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46%
  • 리뷰 총점8 46%
  • 리뷰 총점6 8%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8.0
  • 50대 8.0

포토/동영상 (3)

리뷰 총점 종이책
나무를 키우는 일은 시간을 내주는 것
"나무를 키우는 일은 시간을 내주는 것" 내용보기
‘나무는 제 향기와 빛깔에 따라 다른 소리를 가진다. 바람이 몰래 다가와 잎을 스쳐 지나는 소리가 나무마다 다를 뿐 아니라, 나뭇가지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 또한 분명 다르다.’ (53쪽)    나무는 언제나 볼 수 있는 존재였다. 어린 시절 마당에는 향나무와 배롱나무가 있었고 맛있는 앵두와 자두를 선물하는 과실수도 있었다. 그리고 꽃도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
"나무를 키우는 일은 시간을 내주는 것" 내용보기

 ‘나무는 제 향기와 빛깔에 따라 다른 소리를 가진다. 바람이 몰래 다가와 잎을 스쳐 지나는 소리가 나무마다 다를 뿐 아니라, 나뭇가지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 또한 분명 다르다.’ (53쪽)

 

 나무는 언제나 볼 수 있는 존재였다. 어린 시절 마당에는 향나무와 배롱나무가 있었고 맛있는 앵두와 자두를 선물하는 과실수도 있었다. 그리고 꽃도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는 계절마다 꽃은 피고 졌고 나뭇잎은 연두에서 초록으로 그리고 갈색으로 변하고 사라졌다. 그런 나무에 대해 특별히 좋아한다거나 싫어한다는 생각을 갖지도 않았다. 나무가 눈앞에서 사라진 건 시골이 아닌 도시에서 살기 시작하면서다. 공부에 열중하지도 않았지만 그곳에 있는 꽃과 나무를 바라보지 않았다.

 어느 순간이었을까, 나무가 다시 보였다. 아니 나무가 궁금해졌다. 매일 마주하는 나무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다. 그리고 기억하고 싶었다. 어렸을 적 소가 잎을 먹기도 했던 나무, 자귀나무였다. ​가까운 곳에 수목원이 있기에 꽃과 나무를 보러 방문한다. 보살핌을 받고 높게 자란 나무와 꽃의 자태는 고혹적이다. 외울 수 없는 길고 긴 이름을 지닌 나무는 신비롭다. 그런 나무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누군가 떠오른다. 함께 그 순간을 나누면 좋을 사람, 생각만으로도 반갑고 그리운 사람이다.

 나무 칼럼리스트 고규홍과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가 함께 나무를 만나는 이야기 『슈베르트와 나무』​를 마주했을 때도 그랬다. 나무처럼 편안하고 햇살처럼 포근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기분 좋은 느낌은 감사와 다른 사고로 이어졌다. 본다는 것에 익숙해져서 다른 감각을 잊은 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색다른 자극을 전한다. 고규홍과 김예지는 같은 나무를 보고 느낀다. 안내견 찬미와 함께 매일 걸었던 길에서 만나는 나무와 꽃은 이전의 그것이 아닌 나무로 다가온다. 손으로 만지고 냄새를 맡고 귀를 기울인다. 고규홍이 나무에 대해 설명해주면 김예지는 감각에 더해 기억한다. 우아한 아름다움을 뽐냈던 꽃이 진 목련나무를 천천히 만난 김예지가 들려주는 말은 철학적이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여겨 다른 무엇으로는 확장시키지 못한 사유였다.

 

 “한 생애를 마친 열매는 아주 단단해요. 그리고 새로 다음 생애를 시작하려는 꽃봉오리는 말랑말랑하네요. 꽃봉오리 안쪽에는 틈이 많은가 봐요. 새 생명을 탄생시키려면 그런 틈, 여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118쪽) 

 짧지 않은 두 사람의 나무 체험을 통해 김예지는 눈이 보이지 않아 걸림돌이라 여겨졌던 나무와 음악이 닮았다는 걸 발견하는 것처럼 두 사람의 여정을 따라 나무를 만난 나도 조금은 달라졌다. 나무가 더 좋아졌고 눈이 아닌 몸으로 나무를 만나고 싶어졌다. 한 번 쯤 눈을 감고 나무를 안아보고 나무 잎사귀를 만져보고 나무 기둥에 코를 대보고 싶다. 계절이 바뀌는 것을 나무를 통해 느낀다. 근처 작은 숲에서 날아오는 나무 냄새와 그 나무 위에서 노래하는 새들.

