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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마음속에 천 개의 태양이 빛났다
"그녀들의 마음속에 천 개의 태양이 빛났다" 내용보기
얼마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의 자살폭탄테러와 아프간에서 한국 정부 활동에 협력했던 현지인 직원과 그 가족 380여 명이 국내로 이송되었다. 아프가니스탄의 역사를 잘 모르지만 9·11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조직이 텔레반이었고 이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으로 숨어 들어가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전을 벌였다는 정도였다. 몇 해 전 할레드 호세이니가 아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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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의 자살폭탄테러와 아프간에서 한국 정부 활동에 협력했던 현지인 직원과 그 가족 380여 명이 국내로 이송되었다. 아프가니스탄의 역사를 잘 모르지만 9·11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조직이 텔레반이었고 이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으로 숨어 들어가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전을 벌였다는 정도였다. 몇 해 전 할레드 호세이니가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쓴 소설 연을 쫓는 아이를 읽고 인간의 잔혹성은 도대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충격과 착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의 끝없음에 책을 읽으면서 너무 힘들었었다. 그러면서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와 사회에 대해 궁금증도 가지게 되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아프간의 아픔이 그만큼 처절했기 때문이다. 그 작품을 읽게 되니 자연스럽게 후속작인 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을 기회가 생겨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마리암은 정식 부인이 세 명이나 있는 아빠 잘린과 가정부였던 엄마 나나 사이에 태어난 하라미(사생아를 비하하여 일컫는 말)이다. 헤라트의 외곽에서 엄마와 함께 둘이서 생활하던 그녀는 15살 생일을 맞이하며 삶의 큰 변곡점을 맞이한다. 엄마가 저주같이 내뱉었던 말처럼 하라미인 그녀에겐 믿었던 아버지도, 그녀 앞에 놓인 삶도 녹록치 않다. 15살의 나이에 30살이나 많은 카불에서 온 남자 라시드와 강제로 결혼을 하게 되고 거듭된 유산으로 남편에게는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살아간다.

 

너 같은 계집애를 학교에 보내 어디다 쓰려고? 그건 타구(唾具)에 광을 내는 것과 같다. (중략) 너나 나 같은 여자한테 필요한 유일한 기술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 날 봐라.”

(중략)

단 하나의 기술만 있다. 그것은 타히물(참는 것)이다.”

엄마, 뭘 참아요?”

그게 뭔지 알려고 안달할 건 없다. 그럴 일은 쌔고 쌨으니까.” (P.30)

 

마리암은 소파에 누워 무릎 사이에 손을 넣고 눈발이 날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나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나는 눈송이 하나하나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고통 받고 있는 여자의 한숨이라고 했었다. 그 모든 한숨이 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어 작은 눈송이로 나뉘어 아래에 있는 사람들 위로 소리 없이 내리는 거라고 했었다. (P.125)

 

 

라일라는 죽은 두 아들에 대한 그리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엄마의 보살핌은 받지 못하지만 교사인 아버지의 사랑, 친구들과 우정 그리고 타리크에게 의지하며 생활한다. 부모님과 함께 내전으로 혼돈에 빠진 카불을 떠나기로 하고 짐을 정리하던 중 폭격으로 부모님이 사망하고 중상을 입었던 그녀는 라시드의 집에서 기거하며 몸을 추스린다. 타리크의 아이를 임신했으나 타리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예순에 가까운 라시드의 두 번째 부인이 된다. 딸 아지자를 출산하지만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라시드에게 마리암과 같은 존재가 된다.

