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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사는 것, 모두가 운명이거늘..
"죽고 사는 것, 모두가 운명이거늘.." 내용보기
[토지]를 완독하기로 마음먹고 2권까지 읽었다. 이어 3권을 읽어야지 하면서도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왜 인지 생각해보지만 그저 마음이 불편하다는 생각이 책읽기를 주저하게 만든 것 같다. 최참판댁 당주인 최치수가 죽고 난 다음 진행될 이야기가 가슴을 아프게 만들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그래서 보름 가량을 뜸들이다 3권을 읽었다. 대강의 줄거리야 알고 있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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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를 완독하기로 마음먹고 2권까지 읽었다. 이어 3권을 읽어야지 하면서도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왜 인지 생각해보지만 그저 마음이 불편하다는 생각이 책읽기를 주저하게 만든 것 같다. 최참판댁 당주인 최치수가 죽고 난 다음 진행될 이야기가 가슴을 아프게 만들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그래서 보름 가량을 뜸들이다 3권을 읽었다. 대강의 줄거리야 알고 있지만서도 눈으로 읽어가며 확인한다는 것이 과히 편하지 만은 않다. 그 까닭은 서희에 대한 안쓰러움도 한 몫을 하고 있지만, 그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의 삶이 눈에 밟히기도 해서다. 어찌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없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치수의 살인음모에 가담했던 사람들이 드러나고, 모두 죽임을 당한다. 김평산이 죽자 함안댁이 목을 매고 거복이와 한복이는 외가로 보내진다. 한복이는 잊을만하면 어미의 무덤이 있는 평사리에 모습을 드러내지만 거복이는 아예 종적을 감춘다. 강포수는 해산할 때까지 형이 정지된 귀녀의 옥바라지를 마다하지 않고, 귀녀가 애를 낳고 처형되자 그 애를 품에 안고 사라진다. 칠성이가 죽고 난 후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한 임이네는 아이들을 데리고 야반도주했지만 다시 평사리에 그 모습을 나타낸다. 세 아이들을 데리고 여자 혼자의 힘으로 살아갈 방법이 없었을게다.

 

  [토지] 초반부에 눈길을 끄는 이는 용이다. 무당의 딸이라는 이유로 혼인하지 못한 월선이를 잊지 못하는 그가 애처롭기만 하다. 임이네가 돌아오고나서 그를 불쌍히 여긴 용이는 어찌어찌하여 임이네와 관계를 가지고 임이네가 덜컥 용이의 애를 밴다. 월선이 로부터 용이를 지키기 위해 애를 태우던 강청댁이 이젠 임이네 때문에 애를 태운다. 두여자사이를 오가며 황폐해져 가는 용이. 마을에 역병이 돌고 강청댁이 죽었다. 용이가 강청댁을 묻고 내려오던 날 임이네가 용이의 아들을 낳는다. 떠났던 월선이가 돌아오고 임이네는 아이를 핑계로 용이를 지키려 하지만 월선이를 향한 용이의 마음은 잡을 수가 없다.

 

 

  역병이 돌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윤씨부인도 죽고, 김서방과 봉순네가 죽고, 문의원도 죽었다. 윤씨부인은 역병이 돌기 전 이동진의 아들 상현도령을 서희와 짝지우고 싶어했지만 그는 이미 다른 곳에 정혼을 한 상태였다. 남원의 이진사댁 도령과도 혼담이 오갔지만 문의원과 윤씨부인의 죽음으로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이제 서희는 혼자가 되었다. 최참판댁 재산을 차지하려는 조준구에 맞서지만 어린 여자의 몸으로 달리 방법이 없다. 그럼에도 조준구의 곱추아들 병수와의 혼인얘기가 나오지만 당당하게 거부한다.

 

  김평산에게 최치수의 살인을 암시하고 떠났던 조준구. 최치수의 장례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그가 다시 내려와 사랑을 차지하고 눌러 앉는다. 아니 아예 한양으로 가서 아내 홍씨와 곱추아들 병수마저 데리고 온다. 역병에서 살아남자 이제는 최참판댁의 당주 노릇을 하겠다고 나선다. 창고에 있는 곡식을 풀어 마을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한다.

 

  최참판댁에서 남은 사람은 이제 서희 혼자다. 길상이와 수동이, 그리고 봉순이가 서희를 지키겠다고 똘똘 뭉치지만 종의 신분인지라 조준구에 맞서기가 만만치 않다. 마을사람들이 하나, 둘 조준구에게 회유 되고, 목수 윤보와 용이가 서희를 돕겠다고 나서지만 그들 역시 상민인지라 양반에 대항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나마 우관선사와 이동진이 있어 다소나마 위안이 되지만 그들이 서희에게 어떤 힘이 되어줄지 모르겠다. 1부가 끝나기도 전에 혼자가 된 서희. 이제 [토지]는 본격적으로 서희의 이야기가 이어질 것이다.

