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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맹의 섬 : 적록색약자가 보는 색맹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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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시력의 정체성을 밝힙니다.(요즘 제 정체성을 많이 밝힙니다. 지난 번 "채식의 배신"에서는 음식에 대한 정체성을 밝히더니 ) 저는 적록색약입니다. 초등학교 3~4학년때 신체검사에서 알았습니다. 책에 의하면 적록색맹(책에서는 색맹이라고 했는데 색약까지 색맹의 범주에 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은 대략 남성 20명당 한 명 꼴로 나타납니. 그러나 선천적인 전색맹은 극히 드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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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시력의 정체성을 밝힙니다.(요즘 제 정체성을 많이 밝힙니다. 지난 번 "채식의 배신"에서는 음식에 대한 정체성을 밝히더니 ) 저는 적록색약입니다. 초등학교 3~4학년때 신체검사에서 알았습니다. 책에 의하면 적록색맹(책에서는 색맹이라고 했는데 색약까지 색맹의 범주에 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은 대략 남성 20명당 한 명 꼴로 나타납니. 그러나 선천적인 전색맹은 극히 드물어서 3~4만명당 한 명 꼴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학교 다닐때 보면 한 반에 1~2명은 저처럼 적록색약이 있었습니다. 물론 겉으로 표시는 나지 않습니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는거죠. 

색약에도 등급이 있다면 저는 조금 심한편입니다. 적색과 갈색 녹색이 섞여 있으면 혼란을 느낍니다. 그리고 색약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 색에 둔합니다. 보라색 청색 남색 등 따로 따로 있으면 구분이 되는데 섞여 있으면 헷갈려요...일화를 들어 볼까요? 핸드폰 충전기 아시죠? 저는 핸드폰이 충전되면 충전기에 색이 변한다는 사실을 아주 아주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누가 옆에서 "충전 다 됬는데 왜 안 빼?" 하길래 멍하니 쳐다 보았습니다. "아! 색이 변하는 구나!"  색의 변화에도 약하지만 빛의 변화에 더 약합니다. 신호등 같은 조명이 더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운전면허 시험볼때 신체검사하면서 신호등 불빛 확인하죠? 저는 거기서 간신히 통과했어요. 황, 적, 녹이 도대체 구별이 잘 안 되요. 그리고 단풍을 즐기지 못합니다. 완전히 단풍이 들면 붉어졌구나 구별이 되는데 중간쯤 단풍이 들면 혼란이 옵니다. 그리고 가장 힘든것은 컴퓨터 화면으로 포토샵이나 파워포인트 작업할 때 다양한 색중에서 특정한 색을 고르는 것은 정말 이마에서 땀이 납니다. 뭐 그리 색이 많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인지. 그 밖에 소소하게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불편하다기 보다는 제가 느끼지 못하고 지나 가는 것도 많습니다. 

저 완전한 색맹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보는 세계가 어떨까? 그들도 우리가 보는 세계 못지 않게 강렬하고 활기 넘치는 세계를 갖고 있을까? 어쩌면 그들은 명암과 질감과 움직임과 깊이를 뚜렷이 인지하는 능력이 더욱 발달하여 어떤 면에서는우리 것보다 더 강렬한 세계에 사는 것는 아닐까?

저도 가끔 궁금합니다. 제가 보는 세상이 보통 사람들이 보는 세상의 색과 같을까? 저는 같다고 생각했는데 얼마전 인터넷에서 도는 사진을 보니 그렇지 않더군요.


1. 신호등 사진이군요. 빛에 약해서 구별 못합니다. 다행히 신호등은 순서가 고정되어 있어서 구별합니다. 그리고 실제 생활에서는 저렇게 안 보이고 구별이 되는데, 이 신호등은 뭔가 이상합니다.


2. 하단에 있는 사진에서  녹색이 많이 보입니다.(옆에서 녹색 없다고 그럽니다.하단이 아니라 상단사진에 녹색이 있다고 하네요. ㅠㅠ)

(


사실 밑에 나오는 사진들 다 구별이 되지를 않습니다.


