩쿠르에 응모하게 된다. 수재라고 불리는 고즈카와, 그의 같은 과 친구이자 경쟁자 사이인 기무라 아사기 둘중 하나가 1위로 뽑힐 것이라고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막상 발표가 나니 그 두 사람을 제치고 'i'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최우수상 후보에 올라있던 것이다. 그들이 'i'의 정체를 궁금해하지만 결국 등장하지 않고 콩쿠르는 없던 일이 된다. 그리고 시간이 2년이 흐른 뒤, 고즈카와 아사기의 주변에서 'i'가 벌이는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책을 읽고 나면 이 소개문구 자체가 본 책의 핵심을 얘기했다는 생각이 든다. 무서우리만큼 콕 찝어낸다. 책 소개 문구에 조금 더 추가하자면 책 속의 살인 사건은 'i(아이)'만이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θ(세타)'와 함께 벌이는 '살인게임'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힌트를 내며 그에 걸맞는 사람을 찾아 번갈아 가며 죽이는 게임이다. 처음 정한 인원은 8명. 각각 4명씩. 사건 현장에는 생명과 관련된 무서운 동요의 한문장씩 남긴다. 다음 살인까지의 유예기간은 한달이며 그 이내에 힌트를 풀어 살인을 마무리 해야하는 것이다. 매스컴을 통해 살인 사건을 확인하고 메일을 통해 살인 완료 메일과 함께 다음 힌트를 보낸다.
제법 두꺼운 책 2권 내내 중심 사건은 'i'의 정체는 누구인가이다. 정말 'i'는 누구일까. 그 정체는 책이 끝나갈 무렵에야 밝혀진다. 진상을 밝히는 것이다. 예전에 기시 유스케의 어떤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작품보다 이 작품이 훨씬 좋았다. 심리묘사도 좋았지만 그 외에 벌어지는 '살인 게임'의 힌트, 살인 게임의 일부인 동요에 깃든 속 의미, 주인공들의 이름에 담긴 의미, 여기저기 흩어놓은 단서들을 그대로 두지 않는 점, 그 단서들이 딱딱 맞아떨어져가며 사건이 진행되는 점, 여러시점을 오가며 다양한 인물의 각도에서 서술하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점, 책 두께를 잊게 만드는 재미, 전부 미지로 두지 않고 독자에게도 같이 범인을 찾고 문제를 풀 여지는 주는 점이 좋았다. 같은 말의 반복인지 모르겠지만 위의 점을 조금 자세하게 말하면, 'θ'가 누구인지 일찌감치 공개함으로써 독자를 안심 시킨 뒤 뒤통수를 치는 반전도 좋았고, 그렇게 살인 게임의 한 명을 밝힘으로써 그 인물의 심리묘사가 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살인 게임의 힌트와 동요를 독자와 공유함으로써 독자를 사건에 개입시켜 사건을 전개해나가며 독자 역시 누가 범인일까, 저 힌트의 의미는 무엇일까, 다음은 누가 희생자가 될까 등 생각해볼 시간적 여유를 줌은 물론이고 적당한 부분에 가서 경찰을 개입시켜 사건을 해명하는 점도 훌륭했다. 여기저기 던져 놓은 사건과 관련되거나 등장 인물과 관련된 의미 불명의 단서들은 사건이 진행되면서 '아하'라는 말이 나오게끔 적절히 배치해두기도 했다. 대화나 손짓, 생각 하나하나가 뒷 내용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서 어느것하나 놓치고 지나갈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 좋았다.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조심스럽고 안타까운 로맨스라인 역시 미스터리마냥 숨겨놓았다. 사실 사람 감정이라는게 가장 미스터리한것이 아닌가. 게다가 로맨스가 없다면 청춘 미스터리로서 부족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맨스부분이 너무 강조되지 않고 아주 미미하면서도 때론 강하게 등장하는 점은 미스터리스러운 분위기도 지키고 청춘의 느낌까지 주었다. '아이'와 '세타' 시점에서의 심리 묘사는 뭐라 딱 꼬집어서 말할 수 없지만, 그야말로 청춘 미스터리에 맞는 그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안하고 위태롭고 하지만 매혹적일 정도로 아름답다. 하지만 가끔 그 감상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너무 감상적이다는 생각이 간혹 들곤 했다.
