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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 책에 별 4개 반을 주는 이유는 이 책이 소재가 독특하고 전개 방식이 신선하기 때문이다. 기본 스토리는 늘 그렇듯이 널려 있었던 흔한 스토리다. 어느날 죽어서 영혼으로만 존재하는 주인공이 자신의 죽음을 파헤치는 내용... 그런데 자신은 자신이 죽었다는 것도 잊고 있었다. 더구나 죽기 전의 일정 기간 동안의 기억은 삭제되어 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가 아는 것은 내가 구덩이에 암매장 당하던 순간의 기억 뿐. ..이런 내용의 접근 방식에 있어서 이책은 오컬트의 분위기로 가기 보다는 과학적인 추리 소설의 방식을 택했다. 읽는 사람은 물론 주인공 자신조차도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종잡을 수 없고 주변은 수수께끼 투성이다. 상상해보라. 공중부양이니 유령이니 하는 이야기들은 많았지만 이책은 호러가 목적이 아니다. 더구나 주인공은 느끼는것도, 생각하는 것도 생전과 똑같다. 단지 자신이 유령이라는 점만 예전과 다를뿐. SF 의 성격이 강한 환상 추리물. 더구나 끝없이 이어지는 수수께끼의 종착역이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한 스토리 라인. 비밀은 쉽게 밝혀질 생각을 하지 않고 오히려 유령인 자신이 자신을 살해한 공범자들에게 쫒기는 신세까지 된다. 그리고 애틋한 러브라인. 유령이 되서 느낀 사랑. 범인은 누구이고 자신은 왜 살해되었으며 유령인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마지막 대역전의 반전은 책을 덮을 때까진 짐작이 어렵다. 이 책을 좀더 친절하게 소개할 수도 있지만 모르고 보는 편이 독자로서는 더 즐거울 것 같아 대체적인 성향만 소개하고 끝낸다. <참고로> 이책과 유사한 책들 1. 시드니 셀던의 추리물들 2. 만화 <월광>-공중 부양, 영혼을 다룬 만화이다. 진지한 SF. 젊은, 사회나 사랑에 시니컬한 남자가 주인공이라는 점도 비슷. 이 책과 유사한 느낌 1. 색깔: 블랙 2. 음악: 잔잔하면서 리듬감 있는 재즈. 종반에 속도감이 붙으면서 절정으로 가는. 그러나 결코 특유의 관조적인 리듬감을 잃지 않는. 3. 사람: 포커페이스. 그러나 나쁜 사람같지는 않은 젊은 남자 이미지. 날렵하고 지적인 느낌. 4. 상황: "나 거미줄에 점점 걸려드는 느낌이야. 움직이는 것 같은데 왜 점점 얽여들지?" 5. 이 책을 읽으면 좋아할 사람: 만화나 오컬트에 흥미를 가진 사람. 추리물 좋아하는 사람. 독특한 일본식의 SF물을 좋아하는 사람. 6. 일본 소설 SF <ZOO>와 비교한다면?: <엔젤>은 덜 잔인하고 덜 내면 탐구적이고 덜 궤도이탈적이다.(유령인 점만 빼면 일상인과 똑같은 주인공) 그러나. <엔젤>은 더 사실 묘사적이고 더 영화적이며 더 모호한 끝맺음을 갖고 있다.(상징적이다) :사실 가끔이긴 했지만 <엔젤>을 읽으면서 옛날 영화중의 하나인 "과거를 기억하지 못해 자기 몸에 글씨를 새겼던", 지금은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그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어쨌건 이 책은 "살해"와 "영혼"과 "망각"의 세가지 소재를 잘 엮은 '독자적 작품'인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영혼의 생활을 이해하는 작가 나름의 방식이 아주 재미있다. 영혼이 영혼 세계에 어떻게 적응해가고 성장하는지 잘 눈여겨 볼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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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었다. 누군가 나를 땅에 파묻고 있다. 나는 그걸 보고 있다. 죽어서 나는 유령이 된 것이다. 주인공 준이치의 살해 후 어딘가에 묻히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준이치가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다시 기억을 돌리는 장면을 다음에는 보여준다. 그것을 보여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준이치가 죽기 2년간의 시간이 죽은 뒤에도 아무리 기억을 되돌려 봐도 기억할 수 없는 기억상실증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죽인 사람이 누군지, 왜 자신을 죽였는지를 모른다. 