 

라일라는 침대에 누워 귀를 기울이고 자신은 샤하드(순교자)가 되지도 않았고 이처럼 살아 있으며, 희망도 있고 미래도 있다는 걸 엄마가 알아줬으면 싶었다. 하지만 라일라는 자신의 미래가 오빠들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들은 그녀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죽을 때도 그녀는 그들에 가려 미미한 존재일 터였다. 엄마는 오빠들의 삶을 보관한 박물관의 큐레이터였고 라일라는 그곳을 찾은 방문객일 뿐이다. 그녀는 오빠들의 신화를 위한 피난처에 불과했다. 그녀는 엄마가 그들의 신화를 기록하는 데 필요한 양피지일 뿐이다. (P.193)

라일라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명예롭지 못한 일이라는 걸 알았다. 명예스럽지 못하고 부정직하고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마리암에게는 너무너무 부당한 짓이었다. 하지만 뱃속의 아이가 오디보다 크지 않았지만, 라일라는 이미 엄마로서 감당해야 하는 희생에 대해 알았다. 미덕이나 정조는 그다음 문제였다. 그녀는 배에 손을 댔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P.294~295)

 

 

마리암은 자신의 자리를 뺏은 라일라를 적개심으로 대하지만 아지자에 대한 애정을 키우며 둘 사이는 모녀같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라시드의 행패를 견뎌낸다. 라시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아지자가 4살이 되었을 때 아들 잘마이가 태어나고 라시드는 잘마이를 애지중지한다. 일정한 수입이 없고 가뭄이 지속 되자 아지자를 고아원으로 보내라는 라시드의 결정에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된다. 라일라는 죽은 줄 알았던 타리크가 카불로 돌아와 재회하지만 둘의 만남을 잘마이가 라시드에게 고자질하며 큰 사건이 일어난다. 분노한 라시드의 손에 라일라가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마리암은 라시드를 죽이게 된다. 마리암은 아무리 라일라를 살리기 위한 길이었어도 잘마이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를 빼앗아 간 자신의 죄를 스스로 받아들이고 처형을 당한다. 마리암 덕분에 아이들을 데리고 타리크와 함께 파키스탄으로 간 라일라는 평온한 생활을 하게 된다. 미군이 카불을 점령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녀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파키스탄이 아닌 카불이라는 생각해 카불로 돌아가기로 한다. 카불로 오기전 마리암이 살았던 헤라트로 가 그녀를 기린다. 마리암에게 코란을 가르쳤던 파이줄라 선생의 아들을 만나 마리암의 아버지 잘린이 마리암에게 남긴 사죄와 후회를 담은 편지를 받게 된다. 카불로 돌아온 라일라의 뱃속엔 새 생명이 자리 잡으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마리암은 이 마지막 순간에 그렇게 많은 걸 소망했다. 그러나 눈을 감을 때, 그녀에게 엄습해온 건 더 이상 회한이 아니라 한없이 평화로운 느낌이었다. 그녀는 천한 시골 여자의 하라미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녀는 쓸모없는 존재였고,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불쌍하고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그녀는 잡초였다. 그러나 그녀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사람으로서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그녀의 친구이자 벗이자 보호자로서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어머니가 되어, 드디어 중요한 사람이 되어 이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마리암은 이렇게 죽는 것이 그리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 나쁜 건 아니었다. 이건 적법하지 않게 시작된 삶에 대한 적법한 결말이었다. (P.505~506)

 

그들이 카불에 처음 왔을 때, 라일라는 텔레반이 마리암을 어디에 묻었는지 몰라 괴로워했다. 그녀는 마리암의 무덤에 찾아가 머물다가 한두 송이 꽃을 놓고 왔으면 싶었다. 그러나 라일라는 이제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안다. 마리암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그녀는 이곳에 있다. 그들이 새로 칠한 벽, 그들이 심은 나무, 아이들을 따뜻하게 해주는 담요, 그들의 베개와 책과 연필 속에 그녀가 있다. 그녀는 아이들의 웃음 속에 있다. 그녀는 아지자가 암송한 시편, 아지자가 서쪽을 향하여 절하면서 중얼거리는 기도 속에 있다. 하지만 마리암은 대부분, 라일라의 마음속에 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천 개의 태양의 눈부신 광채로 빛나고 있다. (P.562)

 