 

 

 

☞ 後記

[토지]를 읽기 시작하면서 나름대로의 독법으로 읽겠다고 마음먹었었다. 그러나 3권을 읽으면서는 그렇게 읽지 못한 것 같다. 아마 2권을 읽고 난 다음 많은 시간동안 손에서 놓았기 때문일 게다. 서사를 따라가는 책읽기가 아닌 나만의 책읽기를 다시금 생각해본다.

k*****1 2019.01.06. 신고 공감 7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죽음과 이별, 그래도 삶은 계속 되고...
"죽음과 이별, 그래도 삶은 계속 되고..." 내용보기
제 3편 생명의 강, 생명의 불꽃 (10~21). 제 4편 역병과 흉년 (1~ 15)    삶에 대한 의지가 탐욕으로 나타남으로써 결국 최치수 살해에 가담했던 평산,칠성이는 처형되었고, 귀녀는 임신한 몸이라 아이를 낳을 때까지 형을 미루었다. 평산의 아내 함안댁은 목을 매었고, 아들 거복이와 한복이는 외가로 떠난다. 칠성의 아내 임이네는 두려운 마음에 동네를 떠나버렸다. (후에 돌아와 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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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편 생명의 강, 생명의 불꽃 (10~21). 제 4편 역병과 흉년 (1~ 15)

 

 

  삶에 대한 의지가 탐욕으로 나타남으로써 결국 최치수 살해에 가담했던 평산,칠성이는 처형되었고, 귀녀는 임신한 몸이라 아이를 낳을 때까지 형을 미루었다. 평산의 아내 함안댁은 목을 매었고, 아들 거복이와 한복이는 외가로 떠난다. 칠성의 아내 임이네는 두려운 마음에 동네를 떠나버렸다. (후에 돌아와 용이의 아이를 가지는데, 참 이건 어떻게 설명해야하는 걸까? ) 강포수는 귀녀의 아이가 자기 아이라는 확신도 없으면서 끝까지 옥바라지를 해주고, 아이를 거둬 마을을 떠난다. 귀녀의 뒤늦은 후회가 안타까웠다.

 

 이렇게 세 사람의 죽음으로 시작된 3권은 죽음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였다. 역병이 돌아 최참판댁의 집사라고도 할 수 있는 김서방, 봉순네, 윤씨부인, 강청댁(용이 부인) 등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이후에는 흉년이 들어 굶주림으로 죽어나갔다. 역병이 돌기 전 아내 홍씨와 곱추 아들 병수까지 데리고 들어와 주인 행세를 하는 이들에게서 서희를 지켜줄 수 있는 기둥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어리지만 피는 속일 수 없는 것인지  홍씨부인과 조준구를 누르는 서희의 강한 기질과 철저하게 바람막이가 되어 주는 길상이, 수동이, 봉순이가 있어 조준구의 바램은 쉬 이루어지지는 않을듯하다.

 

 역병과 흉년등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사람의 본성이 드러나는 듯하다. 목을 맨 나무나 새끼줄은 영험이 있다하여 함안댁이 죽었을 때, 그런 욕심 챙기느라 바쁜 사람들도 있었고, 이 틈을 타 조준구는 편가르기를 도모한다. 우호적인 집에는 곡식을 주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나눠주지 않고. 곡식이 뭐라고 양심을 파느냐 할 수도 있지만 굶어죽는 판에 이것 저것 따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최참판댁과의 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집안을 통째로 먹으려는 비열함은 치가 떨린다.

 

 등장인물 중에 사이다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 목수로서는 타처에도 명성이 알려져 있어 밥은 굶지않고 사는 '윤보'다. 용이와 친하게 지내는 인물로서 남들이 꺼려하는 함안댁과 강청댁의 장례를 치뤄주고, 서희를 도와 조준구에 맞서는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 인물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누구에게 매여있지 않는 삶이기에 얼마나 당당하고 자유로운가 하는 거였다. 솔직히 소작농이나 하인들은 지주나 주인에게 매인 몸이라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기에 옳고 그름보다는 일신의 안위를 따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강포수가 그랬듯 윤보 또한 얼마나 당당한지 그의 말, 행동 하나 하나가 통쾌하다.