싫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단어의 의미를 이중적으로 해석하거나 이름에 의미를 붙이고 그 이면에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자 자체가 가지는 여러가지 해석을 다방면에서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여기서는 그런 점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자면 제 1장에서 아이가 세타에게 낸 힌트를 토대로 제 2장에서 세타가 살인을 저지르는데 그녀의 이름에서 아이와 세타가 내는 힌트의 의미를 눈치챘다. 그러면 이들이 서로 번갈아 가며 내는 힌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단 누가 범인이 될지는 미정. 꼭 등장인물과 관련된 사람만이 살해당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힌트가 전부 한자로 나와 있어, 일본어를 잘 모르면 곤란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르면 모르는데로 그것도 좋았다. 한자를 안다고 해도 힌트의 의미를 모르면 알 수 없으니까. 무엇보다 하권에 가서 깔끔하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사건의 보기와는 다르게 흘러간 것 역시 하나의 반전으로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각장의 챕터 제목도 의미가 있어 이번엔 무슨 이야기가 나올까 궁금해진다. 이름과 관련된 경우도 있고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관련되어 있기도 하는 등 다양하다.
스포일러는 안 하고 싶었지만, 결국 하고 말았다. 그럼 하권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밤과 노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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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다....그는 나를 죽이려 하고 있다. 그만...멈춰 주었으면 좋겠다. 살려줬으면 좋겠다. 첫페이지부터 우리를 긴박하게 몰아간다.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도 모른채 우리는 인물의 공포를 함께 느끼면서 숨을 멈추게 된다. 누가 죽는 것인지, 왜 죽이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 우리는 계속되는 공포를 죽어가는 이와 함께 겪여야만 했다. 소설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왠쪽하고 오른쪽. 둘 중에, 골라."라니. 어느쪽이든 포기할 수 없는데 인물은 오른쪽을 선택한다. 그리고 잔인하게 눈이 도려내진다. 무엇을 위해서 첫장면부터 이토록 강렬하게 시작하는 것일까. [밤과 노는 아이들]이라는 범상치 않은 제목과 함께 소설은 그 강렬한 서막을 열고 있었다. 고즈카 고타는 츠키코와 함께 D대 게시판에서 "정보공학"논문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된다. 4년간의 미국 유학이라는 달달한 부상과 함께 생활비로 충분한 액수의 용돈까지 매월 지급되는 멋진 기회였다. 기무라 아사기도 마찬가지였다. 매우 수려한 외모의 가는 기럭지의 신체, 동화속에서 톡 튀어 나왔을 법한 아사기가 고타의 강력한 경쟁자였다. 둘 중 하나가 뽑힐 거라는 믿음이 강한 가운데 의외의 심사결과가 메일로 도착되었다. 최우수상은 해당자가 없는 상태로 아사기와 고타 는 다른 3명과 더불어 우수상을 수상했다. 다만 로또 당첨자의 수령 유예기간처럼 i라는 지원자가 본인 사실 여부를 거치게 된다면 최우수상 수상자로 발표하겠다는 이상한 결과였다. 그리고 아사기의 쌍둥이 형으로 밝혀진 i의 살인게임 제안이 받아들여지면서 살인이 시작된다. 참으로 독특한 이야기 구성이었다. 영화 쏘우를 처음 접했을 때처럼 우리는 알 수 없는 궁금증으로 빠져든다. 범인도 알고 이유도 알지만 더 알고 싶게 만드는 스토리텔링. "너와 함께 이 세상을 증오하고 복수할 거야."라는 아이의 염원은 살인을 불러오지만 그는 또한 [데쓰노트]에서처럼 "살인사건의 범인은 접니다....저를 찾아내 주십시오."라고 또 하나의 게임을 제안했다. 그는 과연 잡히고 싶었던 것일까. 잡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일까. 대범하게도 "나 잡아봐라~"를 외치며 살인을 게임하듯 저지르는 범인. 흡사 사이코 패스적인 그 범인의 정체는 읽는 독자인 우리들 밖에 알지 못한다. 마치 연극의 독백처럼. 아카가와 츠바사. 18세. 6월11일 실종. 실종되고 나서야 부모는 자식이 제 생각같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