책 이야기는 안하고 엉뚱한 곳으로 새어 나갔습니다. 올리버 색스는 남태평양의 어느 한 섬에 전색맹이 10%나 넘는 다는 사실을 알고 팀을 구성해 날아갑니다. 섬에서 며칠동안 지내는 이야기들이 기행문처럼 탐사글처럼 잔잔하게 나와 있습니다. 일반인이 읽을 때와는 다르게 저는 "색맹의 섬"이야기 하나 하나가 가슴으로 와 닿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한테는 색이 중요한 의미를 띤다는 것을 알아요"











YES마니아 : 골드 l****0 2013.03.07. 신고 공감 7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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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란 이름으로 행해진 오만의 악은 끝이 어디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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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의사로서 얼마간의 여행을 통해 본 태평양 한가운데 유전적으로 고립된 섬들에서의 색맹과 진행성 신경 마비현상에 대해 섬의 풍물 및 역사와 더불어 관찰, 기록한것이다. 한국인에 의한 일러스트레이션은 상당히 훌륭했지만 정작 저자가 쓴 내용은 예상만큼 재미있거나 깊이가 있지는 않았다. 색맹이 단순히 색깔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빛에 대한 선호, 학습, 청각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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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의사로서 얼마간의 여행을 통해 본 태평양 한가운데 유전적으로 고립된 섬들에서의 색맹과 진행성 신경 마비현상에 대해 섬의 풍물 및 역사와 더불어 관찰, 기록한것이다.

한국인에 의한 일러스트레이션은 상당히 훌륭했지만 정작 저자가 쓴 내용은 예상만큼 재미있거나 깊이가 있지는 않았다.

색맹이 단순히 색깔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빛에 대한 선호, 학습, 청각까지 영향을 미치게 한다는 내용은 상당히 새로웠다.

길게 언급된 내용은 아니지만 태평양 섬들이 역사를 설명하면서 나왔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주민들이 장수하며 낙원같이 살았던 괌섬은 선교사가 들어오면서 그들의 우월한 선민의식을 바탕으로 세례를 강요했고 거부한 자는 그가 속한 마을까지 학살했다. 게다가 이주자들한테 전래된 천연두, 홍역, 결핵때문에 결국 복종을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일로 여겼던 이들이 마지막에는 절망속에 여자와 아이만 1000여명 남았다. 이는 그전 인구의 1~2%밖에 안되었다.

선이란 이름으로 행해진 오만의 악은 끝이 어디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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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들은 어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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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는 남태평양의 두 개의 섬을 방문한다. (정확히는 방문한 섬이 4곳이 넘지만, 주된 섬은 2곳이니까 두 개의 섬이라 해도 그렇게 잘못된 얘기는 아니다). 바로 폰지랩과 괌이 바로 그 두 개의 섬인데, 폰지랩은 ‘색맹의 섬’이고, 괌은 ‘소철의 섬’이다. 이 두 섬을 방문한 얘기를 적은 글이 이 책 『색맹의 섬』이다.   언뜻 섬 방문기처럼 보이고 여행기 같은데,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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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는 남태평양의 두 개의 섬을 방문한다. (정확히는 방문한 섬이 4곳이 넘지만, 주된 섬은 2곳이니까 두 개의 섬이라 해도 그렇게 잘못된 얘기는 아니다). 바로 폰지랩과 괌이 바로 그 두 개의 섬인데, 폰지랩은 ‘색맹의 섬’이고, 괌은 ‘소철의 섬’이다. 이 두 섬을 방문한 얘기를 적은 글이 이 책 『색맹의 섬』이다.

 

언뜻 섬 방문기처럼 보이고 여행기 같은데, 그렇다고 해도 별로 잘못된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또한 교양과학서로도 읽힌다. 바로 이 두 섬을 방문하게 된 이유가 과학적 이유를 포함한 올리버 색스의 개인적 호기심과 초청 때문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색맹과 신경질환에 대한 과학적 발견과 의문, 그리고 진지한 고민이 상당한 분량을 차지한다. 특히 책의 뒤쪽에 100쪽 가까이 덧붙인 ‘주석’은 더욱더 이 책의 성격이 다양함을 보여주고 있다.