​ 좋아하는 나무를 생각한다. 나무를 키우는 일은 시간을 내주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것은 사랑을 주는 것이다. 사랑을 주는 일은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다. 계절은 달라졌고 나무는 변한다. 그리고 나무를 생각하는 나의 마음은 커진다. 『슈베르트와 나무』를 읽고 그 마음이 조금 더 여물고 단단해졌다고 믿고 싶다.

r*********s 2016.12.23. 신고 공감 3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나무(세계)를 바라보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다
"나무(세계)를 바라보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다" 내용보기
사람은 눈으로 많은 걸 본다. 그래선지 자신이 보지 않은 건 믿지 않기도 한다. 자기 눈으로 확인도 하지 않고 믿는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보는 데 의지할 것 같다. 말로 여러 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더 빨리 알기 쉽기도 하고, 말로 듣고 상상할 때보다 실제 보고 덜 감동하기도 한다. 그건 소설을 영상으로 만들었을 때 자주 느낀다. 소설보다 영
"나무(세계)를 바라보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다" 내용보기

 



 사람은 눈으로 많은 걸 본다. 그래선지 자신이 보지 않은 건 믿지 않기도 한다. 자기 눈으로 확인도 하지 않고 믿는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보는 데 의지할 것 같다. 말로 여러 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더 빨리 알기 쉽기도 하고, 말로 듣고 상상할 때보다 실제 보고 덜 감동하기도 한다. 그건 소설을 영상으로 만들었을 때 자주 느낀다. 소설보다 영상을 먼저 보면 좀 다르지만. 영상을 보고 소설을 찾아보는 사람은 많다. 나도 그런 편이다. 반대로 소설을 보고 영상을 보는 사람은 적을 것 같다. 지금 세상에 볼 게 많기는 해도 모두가 보는 것만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거다. 보기 듣기뿐 아니라 다른 감각도 쓸 거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만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보는 건 아니다. 그렇기는 해도 세상은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몸에 장애가 없는 사람이라 해도 다른 장애가 있기도 하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한사람 한사람 다 다를 거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도 사람 수만큼 있겠다.

 앞에서 넓게 세상이라 했는데, 이 책은 나무를 만나는 이야기다. 눈이 보이지 않는 피아니스트 김예지와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이 함께 나무를 만난다. 함께라고 했지만 고규홍이 김예지가 나무를 만나게 돕는다. 눈이 보이지 않는 김예지한테 나무는 장애물이다. 지금까지 김예지는 나무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 어쩌면 이건 김예지만 그런 건 아닐 거다. 눈이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많은 사람은 나무, 숲을 보고 마음을 위로받기도 한다. 보이는 사람한테는 나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나무가 많은 숲에 가면 다른 느낌이 들 것 같다. 나무를 보면 그 자리에 있지만, 나무 속은 움직일 거다. 그걸 들을 수도 있다니. 난 한번도 못 들어보고, 나무 가까이에 가지 않고 멀리에서 바라보기만 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만 나무를 만지고 냄새 맡는 건 아니다. 어린이도 그렇게 나무를 만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이든 나무든 어린이 마음으로 바라보면 다르게 보이겠지.


                     

 



 김예지는 두살 때 눈이 보이지 않게 됐다. 난 내가 두살 때 무엇을 봤는지 잘 모른다. 많은 사람이 그럴 것 같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빛을 아주 모르는 건 아니다. 빛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느낌이 다를 거다. 보이는 사람은 눈이 보이지 않으면 아주 캄캄하다 생각한다. 나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눈이 보이지 않으면 다른 감각이 살아난다. 이렇게 말했지만 그런 게 어떤지 잘 모른다. 숲에 가면 눈을 감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여러 가지 소리가 들릴 것 같다. 난 한번도 그렇게 해 본 적은 없다. 나무 벌레 새 소리가 들릴까. 한번 들어보고 싶은데 언제 숲에 갈지. 숲이라기보다 산에 가야 한다. 천리포 수목원을 만든 사람이 민병갈이라고 해서 한국 사람인가 했는데 미국 사람이었다. 예전에 이름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자세한 이야기는 몰랐다. 김예지는 그곳에 가서 나무를 보고 사진도 찍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사진을 못 찍을 건 없기는 하다. 김예지 자신은 그것을 느낌으로만 알겠지만, 그걸 보고 감탄하는 사람도 있겠지.

 모두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많은 악기를 나무로 만든다. 예전에도 생각했는데 나무로 악기를 맨 처음 만든 사람 대단하다. 아주 오래전에는 두드리기만 하지 않았을까. 김예지가 치는 피아노도 나무로 만든다. 고규홍과 나무를 만난 일은 김예지한테 좋은 경험이 되었겠다. 나무로는 악기뿐 아니라 여러 가지를 만드는데, 나무는 사람이 만드는 것에서 무엇이 되는 걸 가장 좋아할까. 그냥 나무로 살다 나무로 죽는 게 낫다 말할지도. 아니 이 생각은 별로다. 나무로 살다 나무로 죽는 것도 괜찮고 다른 모습이 되는 것도 괜찮다. 사람도 다 생각이 다르고 다르게 산다. 김예지는 음악을 듣는 것과 나무를 보는 게 닮았다고 했다. 책을 읽는 것과 음악을 듣는 것도 비슷하다. 자신이 경험하고 아는 것을 바탕으로 책을 보고 느끼기도 한다. 음악도 비슷하다. 나무를 보는 것도 다 똑같지 않을 거다. 다르게 생각한다고 해서 틀린 건 아니다. 이 말 처음 하는 건 아니구나. 알아도 잘 잊어버린다.