이 두 여성의 출발점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하라미라는 이유로 정식 학교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는 마리암과 달리 라일라는 여성도 배워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부모님 밑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다녔다. 하지만 그 둘은 어느 시점에서부터 같은 길을 가게 된다. 라시드가 가하는 지속적인 신체적 ·언어적 폭력에 시달리고, 아들을 낳아야 하는 의무가 강요되고, 라시드의 말은 무조건 따라야한다. 왜냐면 마리암과 라일라는 여성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195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의 아프가니스탄의 험난했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마리암과 라일라‘ 라는 두 여성을 통해 그 시대의 여성들이 처했던 기구한 운명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때 공산정권이 들어서며 여성의 교육과 사회 참여가 상승하는 듯했지만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아프카니스탄의 정세는 여전히 불안했다. 소련을 몰아낸 저항군들 사이 내부 분열은 서로 간의 학살로 거듭되는데 그 혼란 속에서도 한가지 변하지 않는 공통된 점은 여성의 인권이 무참히 짓밟힌다는 것이다. 텔레반이 장악한 이후엔 남성과 동반하지 않은 외출은 허락이 되지 않고, 외출 시 부르카로 온몸을 감싸야 하고, 교육을 받을 수도 없는 등 여성의 인권은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 책의 끝에서 라일라의 가족에게 미군이 점령한 카불은 다시 빛나는 천 개의 태양의 영광이 다가올 것 같이 희망 차 보이지만 현재 아프가니스탄은 미군 철수가 결정되고 텔레반이 재집권했다. 그러니 또다시 폭압 정책을 펼치고 여성들의 인권은 무시될 것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얼마나 많은 민간인들이 고통을 당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막막하다. 소설 속의 이야기가 단순히 가상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현실에 존재해 있음이 더욱 안타깝다. 이런 시점에 다시 만난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처음 만남과는 또 다르게 다가왔다. 처음 읽었을 당시 전작에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 읽을 때는 처음과는 달리 책이 묘사한 그녀들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럼 이번엔 다시 <연을 쫓는 아이>를 읽어보고 느낌을 비교해 봐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본다. 사실 그 책을 읽고 머릿속에 그리고 마음속에 인간의 사악함과 고통에 대한 연민이 오랫동안 떠나지 읺았다. 다시 그 느낌을 감당할 자신이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으니 마음을 단단히 먹기 전까진 책을 펼칠 수 없을 것 같다.

 

작가가 아프가니스탄 출신이기에 아마도 자신의 조국 사정에 대해 그리고 그들의 아픔에 대해 깊이 있게 녹여낼 수 있었을 것이다. 작가의 바람처럼 아프가니스탄의 평화가 찾아와 무고한 자들의 희생과 고통이 빨리 사라지기를 바란다.

 

지붕위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달들을 셀 수도 없고

벽 뒤에 숨은 천 개의 찬란한 태양들을 셀 수도 없으리

(P.259, 사이브에타부리지라는 시인이 17세기에 카불에 관해 쓴 시의 일부)

 
YES마니아 : 로얄 l*****6 2021.09.07. 신고 공감 1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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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졌던 희망을 걷어...
"가려졌던 희망을 걷어..." 내용보기
책 읽기는 우리에게 두 가지의 간접경험을 하게 한다. 또 우리는 그것을 얻는 목적으로 책 읽기를 한다.  이야기로 펼쳐지는 이 책을 통해 전혀 몰랐던 아프가니스탄의 근대 역사와 현실, 제국주의 미 소련, 이슬람교, 코란을 배울 수 있는 머리 경험.아프가니스탄 카불로 나를 데려가 고통받는 두 여인의 삶을 아주 가까이 지켜보며 입이 벌어지게 하고 또 입을 막기도 했고 주먹에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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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기는 우리에게 두 가지의 간접경험을 하게 한다. 또 우리는 그것을 얻는 목적으로 책 읽기를 한다.