단지 그가 알고 있는 것은 자신을 파묻던 두 명의 얼굴과 자신이 2년 전까지 했던 사업에 대한 것뿐이다. 이제 그는 자신의 죽음을 파헤치러 날아오른다. 독특한 미스터리 작품이다. 인간의 원한이란 이래서 질기다고 하는 모양이다. 아니 원한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다. 그것보다는 호기심? 의문? 모르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못하는 인간의 천성이 죽어 유령이 된 이에게까지 사건 해결을 하라고 하고 있다. 물론 당연하다. 누군들 자신의 죽음에 대한 원인도 모른 채 성불하거나 천국 또는 극락에 갈 수 있겠는가. 재벌가의 장남으로 태어났지만 아버지에게 의절 당하고 그때 받은 돈으로 벤처회사를 돕는 엔젤펀드를 만들어 친구가 운영하는 게임업체 같은 분야에 투자를 했는데 유령이라도 고유의 능력 한 가지는 있다는 다른 유령의 말에 자신이 전기를 다루는 능력이 있음을 알고 그 기술을 연습해서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2년간의 투자 회사를 살피다가 리스크가 큰 무모한 투자를 한 회사를 뽑아 그 회사들을 살피기로 하는데 거기서 자신을 파묻던 일당을 만나 사건을 하나씩 알게 된다. 준이치의 인생도 참 기구하다. 출생과 동시에 어머니를 여의고 좋아하던 여자애는 자신의 친구를 좋아하고 스무 살에 아버지에게 의절당하고 대인기피증까지 있어 변변한 친구 하나 없이 이렇게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해서 자신은 절대 결혼하지도 아이를 낳지도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자신의 기억에도 없는 여인이 자신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고 자신을 살해한 인물들은 그 여자의 목숨마저 노리고 있다. 유령이 되었지만, 자신이 살해당한 이유보다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 되어버려 혼신의 힘을 다하는데 유령이라도 아직 시련은 남아 있고 유령 미스터리라도 반전은 남아 있어 눈물 나게 뒤통수를 친다. 제목의 천사를 뜻하는 엔젤은 기업에 투자하는 준이치의 사업을 뜻하기도 하고 준이치가 유령이 되어 날아다니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만 마지막 엔딩부분에 있지 않나 싶다. 천사가 아니라면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또 어쩔 수 없는 인간적인 결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베를린 천사의 시>라는 영화가 생각나버렸다. 인간이라 인간적인 것이 천사로 포장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선택하지 않는다면 어쩔 것인가. 죽어도 인간은 인간인 것을. 그리고 죽는다고 그 성격이 변하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준이치만 불쌍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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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드리는 인사 중 하나다. 장수하는 것을 큰 미덕으로 여기는 세상에서 죽음은 절대적으로 두려운 존재. 하지만, 죽음 뒤에 천사로 부활한다고 하면 어떨까? 천사의 모습은 동화 처럼 착하고 아름다운 모습일까? 선택받은 자만의 특권. 사후세계에 천사로 부활한 이를 만나보자.
<엔젤>(황매,2007)은 아름다운 아이, 슬로우 굿바이, RENT, 이케부쿠로 웨스트게이트 파크 등으로 유명한 이시다 이라의 작품이다. 카피라이터의 경력으로 문단에 데뷔한 작가는 스타일리쉬한 문체로 일본 현지에서 바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또한, 성장소설, 가족소설, 기업소설, 청춘 소설 등 다양한 작품 경향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엔젤>은 어떤 소설일지 궁금증이 일어날 것이다. 책은 죽음의 미스터리를 이야기한다. 기대처럼 지금까지 이시다 이라의 작품속에선 보지 못했던 부분이다.