 

 

  우리는 당연히 할 일을 한다고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되는 경우가 있다. 함안댁의 아들 거복과 한복은 마을을 떠나 외가에 살게 된다. 형 거복은 어릴 때와 마찬가지로 거칠게 살고 있었지만 동생 한복은 달랐다.  엄마의 무덤이 있는 평사리를 종종 찾아온다. 엄마의 장례를 치뤄주었던 윤보,용이, 영팔, 서서방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는 그의 마음을 보며, 이 아이는 그 힘으로 곧은 어른이 될거란 믿음이 생겼다.  

 

 1,2권에서 꾸준히 등장을 했지만 3권에서 조금 더 부각되는 인물이 있는데, 최치수의 친구 이동진이다. 고향을 떠나 노령 연추 (연해주)에서 생활하면서 시국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고,  결국 그는 자신에 대해서 서재인도 못 되고 행동하는 의인도 못된다는 판단을 내리는 등 생각이 많아졌다. 이래서 예나 지금이나 집을 떠나 많은 경험을 해야하나보다. 5년 만에 돌아와서 최참판댁 사정을 알게 되는데, 수동이나 길상이의 생각처럼 그가 서희를 지켜 주는데 힘을 보태줄 지는 두고 볼일이다. 윤씨부인 생전에 그의 아들 상현이와 서희를 맺어주고 싶은 뜻을 가지고 있었던듯 한데, 그에게는 이미 혼처가 있었다. 길상이가 상현에 대해 라이벌 의식을 가지는 것을 보면 서희, 상현, 길상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를듯 하다.

 

 

 

j*****3 2017.06.21. 신고 공감 6 댓글 10
리뷰 총점 종이책
위태로워지는 최참판댁, "서희야, 힘 내!!" (토지 3)
"위태로워지는 최참판댁, "서희야, 힘 내!!" (토지 3)" 내용보기
1부 2권에서 조마조마하게 하더니 결국 평산과 귀녀, 칠성이가 공모한 최참판댁 접수계획은 실패로 끝났다. 평산이 최치수를 죽이는데 성공했을 때는 이 계획이 성공할 듯이 보였다. 하지만 이들 특히 귀녀는 윤씨 부인을 과소평가했다. 1부 3권은 평사리 작은 마을의 이 큰 사건의 뒷얘기와 그에 이어 몰아닥친 역병과 흉년 이야기다. 그러고 보면 이 마을에 세 가지 재앙이 차례대로 닥
"위태로워지는 최참판댁, "서희야, 힘 내!!" (토지 3)" 내용보기

1부 2권에서 조마조마하게 하더니 결국 평산과 귀녀, 칠성이가 공모한 최참판댁 접수계획은 실패로 끝났다. 평산이 최치수를 죽이는데 성공했을 때는 이 계획이 성공할 듯이 보였다. 하지만 이들 특히 귀녀는 윤씨 부인을 과소평가했다. 1부 3권은 평사리 작은 마을의 이 큰 사건의 뒷얘기와 그에 이어 몰아닥친 역병과 흉년 이야기다. 그러고 보면 이 마을에 세 가지 재앙이 차례대로 닥친 것이다. 바로 세 명이 공모한 최참판댁 접수계획, 그리고 역병, 그리고 흉년이다. 그 후에 또 다른 재앙이 이 마을에서 진행되고 있다. 바로 서울에서 온 조씨와 그의 부인 홍씨에 의한 또 한 번의 최참판댁 접수계획이다.


살인사건의 공범들의 경중을 따지는 건 어쩌면 무의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평산과 귀녀가 주도적으로 꾸미고 나중에 도움이 필요해서 칠성이를 끌어들인 것이다. 칠성이는 씨만 제공했다. 그래서 칠성이는 사형을 면할 수도 있지만 귀녀는 물귀신처럼 칠성이를 저승동무로 끌고 갔다.


베틀에서 일만하고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한 함안댁은 자기집 마당에 있는 살구나무에 목메달아 죽는다. 마을 사람들은 와서 딱하게 여기지만 살인죄인의 아내라는 굴레는 여전하다. 저마다 몰래 살구나무 한 토막씩 챙기는 모습이란.. 서서방, 윤보, 용이, 영팔이, 한조가 함안택을 묻어주고 함안댁의 두 아들은 친척집에 보내진다. 칠성이 아내인 임이네는 초조하다. 같은 살인죄를 저질렀는데 누구는 목맸고 자신은 안 맨 것이다. 한마디로 동네사람 눈치보이는 것이다. 임이네 하면 생명력과 살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사람이다. 평소 임이네를 미워했던 동네 여편네들은 수군거린다. 임이네는 아이들과 몰래 동네를 떠난다. 강포수는 죽은 귀녀가 낳은 아기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아마 최 참판댁에 대한 설움이 있었을 것이다.


