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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일깨워 준 상상력의 결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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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화의 소설 '하늘꽃'. 책을 읽고 내 자신에게 묻고 싶었다. 과연 이 책을 읽고 무엇을 생각하게 되었냐고. 핵심어 셋으로 정리하면 '역사 소설', '몽골', '솔직함' 이 정도가 될 것 같다. 소설? 주로 인간 사회의 이기에 필요한 서적이나 탐독하던 내게 소설은 참 오랜만에 접하는 장르였다. 몽골, 그리고 사극․전쟁․역사? 꽤 흥미 있을 것 같다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막상 서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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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화의 소설 '하늘꽃'. 책을 읽고 내 자신에게 묻고 싶었다. 과연 이 책을 읽고 무엇을 생각하게 되었냐고. 핵심어 셋으로 정리하면 '역사 소설', '몽골', '솔직함' 이 정도가 될 것 같다.
소설? 주로 인간 사회의 이기에 필요한 서적이나 탐독하던 내게 소설은 참 오랜만에 접하는 장르였다. 몽골, 그리고 사극․전쟁․역사? 꽤 흥미 있을 것 같다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막상 서점에서 책을 처음 펴들게 되었을 때는 어느 정도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생소한 불교용어, 몽골 지명과 인명들. 분명히 그것들은 처음 만난 친구와의 어색함처럼 다가왔다.
내가 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앞뒤 배경은 다 빼놓고 단편적인 사실만을 외우던 국사 교과서 내용엔 싫증을 느끼지만, 사극이나 역사소설에는 흠뻑 빠져들게 된다. 마치 비 오는 날 놀이터에서 흙장난을 하다, 끊어진 두 빗물 길을 잇는 느낌 때문이랄까. 별개처럼 보이는 두 가지 얘기가 연결되면서 뜻이 명확해 질 때 느낄 수 있는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책의 첫 마당을 장식하는 '하늘꽃'에서는 시작하면서부터 알 수 없는 불교 용어들로 나를 혼란에 빠뜨렸다. 하지만, 곧 주인공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와 행동을 머리 속에 영화처럼 그리기 시작하자 놀라울 정도로 책에 빠져 들어 갔다. 한 남아의 영웅 일대기는 어느덧 익숙한 사극처럼 머리 속에 재현되었고, 그 느낌은 ‘려인’과 ‘시인의 별’로 이어졌다. 3번에 걸친 이자춘 집안의 피바람, 팔만대장경 조판 과정의 비화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또한 이들을 옛 문헌에 남겨진 ‘단 하나의 문구'로 상상해 낸 작가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몽골이란 나라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이런 소설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전무할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소설을 읽은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하늘꽃’, ‘려인’, ‘시인의 별’ 이 세 역사단편들은 동아시아에서부터 유럽에까지 끝없이 펼쳐진 몽골 제국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나얀’, ‘수베테이’, ‘안현’ 세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지만 장애물이 나타나고, 좌절하고, 집착하고, 결국엔 비극적인 결말로 끝난다? 생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공부를 원하던 ‘냐안’이 감찰관이 되고, 시인의 기질이 있던 ‘수베테이’가 먼 나라 고려까지 와서 조정과 협상에 나서고, 재능으로 이(利)를 취하기를 거부하던 ‘안현’이 아내를 찾아 광활한 몽고 대륙을 뒤지게 되다니…….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던 한 인간이 갑자기 엄청나게 광활한 세계로 나오는 과정에서 느끼는 혼란 상태를 느낄 수 있었다. 흔히 '몽골=초원'이라는 등식을 떠올리곤 하는데, 그 광활함과 인간의 무기력함은 큰 대조를 이룬다. 또한, 초원은 한 없이 넓고, 그 가운데 사람이 서 있는 이런 느낌은 하얀 종이에 빼곡히 적어 나가는 일기 같은 것이 아니었다. 짤막한 문구로 많은 것을 표현해 내는 ‘시’와 더 가깝지 않을까? 마치 촛불 하나가 방안을 가득 채우는 것처럼 작가는 옛 문헌의 짤막한 문구로 이와 같은 상상력의 결정체를 완성해 냈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솔직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자신과 친구의 얘기를 솔직하게 풀어 헤치는 솔직함, 그 솔직함에 나 역시 작가에게 마음을 열 수 밖에 없었다. '초원을 걷는 남자'에서 작가의 첫 여인 이야기, '말입술꽃'에서 서상효의 사랑 이야기는 매우 비극적이지만, 어차피 세상의 사랑 얘기들은 슬픈 결말이 더 많지 않을까. 오히려 식상했던 억지 해피 엔딩에서 벗어날 수 있어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사랑 이야기들은 잠재되어 있던 감성을 다시 일깨우게 한다. 역사 단편의 주인공들이 느꼈던, 사랑에 빠졌을 때의 로맨틱함과 그것이 깨어졌을 때의 비극성을 현대 단편 부분에서 연속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엔 어느새 친한 친구를 배웅하듯 아쉬움이 남았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y****h 2009.03.