 음악을 좋아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건 대중음악이다. 고전음악은 잘 모른다. 그런 것도 관심을 가지고 들어야 할 텐데. 나무는 관심을 갖고 잘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음악을 찾아서 듣지 않는다 해도 들리면 무슨 곡일까 하는 생각은 해봐야겠다. 잘 모르지만 슈베르트 음악과 나무 어울릴 것 같다. 아니 나무는 어떤 음악과도 잘 어울릴까. 김예지가 나무를 만나는 모습 보기 좋았다. 수목원 같은 데서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한테도 나무를 볼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더하는 말

 슈베르트와 나무 뭘까 싶겠다. 내가 말한 건 겨우 슈베르트 음악과 나무가 어울리겠다뿐이라니. 고규홍과 눈이 보이지 않는 피아니스트 김예지가 나무를 보고 나중에 연주회를 연다. 그때 김예지가 연주하는 게 슈베르트 곡이다. 김예지가 피아노를 연주할 때 고규홍은 나무 사진을 보여준다. 피아노 연주회를 본 적은 없지만 영상을 보여주기도 할까. 난 그 말을 봤을 때 고전음악에 맞춰 자연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떠올랐다. 실제 연주를 들으면서 나무 사진을 보면 훨씬 좋을 것 같다. 숲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면 더 멋지겠지만, 그건 좀 힘들겠지.



희선



n***8 2017.05.15. 신고 공감 2 댓글 5
리뷰 총점 종이책
슈베르트와 나무
"슈베르트와 나무" 내용보기
인간에게 감각이라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보고 듣고 느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에겐 중요성을 못 느끼겠지만 그 감각들 중 하나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 감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슈베르트와 나무>를 읽으면서 저자의 경우 시각장애인이라는 장애물을 넘어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된 것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무대에 연주를 하러 나올 때도 시각장애인
"슈베르트와 나무" 내용보기



인간에게 감각이라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보고 듣고 느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에겐 중요성을 못 느끼겠지만 그 감각들 중 하나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 감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슈베르트와 나무>를 읽으면서 저자의 경우 시각장애인이라는 장애물을 넘어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된 것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무대에 연주를 하러 나올 때도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도움을 받아야 등장할 수 있다. 그런 저자에게 일상 생활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피아노라는 악기까지 연주하는 것은 아마 자신과의 싸움이었을 수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건반을 누르고 소리를 듣고 음을 판단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겐 쉬운 일일지라도 저자에겐 어둠속에서 손의 감각만으로 음을 찾는 일은 힘든 일이다.



저자의 경우는 선천적인 시각장애는 아니었다. 그러나 선천적이라고 해도 될만큼 어린 2살의 나이에 시각을 잃게 된다. 하지만 한번도 저자를 소개하는 글에는 시각장애인이라는 글자가 붙지 않는다. 맹학교를 졸업했지만 대학과 외국 유학까지 모두 자신의 힘으로, 능력으로 이루었기에 장애는 저자를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가 되지 않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능숙한 생활이지만 안내견 찬미와 함께  외출하는 저자에겐 가끔 불편한 일이 있다고 한다. 찬미의 안내가 편안하고 익숙하긴 하지만 찬미는 자신의 눈높이로 안내를 하기 때문에 가끔 높이 있는 나무가 걸리기도 한다는 글을 읽으며 눈이 보이지 않는 저자에겐 세상의 모든 사물이 어쩌면 위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경관을 위해 심어둔 가로수의 작은 가지에도 위험이 되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나무를 오히려 좋아한다. 자연속에서 걷고 냄새를 맡고 느끼면서 나무에 대한 이해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슈베르트와 나무>는 저자가 수목원으로 답사를 가 나무를 만지고 냄새를 맡으면서 느낀 것들을 적은 책이다. 피아니스트인 저자가 자신의 음악 이야기나 어렸을 때의 힘들었던 고난들 등을 이야기 할 줄 알았다. 하지만 과거의 힘든 상황을 떠올리기보다 자신이 흥미를 가지고 있는 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특이한 소재의 만남 같았다. 시각은 없지만 촉각과 후각, 청각이 살아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아 읽으면서 차분해지는 기분이었다.    




s********3 2016.07.13.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슈베르트와 나무
"슈베르트와 나무" 내용보기
이름부터 멋지다. 작가의 책제목에서부터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책내용은 참 신선하며 감동적이였다.나무인문학자인 작가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와 함께 시각장애인이라 볼수 없는 나무를 느껴가며같이 알아가는 과정태어나 처음으로 나무를 만져보며 느끼는 그녀와 그녀에게 나무와 꽃이 무엇인지 알려주어야하는 작가그둘에 만남은 참 인상깊었다.상상력과 풍부한 글귀로 마
"슈베르트와 나무" 내용보기

이름부터 멋지다. 작가의 책제목에서부터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

책내용은 참 신선하며 감동적이였다.