조준구는 마을에 상대할 사람이 없어 김훈장집에 놀러 간다. 하인들도 그를 피한다. 조준구와 김훈장의 시국얘기는 늘상하는 레파토리지만 그 안에는 당시 지식인들의 인식의 범위와 한계가 보인다. 이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봤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개화된 일본을 동경하는 조군구, 유교사상이 뼈속까지 물들어서 바꾸려 하지 않는 김훈장. 그들의 논쟁은 발전적인 토론이 아니다. 그냥 시간 때우는 말대꾸일 뿐. 조준구와 문의원이 하는 얘기에서 서재필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이 나온다. 이것도 의미있는 것이다. 아무리 말 안 통하는 미국에서 의학박사까지 땄지만 외국여자와 결혼한 그를 어떻게 볼 것인가? 임이네는 고생고생하다가 결국 마을로 돌아오지만 살인죄인의 아내라는 꼬리표는 따라다닌다. 다른 사람과 다르게 용이가 임이네에게 먹을 것을 몰래 주곤 한다.


가을이라 최참판댁 경작지를 점검하고 밤에 돌아온 김서방이 토하고 설사를 멈추지 않는다. 주책박아지 김서방댁은 눈치없게 그런 남편을 상대로 말할 꼬투리를 찾는다. 그런데 새벽이 지나고 날이 밝아오자 김서방의 증세가 심각함을 알 게 된다. 그 날 강청댁은 죽었단다. 그리고 김서방도 죽었다. 호열자(콜레라)라는 괴질이 그 지방에 퍼진 것이다. 조준구는 서울가서 가지 아내와 식솔들을 데리고 와서 뒤채에 살고 있었다. 그는 이 전염병이 입을 통해 전염되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모든 음식을 끓여먹고 자기 식구는 밖에 못나가게 했다. 하지만 다른 마을 사람들은 이것을 모르는 듯 하다. 문을 꼭 잠그고 바깥출입을 삼간다. 마을은 괴괴해지고 시체들이 늘어간다. 그런데 충격은 봉선네과 윤씨부인이 이 병으로 죽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갑자기 죽다니!(저자가 살짝 원망스러웠다. 죽기 전에 윤씨 부인에 대해 몇 줄, 봉선네는 한 줄도 없고, 나는 아직 그들과 이별한 준비가 안 됐는데ㅠㅠ) 그리고 문의원도 진료하다 죽었단다. 그렇게 죽음은 예고없이 갑자기 다가왔다. 서희와 길상이도 이 병에 걸렸지만 죽지 않았다. 아마 이 둘은 물을 찾다가 술을 먹은 것 같다.


이례적으로 윤씨부인은 서희와 함께 최참판댁 논들을 둘러보는 행차를 떠났다. 그 길에 임이네를 보고 그 이후로 임이네를 도와준다. 임이네는 다시 살이 포동포동 찌고 좋아진다. 살인죄인의 아내가 잘먹고 잘사는 꼴을 동네 사람들은 싫어한다. 거기다가 임이네의 태도도 좀 문제가 있었다. 그러다가 질투심이 강한 강청댁과 임이네의 싸움이 도화선이 되어 동네 여편네들이 임이네를 응징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 때 용팔이와 함께 말리러 온 용이가 폭탄선언을 한다. 임이네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이다. 그러서 용이는 두 여자를 거느리게 된다. 용이 팔자도 보통 팔자는 아닌 것 같다.


1903년 흉년이 들었다. 재작년에 흉년 작년에 역병 그리고 이번 해는 지독한 흉년이다. 길바닥에 시체들이 있는데도 치우기가 힘들 정도라고 한다. 정말 이 해에 흉년이 있었을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있었을 것 같다. 이 때도 서서방네 아내가 굶주려 죽고 서서방은 가까스로 살았지만 정신이 이상해졌다. 그나마 며느리가 친정에서 보리가루를 얻어와서 서서방은 산 것이다. 


역병과 흉년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해를 보고 가족을 잃고 살기 어려워진다.  그런데 전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조준구는 윤씨 부인이 없는 최참판댁에 눈독을 들인다. 조준구의 아내 홍씨는 윤씨 부인이 있던 안채를 차지하고 서울서 새로온 침모는 봉선네의 방을 차지한다. 그리고 삼수는 조준구의 심복이 된다. 그리고 삼수의 도움으로 조준구는 삼월이와 잠을 자게 된다. 이때부터 삼월이는 헤어나오기 힘든 늪에 빠지게 된다. 조준구가 자신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가망없는 희망을 부여잡고. 조준구는 단지 노리개로 삼월이를 꼬신 건데. 나중에 삼월이는 홍씨 부인에게 혹독하게 맞지만 또 다시 조준구의 유혹에 빠져든다. 참, 안타깝기도 하고 맹하기도 하고. 삼월이는 최참판댁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무너져간다.  하여튼, 조준구는 이 집의 실소유주인 서희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실제 이 집의 주인행세를 하려고 한다. 그에 못지 않은 홍씨 부인도 마찬가지다. 마을에는 이런 이들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조준구는 흉년에 마을사람들에게 쌀을 내놨다. 그런데 골고루 내놓지 않고 자신의 편을 들어줄 사람에게만 나눠준 것이다. 이것이 문제가 되어 수동이의 주도로 서희를 대동하고 수동이와 길상이 그리고 윤보 등이 곳간을 도끼로 부수는 사건이 생긴다. 서희는 수동이 길상이 봉선이의 방어전선으로 조씨와 홍씨와 힘겹게 맞서고 있다. 서희 나이 이제 고작 11살이다.


