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사람을 만나야 사람이 된다. 안견은 항상 귀한 작품이 있으면 먼저 보여주고, 그의 재주를 아끼던, 시와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고 풍류를 좋아하던 안평대군을 만나 그의 안목이 높아졌다. 노비화가 이상좌는 그를 천한 노비로만 보지않고 기꺼이 귀한 지필묵을 내어주고 그림의 세계를 열어준 어진 주인을 만나, 임금의 용안을 그리게 되는 화원의 길을 가게 되었다. 율곡은 가장 큰 스승 어머니를 만났고, 청강 조속은 학문이 깊고 그림으로 자기 세계를 이야기하던 방노인을 만나, 편협함에서 벗어났으며 다른 이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을 이룰 수 있는 자유로움을 얻게 되었다. 조선시대 화가들의 인생 여정이나 성장배경, 교우관계, 그 당시의 문화들을 통해 그림에 대해 전혀 문외안이 나에게 동양화의 깊은 맛을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귀한 계기를 만들어 준 작가 조정육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한 사람의 작품에 주변의 큰 인물에게서 받은 영향이나 뛰어난 자연 산수 또는 개인적인 시련들까지, 그 작품 속에 녹아들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한 작가덕분에 책 속에 펼쳐진 화가들의 작품 한점 한점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 미술 시간에 미술선생님께 들었던 동양화는 여백의 미요, 먹의 농담에 있다는 수박 겉핥기 식의 가르침으로는 다가오지 않았던 우리 조상들의 작품세계에 조금이나마 눈을 뜨게 해 준 작가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