|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를 보고서 좋아하게 된 작가인데 역시나 밤과 노는 아이들은 전작을 뛰어넘어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표지를 보면 작가의 사진과 프로필이 나오는데 사진을 보면 정말 어디서나 볼수 있는 일본인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글을 잘쓸거라는 생각은 못했는데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도 그렇고 밤과 노는 아이들도 그렇고 역시나 잘쓰고 구성도 탄탄한것 같다. 음..그렇지만 밤과 노는 아이들이 더 공포스럽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학생들을 주인공을 하다보니 좀더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는것 같았다.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방대한 분량을 보면 마음이 흐믓해지면서 읽어도 줄지 않는 페이지를 보면서 언제 다읽나 하면서도 다 읽고 나면 아쉬움 때문인지 두꺼운 책을 선호하게 된다. 아..왠지 고타로는 전작의 우등생을 닮은듯 했고 치즈키는 여주인공과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좀 화려하면서도 아픔을 가지고 있었던 그 소녀가 합쳐진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야키야마 선생님은 학교 선생님과 비슷한 캐릭터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살인사건들 작가는 범인이 누구인지도 알려주면서 i의 모습은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나는 교지가 i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봤는데...어쨌든 결론은 말하면 안되니까...그러면서 그런동요이면서 왠지 모르게 살인사건과 연관이 되다보니 잔혹스럽고 징그러웠다. 그러면서 왠지 아사기가 불쌍하기도 하면서 과연 i는 누구이며 왜 그렇게 게임으로서 살인을 즐기는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남들에게 끝은 갑자기 다가오는것을 알려준다는 그말을 보면서 작가를 만나본적은 없지만 왠지 작가가 철없는 어린아이가 아닌 성숙하고 내적으로 잘 단련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때도 그렇고 어떤 무서운것을 보여주면서도 그속에서 깨달음을 느끼게 하는 이 작가만의 매력이 있기에 말이다. 이 책안에는 공포도 들어있지만 가족간의 사랑, 친구들간의 사랑또한 있어서 정말 청춘미스테리인것 같다. 왜 나는 가끔 청춘혹은 사춘기 이런 이야기에 매력을 느낄까...왠지 모르게 학생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책은 내 자신이 그시절로 돌아간듯 해서 그런지 자주 일게 되는것 같다. 아무래도 돌아갈수없는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끝을 남겨두고 왠지 빠르게 전개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놀라게 되는 사실들...그렇지만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기에 그 죄는 무겁게 받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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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고 원망하는 모든 i들의 이야기라고 하고 싶다. 모두라고 한 것은 마음 속에 품은 것까지 모두를 말한다. 내가 이런 입장이었면 이렇게 생각할 테고 대다수 사람들도 그리 생각할 테니까. 이런 소재의 작품들을 볼 때마다 가슴 답답하고 분노하는 나를 보면서 점점 이런 내 모습도 위선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이런 경험이 없었으니까. 온실 속의 화초가 벼랑 끝에서 겨우 매달려 비바람에 시달리면서도 꽃을 피우는 들꽃의 생명력, 그 고통을 알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대학생을 위한 논문 콩쿠르가 있다. 거기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면 미국 대학으로 유학 갈 수 있다. D대학의 고즈카와 기무라는 둘 다 논문을 제출했다. 모두 둘 중 한 명이 뽑힐 거라 예상했는데 결과는 익명으로 참가한 i에게 돌아갔고 그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 후 2년이 흐른 뒤 갑자기 살인 게임이 시작된다. 범인이 읽으면서 스스로 정체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범인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독자들은 더욱 몰입하게 된다. 범인을 알게 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작가가 무엇을 더 보여줄지 독자는 기대하며 보게 된다. 그것이 범인을 밝히고도 독자를 사로잡는 작가의 능력이다. 파리나 바퀴벌레는 죽여도 되는데 나비나 잠자리는 왜 죽이면 안되는지 묻는다. 만약 어린아이들이 이런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대답하겠냐고. 좋게 대답해야겠지. 아이들에게는. 하지만 파리나 바퀴벌레는 나쁘고 나비나 잠자리는 좋기때문이라고 말하지 않기를 바란다. 결국 파리나 바퀴벌레도 죽이게 되고 나비나 잠자리도 죽이게 되니까. 단지 파리나 바퀴벌레는 무심하게 죽이고 나비나 잠자리는 유심이 있어 죽이는 - 표본 말이다. - 것의 차이가 있으니까. 여기에 인간은 왜 죽이면 안되냐고 묻는다면 참 비참해질 것 같다. 아이들이 이런 질문을 하게 되는 사회가 말이다. 