한편, 꽤 전부터 읍내에 월선이 와 있었다. 용이도 이 사실을 알지만 모른 채 했다. 월선은 삼촌뻘되는 삼장사를 따라갔다고 돈을 꽤 많이 벌었왔다고 한다. 월선을 용이를 기다리고 용이도 마음은 월선에게 가 있다. 추석 제사 음식을 사러 용이가 장에 갔을 때 월선이를 만나게 된다. 월선이는 용이를 만나려고 매일 나루터에 나와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은 다시 타오른다. 임이네는 그게 불안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용이와 월선의 사랑은 그 깊이와 애닮음이 장난이 아닌 걸. 월선이는 용이의 아이를 갖기를 원한다. 자기 어머니와 같은 운명인 것이다. 무당의 딸로 태어난 것이니 어쩔 수 없지. 월선이나 용이나 그들을 옥죄고 있는 사슬은 세월이 지나도 그들을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


어머니 제사를 하러 한복이는 오랜만에 평사리에 온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은 살인죄인의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한복이의 등장은 새로운 희망인 듯 하다. 그리고 임이네가 낳은 아들 역시 희망이다. 죽은 자는 죽고 살아남은 자는 또 살고 태어나는 자는 계속 태어나고 그렇게 삶은 이어진다.


우관스님이 하산하여 최참판댁을 찾는다. 그 때 마침 왜병들이 마을을 지나간다. 뭔가 불길하다. 우관스님은 김훈장네 집에 들른다. 김훈장에게 어울리는 말이 있다. '식자우환'. 김훈장은 유교사상에 철저하게 무장된 지식인이다. 전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사람은 정말 앞으로 힘들 것이다. 걱정된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은 앞날이 걱정되는 김훈장에게 앞날의 조언을 구하러 온단다. 참나. 우관스님이나 문의원 그리고 윤보 같은 사람은 어느 정도 깨어난 사람들이다. 오히려 양반들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다. 이들은 신분상으로는 양반이 아니지만 훨씬 다채롭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이 마을에 윤보같은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섬진강에서 낚시나 하고 가끔 목수일 하고 혼자사는 사람이지만 그는 마을이 어려울 때 이해관계 상관없이 도와주고 행동한다. 윤보 덕분에 강청댁 장사를 치를 수 있었다. 병 옮는다고 아무도 강청댁 시체를 치울 엄두를 못냈던 것이다.


그나저나 서희가 정말 걱정이다. 수동이와 길상이, 봉순이가 방어해주고 있으나 힘겨워 보인다. 말 그대로 서희가 빨리 커야 할텐데. 어린 서희지만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서희야, 힘내라!


세 사람의 최참판댁 접수 계획부터 역병과 흉년 그리고 조준구의 최참판댁 접수 시도까지. 이런 사건들이 점점 최참판댁을 부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역병으로 윤씨 부인과 봉순네가 죽은 것이 이것을 가속화시켰다. 조준구는 이제 자신을 견제할 사람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천덕꾸러기 신세였으나 이제는 아니다. 변화에는 항상 기회가 있다. 변화가 클수록 기회도 커진다. 조준구는 운과 함께 자신이 최참판댁을 접수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최참판댁 뿐만 아니라 마을도 역시 붕괴하고 있다. 이제 그 옛날 평화로운 평사리는 없어진 것 같다. 변화에 대한 대응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어떤 이는 안정을 원할 것이고 어떤 이는 개혁을 원할 것이다. 두만네 남편처럼 세상이 변하더라도 거기에 문제없이 적응하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윤보처럼 잘못된 것을 보면 나서서 고치려는 사람이 있다. 누가 옮으나를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모두 자신의 길이 있는 것이다. 그동안 조선을 유지했던 견고했던 신분질서의 금이 점점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이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언급할 수 없는 공공의 비밀이다. 이 가능성을 윤씨부인은 봤던 것 같다. 그리고 최참판댁의 몰락도 예상했다. 최참판댁은,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서희는 위태로워졌다. 앞으로 서희가 어떻게 이 역경을 헤쳐나갈지 볼 것이다. "서희, 화이팅!!" 어쩌면 이런 시련은 새로운 세상이 오기 전에 꽃샘추위 같은 것일 수 있다. 누적된 신분사회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는 조선 역사 500년만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서희, 봉순이, 길상이, 수동이, 용이, 윤보 등 모두 잘 적응하고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토지 1부 3권은 실감나고 감성적인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점점 토지 팬이 되어 가는 듯 하다. 1권과 다르게 사투리 등에 대하여 적응이 되어 간다.^^


