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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작가 중 이 사람의 글은 다시 읽어봐야겠다 거나 그의 작품 중 읽지 못했던 것들은 언젠가는 꼭 읽어보고 싶다거나 하는 대상이 있다. 내게는 에드가 앨런 포가 그런 대상 중 하나이다. 왠지는 모르겠고 그냥 그렇게 끌린다. 포가 쓴 애너벨 리는 아마도 고등학교 2~3학년 때 처음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1학년 때의 담임 선생님이 국어 담당이었는데 학년 말에 이런 작품도 읽어보라고 권했던 작품 중 하나였고 기억해두었다가 찾았던 듯하다. 당시에 마당문고라고 해서 삼중당 문고보다 나중에 나온-책 크기도 삼중당 문고보다 컸다- 것 중에 애너벨 리라는 제목을 단 게 있어서 “아, 이 책!” 하고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오래 잊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에 불현 듯 다시 그 이름 애너벨 리가 떠올랐다.
이 시집에는 포의 시 중 애너벨 리를 비롯하여 9편이 실려 있다. 애너벨 리 말고는 본 기억이 어슴푸레하다. 예전에 읽었던 시집에 들어 있었는지 어떤지 조차 잘 떠오르지 않는다. 마당문고의 그 책은 이미 오래 전에 다른 누군가에게 넘겨줘서 가지고 있지 않으니 비교할 바도 없다. 9편의 시는 모두 영어 원문과 번역문이 같이 등재되어있다. 영문 시를 잘 모르기는 하지만 원문을 볼 수 있는 점은 번역문만 보기보다 나은 점이다. 번역문이 없다면 충분히 감상하기 어렵지만 각운 같은 것들을 느낄 수 있는 등 원문만이 주는 장점이 엿보인다.
시 애너벨 리에는 포 자신이 못다 이룬 사랑에 대한 회한이 짙게 배여 있다. 포는 26살 때 자신의 사촌이었던 13살의 클렘과 결혼을 했는데 클렘은 11년 후 결핵으로 사망한다. 포는 몹시 상심했고 이때 쓴 시가 애너벨 리이다. 시에는 애너벨 리의 죽음이 등장하고 시 중의 화자는 애너벨 리의 무덤 곁에 따라 죽은 듯 자신이 누운 모습을 그린다. (나는 따라서 죽은 모습이라고 이해했다) 절절한 사랑을 고백하는 아름다운 시이지만 내용에는 포의 무신론주의가 엿보이며 마지막 연에서는, 포의 다른 작품을 연상해서인지 약간 무서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애너벨 리의 번역문은 뭔가 아쉽다. 애너벨 리의 마지막 연의 원문 중 첫 부분은 이러하다. For the moon never beams, without bringing me dreams And the stars never rise, but I feel the bright eyes Of the beautiful Annabel Lee; 이의 번역문은 달빛은 내가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꿈을 꾸면 따라오고 별들이 뜨면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빛나는 눈동자가 내 눈으로 들어오는 걸 느껴요 와 같은데 원문처럼 부정不定의 의미를 담아 옮기는 게 더 명확하게 시의 느낌을 전달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두 번째 부분은 별이 떠오르지 않지만 애너벨 리의 밝은 눈빛을 느낄 수 있다고 해석해야 그 절절함이 잘 전달되는 게 아닐까 한다. (내가 잘못 이해하는 걸까? 영어 잘 하시는 분들의 조언을 부탁드린다)
이외에도 이 시집에 실린 시들에는 혼자 남은 남성의 쓸쓸함과 그 혼자된 상황의 으스스함이 많이 그려진다. 특히 갈가마귀(The Raven)가 그러한데 원문으로 읽을 때 연마다 되풀이되는 nothing more와 Nevermore가 그런 느낌을 더 강하게 부여한다. 잠든 연인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게 되는 등 다수의 작품들이 죽은 사랑을 울부짖으며 어둡고 황량한 인상을 가미한다. 보들레르를 비롯해서 많은 시인, 소설가들이 포를 찬양했다고 하는데 작법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작품이 주는 묘한 공포감, 사람의 내면을 깨끗하게 긁어 들여다보는 듯한 묘사 등이 영향을 준 게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해본다.
포의 시 세계에 관심을 둔 독자라면 한번 찾아 읽을 만하다고 평가한다. 비록 흑백이지만 에두아르 마네와 제임스 맥닐 휘슬러가 그린 애너벨 리가 실려 있어서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이후의 시들에도 작가를 밝히지 않은 삽화(?)들이 추가되어있는데 감상용으로 즐길만하다. 수록된 시의 수량이 9편으로 많지 않은 점과 해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을 감안해서 편집/구성을 평가했다.
P.S. 1. 계속 이즈라펠이라고 번역하다가 이스라펠이라고 옮긴 부분(P.15)은 고쳐야겠다. 2. 포 관련 해설 중 연대를 1935, 1947 등으로 한 내용은 1835, 1847 등으로 바꿔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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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에 존재하는 천상의 청사들도, 저 아래에 있는 바다 아래 악마들도, 내 영혼을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영혼으로부터 떼어내지 못했어요," 확실한 존재의 사랑에 대해 말하는 시를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아련하고 아련해서 더 빛이 났다. 맘속으로 빛이 하나 생겨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림과 함께 수록된 [갈가마귀]는 시가 숨을 쉬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입체적이고 감각적이었다. 대체적으로 말들이 섬세했고,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잠들어 있는 사랑을 묘사하는 문체가 신비스러우면서 그의 불안이 느껴졌다. 대비되는 아름다운 시 속의 환희, 시를 지었던 작가의 마음속 불행과 암울함이 섞여서 오묘하고 신비롭게 한 밤 속의 빛나는 유령을 마주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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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 애너벨 리는 포가 사랑했던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시였다. 시 전반에서 거의 사랑하는 누군가에 대한 죽음을 다루고 있다. 포는 왜 그렇게 잃은 사람들이 많았을까. 보들레르가 포에게서 지대한 영향을 받고 시를 썼다고 한다. 포의 시들은 수학적으로 계산되어 쓰여 있다. 특히 갈가마귀에서 그것이 잘 드러난다. 반복되는 어구가 있음에도 단조롭지 않고 강약 조절이 좋다. 민음사판은 삽화와 영어가 같이 곁들어져 있다. 사실 출판사마다 번역에 차이가 있어 영어와 같이 번역본이 있어 비교하기 좋았다. 삽화는 상상력의 여지를 줄일 수 있다는 단점이 내재되어 있는데, 시를 읽는데에 삽화가 적절하여 방해되지 않았고 오히려 지루하지 않게 해준 것 같다. 포는 검은고양이로 유명하지만 시 또한 그 못지않게 좋다. 그의 시를 읽으면 우리는 시를 쓸 때에 어떻게 쓸 것인지 계속하여 고민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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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도 어색해요. 무엇보다 제가 제일 보고 싶었던 그 시가 없었네요. 'sprits of the dead' 신비 중의 신비라 라는 구절이 참 읽고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애너벨리는 참 좋았습니다. 고등학생 때 세계문학 시간 때 처음 접한 시였는데 그때도 참 애절한 심상이 느껴졌거든요. 에드가 엘런 포의 여러 작품들 중 가장 유명한 시지만, 그만큼 다른 시들이 묻히는 거겠죠. 까마귀라는 작품도 좋았습니다. 공포, 불안, 밀도있는 우울함이 강하게 느껴졌어요. 읽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책은 사길 잘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이 얇은 책에, 기대를 많이 했나봐요. 오타라도 검수하고 출간하시지, 아쉽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