 

책의 표지에는 ‘올리버 색스가 들려주는 아주 특별하고 매혹적인 섬 이야기’라고 적고 있지만, 내 생각에는 비록 특별하긴 하지만 매혹적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더 있다는 느낌이다. 색맹인들이 모여 사는 섬에선 색맹이라고 차별받지 않고, 알록달록한 색깔에 대한 인식 없어 살아가고 (폰지랩), 고생대로부터 거의 진화 없이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는 소철이 지천인 섬(괌)이지만, 색맹으로 살아가는 것, 소철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 여전히 논란인 리티코-보딕이라는 신경질환이 대를 이어 내려오는 섬이기도 한 것이다. 괌은 미군 기지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적지 않게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여행도 많이 가는 곳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던 섬의 이름이 그런 아픔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뜻밖이기도 하다.

 

여행이 여행으로 끝나지 않고, 기록할 수 있고, 무언가를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여행기로서 이 책은 정말 훌륭하다. 그리고 어떤 질환에 대한 신경학자의 진지한 탐구 여행이라는 점에서도 훌륭하다. 이런 책을 읽으면 내가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지는 느낌이다(정말 그렇게 되었는지는 나중 일로 하고).

 

이 여행기가 90년대의 것이니까 지금쯤은 폰지랩이라는 섬에 색맹을 가진 사람들은 얼마나 남았는지, 괌에 리티코-보딕이라는 신경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이제 거의 사라졌는지(책에서도 최근 들어서는 거의 없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그 원인은 밝혀졌는지 궁금하다.



(2012. 10) 

YES마니아 : 로얄 n*****m 2015.11.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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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아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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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 이 작가의 이름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때문에 알게 되었다. 비록 그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꽤나 관심이 가던 차에 이 책 <색맹의 섬>이 나에게로 왔다.   어떤 것을 기대했는지는 몰라도, 겉표지부터 매혹적인 수채화 그림 때문에 픽션을 기대했었나보다. 색맹의 섬 이라는 미지의 섬을 모험하고 그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약간의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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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 이 작가의 이름은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때문에 알게 되었다. 비록 그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꽤나 관심이 가던 차에 이 책 <색맹의 섬>이 나에게로 왔다.

 

어떤 것을 기대했는지는 몰라도, 겉표지부터 매혹적인 수채화 그림 때문에 픽션을 기대했었나보다. 색맹의 섬 이라는 미지의 섬을 모험하고 그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약간의 동화와 같은 이야기. 그렇지만 내 생각을 제대로 뒤집어 버렸다. 이 책은 사실 2가지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색맹의 섬', 그리고 '소철섬'. 이 두 섬을 탐험하면서 색맹이라는 약간은 불편한 병이 왜 지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지, 그리고 파킨슨 병이라는 게 소철섬의 곳곳에 펼쳐져 있는 소철 때문에 생겨나는 것인지에 대한 약간은 가벼운 논문이라고나 할까. 그만큼 일반인인 내가 읽기에는 꽤나 전문적인 것들이 많이 실려있다.

 

그러나 이 책을 가벼이 보지 말아야 할 것은, 좀전에도 말했듯이 질병과 그 지역의 특정관계 등, 위험요소에 대해 분석해 나감과 동시에 그것을 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들려준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은 전문적인 정보와 그리고 여행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섬을 찾아나가보자, 라는 취지로 시작된 여행 속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들. 그 중에서도 질병을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한 것과 그 지역의 생소한 모습들까지도 여행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책의 곳곳에 그려져 있는 수채화는 보는 이의 마음을 싱그럽게 한다. 대충 휘갈겨 그린 듯한 펜그림이지만 그 그림 위에 물을 듬뿍 적신 물감으로 채색을 한 그림들과 함께 보고 있으면 나도 괌이라는 섬에 도착한 것만 같았다. 책이라는 것이 전에는 그저 글솜씨로만 판단할 수 있는 게 다였지만, 점점 이 매체가 발전함에 따라서 책을 보는 독자를 위한 배려가 많아진 듯 하다. 글로써는 어려운 그림들을 구석구석에 나열해놓음으로써 책의 내용에 더욱더 깊이 빠져들을 수가 있었다.

