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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로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이들 중 하나로 우리는 그의 이름을 기억한다. 그리스 헬레니즘 문화의 전파에 앞장섰던 문화의 전령사로서 역사책은 그를 이야기한다. 칭기스칸의 세계점령이 세계 2차대전보다 더 참혹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그러한 것들은 부수적인 것으로 그나마 다루어지지도 않는다. 우리는 어쩌면 영웅만들기에 너무도 길들여져 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큰 대국을 건설했다는 것 이외에는 그 대국이 어느 부분에 위치했었는지, 구체적으로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는지 등에 대해서는 정작 침묵한다. 중요한 건 역사속에 그러한 인물이 하나 있었다는 사실뿐인 듯 하다. 이 책은 지금까지의 역사책을 뛰어넘는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알렉산드로스와 마케도니아 제국에 대한 호기심을 증대시켰다. 알렉산드로스와 그의 군대가 거쳐갔을 그 길을 따라 가는 손길이 바쁘다. 과거 그가 살았던 시대의 모습을 떠올리며 조금은 위험하기도 한 그 여행은 그렇게 시작했다.
알렉산드로스, 그는 성공에 대한 엄청난 집념을 가진 사나이 같았다. 만족이라는 것은 할 줄 몰랐고 스스로를 위대하게 만들고자 한 그 욕심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 욕심이 그를 오늘날까지 역사속에 살아숨쉬게 만들었겠지만, 그 당시에는 해방자이기 보다는 정복자로, 위대한 대왕이기에 앞서 끝없는 욕심을 지닌 탐욕가로서 더욱 어울리는 삶을 살았던 듯 싶다. 그의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 알렉산드로스의 왕위 계승에 대한 이야기 등에는 여전히 우리가 알 수 없는 미묘한 것들이 깔려있었다. 하지만 그는 강력한 왕권을 행사하며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의문제기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그의 해외 원정은 국내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해결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전시 상황을 스스로 연출함으로써 국민들의 단합을 불러일으킨 아주 고도의 전술이랄까. 그렇게 시작된 그의 원정은 끝날 줄 몰랐고, 젊은 혈기에 자주 보였던 빈틈들은 그가 거둔 승리 앞에서 무마되어갔다. 페르시아 제국을 끝까지 지켜내고자 했던 다리우스 왕의 끝없는 저항에 대해 역사는 그가 겁쟁이였다는 말로서 알렉산드로스의 영광을 부추기고 있다.
그 당시 세계의 끝이라고 여겨졌던 인도까지 가면서 그가 보여준 행동들은 해방자이기 보다는 침략자에 가까웠다. 아시아의 입장에서 보면 본래 그 땅에 살고 있던 이들에 대한 잔혹한 침략행위였음에 틀림없다. 점령당한 곳의 모든 남자는 죽임을 당해야 했으며, 아이와 여성들은 노예가 되어버릴 수 밖에 없었던, 하지만 역사는 그러한 침략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알렉산드로스는 그 과정 속에서 하나의 신으로서 역사 안에 자리잡게 된다. 또한 스스로도 이집트의 파라오로서 선언을 하고, 더 나아가 신으로 추대받기 위한 노력을 한다. 하지만 끊임없는 그의 침략욕은 점점 지쳐가는 자신의 병사들에 대해 나약하다는 불만족만을 터뜨리게 만든다. 그리스 본토와 점점 더 멀어져가면서 그는 마케도니아 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했으며, 오히려 자기 자신을 페르시아의 군주로서 받아들이게 되는 듯 하다. 모든 체제를 페르시아 식으로 개편하고, 자신에 대한 어떠한 불만도 허용치 못하는 그의 독선적인 모습은 대왕으로서의 그의 면모에 일종의 흠집을 남겼으며, 세계 지배를 꿈꾸었던 그의 욕망을 이룰 수 없는 것으로 만들었다.
오래 전 알렉산드로스가 걸었던 그 길은 오늘날에도 크나큰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코스였던 것 같다. 한없이 펼쳐진 사막의 모래 바람에 맞서, 아무것도 먹지 못한 체 며칠을 걷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과거 알렉산드로스의 대군이 얼마나 위대했던가에 대해 묻게 된다. 비록 침략자의 모습이지만, 짧은 생애동안 알렉산드로스는 여느 누구보다도 값진 경험을 했다. 그는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자신의 몸으로 느꼈으며, 세상에서 가장 강해지는 방법을 배웠다. 다만 그 지배는 다른 이에 대한 관용과 인정에 기초한 것이 아닌, 일방적인 힘의 논리에 따른 것이었기에 그의 제국은 오랜 시간 지속되지 못하고 그의 사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지만 말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토인비의 상상처럼 알게 모르게 알렉산드로스의 후손일지도 모르겠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이름을 딴 도시들은 각자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갔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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