나무인문학자인 작가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와 함께 시각장애인이라 볼수 없는 나무를 느껴가며

같이 알아가는 과정

태어나 처음으로 나무를 만져보며 느끼는 그녀와 그녀에게 나무와 꽃이 무엇인지 알려주어야

하는 작가

그둘에 만남은 참 인상깊었다.

상상력과 풍부한 글귀로 마치 숲에서 여행하는 듯하며 책을 읽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장을 풍부하게 상상할수 있게 글을 쓴 작가에 참따스함이 느껴졌다

마치 지는해와 나무 바닷가에서 그것들을 바라보는듯한 책이였다.

 

p*****7 2016.09.2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슈베르트와 나무
"슈베르트와 나무" 내용보기
컴컴한 밤,정전으로 불이 안 들어던 때 물을 마신 적이 있습니다. 부엌과 정수기 사이를 오가면서 내 앞에 있는 장애물이 나 스스로 다치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 시간이 상실되어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시력이 순간적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일상 생활이 정지가 됩니다. 우리의 삶과 생활, 문화와 경험들이 대부분 시각과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입
"슈베르트와 나무" 내용보기

컴컴한 밤,정전으로 불이 안 들어던 때 물을 마신 적이 있습니다. 부엌과 정수기 사이를 오가면서 내 앞에 있는 장애물이 나 스스로 다치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 시간이 상실되어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시력이 순간적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일상 생활이 정지가 됩니다. 우리의 삶과 생활, 문화와 경험들이 대부분 시각과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시각을 어릴 적부터 잃은 사람이라면 집에 불이 안 들어와도 조금 조심스럽지만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며, 익숙한 물건들을 만지고 느끼고 냄새맡습니다. 그들에게는 시간이 사라짐으로서 우리가 만들어놓은 시간 세상에서 불편함을 느끼지만 속도를 늦추면서 더 깊이 그리고 다양하게 체험하고 경험을 합니다. 


책에 나오는 피아니스트 김예지는 시각 장애인입니다. 두살 어린 나이에 시각을 잃고 서울 맹학교를 나와 스스로 음악인생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눈이 안 보이지만 청각과 후감,미각,촉각은 더 예민해졌고 더 깊어졌습니다. 자신의 잃어버린 시각을 보조해주는 건 애완견 찬미입니다. 물론 김예지는 공연을 할때면 그 곁에는 언제나 찬미가 있습니다. 그렇게 나무와 피아니스트 김예지, 서로 이질적이지만 만나게 됩니다. 


시각으로 바라다 보는 나무의 느낌과 김예지가 바라다 보는 나무의 느낌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각적인 정보를 통해서 나무의 세세한 것까지 확인할 수 있지만, 반면에 촉각과 후각, 청각과 촉각은 둔해져 옵니다. 때로는 나무를 만지려 조차 안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나무에 관한 많은 정보를 시각을 통해서 많은 걸 얻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김예지는 그럴 수 없습니다. 시각을 촉각과 후각,청각을 통해서 많은 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거대하다는 느낌을 온몸으로 나무와 함께 하지 않으면 그 느낌을 알 수가 없습니다. 물론 커다란 나무 전체에 대해서 모든 걸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촉각과 후각을 통해서 부드러움과 딱딱함,거칠다와 따가움, 따스함와 차가움을 함께 느낄 수 있고 그 경험을 통해 상상하게 됩니다.. 그 상상은 우리의 경험과 다른 방식으로 나무를 느끼는 것입니다. 


그렇게 처음 나무는 자신에게 장애물이자 거추장 스러운 존재였지만 조금씩 나의 동반자이자 위로와 평온함을 함께 느끼는 존재로 바뀌게 됩니다. 나무는 우리 곁에 머물면서 있는 듯 없는듯..그렇게 한자리에서 우리 삶과 공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k*******2 2016.07.2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슈베르트와 나무
"슈베르트와 나무" 내용보기
슈베르트와 나무   겉표지 <<슈베르트와 나무>>란 제목에 눈에 확 들어온다. 작가는 왜 이런 제목을 썼을까? 음악적인 내용이 나오는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긴다. 눈 먼 김예지와 안내견 찬미 이름이 나올 때, 또 능소화가 나올 때 그 집 대문 앞에 서서 나는 그들의 모습을 가만히 관찰한다.  우리가 시작으로 능소화를 관찰한다면, 반면 김예지는 코로 능소화 향기를
"슈베르트와 나무" 내용보기

슈베르트와 나무

 

 

 

겉표지 <<슈베르트와 나무>>란 제목에 눈에 확 들어온다. 작가는 왜 이런 제목을 썼을까? 음악적인 내용이 나오는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긴다. 눈 먼 김예지와 안내견 찬미 이름이 나올 때, 또 능소화가 나올 때 그 집 대문 앞에 서서 나는 그들의 모습을 가만히 관찰한다.