"초서방아 초서방아 임자 없는 나캉 살자. 초서방아 초서방아 임자 없는 나캉 살자." (29쪽)


이니 기니 호론 낙론 그게 다 무엇이냐, 그따위 잡귀 같은 수구파야말로 망국의 원흉이요 개화파를 물어뜯는 그 잘못으로 하여 나라가 갈기갈기 찢어지는 꼴이 되었다는 것이며, 도시 예학이라는 것이 나라 부강하고 무슨 상관이냐, (76쪽)


"장암 선생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지요. 진실로 옳은 학문은 나라 정치를 휘두를 수 없고 휘둘러지는 것도 아니며 또 휘두를 생각도 말아야 한다고요. 왜 그런고 하니 깨친 바 진리를 정치의 기틀로 삼고자 할 때 그 장소에 깨친 바의 진리가 맞먹질 않는다는 게요." (79쪽)


일찍이 역사를 훑어보건대 진리가 방패 된 일이 없고 남의 땅을 쳐서 제 나라 부강을 꾀하는 데 도움이 된 일이 없고 오히려 창검과 시체더미 위에서 한 나라가 번창했으며 백성들 마음을 애국충성의 너울을 씌워놓고 도적으로 만들었다는 게요. 진리는 구국경세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요 사실을 사실대로 밝혀내는 데 뜻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게요.어느 시대의 어떤 사람이 진리를 깨치면 그것이 봉우리의 끝이요 한 사람에서 두 사람 세 사람 거치는 동안 메어리가 조화를 부리듯이 제 소리 아닌 것이 되고 만다는 게요." (80쪽)


양반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서 잡인들이 그 절대불가침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세상 추세에 통분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김 훈장의 울음은 조선 오백 년저변에서 지탱해온 불길이 꺼져가는 데 대한 만가였는지도 모른다. (83쪽)


봉순네는 대견스러워 눈을 가물가물해가며 웃었다. 솜씨 좋은 숙수가 진귀한 생선을 구해다 놓고 칼의 날을 살펴보는 그럴 때 기분이랄까, 천하장사가 실직한 적수를 만나서 자기 팔뚝을 슬슬 만져보는 그럴 때의 기분이랄까, (101쪽)


부처님도 가난뱅이는 죽어라 죽어라 가난하기만 하라 하시는 걸까? (107쪽)


준구는 돌아서며 봉순네를 힐끔 쳐다본다. 봉순네도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개같이 충직한 계집이로고.'

'개같이 비루한 양반이구마.' (117쪽)


쓴웃음을 띠고 윤씨 부인은 햇빛이 튀고 있는 강변을 바라본다. 머지않은 날 최 참판댁의 그 기나긴 역사는 끝이 날 거이요 양반계급이 무너질 것을 예감하는 것이다. 기골이 좋았던 시할머님, 시할머님은 생선을 많이 했으나 자식들을 다 기르지 못했다고했다. 참판부인이던 증조할머니, 참판의 모친이던 고조할머니. 그러니까 타성의 여인들 오 대가 최참판댁을 이룩하였고 지켜왔으며 마지막 최씨의 피를 받은 서희로써 끝이 난다. (124쪽)


그 양반이 명문의 자제로서 호의호식할 수도 있었겠는데 이십 세의 약관으로 장사들을 이끌고 국사를 바로잡을 충심에서 거사한 것도 장하고 만리타국, 말조차 통하지 않는 남의 나라에 가서 빈주먹으로 의술을 배운 것도 장한 일이었소. 허나 그 양반이 어디 우리나라 백성이오? 이름 석자를 버리고 그곳 이름에다 그 나라 백성이 되었고 그 나라 사람을 아내로 맞이하여는데, 근본이 잘못 되어버린 그 사람 본을 따는 것은, 글세올시다. (153쪽)


원망이란 희망이 있을 때에 생기는 마음이다. (168쪽)


생떼였다. 그것은 병인지 모를 일이다. 이불 속의 김 서방은 자기 가슴을 치고 싶도록 후회를 했다. 공연히 말을 받아 오늘 잠자기는 다 틀린 일이라 생각하니, (169쪽)