눈을 떴을 때, 그는 죽어 있었다. 검푸른 한밤의 숲, 허공에서 영혼으로 깨어난 투자회사의 젊은 오너 가케이 준이치. 영혼으로 탄생한 순간 처음 만난 것은 숲속에 자신을 매장하고 있는 의문의 남자들이었다. 플래시백, 암전, 다시 플래시백. 어머니의 자궁에서 시작되어 불행한 유년과 사랑이 없던 청년기를 더듬어 가던 영혼의 기억은 정확히 죽기 전 2년에서 멈춰 버렸다. 도대체 그 2년의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첫 번째 탄생의 순간, 어머니는 목숨을 잃고 자신은 왼쪽 다리에 장애를 안고 태어난 준이치. 악명 높은 기업 인수합병 대재벌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아버지는 성인이 된 준이치를 인정하지 않았다. 돈을 주며 모든 후계자 권리를 포기하라고 이야기한다. 순순히 허락한 준이치는 1인 투자회사를 운영하며 젊은 오너로 성공하게 된다. 반면 그의 삶에 따뜻한 온기는 전혀 없다. '사랑'없이 그저그렇게 살아가는 생활.
두 번째 탄생의 순간, 자신의 매장과 조우하며 눈을 뜬 준이치. 살해당한 이유와 2년간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험난한 여정에서 문득 마주친 아름다운 여배우 후미오. 기억나지 않지만 친숙한, 그리운 그녀 앞에서 준이치는 지워져 버린 '사랑'을 찾는다. 자신의 생명을 앗아간 어두운 음모를 추적하는 가운데 사랑하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처음으로 힘껏 날개를 펴는 준이치. 용서할 수 없는 진실에 직면한 마지막 순간조차 결국 사랑을 위해 희생한다.
우연히 눈을 떴을 때 자신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고, 범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천사는 상상이 되질 않는다. 잠시 동안이지만 음성을 살아 있는 사람에게 들려줄 수 있고, 특히 시각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은 동화 속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은 더더욱 아니다. 자신을 죽이기 위해 음모를 꾸민 사람들을 위협하고, 메일을 써서 경찰에 고발하는 천사라니.
준이치는 자신만을 위해 살아온 인물이다. 따뜻한 정을 느껴보지 못한 준이치에게 사랑은 큰 선물이었고, 사랑에 대한 기억을 잃었다는 모든 걸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을 되찾고, 범인에게 복수하려는 천사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기발하고 자유로운 이야기로 삶과 죽음, 사랑과 증오, 소멸과 생성에 대한 젊고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이시다 이라의 <엔젤>은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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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랑말랑한 글을 쓰는 작가는 아니다. 어떤 기괴하고 특이한 전개를 하는 것도 아니다. 일상에서 볼수 있는것, 익숙한것 하지만 그속에 독특함이 숨어 있는 글쓰기. 그 주인공은 바로 이 책의 지은이 이시다 이라다.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처럼 쉴새없이 읽어내려갈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자꾸 읽고싶게 하는 것이 이 작가의 묘한 매력이라면 매력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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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다 이라, 소설 보다는 이름으로 먼저 알게 된 것이 유감이랄까. 책 욕심이 많다보니 어떤 신간이 나왔는가와 함께 어떤 작가의 글이 맛나다더라 하는 소문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가끔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서 신간을 훑어보며 읽어볼만한 것은 따로 제목을 적어두고, 동호회에 올라오는 서평을 읽으면서 괜찮다 싶은 것도 적어둔다.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보니 자연히 '이시다 이라'라는 이름도 여러번 듣게 되었다. 그러던 중 [렌트]를 읽게 되었는데 공연보기를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기에 동명의 뮤지컬을 먼저 떠올리고는 소설도 그런 느낌이겠지 하고 짐작했다가 막상 읽어보고 전혀 다른 내용에 놀랐던적이 있다. '이시다 이라'라는 작가에 대한 호기심과 책 제목에서 생긴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나에게는 꽤 당혹스러운 소설이었기에 작가에 대한 기대치도 뚝 떨어지고 말았었다. 관심을 두던 것에 약간의 실망을 하다가도 자꾸만 눈이 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래서일까, [엔젤]이 나왔을 때에도 '별로'라고 외면하면서도 한쪽 귀와 눈은 그 쪽으로 돌리고 있었나보다. 결국 읽어버렸으니까.
