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을 바꿔놓는 것은 우연이 아닐지라도'(9p) 우리가 우연히 만나게 되는 수많은 인연을 무엇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이 시인은 아니라고 하면서 맨 처음 만나는 나비부터 생명을 주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생명을 얻은 것들은 생명을 준 것의 은혜를 잊지 못하고 맴돌게 되는데 나또한 그렇게 이 시집을 열면서 은혜로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2년 전에 나온 시집이
'한 생을 바꿔놓는 것은 우연이 아닐지라도'(9p) 우리가 우연히 만나게 되는 수많은 인연을 무엇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이 시인은 아니라고 하면서 맨 처음 만나는 나비부터 생명을 주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생명을 얻은 것들은 생명을 준 것의 은혜를 잊지 못하고 맴돌게 되는데 나또한 그렇게 이 시집을 열면서 은혜로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2년 전에 나온 시집이다. 좀처럼 쉽게 와 닿지 않는 듯하면서 좀처럼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무슨 인연일까. 내 생을 바꿔놓지는 못하더라도 내 생을 잠시 흐르는 시간 가운데 머물러 있게 하려는 인연일까. '이 적막 속에 내가 다시 서 있지 않기를/홀로운 생이 한계 너머로 뻗어 있으면 어쩌나.'(29p) 나는 내 삶이 고맙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황사를 맞으면서 '저도 한 무늬라고'(58p) 추억처럼 펼쳐주는 시인의 봄 바다가 또한 고맙고, '못 지킨 세월 너무 아득했(18p)'다고 허공에서 슬퍼하는 나무도 고맙고, '한 박자씩 늦게 파고(40p)' 드는 깊은 병조차 고맙게 느껴진다. 다 내가 살아서 느끼는 탓이다. 살아있음이 고마운 탓이다. 시인이 노래하는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