  이야기로 펼쳐지는 이 책을 통해 전혀 몰랐던 아프가니스탄의 근대 역사와 현실, 제국주의 미 소련, 이슬람교, 코란을 배울 수 있는 머리 경험.

아프가니스탄 카불로 나를 데려가 고통받는 두 여인의 삶을 아주 가까이 지켜보며 입이 벌어지게 하고 또 입을 막기도 했고 주먹에 힘이 들게 했으며 꺼질듯한 한숨까지 나게 만든 극한의 가슴 경험.


  옮긴 이의 말처럼 감동적인 소설의 경우, 토를 달면 달수록 그것에서 느껴지는 감동을 제대로 전달하기는커녕, 오히려 독서와 독후를 방해한다. 다름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감동이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태양이 어떤 의미일까를 줄 곧 생각하며 읽었다.  먹먹한 가슴으로 마지막 장을 덮고서야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m*****1 2020.05.10.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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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읽게된 책 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읽게된 책 입니다" 내용보기
''천개의 찬란한 태양''은 밤10면 꼭 듣고있는 국제정치학 박사님의 유튜브를 듣다가 우연히 알게된 책입니다.시나, 수필은 잘 읽는 편인데 장편소설은 잘 안 읽는데 그분의 말씀에 많이 울었다고 하시더라고요.옛스24에서 바로 구매해서 읽는도중 언제쯤 슬픈 장면이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책이 페이지수가 많아서 엄청 무거워요.어떤땐 들고 있다가 떨어 뜨리기도 했지요.ㅎ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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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 찬란한 태양''은 밤10면 꼭 듣고있는 국제정치학 박사님의 유튜브를 듣다가 우연히 알게된 책입니다.
시나, 수필은 잘 읽는 편인데 장편소설은 잘 안 읽는데 그분의 말씀에 많이 울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옛스24에서 바로 구매해서 읽는도중 언제쯤 슬픈 장면이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이 페이지수가 많아서 엄청 무거워요.
어떤땐 들고 있다가 떨어 뜨리기도 했지요.ㅎ
그러나 놓고싶은 생각은 없이 나도 모르게 책속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외국을 배경으로 한 책이라 지역명인지, 사람이름인지 헷갈리는게 어려웠고요
전쟁으로 인해서 먹는거, 입는거 사는게 엉망이된 주인공의 일생이 너무도 안타까움에 눈물이 났습니다.
내 어릴적의 보리고개를 손자들에게 얘기해도 이해를 못 하지만 전쟁이 훌고가는 처절한 현실은그들만의 고통일 뿐이어야 하는가
YES마니아 : 로얄 j*****4 2021.04.2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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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현대문학 / 할레드 호세이니)
"'천 개의 찬란한 태양'(현대문학 / 할레드 호세이니)" 내용보기
두 아이를 돌보면서 읽다보니 약 570여 페이지의 책 한 권을 다 읽기까지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엄마이다보니 이 책 안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이야기가 저릿하게 다가왔다. 저릿한 마음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삶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라는 제목 그대로 찬란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뀌었다.십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결혼을 꿈꾸는 여자 아이들의 삶은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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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돌보면서 읽다보니 약 570여 페이지의 책 한 권을 다 읽기까지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엄마이다보니 이 책 안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이야기가 저릿하게 다가왔다. 저릿한 마음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삶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라는 제목 그대로 찬란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십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결혼을 꿈꾸는 여자 아이들의 삶은 아무리 생각해도 슬펐다. 다채로운 꿈을 그리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나이에 누군가의 부인이 되어 살림을 하고 뒷바라지를 하고 아이를(그것도 남자아이를) 낳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는 사실은 처참하리만큼 슬펐다. 이런 삶이 그 곳에서는 당연한 삶이라고 말해도 내가 느낀 슬픔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남자는 수 명의 부인을 두어도 된다. 때문에 마리암은 사생아라는 의미를 지닌 '하라미'라고 불리며 남편에게 버려진 엄마의 감정까지 등에 지고 살아간다. 후에 마리암은 '하라미'가 아닌 아빠의 진짜 딸이 되기 위해 아빠를 찾아가지만 오히려 인생을 바닥에 내려놓게 되는 사건을 만난다. 딸이 자신을 버리고 아빠에게 간 걸로 생각한 마리암의 엄마가 자살을 한 것이다. 때문에 오갈 곳이 없어져 아빠의 집에서 살게 되지만 40대의 구두장이인 라시드와 타의에 의한 결혼을 하게 된다.

