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갑자기 정수기에서 물을 내리다가 서시가 읽고 싶었다. 학교 다니던 시절부터 하도 많이 읽고 외우고 낭독해서 이제는 줄줄 외우는 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윤동주는 어떻게 이런 시들을 썼을까. 윤동주는 일기처럼 시를 썼다고 하던데, 언어로 꾹꾹 눌러 쓴 그의 번뇌와 혼란과 잔잔한 분노나 슬픔 같은 것이 온전히 느껴진다. 윤동주의 시를 읽는 것은 그의 삶을 읽는 것과 같다. 감히 최고의 시인이라 칭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