 

 

우리가 시작으로 능소화를 관찰한다면, 반면 김예지는 코로 능소화 향기를 느끼었다. 오이와 비슷한 향기가 난다는 그녀, 코와 귀와 손으로 관찰을 한다. 능소화 꽃을 만지면서 통꽃인 꽃잎을 5장이라고 말하는 그녀, 그렇다. 우리는 때때로 잘못 이해하고 말할 수 있다. 두 눈을 멀쩡이 떴어도 잘못 이해할 수 있다. 작가가 김예지와 능소화, 그리고 찬미를 이야기 하는 이유는 우리는 누구나 누군가에게 언제나 의지하면서 산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을 눈치 채야했다. 안내견에 의지한 채 살아가는 김예지, 담장이나 커다란 나무에 기대어 사는 능소화

참 흥미롭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김예지 피아니스트와 우리는 서로 세상을 느끼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나무 앞까지만 이끌어, 간단히 나무에 대해 소개하고 그녀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무를 탐색하는 동안, 작가는 그저 바라보며, 그녀가 어떻게 탐색하던 나름의 방식대로 만지고, 냄새를 맡고 하는 동안 느끼도록 했다.

 

 

무엇인가 만진다는 것은 관심이고 사랑이다란 제목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앤서니 도어의 장편소설 <<우리 모두 볼 수 없는 모든 빛>>을 저자는 언급하는데, 그 소설 속 주인인 맹인 소녀와 소녀를 전쟁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훈련시킨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그 소설에서 맹인 소녀가 전쟁을 겪어나가는 과정 김예지와 나무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애매모호함으 풀어주는 실마리가 되었단다. 그 소설 속 맹인 소녀는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 놓은 마을 미니어처를 만지면서 아버지 사랑을 깨달았다. 소녀는 말했다. 사랑은 만지는 거시라고 ...

 

 

김예지는 현대 과학이 지시하는 관찰법과는 다른 그녀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혹은 세상의 자연물과 더 깊이 소통했다. 저자는 김예지를 통해 깨달은 바가 크다. 절대 감각을 내려놓으니 다른 감각들 모두가 평등하게 일어나 아우성친다. 시각장애인 김예지는 다른 감각을 나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내게는 절대적인 시각이 오히려 후가, 청각, 촉각, 미각에 장애를 초래했을 수 있다. 저자는 시각만 온전하달 뿐이지 다른 감각들에서 장애를 가진 건 외려 나였다는 깨우침이다. 온전한 건 시각 하나이건만, 그나마 안경의 힘을 빌리지 않고 세상 그 무엇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었고, 나이 들고부터 가까이 있는 사물조차 구별하기 힘들어 두어 개의 안경을 번갈아 얼굴에 걸쳐야 한다.

 

 

저자는 그녀를 통해 누가 누구를 치유하고 치유 받고 가 아니라, 시각 바탕으로 한 나무공부를 그녀에게 들려주는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이었다. 어쩌면 내가 그녀의 느낌에 귀 기울여야 했다고 전한다.

 

 

저자는 이야기를 술술 읽어가는 동안, 내 프로그램에 동참하였던 아이들이 생각났다. 처음에는 자존감 낮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해야 이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강의를 진행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아이들이 점차 표정이 밝아지고 발표력이 늘어나면서 당당하게 변해가는 모습에 따라 나도 당당해지고 밝아지는 내 모습을 겪으면서, 그때 누가 누구를 치유해? 그건 아니구나 오히려 내가 아이들을 통해 치유되고 성장해가는구나 생각했던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또 한 차례 마음이 치유되고 성장해감을 느꼈다. 유려한 저자의 문체에 내 마음의 강물이 감동으로 여울지며 흐르는 것을 발견한다. 때때로 밑줄치고 좋은 문장은 베껴가면서 읽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YES마니아 : 로얄 m*****e 2016.07.2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슈베르트와 나무] 고규홍지음 ( 김예지. 찬미 함께). 휴머니스트
"[슈베르트와 나무] 고규홍지음 ( 김예지. 찬미 함께). 휴머니스트" 내용보기
<슈베르트와 나무> 고규홍지음 ( 김예지. 찬미 함께). 휴머니스트 ​ ​ 슈베르트도 나무를 좋아했을까요? 슈베르트(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 1797. 01. 31 ~ 1828. 11.19)​ 슈베르트의 변주곡을 연주하는 이 책의 주인공 김예지님을 동영상으로 봅니다. 이 글을 다 쓰고 나서 보았으나 제일 먼저 올려봅니다.   ​ 나무가 새싹을 틔우고, 점점 자라고, 잎이 무성
"[슈베르트와 나무] 고규홍지음 ( 김예지. 찬미 함께). 휴머니스트" 내용보기

 

 

<슈베르트와 나무>

고규홍지음 ( 김예지. 찬미 함께).