라시드는 마리암이 아이를 낳지 못하자 인간 이하의 행동을 취한다. 존중과 배려 따위는 없는, 삭막하고 차디 찬 일상이 마리암의 인생을 뒤흔든다. 수많은 폭격과 생활 터전의 박살, 죽음 속에서 아프가니스탄은 여성들은 그저 남성들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로 대한다. 배움도 자유도 하다못해 아픔도 편히 겪을 수 없게 만든다. 전쟁 속에서 모든 걸 잃어버린 라일라는 사랑하는 사람을 뒤로 한 채 라시드의 또 다른 부인이 된다.

"너는 네가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 라일라. 나는 너를 안다. 그리고 나는 전쟁이 끝나면 아프가니스탄이 너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걸 안다."

- p527

교사 출신인 아버지 바비의 가르침 덕에 라일라는 다른 여성들보다는 진보적인 생각을 하는 아이다. 허나 남성 우월주의로 가득찬 사회 안에서 라일라가 해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아이를 낳고 살림을 하고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것뿐. 바깥으로 나갈 땐 남자 없인 나갈 수 없고 나가더라도 눈을 제외한 얼굴은 가려야 한다. 병원도 남자를 우선 진료하기 때문에 여자를 치료해주는 병원은 물어물어 찾아야 한다. 삶과 죽음 사이의 경계선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사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 성별을 떠나 폭격과 총성이 난무하는 삶은 그 누구라도 몸서리쳐지게 만들지만 이런 공포 속에서도 남자와 여자는 하늘과 땅이다.

라시드가 라일라의 엣 연인인 타리크가 집에 왔다는 소식에 난폭해지자 격렬한 싸움 끝에 마리암은 라시드를 죽이게 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모든 건 본인이 지고 갈 테니 라일라와 아이들을 타리크가 있는 곳으로 보낸다. 라일라는 마리암의 희생으로 죽은 줄로만 알았던 타리크를 다시 만나 새로운 삶을 꾸린다.(이 전쟁 속에서도 라시드는 타리크가 죽었다고 라일라가 믿게끔 사람을 쓴다.) 조금씩 사회가 나아지기 시작하자 라일라와 타리크는 아이들을 데리고 원래 살던 곳으로 가 찬란한 일상이 다시 시작되도록 재건을 돕는다.

라일라는 아프간에 관련된 얘기마다 어쩌면 그렇게 한결같이, 죽음, 상실, 상상할 수 없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지 놀라며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살아남아 계속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 라일라는 자신의 삶과 자신에게 일어났던 모든 일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살아남았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자신이 살아서 이 남자의 이야기를 택시 안에서 듣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 p536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 뜨면얼마나 눈부실까. 라일라를 비롯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 삶에 찬란하게 밝은 시간들이 가득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여겨질 정도의 삶은 색감을 잃어버리고도 남을, 처절한 하루하루였을테니 말이다.

s*****5 2020.02.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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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천 개의 찬란한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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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를 감명 깊게 읽어서 천 개의 찬란한 태양도 구매했습니다!연을 쫓는 아이도, 천 개의 찬란한 태양도 친구들과 함께 읽었는데 연을 쫓는 아이는 다같이 마음 아파하며 재미있게 읽었지만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여성들의 이야기라 친구들이 읽는 걸 너무 힘들어했어요...불편한 진실이지만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알고, 기도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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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를 감명 깊게 읽어서 천 개의 찬란한 태양도 구매했습니다!