여자란 어리석다. 본성이 착하고 귀녀와는 천양지간이라 하더라도 한번 허신한 남자에게는 상대가 몹쓸 인간일 경우라도 여자는 약해지며 눈이 어두워지는 법이다. (164쪽)


흉년의공포에 한번 사로잡히기만하면 농민들은 하늘도 땅도 믿지 않았고 다정한 이웃, 핏줄이 얽힌 동기간도 믿지 않는다. 오직 수중에 있는 곡식만 믿는다. (175쪽)


지껄이는 그 자체에 무한한 기쁨을 느낀 김 서방댁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귀신을 불러대었다. (216쪽)


'비록 여식이나 그 아비의 딸이요, 그 할머님의 손녀로구나, 앞으로 국운에 따라 이 아이의 운명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300쪽)


"사람이 사는 조화가 무엇인지 모르겄다. 안 되는 놈은 엎어져도 코가 깨지고 되는 놈은 엎어져도 코에 금가락지를 낀다 카더라마는," (304쪽)


"와 생깄는고 싶더마는 니라도 없었이믄 내가 우찌 살았겄노. 임보듯이 니를 보고 보고 저블 때 니를 보고 우찌 그리 애빌 닮았는고" (321쪽)


서희는 허리를 굽혀 연못가에 얼굴을 비춰본다. 옥같이 맑은 조그마한 얼굴이 물 위에 뜬다. 한 송이 연꽃같이 보인다.그러나 서희는 어머니의 얼굴로 본다.

'서희야?'

방긋이 어머니는 웃는다. (356쪽)


농촌의 백성들은 좀 이상한 습성이 있다. 몇천 몇만의 볏섬을 들이는 거부들, 물론 그들은 모두 양반이요 문턱이 높은 탓도 있겠으나, 그네들 문전에는 되도록이면 아쉬운 말을 하러 가는 것을 꺼린다. (381쪽)


'세상에 별놈의 죽음이 다 있지마는 굶어죽는 것같이 애참하까. 농사를 지어 곡식을 거둬들이는 농사꾼이 더 많이 굶어죽는다. 와 그럴까? 풀 한 패기 뽑아본 일이 없는 놈들이사 어디 굶어죽든가? 와 그러꼬?' (385쪽)


"누가 자네 그런 줄은 모르나. 알고말고. 하모, 자알 알지러. 사람이 편하게 살아갈라 카믄 자네 겉이 살아야 하는 법이라. 제 앞만 가리고 살믄 되니께로." (389쪽)


난데없이 들려오는 소리에 장꾼드이 돌아보고 또 모여들었다. 노래는 <춘향이별가> 중의 유명한 '더늠'이다. '강산제'라고도 하는 것인데 내력이 있다. (403쪽)


저 건너 늘어진 장송

깁 수건을 끌러내어

한끝을 낭구 끝에 매고

또 한끝은 내 목에 매어 (404쪽)



<단어>
자리끼(77쪽):

마목병(83쪽):

팔매 (103쪽): 일어서서 팔매같이 치다리는데.

채귀(債鬼)(146쪽):

무연(無然)히(167쪽):

다래끼(173쪽):

이팝(175쪽):

달포(176쪽): 달포 전의 일이었다.

도부꾼(205쪽):

국자가(局子街)(295쪽): 국자가에서 만났던

사금파리 (323쪽):

근왕병(勤王兵) (339쪽):

파이다 (173쪽): '안좋다, 싫다'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의문>

1) 꼬챙이를 찔어놓은 것 같은 팔다리 (88쪽): 잘 상상이 안 간다..

2) "정말 한 마리도 못 잡았구마요." "파이다" (173쪽): '파이다'는 무슨 뜻일까? '파장'과 비슷할까? <- mira님 덕분에 해결했음.

3) "그거사 남ㄱ에도 돌에도 못 대니께 하는 소리 아니가.(320쪽): '남ㄱ'이 뭘까?




k***5 2012.02.08.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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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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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최치수의 살인 사건이 발각되고, 모든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3권으로 이어진다. 이미 급물살을 타듯, 이야기에 휩쓸린 나는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2주간의 시간을 기다리며 더딘 시간을, 3권의 책을 모두 빌려간 남모를 이에게 혼자 투덜거렸다. 드디어 손에 쥔 3권의 이야기는 ‘살인자의 아들들, 돌아온 임이네’ 그리고 ‘용이의 변신’이 특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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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최치수의 살인 사건이 발각되고, 모든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3권으로 이어진다. 이미 급물살을 타듯, 이야기에 휩쓸린 나는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2주간의 시간을 기다리며 더딘 시간을, 3권의 책을 모두 빌려간 남모를 이에게 혼자 투덜거렸다. 드디어 손에 쥔 3권의 이야기는 ‘살인자의 아들들, 돌아온 임이네’ 그리고 ‘용이의 변신’이 특히나 눈에 들어왔다.