휴머니스트

슈베르트도 나무를 좋아했을까요?

슈베르트(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 1797. 01. 31 ~ 1828. 11.19)​

슈베르트의 변주곡을 연주하는 이 책의 주인공 김예지님을 동영상으로 봅니다.

이 글을 다 쓰고 나서 보았으나 제일 먼저 올려봅니다.  

나무가 새싹을 틔우고, 점점 자라고, 잎이 무성해지고, 폭충우 불어오는 여름을 지나고,

가을 들며 열매가 익어가고, 단풍들고, 잎을 떨구고, 겨울 추위에 고요해지는 나무처럼

변화하는 인간의 삶과 음악과 김예지님의 피아노 연주.​

그 배경으로 펼쳐지는 ​고규홍님의 나무연주(나무사진으로 연주하니... 연사). 아름답습니다.

​눈으로 본 나무와 손끝으로 본 나무

눈으로 본 나무와 마음으로 본 나무라고 작은 제목을 덧붙이고 싶어집니다.

눈으로 보고있는 나무에 부는 바람과

마음으로 보고있는 나무에 부는 바람의 느낌은 어떨런지요?

눈으로 볼 수 없으니 마음으로 봅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각 중에서 가장 힘이 센 건 것은 무엇일까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렇게 우리가 오감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 가고 있는데요.
이외에 또 다른 감각들도 푸릇푸릇 살아있지요. (이를테면 육감 같은 것...ㅎ)

나무를 보러 다니며, 20년에 가까운 세월을 건너 오신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님이

눈으로 보면서 압도되는 그 나무의 느낌 말고 또 달리 보는 방법, 느끼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골몰하게 생각하던

눈으로는 나무를 볼 수 없는 음악가, 멋진 여성피아니스트를 알게 됩니다.

 

방송국의 프로젝트를 통해서 만나게 된

나무(를 많이 사랑하는)사람과

피아노(나무로 만든 멋진 악기인 피아노를 혼신의 힘으로 연주하고 매일 연주하는)사람.

 

눈으로 보는 나무를 다른 방법. 다른 감각 으로 느낄 때는 어떤 느낌일지에 대한 답이 펼쳐집니다.

2살 때 시력을 잃게 된 김예지님.

좋아하는 음악가의 길을 걸으며, 세상을 시각 아닌 다른 감각으로 바라보고 있는데요.

그 다른 시각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1년동안의 나무 여행을 통해 피아니스트 김예지님과 고규홍님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자세히 기록했답니다.

이를테면 이 책은 나무를 깊이 만나러 가는, 나무여행기라고 하면 되겠어요.

 

나무학자 고규홍님과 피아니스트 김예지님이 만나서 나무를 만지고, 냄새맡고, 느끼며

나무의 가르침을 배우며 성장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나무를 본 적이 없는 서른 여섯의 피아니스트.

비로소 손끝으로, 마음으로 나무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동행으로서 고규홍님.

친절하게 손끝을 나무에, 향기에, 감촉에 닿게 해줍니다.

나무로 가는 길 위의 친절하고도 두눈 반짝이는 안내자가 되었지요. 

 

두 분의 여행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방송사.

피디님과 김예지님과 고규홍은 나무가 주제인만큼  같은 종의 나무를 각자의 집에서 정성스레 기르는데요.

화분에 담겼던 치자나무가 향기로운 꽃을 피웠을지 궁금합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카페 <북뉴스>를 통해 출판사 <휴머니스트>가 제공해 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

 

 

s******1 2016.07.2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192) 슈베르트와 나무
"192) 슈베르트와 나무" 내용보기
사람의 감각 수용기 중 70퍼센트가 모여 있는 것이 시각이지만, 또 그래서 사람들은 시각에 너무 많이 의존하다가 다른 것들을 놓치기도 하나보다. 그래서 나무 인문학자인 고규홍이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인 김예지와 함께 흥미로우면서도 감동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로 ‘잘 잘라진 나무를 매일 만지고 두드리는 사람’이지만, 안내견에 도움으로 세상을 걸을 때는 나무가 그
"192) 슈베르트와 나무" 내용보기

