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처음 이 소설을 접한 것은 중학교 때였다. 한 친구네 집에 놀러갔었는데 거실 선반에 샘터가 창간호부터 쭉 꽂혀 있었다. 아마 그 친구 부모님께서 연애하실 때부터 모아오신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들었고, 놀러갈 때마다 서너권씩 읽고 오곤 했었다. 그때마다 혼자 책을 보면서 실실 웃기도 하고 때론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 날 보면서 그 소설이 그렇게 재밌냐며, 난 니 얼굴이 더 재밌다고 하던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그 후로 나도 꾸준히 책을 사서 보다가 몇년 뜸해졌는데 가족이 단행본으로 나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구입하게 되었다. 이 책을 본 모든 독자들처럼 나 역시도 최인호씨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내 얘기같은 글 속으로 빠져들곤 했다. 딸인 다혜가 나와 동갑이라는 것과 또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우연까지도 재밌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다음이 궁금해지는 건 내 인생의 다음이 궁금해지는 것과 같은 심정일까? 30년 동안 소설을 연재하며 인생 역시도 통속소설과 다를 바 없다는 작가의 말에 깊은 공감을 느끼며, 최인호씨의 다른 멜로 소설물도 꼭같이 읽어보시기 바란다. 80년대의 겨울 나그네, 90년대의 사랑의 기쁨 같은... |
| 바로 나처럼 살고 있는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 어쩌면 평범하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람일지도 모르나-유명작가이니까-살아가는 모습은 우리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바로 그런 이야기.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생각, 우리가 고민하는 것과 같은 고민, 우리가 기뻐하는 것과 같은 기쁨들을 다만 우리로서는 쉽게 그려낼 수 없는 글로 보여 주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흐뭇했는지도 모르겠다. 별 볼 일 없을 것 같은 우리들의 일상도 이렇게 가치롭게 빛나는 언어로 기록되고 있음을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쓰여진 작가의 가족일기는 그 가족이 살고 있는 시대를 읽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일기로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보통 사람들이 거쳐온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해 주는 가족일기. 남달리 특별한 일은 없지만 보통의 남자와 보통의 여자가 만나 그들만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또 그 아이들을 키우는 이야기. 그들 가족만이 아니라 이 땅의 평범한 가족에게는 아주 자연스럽게 펼쳐져 나갈 삶의 이야기. 그래서 누구에게라도 있을 그런 비슷비슷한 고민과 아픔을 겪고 이겨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따뜻한 삶의 이야기. 내 삶이 그저그래서, 특별히 재미있을 것도 극적일 것도 없어서 무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단순한 삶에 깃들여 있는 행복을 발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