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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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판 사랑의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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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꽃』에서 이인화는 남녀간의 사랑에 집중한다. 인간의 탄생 이후 끊임없이 반복되어오던 진부한 이야기를 소설의 무게중심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런 통속적인 관심에 대해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왜냐면 『하늘꽃』의 읽기를 마쳤을 때 남녀간의 사랑,어쩌면 말초적인 관심일 수도 있는 이 깊지 않음이 - 과연 깊다는 것은 무엇인가? – 왠지 삶의 본질처럼 느껴졌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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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꽃』에서 이인화는 남녀간의 사랑에 집중한다. 인간의 탄생 이후 끊임없이 반복되어오던 진부한 이야기를 소설의 무게중심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런 통속적인 관심에 대해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왜냐면 『하늘꽃』의 읽기를 마쳤을 때 남녀간의 사랑,어쩌면 말초적인 관심일 수도 있는 이 깊지 않음이 - 과연 깊다는 것은 무엇인가? – 왠지 삶의 본질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태고적 부터 남녀간의 사랑은 보다 고차원적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사회문제,이데올로기,개인정체성,관념,문화 등)과 비교하여 항상 저급한 것으로 억압되어 왔었다. 어쩌면 억압의 역사가 깊어 그렇게 많은 사랑 이야기들이 죽어버리지 않고 오는 날 까지 살아 내려온 것은 아닐까? 『하늘꽃』에서의 사랑이야기는 특별하다. 과거 역사 속의 몽골과 결합 되기도 하고(하늘꽃, 려인,시인의 별) ‘사랑’이란 절대 실체와 ‘사랑의 관념’이라는 주관적 개념간의 간극(틈)에 대한 천착(초원을 걷는 남자)을 보여주기도 하며, 몽골의 대초원과 결합되어 삶의 의미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주기도 한다(말 입술 꽃) 이인화가 『하늘꽃』에서 정말 말하고 싶었던 것은 ‘사랑’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사랑의 상황과 느낌을 표현하기 위하여 역사의식을 이야기하고(려인), 삶의 허무(말입술 꽃)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늘꽃』에서 이인화가 보여준 ‘이인화식 상상력’의 원천이 되는 몽골시대의 이야기라는 아주 주의를 끄는 새로운 시도는 사랑을 표현하기위한 방편이 되는 것이다. 이인화의 관심은 절대 과거에 있지 않으며 현재와 과거에 보편으로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사랑에 관심의 포커스를 놓고 있는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나는 다시 괴로운 얼굴을 들어 초원을 걷는 남자를 바라보았다.생령을,자신의 혼을 만나는 사람은 곧 죽는다는데.그러나 나는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내 얼굴을 쳐드는 것을 느꼈다.그 남자의 눈을 마주 보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나는 내가 죽기에도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 남자는 나를 닮았지만 나보다 17년은 더 어려 보였다.
YES마니아 : 로얄 a******5 2002.05.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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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고, 문학성을 가미한 무협소설 같은 느낌?
"재밌고, 문학성을 가미한 무협소설 같은 느낌?" 내용보기
이 글을 쓰기 위해 작가가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한 것 같다. 매년 몽골을 다녀오고... 그 외에도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썼기 때문에 공부도 많이 했을 것 같다. 처음엔 모르는 단어, 생소한 단어들이 많이 나와서 읽기 힘들었지만 읽다보니까 재밌었다. 이책은 단편 5편을 묶어 놓은 책인데, 그 중에서 난 '초원을 걷는 남자'라는 글이 내용면에서 맘에 든다. 대부분이 비슷한 구성
"재밌고, 문학성을 가미한 무협소설 같은 느낌?" 내용보기
이 글을 쓰기 위해 작가가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한 것 같다. 매년 몽골을 다녀오고... 그 외에도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썼기 때문에 공부도 많이 했을 것 같다. 처음엔 모르는 단어, 생소한 단어들이 많이 나와서 읽기 힘들었지만 읽다보니까 재밌었다. 이책은 단편 5편을 묶어 놓은 책인데, 그 중에서 난 '초원을 걷는 남자'라는 글이 내용면에서 맘에 든다. 대부분이 비슷한 구성으로 쓰여진 것 같은데, '초원을 걷는 남자'는 자전적 느낌을 받게 쓴 글이어서 더욱 흥미있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한 것 같다. 나머지 글들도 재미면에서는 대체로 괜찮았다. 역사적 배경에 이야기를 잘 꾸며 만들었다고나 할까? ...