사람의 감각 수용기 중 70퍼센트가 모여 있는 것이 시각이지만, 또 그래서 사람들은 시각에 너무 많이 의존하다가 다른 것들을 놓치기도 하나보다. 그래서 나무 인문학자인 고규홍이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인 김예지와 함께 흥미로우면서도 감동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로 잘 잘라진 나무를 매일 만지고 두드리는 사람이지만, 안내견에 도움으로 세상을 걸을 때는 나무가 그저 하릴없는 장애물로 느껴지는 김예지와 함께 나무를 더욱 깊이 만나는 여정이다. 그녀의 집에서 가까운 숙명여대 캠퍼스에서 능소화 꽃 무리를 만나며 시작하여, 포도의 풍성함과 밤송이의 강렬함이 함께했던 그녀의 여주 시골집, 그리고 직접 분갈이를 하며 나무의 뿌리를 만져볼 수도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의 수목원과 높이 25미터 규모의 오가리 느티나무가 자리잡고 있는 괴산까지…… 그리고 1년여에 걸친 나무여행을 그녀의 음악 속으로 녹여내는 과정을 함께하는 것은 푸르른 숲을 걷는 것처럼 청명하게 느껴졌다.

"한 생애를 마친 열매는 아주 단단해요. 그리고 새로 다음 생애를 시작하려는 꽃봉오리는 말랑말랑하네요. 꽃봉오리 안쪽에는 틈이 많은가 봐요. 새 생명을 탄생시키려면 그런 틈, 여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년 봄에 피울 꽃을 준비하고 있는 목련을 만져보던 그녀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냥 눈으로 코로 즐기기 쉽지, 손으로 직접 만져볼 생각은 많이 못해서인지, 더욱 그런 느낌이 궁금했다. 나 역시 너무나 좋게 읽었던 책이고, 김예지를 더욱 잘 이해하게 해주고 또한 만지는 것으로 그 규모를 파악하기 힘든 오가리 느티나무를 김예지에게 소개하고 싶었던 고규홍에게 영감을 주었던 책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가 있다. 그 책에서 무언가를 만진다는 것은 그것을 사랑하는 것이다라고 했는데, 그 말에 공감하게 만드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비록 시각은 사라졌지만, 청각으로 후각으로 또 촉각으로 더욱 풍부하고 섬세하게 세상을 만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피아니스트 김예지가 슈베르트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었기 때문이고, 자신이 연주를 함으로써 삶의 다양성까지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경험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처음에는 나무 인문학자의 가이드가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했지만, 금새 두 사람이 서로의 감각을 나누며 함께하는 대화가 더욱 인상적이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과 자연과 깊이 소통하는 김예지와 그녀에게 더욱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고 함께 걸어나간 고규홍의 이야기가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a******e 2016.07.19. 신고 공감 0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슈베르트와 나무
"슈베르트와 나무" 내용보기
푸르른 나무를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저절로 이어지는 힐링의 시간.  나무가 주는 시원한 그늘, 편안함, 향긋한 꽃내음과 그 곳에 깃들어 살아가는 새와 여러 동물들 그리고 가을이 되면 갖가지 색으로 물든 단풍은 물론 낙엽까지 어느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것이 바로 나무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을 우리는 당연히 눈으로 보고 느끼고 즐긴다. 몇 년전에 나는 집 앞 공
"슈베르트와 나무" 내용보기

푸르른 나무를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저절로 이어지는 힐링의 시간. 

나무가 주는 시원한 그늘, 편안함, 향긋한 꽃내음과 그 곳에 깃들어 살아가는

새와 여러 동물들 그리고 가을이 되면 갖가지 색으로 물든 단풍은 물론 낙엽까지

어느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것이 바로 나무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을 우리는 당연히 눈으로 보고 느끼고 즐긴다.

몇 년전에 나는 집 앞 공원에 서 있는 나무를 계절별로 찍어본 적이 있다.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보고 느끼는 즐거움, 기쁨,

싱그러움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나무의 변화를 기록해 두고 싶었던 것 같다.

지금도 창문으로 내다보면 더 많이 자라서 키도 그늘도 더 커진 나무가 여전히

그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고 아직도 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각을 제외한 후각, 청각, 촉각으로 나무를 보고 만지고 느껴본다면 어떨까.

사실 시각장애인에게 나무란 아름다움을 느끼기 이전에 자신들의 안전을 위협

하는 아주 위험한 장애물일뿐이라고 한다.

시각 장애인 피아니스트와 나무 인문학자의 만남.

그녀는 다양한 나무와의 경험을 통해 나무가 더이상 위험한 장애물이 아니라

아름답고 소중한 생명체란 것을 느끼고 깨달아간다.

그 곁에서 지켜보던 우리에게도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사실 나무를 껴안아 본 적이 거의 없다. 아니 만져본 적도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탓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와 사물을 보는 방식이 다를 수 밖에 없는 그녀에게 나무를 만나고 느끼고 보게

해주고 싶었던 저자의 그녀가 오가는 학교, 시골집, 수목원 등 그녀와 가까운 곳에서

부터 시작을 해 나간다.

