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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세번째 정규 앨범 '우리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입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이하 소규모)'가 2집 이후 약 14개월만에 3집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1집과 2집의 간격이 21개월 정도였던 점을 생각해보면 3집은 빨리 나온 편이죠. 더구나 '요조'와 함께한 '요조 with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앨범이 예고된 상황에서, 8월의 한 공연에서 3집 발매를 언급했을 때는 '소규모의 충격'이었습니다. 오른손으로 'My name is Yozoh(프로젝트 앨범)'를 스트레이트로 내밀면서 슬그머니 왼손 훅으로 3집을 날리는 격이랄까요. ‘요조 with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앨범 발매 후 약간의 간격을 두고 3집이 발매될 예정이었는데 결국에는 11월 27일 동시 발매가 되네요. ‘우리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입니다’라는 짧지 않은 제목도 흥미롭습니다. 요조와 함께 한 앨범의 제목이 ‘My name is Yozoh’로 우리 말로 하면 ‘내 이름은 요조입니다’ 혹은 ‘나는 요조입니다’라고 할 수 있으니, 두 앨범이 모두 자기 소개 형식의 제목입니다. 첫곡 '기다림'은 '민홍'과 '은지', 두 멤버의 편안한 듀엣이 귀에 잡히는 곡입니다. '롤링 폴링'이라는 큰 의미 없어 보이는 가사에서도 편안함과 '동심'이 느껴집니다. 이런 점은 2집부터 보여준 모든 세대가 즐길 만한 노래를 만드려는 의지의 연속이라 생각됩니다. 보컬, 연주, 가사에서 느껴지는 소박함은 이 밴드의 이름에 왜 '소규모'가 들어있는지 다시 느끼게 합네요. '너에게 반한 날'에서도 편안함은 이어집니다. 제목과 가사에서 파스텔뮤직의 컴필레이션 '12 Songs about You' 수록되었던 ' '소녀 어른이 되다'는 일종의 보너스 같은(?) 민홍의 보컬곡입니다. 쓸쓸함과 그리움의 정서는 이어지는 '너'에서도 계속됩니다. 햇살, 빗물, 바람, 사람...피할 수 없는 '세상'에서 느껴지는 너에 대한 그리움은 수 많은 가요의 '감정의 방출'보다 이런 '울먹이는 미소'에서 더욱 짙게 느껴집니다. '나무'는 특별할 것 없지만 독특한 곡입니다. 중고교시절 음악교과서에 실렸을 법한 가곡처럼 느끼는 이는 저 뿐일까요? 가사의 탁월함, 그리고 보컬과 연주에서 가요적 장치들이 배제된 점이 그렇게 느끼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하네요. 'My favorite song'은 여러 점에서 1집을 떠올리게 합니다. 영어 가사도 그렇고 흩어지는 듯한 은지의 보컬과 뒤따르는 민홍의 코러스도 그렇습니다. 이어지는 ‘Show show show’는 수록곡 가운데 가장 신나는 곡입니다. 공연에서도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기에 충분하구요. 요조와의 프로젝트 앨범에 수록될 듯도 했는데 보이지 않더니 결국 3집에서 듣게 되네요. ‘My favorite song’의 한국어 버전을 보너스 트랙으로 본다면 ‘느린 날’이 마지막 곡이 됩니다. 기타 연주 위로 들리는 은지의 보컬은 마치 잔잔한 호수 위로 노를 저어 흘러가는 조각배를 연상하게 합니다. 영화 ‘시월애’에서 ‘IL MARE’를 향하는 조각배가 떠오른 이가 또 있나요? 사실 서늘했던 1집이나 흥겨웠던 2집에 비해 이번 3집은 좀 심심하게 느껴집니다. 한 번 듣고 귀를 사로잡을 만한 트랙이 2~3곡 정도 밖에 되지 않구요. 하지만 두 번째 듣고 세 번째 듣고 들으면서 다가오는 건, 심심함보다는 딱 맞는 옷 같은 편안함입니다. 1집과 2집에 이어 느껴지는 그 편안함이 바로 ‘소규모다움’이 아닌가 합니다. 바로 이번 3집에서 그 편안함은 완성에 가까워졌고, 그래서 그들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인가봅니다. 소규모가 부르면 어떤 곡이라도 '소규모다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