 

올리버 색스, 의학계 전문가이면서 이렇게 글까지 쓸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한다. 그리고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어느 한 쪽이 기울어지면 보나마나 한 것이 되어버리니까. 의학계 지식이 많은 사람이 글까지 잘 쓸 수 있다면 보다 쉽게, 보다 흥미롭게 독자들을 통해서 전문적인 지식이나 연구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테니까. 이러한 작가를 환영하는 바이다.

a**********2 2008.01.0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그들의 섬, 우리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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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신체검사를 하던 중 알록달록한 색맹 검사지를 보여줄 때면 으레 검이 덜컥 나곤 했다. '색맹은 아니겠지? 잘못 말해서 색맹으로 판별나면 어떻게 하지?' 그만큼 색맹이 되면 큰일나는 것인줄 알았다. 이 책에서는 10명 중 한명이 색을 전혀 구분할 수 없는 전색맹으로 태어나는 섬을 지은이가 방문한 여행기이다.   크게 두 부분으로 색맹이 많은 폰페이와 핀지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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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신체검사를 하던 중 알록달록한 색맹 검사지를 보여줄 때면 으레 검이 덜컥 나곤 했다.

'색맹은 아니겠지? 잘못 말해서 색맹으로 판별나면 어떻게 하지?' 그만큼 색맹이 되면 큰일나는

것인줄 알았다. 이 책에서는 10명 중 한명이 색을 전혀 구분할 수 없는 전색맹으로 태어나는 섬을

지은이가 방문한 여행기이다.

 

크게 두 부분으로 색맹이 많은 폰페이와 핀지랩, 파킨슨병이 유난히 많은 괌 제도에 대한 내용이며,

거기에 더해 마크로네시아 제도의 각종 식물과 특히 소철에 대한 감상과 생태 이야기가 지은이의

관심에 따라 마치 양념처럼 더해져 있다.

 

우선 색맹 이야기부터 볼까.

 

상상할 수 있는가? 적녹색맹도 아니고, 어떤 색도 분간할 수 없다니. 마치 흑백영화를 보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으나, 색맹에 더해 유난히 빛에 약하니 장애가 더해졌다 하겠다. 아마 단순히

흑백영화를 연상해서는 안되겠다. '정상'시력자가 보지 못하는 사물의 질감, 밝기, 명도는 색맹인

사람들이 훨씬 더 잘 판별할 수 있으니.

 

섬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고립되어 색맹 유전자가 유난히 퍼지게 될 수 밖에 없었다. 뒤의

파킨슨병은 유전상황은 아니지만 역시 섬이라는 특수한 지리적 환경과 그에 수반되는 특수한

식물들과 조건에 의해 특정 섬에만 유발되는 것이다. 희귀병이나 진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있어서

(다윈의 갈라파고스 섬이나, 신경학자인 지은이 올리버 색스에게나) 얼마나 환상적인 환경인가.

 

'진화'란.

 

'진화'란 없다. 생물은 적응할 뿐이다. 진화 논리에 따르면 진화에서 옛날옛적에 도태되고도 남았을

소철이나 투구게가 건재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오히려 환경에 따라 원시성으로 회귀하는 수도 있으니

진화라는 단어로 모든 사물에 일방적으로 적용하는 것인 옳은가? 생물은 무한정 적응하고

변화할 뿐이다.

 

아프리카에서 걸어나간 인간이 북쪽의 추운 기후에 적응해 하얗게 되고 각종 문명을 발전시켰으며,

섬에 갇혀 색맹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색맹 자체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청각이나 촉각, 관찰력을

발전시켜 적응해 나갔다. 색맹이라고 해서 소위 '정상인'보다 못한 인간인가.

 

생물에 있어서 못하고 잘난 것은 없다...