고즈카를 중심으로 그의 친구들과 그가 학교 생활하는 이야기가 하나의 축을 이루고 있고 고즈카와 같은 연구실에 있는 고즈카보다 항상 뛰어난 기무라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한 축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고즈카를 따라 고향에서 대학으로 온 츠키코의 학교생활, 친구들, 그리고 고즈카와 츠키코가 만나는 접점을 따라 또 하나의 이야기 축이 형성된 삼각 구도가 하나의 살인 게임을 감싸고 돌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는 이 작품은 한편에서는 살인이라는 잔인한 게임 이야기가, 그들의 말로는 인생은 쉽게 어느 날 갑자기 끝날 수 있는 거라는 듯이 펼쳐지고 한편으로는 대학생들의 생활과 사랑, 우정, 고민등이 펼쳐진다. 대학 생활이 낭만이었던 사람도 있다. 대학 생활이 동경이었던 사람도 있다. 그리고 대학 생활이 하나의 탈출구이자 구명줄이던 사람도 있다. 사람에게는 공평하다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누군가는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난다. 또한 누군가는 삶이 점점 내리막길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점점 오르막길이 되기도 한다. 노력은 노력할 여지가 있을 때 빛을 발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나비의 애벌레에게 기생벌은 알을 낳는다. 나비의 유충이 번데기가 되어 껍질이 벗겨지면 그곳에서 나비가 아닌 벌이 나온다. 나비의 애벌레에게 이처럼 가혹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던 기생벌을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것이 자연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뻔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 그래도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필사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리타이어도 쉽게는 못하는 거라고. 작품 속 인물들에게 역할 모델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게 하고 있다. 어른이라는 존재는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고. 부족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채워주고자 노력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그것이 없다면 누군가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누구에게서 배울 것이며,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어떻게 알겠느냐고. 어른은 아이들에게 파리나 바퀴벌레조차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해줄 의무가 있는 것 아니냐고. 아니 적어도 죽이지 않아도 된다고 알려줄 수 있지 않냐고 말이다. 선과 악의 경계가 무너지고, 흑과 백의 논리가 무너진 오늘날 삶과 죽음 사이에서 무엇이 더 어떻다고 말하기 어렵게 되었다. 하지만 산다는 행위는 스스로 정하는 것이지만 죽인다는 행위는 남의 삶을 빼앗는 행위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기생벌이 아니라면 되도록이면 하지 않고 사는 것이 옳고 그름이 그래도 존재한다고 믿는다면 옳은 행위이다. 범죄는 어떤 순간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해를 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용서 받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이해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용서는 당사자 이외의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 단 한가지 유령 교실을 만들어 버린 아키야마 교수의 귓속말이 무엇인지 끝내 알 수 없었다. 아니면 나왔는데 모르고 지나갔나? 아키야마 교수가 어떤 말을 했는지 알고 싶다. 정말 궁금하다. i가 무엇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i가 누구냐고 물은 다음 그 존재를 안 책을 덮은 뒤에 말이다. 이 나이먹도록 가슴에 분노만을 억누를 줄 알았지 그 다음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내 자신이 참 한심하게 생각된다. 나는 영원히 아이로밖에 존재하지 못할 것 같다. 위선자같으니라구. 이러고도 이렇게 말을 많이 하고 있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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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를 통해 독특한 스토리를 들려주었던 작가인 츠지무라 미즈키의 새 작품. 역시 미스테리와 추리 그리고 스릴러 가 접목된 내용의 작품이다... 사실 결말만 보아서는 독특함은 떨어지지만 그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상당히 흥미롭다고 해야할 듯... 중간 중간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마지막까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아쉬움이기는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