YES마니아 : 골드 l****0 2002.09.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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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 가고 싶게 만드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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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화씨의 소설을 첨 접한건 이상 문학상 수상작인 시인의 별이었습니다. 다소 진부한 남녀간의 사람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고서의 글 몇 줄을 보고 상상해 낸 이야기라는 것이 그러한 진부함을 덜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물론 재밌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인화씨의 단편 모음집 하늘꽃이 나온걸 보고 얼른 구입했습니다. 모두 예쁜 사랑 얘기들입니다. 하지만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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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화씨의 소설을 첨 접한건 이상 문학상 수상작인 시인의 별이었습니다. 다소 진부한 남녀간의 사람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고서의 글 몇 줄을 보고 상상해 낸 이야기라는 것이 그러한 진부함을 덜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물론 재밌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인화씨의 단편 모음집 하늘꽃이 나온걸 보고 얼른 구입했습니다. 모두 예쁜 사랑 얘기들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흐르지 않아 매우 좋았습니다. 제가 감명 깊게 읽은 단편은 려인입니다.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팔만 대장경이 등장하는 가운데 벌어지는 고려 여인과 몽골 무인의 아름다운 사람 얘기입니다. 좀 만화 같을 싶을 정도의 이야기지만 정말 아름다운 사랑 얘기입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모두 몽골이 등장합니다. 솔직히 몽골은 우리 나라에서 별로 관심도 없는 나라일 뿐더러 무시까지 하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그런 몽골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인화 씨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m*****e 2002.06.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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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내용보기
오랜만에 접하게 되는 이인화의 소설이었다. 이인화라는 작가가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온 것은 영화로도 제작된 '영원한 제국'이라는 소설을 쓴 이후부터였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쯤인가에 읽었던 소설이었다. 추리소설 같으면서도 역사소설같기도 한 아주 재밌었던 소설이었다. 한창 지적인 욕구가 왕성할 때였기 때문이었을까 나의 허기짐을 채워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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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접하게 되는 이인화의 소설이었다. 이인화라는 작가가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온 것은 영화로도 제작된 '영원한 제국'이라는 소설을 쓴 이후부터였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쯤인가에 읽었던 소설이었다. 추리소설 같으면서도 역사소설같기도 한 아주 재밌었던 소설이었다. 한창 지적인 욕구가 왕성할 때였기 때문이었을까 나의 허기짐을 채워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이후 이인화에 대한 이미지는 좋게 남아있었다. 그리고 나서 한 참 후에 '인간의 길'이라는 소설을 읽었었다. 3권으로 구성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무슨 내용이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재미없게 읽었었다. 딱딱하다고도 생각되었고 가볍고 자극적인 것만을 주로 읽었던 때여서 아마도 머리속으로 들어오지 않았었는지도 모른다. 그 때가 대학교 2,3학년 때 쯤이었으니... 그러다가 오랜만에 '하늘 꽃'이라는 신작을 접하게 되었다. 우선 그 이전과는 다른 소설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마치 순정만화에 나올 법한 그런 가슴 절절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펄럭이는 고대 중국의상을 입은 여인이 하늘에서 금방이라도 내려올 거 같고 탄력있는 몽골 말이 어디서라도 튀어나올거 같은 아주 실감있는 묘사도 그만이다. 고려 말 몽골과의 관계... 흔히 공민왕을 떠올리겠지? 하지만 이 이야기의 인물은 이성계의 아버지의 형제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성계와 절대적,직접적인 관계는 없는...단도라는 법명을 가진 스님이 옹주마마의 부음소식을 듣고 눈물을 뚝뚝흘리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그리고 지나간 과거를 회상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들. 「50여 년의 수행이 이만큼 한심할 줄은 스스로도 미처 몰랐다. 그렇게 무수한 염불과 독경과 참선이 젊은 날의 어리석은 마음자리를 손톱만큼도 옮겨놓지 못했다니. 나는 결국 흐르는 세월을 이기지도 못하과, 불은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오랜 과거로부터 애욕의 고뇌만 헛되이 맏아 울부짖는 중생이란 말인가.」라고 눈물을 흘린다... 한 여인을 사랑했고 규칙과 법도를 소중히 여긴 '냐안' 한 남자를 사랑했고 또한 가족을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여인 '쏠마' 50여년을 떨어져있었으면서도 서로 잊을 수 없었던 서로를 그리워했던 냐안과 쏠마...어쩔 수 없는 역사적인 배경때문에 헤어질 수 밖에 없었지만 사랑을 잊을 수는 없었던 두 사람이었다. 고서에 적혀있던 단 한줄의 글귀에 작가 이인화가 덧붙인 살들을 읽다보면 진정한 사랑. 사랑은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요즘의 가벼움을.. 다시한 번 생각해보게 될 거 같다.