연을 쫓는 아이도, 천 개의 찬란한 태양도 친구들과 함께 읽었는데

연을 쫓는 아이는 다같이 마음 아파하며 재미있게 읽었지만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여성들의 이야기라 친구들이 읽는 걸 너무 힘들어했어요...

불편한 진실이지만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알고, 기도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한 책입니다!

e********6 2020.07.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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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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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 중에서도 극보수주의를 추구하는 몇 나라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아프가니스탄도 역시 해당되지요. 그곳 여성의 인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하기도 합니다. 거기에다 전쟁과 전후의 모습이라면...  그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입니다. 무능한 남편, 거기에 집안에서 폭력적이기까지 합니다. 아내는 두 명, 이슬람 국가에서는 일부다처제가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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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 중에서도 극보수주의를 추구하는 몇 나라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아프가니스탄도 역시 해당되지요. 그곳 여성의 인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하기도 합니다. 거기에다 전쟁과 전후의 모습이라면...  그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입니다. 무능한 남편, 거기에 집안에서 폭력적이기까지 합니다. 아내는 두 명, 이슬람 국가에서는 일부다처제가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보수적으로 자라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한 여성과 자유로운 교육을 받은 또 다른 여성이 한 남편의 아내들로 만나게 되어 일어나는 비참해진 여성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너무 먼 이야기 같지만, 사실 그리 멀지 않았던 일제 시대에 끌려갔던 위안부 문제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노비로서의 인간상에 대한 이야기와 오버랩되며 우리 문화속에서도 있었던 아픔이기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현대를 살아오며 알지 못한 세상 한 부분의 이야기를 아픔으로 만나게 된 것이 아이러니 하네요. 