올해는 '서평은 짧게'를 모토로 하였으나 그래봐야 23일 정도 지났을 뿐인데도 책을 읽는 것이나 서평을 쓰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무의식의 힘이 이런것인가보다. 무엇이든 일장일단이 있다는데 책읽기 보다 서평 쓰는데 정력을 쏟던 작년까지와 달리 요즘은 어렵게나마 책 읽는 동안 열심히일수 있어서 기쁜 마음이 들기도 하다. 이 책을 이틀 동안 아주 열심히 읽었는데 서평을 쓰기 힘들다는 엄살을 떠는 중인가;
가케이 준이치는 한 투자기업에 일한다. 그는 부잣집에서 태어났으나 집안에서 밀려나게 되고 그 후 투자기업을 세워 일하다가 어느날 밤 살해당하고 땅에 파묻힌다. 육신은 죽었으나 영혼이 살아서 속세를 휘돌아 다니는데 그에게는 2년간의 기억이 없기에 자신이 왜 죽임을 당해야 했는지 부터 그간의 모든 것이 의문 투성이다. 의문을 풀기 위해 가케이 준이치의 영혼이 사건을 파헤치는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세상에 믿을 사람없다는 말이 딱 맞는달까. 한 많은 영혼은 천국에 가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돌아다닌다는데 한을 풀면 천국으로 돌아간다는 한국의 전설과 달리 소설에서는 영혼도 현세에서 (무의미하더라도) 떠돌아다니면서 계속 지낼 수 있고, 원한다면 이 한 몸(영혼) 던져서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고 작열히 전사(두번죽는)할 수 있다고 설정되어 있다. 한을 품은 그가 어떤식으로 복수를 하는지, 그가 믿었던 사람들에게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여태껏 보아온 드라마나 소설에 나오는 것과 그리 다른것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어쩌면 내가 너무 드라마를 많이 보고, 일본 소설을 읽어서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다. 지난번 [렌트]를 읽을 때 느꼈던 이질감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어찌보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소설을 읽고나니 이 작가의 상상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호기심이 생긴다. 다음은 그가 쓴 로맨스를 읽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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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다 이라의 작품을 서너편 읽었지만 그의 문체를 한마디로 일축하기는 힘든 것 같다. 서정적으로 파고 들다가도 속도감 있게 달음질 치는가 하면, 어쩔때는 인내심을 요구하듯 느리게 전개 되기 때문이다. 한 작가의 작품이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이 난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일관된 문체를 선호하는 터라 이시다 이라의 문체는 종잡기 힘든 점이 사실이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가장 적응하기 힘든 작품이었다. 이시다 이라의 책은 어떤 문체건 속도감에 있어서는 밀리지 않았는데 초반부터 진도가 나가지 않아 조금은 애를 먹은 작품이다. 거기다 소설을 계속 겉도는 느낌은 무어라 말해야 할까. 마치 엔젤의 주인공처럼 이 공간 저 공간을 넘나들며, 책 속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방황하는 느낌. 그런 느낌은 주인공의 현재 상황과 연관이 있는게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주인공 가케이 준이치는 영혼으로 떠돌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왜 죽었는지 왜 이승을 떠돌고 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그 기억을 찾기 위해 자신의 인생의 중요한 시점들을 돌아보고 있지만 별 소득은 없다. 더군다나 플래시 백을 통한 이동의 순간에서 소설이 시작되고 있었기에 준이치나 나나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그런 혼란의 시간이 지나고 자신의 존재를 조금씩 인식하게 되는 준이치는 주변 조사를 해나기가 시작한다. 자신을 구덩이 속에 묻었던 야쿠자의 목소리를 기점으로 자신이 죽기 전 2년 동안의 기억을 되찾으려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순간이동을 하고 잠복을 하며 자신의 특기를 발휘해 인간에게 모습을 드러내므로써 과거의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 준이치. 