백송, 단풍나무, 포도나무, 목련, 능소화, 자귀나무, 코스모스, 향나무 등등

나무둥치를 안아보고 소리도 들어본다. 나뭇잎을 만지고 냄새도 맡아본다.

그녀가 들려주는 나무 이야기는 정말 새롭고 재미있었다.

새순이 돋고 녹음이 짙어가며 잎이 무성해지고 그에 따른 시원한 그늘도 제공하고

단풍이 들었다가 차츰 차갑고 매서운 겨울을 나기위해 나뭇잎을 죄다 떨구고 맨

몸으로 서 있는 과정을 그녀의 피아노 반주와 함께 영상으로 펼쳐가는 과정은 

글자로 읽는 내게도 아주 커다란 감동으로 이어졌다.

그녀가 슈베르트 음악을 연주하는 순간, 우리 눈 앞에는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

나무 영상들이 펼쳐지는 장면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으리라. 

 

 

 

                                                                              계절에 따라 나무가 변하듯,

                                                        하나의 음악 속에서도 느낌이 수시로 변하듯,

                                    그렇게 나무와 함께 계절을 타고 김예지가 뚜렷하게 변했다.

 

k*****m 2016.07.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시각의 권력화를 거부한 사람들의 이야기
"시각의 권력화를 거부한 사람들의 이야기" 내용보기
시각의 권력화를 거부한 사람들의 이야기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님에게 나무를 위험한 장애물에 불과하다. 안내견 찬미를 의지해 길을 나선다. 키 큰 나무가지에 얼굴을 찔리곤 한다. 그녀에게 나무는 성가신 사물이다.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님은 17년 동안 나무만 관찰하며 살아왔다. 시각에 철저히 의지해서. 김예지님을 만나면서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을 이용해 나무를 보게
"시각의 권력화를 거부한 사람들의 이야기" 내용보기

시각의 권력화를 거부한 사람들의 이야기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님에게 나무를 위험한 장애물에 불과하다. 안내견 찬미를 의지해 길을 나선다. 키 큰 나무가지에 얼굴을 찔리곤 한다. 그녀에게 나무는 성가신 사물이다.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님은 17년 동안 나무만 관찰하며 살아왔다. 시각에 철저히 의지해서. 김예지님을 만나면서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을 이용해 나무를 보게 하고 싶은 열망을 품게 된다.

 

보는 것이 전부일까?

 

"시각이 아닌 오감은 물론이고, 이전의 사유 경험까지 끄집어내 대상을 사유하는 방식.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유하는 것이다. 시각을 내려 놓고 그녀는 사유를 얻었다."

 

옥수수 유전자 연구를 통해 여성 최초로 노벨 생리의학사을 수상한 바버라 매클릭톡(1902~1992)은 옥수를 현미경을 통해서만 관찰한 것이 아니라 과학자답지 않게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 남다른 과학자다. "대상의 속내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먼저 대상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고백한다.

그녀는 팔십세가 넘어서야 인정받았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깬 그녀의 연구는 철저히 따돌림 받았다. 엄격한 객관적 실증을 요구하는 과학분야에서 생명의 느낌을 강조했으니 말이다.

 

시각과 청각의 만남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은 17년 동안 촬영한 나무 사진 2테라바이트 분량의 20만장이 넘는 사진들에서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의 피아노 음악 슈베르트에 가장 알맞은 사진을 골라내 세종문화회관 연주회에 청각과 시각의 만남을 선보였다. 참고로 슈베르트는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둔다. 그의 음악은 어둡고 슬프다.

 

"무언가를 만진다는 것은 그걸 사랑한다는 것"이라고 김예지님은 말한다. 다양한 나무처럼 그녀는 피아노로 다양한 삶을 표현한다. 작곡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악보에 담는다. 지휘자는 작곡가의 악보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로 다시 해석한다. 다양성이다.

 

미국의 산악자전거 선수 대니얼 키시. 두 살 때 시력을 잃었지만 험준한 산악을 자전거로 타고 달린다. 청각을 이용해서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을 스스로 개발했다. 혀를 튕겨 '탁탁' 소리를 내고, 사물에 부딪쳐 돌아오는 소리의 반향으로 사물의 상태와 위치를 파악한다. '반향정위'라고 부른다. 김예지님도 이미지의 시대, 권력이 되어버린 시각에 저항하며 오늘도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고규홍님은 천리포수목원에서 식물분류학을 공부하며 강의한다. 창설자 민병갈님의 나무 사랑이 지금의 천리포수목원이 있게 했다고 한다. 그는 죽어서 자신의 묘지가 될 자리에 나무 한 그루를 더 심으라고 했다고 한다.

c*******9 2017.03.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