YES마니아 : 로얄 d****o 2020.08.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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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고 너무 분하고 안쓰러웠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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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를 인상깊게 읽고 작가의 책을 찾아봤다. 옮긴이의 말처럼 연을 쫓는 아이는 아프간 남성들의 이야기라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아프간 여성들의 이야기이다.전쟁이 얼마나 무서운지, 여자의 삶이 얼마나 고되고 부당한지.. 내가 이시대에 태어난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이 책을통해 아프간의 역사와 문화를 조금이나마 보았고 이것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라는
"화가 나고 너무 분하고 안쓰러웠던 책" 내용보기
연을 쫓는 아이를 인상깊게 읽고 작가의 책을 찾아봤다. 옮긴이의 말처럼 연을 쫓는 아이는 아프간 남성들의 이야기라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아프간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지, 여자의 삶이 얼마나 고되고 부당한지.. 내가 이시대에 태어난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이 책을통해 아프간의 역사와 문화를 조금이나마 보았고 이것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왜 죄없는 사람들이 전쟁으로 희생되어야 하며, 전쟁이 아니더라도 왜 남자들은 여자를 사람 이하로 취급하는건지..
다 그런건 아니지만, 나라의 문화와 율법자체가 여자를 너무 힘들게 당연하게 법 아래서 고통을 주고 있다는게 너무 안타까웠다.
이번에 이란에서 대회를 치루고 오면서 느낀 것들은, 여자들은 모두 히잡을 써야했는데 그렇다고 심하게 무시당하거나 차별받는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물론, 국제대회를 치루는데 대회장을 왜 나눠서 했는지는 의문이었다.
남자랑은 다른 시합장에서 조금 열악하게 경기를 했지만 그정도까지도 괜찮다.
그곳에서 아프가니스탄 선수들도 만났는데 여자선수들이 밝고 활기가 넘쳤다.
이 책을 읽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유심히 보게됐던 것 같은데 아프간에도 변화가 왔구나 라며 안도하게됐다.
왜 남편이 아내를 이가 다 부러지도록 때리는지 그런사람들을 왜 벌하지 않고 가정사라고 치부하고 마는지 ..
너무 속이 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걸 이겨낸 여자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휩쓸리지 않고 곧게 자신의 신념을 지켜낸 라일라에게 너무 감사하다.
또 타리크 같은 남자도 아프간에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제발 일부의 극소수의 남자만이 그랬던거이길 바란다.
모두가 평화롭게 행복하게 사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전쟁이 없는 시대에 태어나 감사하고, 우리나라를 끝까지 지켜주신 독립운동가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이렇게 잘 지켜주셨으니 우리도 잘 지켜가면서 살기를 바란다.
s*******0 2019.03.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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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천 개의 찬란한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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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연을 쫓는 아이는 잘 봤는데 이건 좀 보기 힘드네요 시대배경이 그래서 그런가 아주 등장하는 남자는 전부 찔러죽이고 싶었고요 텍스트라 죽일수가 없네 어휴 진짜 라시드 개만도 못한 인간 죽어라(아니 진짜 왜 이러는지 알거임 본 사람들은 다 알거임)머릿속에 뇌 대신 성기만 가득 찬 마초도 아닌 쓰레기의 비중이 당연히 클 수밖에 없지만 보다가 너무 힘들었던...그런 책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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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연을 쫓는 아이는 잘 봤는데 이건 좀 보기 힘드네요 시대배경이 그래서 그런가 아주 등장하는 남자는 전부 찔러죽이고 싶었고요 텍스트라 죽일수가 없네 어휴 진짜 라시드 개만도 못한 인간 죽어라(아니 진짜 왜 이러는지 알거임 본 사람들은 다 알거임)머릿속에 뇌 대신 성기만 가득 찬 마초도 아닌 쓰레기의 비중이 당연히 클 수밖에 없지만 보다가 너무 힘들었던...그런 책이었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d********8 2023.04.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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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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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드 호세이니 저,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 책이 학생들 권장도서였다는데, 제가 학생때 나온 책은 아니었나봐요. 저는 다른 이슈를 통해 뒤늦게 알고 구매하게 되었는데요.고통받는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그리고 중동아시아지역의 여성인권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우리나라와는 궤와 결을 달리하기는 하지만 성별로 인하여 받아야하는 고통은 세계 어딜가나 존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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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드 호세이니 저,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이 책이 학생들 권장도서였다는데, 제가 학생때 나온 책은 아니었나봐요. 저는 다른 이슈를 통해 뒤늦게 알고 구매하게 되었는데요.
고통받는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그리고 중동아시아지역의 여성인권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궤와 결을 달리하기는 하지만 성별로 인하여 받아야하는 고통은 세계 어딜가나 존재하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그들이 외치는, 그리고 그들의 생존을 위한 자유와 존중을 하루빨리 이뤄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출간되고 20여 년이 지난 현재에서도, 암울한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는 것에도 안타까움을 느꼈고요.
그 여성분들을 위해 끝까지 연대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보잘것 없지만 저라는 한 개인의 지지와 응원을 보냅니다.

이제 보니 개정판이 나왔던데 종이책으로 구매해둬야겠어요.
YES마니아 : 로얄 s********2 2023.03.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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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리뷰
"천 개의 찬란한 태양 리뷰 " 내용보기
천 개의 찬란한 태양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지만 라일라와 마리암 두 소녀의 서사와 둘이 의지하며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내용에 감동받았으며 재밌게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이 최근에 국제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었는데, 책을 통해서 아프가니스탄의 배경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도 좋았습니다. 두 소녀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더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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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지만 라일라와 마리암 두 소녀의 서사와 둘이 의지하며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
는 내용에 감동받았으며 재밌게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이 최근에 국제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었는데, 책을 통해서 아프가니스탄의 배경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도 좋았습니다. 두 소녀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더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었을텐데, 지금도 마리암과 라일라 처럼 자유 없이 억압 받으며 살고 있을 소녀들에게 앞으로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w*******2 2022.11.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