그 과정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과거를 알아가면 갈수록,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면 낼수록 한 여인이 위험에 처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죽음의 원인에 다가가면서 수 많은 선택의 기로 앞에 홀로 놓인 스스로를 보며 자신의 죽음을 꼭 알아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우연히 콘서트 홀을 떠돌던 준이치는 다른 영혼인 고구레 씨를 만난다. 준이치가 이것저것 물어 보았을 때 그는 그런 말을 했었다. 몰라도 되는 건 모르는 게 나을 때도 있다고. 그것은 준이치가 자신의 죽음을 파헤쳤을 때 받게 될 또 하나의 상처를 염려한 것이었을 것이다. 기억을 잃어 버린 준이치. 자신의 기억을 찾아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 준이치. 그는 결국 자신의 죽음의 끝에서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죽음 앞에 침묵하려는 자가 있을까. 누구나 다 준이치의 상황이 되면 기억을 되찾으려 어떤 수단이든 동원할 것이다. 더구다나 자신의 아이를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면 더욱 더 노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준이치는 아버지와 인연을 끊은 댓가로 10억엔의 유산을 물려 받았다. 게임세계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 우연한 계기로 투자 쪽 일을 하게 된 것인데, 자신의 죽음 캐다보니 미심쩍은 투자 기록이 있었다. 자신이었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영화에 대한 고액 투자. 그 부분을 캐 나가다 후미오라는 여자를 알게 된다. 그 여인이 누구인지 몰랐지만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여인이었다. 그러다 그 여인과 자신이 연관이 있다는 걸 눈치채고 음성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그 드러남이 자신의 죽음의 의문을 푸는 열쇠가 되는 듯 했지만 후미오에게 위험이 손길이 뻗쳐오고 있었다. 자신의 아이와 후미오를 노리는 손길. 바로 자신을 죽였던 야쿠자의 손길이 또 다시 다가오고 있었다. 준이치는 후미오와 태어날 자신의 아이를 지키는 데 혼신의 힘을 쏟는다. 그러나 자신의 죽음의 의혹을 풀고 났을 때는 후미오도 자신의 아이도 생각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충격과 허무함 속에서 헤메이게 된다. 그제서야 고구레씨의 말을 이해하게 되지만, 사랑을 통해 또 다른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되는 준이치의 모습은 뻔한 결말일지라도 사랑의 위대함을 믿게 만드는 묘한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러나 준이치의 죽음 앞에서 느꼈던 허무는 씁쓸하게 남아 있었다. 그런 허무의 농도는 준이치가 가장 짙겠지만 돈과 야쿠자와의 얽히고 얽힌 어두운 면은 소설을 읽어 나가는데 지치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다. 준이치가 캐나가는 자신의 죽음은 진부하게 펼쳐지고 있었고, 물질 때문에 살해 당했다는 사실은 분노보다 허탈함이 더 컸다. 준이치는 인간만이 인간을 죽인다고 했다.극적인 죽음보다 생명의 존귀함이 지켜지지 않는 죽음은 얼마나 많은가. 치열하면서도 비열한 인간 세계에서 그의 죽음은 그러한 본보기가 되었다고 해도, 준이치는 그들과 똑같은 앙갚음을 하지 않았다. 후미오가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실은 자신의 아이라고 해도 그 아이에게 닥친 위기를 외면할 정도로 충격을 주었지만, 준이치가 그 생명을 무시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 그것은 어쩌면 존귀함이 지켜지지 않았던 자신의 죽음 앞에 준이치가 던지는 희생의 결정체가 아니였을까. 억울했던 죽음을 귀한 생명으로 돌려 주는 것. 그런 순환의 고리 속에서 우리의 생명이 지켜지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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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이시다 이라의 책... 그동안 읽은 책들이 많은 재미를 주었기에 이번 책에도 남다른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조금은 실망스러운 책이었다... 죽음으로 시작하여 그 영혼이 진실과 복수, 그리고 사랑을 위해 싸운다는 설정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이라던지, 결말은 조금은 진부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이시다 이라의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