[인상깊은구절]
50여 년의 수행이 이만큼 한심할 줄은 스스로도 미처 몰랐다. 그렇게 무수한 염불과 독경과 참선이 젊은 날의 어리석은 마음자리를 손톱만큼도 옮겨놓지 못했다니. 나는 결국 흐르는 세월을 이기지도 못하과, 불은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오랜 과거로부터 애욕의 고뇌만 헛되이 맏아 울부짖는 중생이란 말인가.
n*****s 2002.06.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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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는 떨림..떨림... 떨림들... 『하늘꽃』by 이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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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긴 주절거림을 썼다가 또 지우고, 또 지운다. 이 소설에 관해 무슨 이야기를 하여야 할까. 수많은 이야기가 내 속에서 앞다투어 머리를 내밀지만 문자로 옮겨 놓으면 쓸모없는 말같다. 중편 《하늘꽃》을 처음 읽었을 때 내가 느낀 것은 떨림이었다. 가느다란 떨림. 전율이라는 단어로 바꾸어 놓으면 너무 기계적이고 자극적으로 느껴질만큼 그 가느다란 떨림은 예민한 것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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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긴 주절거림을 썼다가 또 지우고, 또 지운다. 이 소설에 관해 무슨 이야기를 하여야 할까. 수많은 이야기가 내 속에서 앞다투어 머리를 내밀지만 문자로 옮겨 놓으면 쓸모없는 말같다. 중편 《하늘꽃》을 처음 읽었을 때 내가 느낀 것은 떨림이었다. 가느다란 떨림. 전율이라는 단어로 바꾸어 놓으면 너무 기계적이고 자극적으로 느껴질만큼 그 가느다란 떨림은 예민한 것이었고, 지속적인 것이었다. 소설의 말미에 보이던 꽃잎의 가느다란 하늘거림. 그것이 내가 느낀 떨림이었다. 역사와 상상의 절묘한 조화, 라는 둔탁한 말로 설명을 하기에는 이 소설만의 섬세함에 대한 위해가 될 것 같다. 이 소설은 섬세하고 예민하다. 느껴지지 않는 바람에도 하르르 떨리는 꽃잎처럼, 그런 섬세하고 예민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다. 물론 섬세하고 예민하다고 해서 감상주의로 빠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감상주의로 빠지기에는 '이인화'라는 작가가 너무 지성적이다. 이 소설의 예민함과 섬세함은 튼튼한 구성력 덕분에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이인화 특유의 구성능력은 그의 탐미적 문체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뒤로 이어지는 소설들, 고려의 팔만대장경 조판을 배경으로 하는 《려인》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이었던 《시인의 별》현대와 과거가 교차되는 《초원을 걷는 남자》와 《말입술꽃》. 아직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 늘 조심스럽다. 앞으로 이보다 더 좋은 작품이 얼마든지 더 나올 수 있으니까. 그래서 이렇게 말을 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나온 이인화 소설중 가장 절창이라고. 책을 덮으며 내가 느낀것은 한없는 떨림이었고, 내가 중얼거린 말은 '아름답다' 한마디였다. 2002년 하반기 최고의 소설. 「삼생의 인연이 지중하여 지난날 아름다운 그대를 만나 카란에서 언약을 맺고 달 아래 인연을 이루었습니다. 젊은 날의 따뜻한 봄빛, 꿈속에 시들어보리고 오늘 바람 맞으며 그대를 영결하니 이 몸의 한스러움 끝없기만 합니다. 일찍이 고운 언약 이루지 못하고 일평생 그대를 마음에 품어 파계(破戒)하는 큰 죄를 짓고 괴로운 윤회를 면치 못하게 되었습니다. 아아, 아름다운 그대는 진정 불이(不二)의 하얀 꽃을 얻으셨나요? 어리석은 이 몸은 지난날이 그리워 영원히 잊을 수 없습니다. 세세생생 이 진세를 여의지 못하고 삼계의 아득한 길을 외로운 혼으로 걸어갑니다.」 이인화, 《하늘꽃》, 동방미디어, 2002
a****a 2003.12.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