 

모든 얘기를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서와 마찬가지로

환자의 병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병을 앓는 사람에 대한 얘기도 그리고 있으니,

(거기에 파스텔톤의 정감있는 그림까지 더해서) 그의 책은 매우 딱딱할 수 있음에도 매우 따뜻하다

j******2 2007.12.2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자연의 위대함, 인간의 무기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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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부족한 탓일까? 살아 있다는 그 자체가 축복임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것들을 갈망하다 못해 우리는 종종 불행해지곤 한다. 경제 정도를 따지는 데 있어서도 절대 아닌 상대적 기준에 따라 부유와 빈곤의 선이 그어지듯 나 자신의 삶을 평가할 때 가장 중시되는 것은 다름 아닌 타인의 삶이다. 모두가 A를 갖추었는데 나만 그것을 갖지 못했다면, 설령 A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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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부족한 탓일까? 살아 있다는 그 자체가 축복임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것들을 갈망하다 못해 우리는 종종 불행해지곤 한다. 경제 정도를 따지는 데 있어서도 절대 아닌 상대적 기준에 따라 부유와 빈곤의 선이 그어지듯 나 자신의 삶을 평가할 때 가장 중시되는 것은 다름 아닌 타인의 삶이다. 모두가 A를 갖추었는데 나만 그것을 갖지 못했다면, 설령 A라는 것이 지금 당장 나에겐 별 다른 쓸모가 없는 품목이라 하여도 우리는 가져야만 할 것을 갖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에 시달리게 된다. 급기야 정상비정상이라는 결코 건널 수 없을 강을 설정하여 타인을 차별하는 잣대로 활용하기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모두가 색맹인 곳이 있다면 색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은 그 사회에서 과연 어찌 취급될까? 그런 섬이 있기나 할지, 솔직히 말하자면 단 한 번도 나는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질 못했다. 이번에도 올리버 색스이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그러했겠지만 나 역시도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는 책을 통해 그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아직은 원시적인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듯해 보이는 자연.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높디 높은 빌딩들 사이를 거니는 삶에 익숙한 우리지만 가끔씩은 파괴되지 않은 아름다움으로의 회귀 본능을 느낀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섬은 자연의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삶은 그리 아름답지가 못했다. 그 원인으로는 제국주의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신경학자의 책을 읽으면서 제국주의를 말하다니 조금은 뜬금없어 보일 수도 있다. 물론 아직은 색맹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히 규명할 수 없다고는 한다. 하지만 외부인의 침입으로 인해 그 곳에 살던 원주민들은 모든 면에서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풍요로워 보이는 서구식 식단은 그들에게 만성 비타민 A 결핍을 일으켰다. 그 곳의 많은 이들이 선조들의 잘못으로 인해 신의 저주를 받았다는 식의 믿음을 갖고 있으며, 색맹은 결코 최근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겪지 말았어야 할 이와 같은 변화가 색맹문제와 관련이 어느 정도는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선천성이라고 하는 마스쿤 그리고 변이가 너무도 다양해 원인 파악이 참으로 힘든 리티코-보딕(LYTICO-BODIG) 역시 마찬가지였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원주민들은 현대 의학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소철을 약재라고 믿는 것은 그들 자신이지만 그와 같은 믿음을 공고화시킨 것은 어쩌면 그들이 경험하고 있는 가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 마음이 다소 무거워진다.

 

잘 죽는 것도 복이라고 했다. 더 나아가 죽음의 순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인간의 존엄성을 향한 존중이라는 말도 들려온다. 이 책에 등장한 이들은 서서히 죽어간다. 죽음 직전에는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겨우겨우 삶은 연장시켜나갈 뿐이다. 자신이 죽음을 향해 걷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우리 자신은 얼마나 무기력해질까? 이런 생각은 별로 유쾌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더욱 불쾌한 사실은 그와 같은 걸음을 가능케 한 요인에 대해 우리가 그다지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가설들을 세워는 보지만, 가설은 가설일 뿐이다. 이 모든 죽음을 목격하면서도 침묵을 지키는, 스스로 해답을 품고 있음에도 쉽사리 가르쳐주지 않는 자연을 바라보며 나는 나란 존재의 더없이 작음을 느낀다.

q*****2 2008.05.17.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