 

‘평사리’를 중심으로 한 공간적 한계 속에서 많은 이들, 특히 그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소작인들의 이야기가 구구절절 가슴에 깊이 파고들었다. 특히 이번에는 귀녀를 사랑한 강포수의 이야기와 살인자의 연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평산의 아들, 한복과 칠성의 아내 임이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이야기가 평사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상, 마을에서 떠밀린 것 자체가 어쩌면 망망대해에 떠 있는 듯한 극한의 상황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수많은 돌팔매질에도 결국 평사리 주변을 맴돌 수밖에 없는 그들의 처지가 안타까우면서도 그들의 끈질긴 생명력에 마음이 빼앗겼다. 처절하도록 주어진 삶의 본능에 충실했던 임이네의 이야기와 다시 돌아온 월선과 용이의 이야기는 여전히 나의 관심 대상이었다. 또한 역병과 흉년에도 살아남아 돌아온 한복이 마지막엔 용이의 주선으로 이젠 월선이의 집에 머물게 될 것 같은데, 가엾은 한복의 이야기는 또 어떻게 풀릴지 사뭇 궁금해진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효심, 그리고 어머니의 장사를 지내준 사람들을 잊지 않겠다는 한복의 마음이 수많은 이야기, 생에 대한 아전투구 속에서 나를 돌아보게 한다.

 

3권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이야기는 바로 역병과 흉년으로 인한 수많은 죽음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갑작스런 ‘윤씨 부인’의 죽음이었다. 그의 죽음이 기정사실임에도 역병으로 인한 갑작스런 죽음, 수많은 죽음 속에 그저 아무런 소요도, 소동도 없이 묻혀버린 듯, 강청댁의 죽음보다도 더욱 담담하게 그려진 것이 아쉬움을 크게 하였다. 그럼에도 그 죽음을 둘러싼 후폭풍이 흥미진진하게 더욱 배가되었다. 서희와 조준구, 홍씨의 힘 겨루기가 서서히 막을 올린 가운데, 그 틈 속에서 힘이 될 충실한 이(김서방, 봉순네)마저 모두 잃은 서희의 안타까움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는, 힘이 없음에도 혼자서 분투하는 수동이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다.

 

죽음을 둘러싸고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 때론 눈시울을 붉히며 애잔한 이야기가 3권의 전체적인 나의 느낌이다. 이제 토지의 진짜 이야기, 서희의 이야기가 이제야 비로소 시작되지 않을까? 재산을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가 어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줄다리기를 하게 될지, 또한 죽음의 한바탕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가 전개될지 끝없는 호기심이 샘솟는다. 다음 4권은 ‘정이 지나쳐도 미치는가’로 시작하는데 누구의 이야기일지 시작부터 들썩거린다.

d******3 2012.04.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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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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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읽기를 시작했던게 2년전인가? 그때 시작하면서 의욕적이었고 몽당언니와 그외 다른 언니들과 모임을 하면서 더 수다꺼리를 위해 열심히 읽어야지 결심했었더랬다.  그런데.... 정말 진심 이상하게도 진도가 안나갔다는 거. 그래서 1부 2권까지만 읽고 한 1~2년 손을 놨다가 이래선 끝도한도 없겠다 싶어서 회사 점심시간에 읽을 요량으로 들고온게 올 2월 말. 그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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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읽기를 시작했던게 2년전인가?

그때 시작하면서 의욕적이었고 몽당언니와 그외 다른 언니들과 모임을 하면서 더 수다꺼리를 위해 열심히 읽어야지 결심했었더랬다.  그런데.... 정말 진심 이상하게도 진도가 안나갔다는 거.

그래서 1부 2권까지만 읽고 한 1~2년 손을 놨다가 이래선 끝도한도 없겠다 싶어서 회사 점심시간에 읽을 요량으로 들고온게 올 2월 말.

그때부터 읽기 시작한게 또 진짜 진심 진도 안나가서 (이상하게 이야기가 재밌는데도 진도가 그리 안나가는 현상)

아마도 6개월 이상을 들고있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내용들이 1,2부가 좀 희미하긴 했지만 최치수의 죽음이나 그런면들이 생각나서 3부랑 연결해 읽는 건 어렵지 않았다.  긴 개월수를 들고 있는 만큼 천천히 읽기가 돼 버린 경우랄까.

3부에서도 이야기가 엄청나게 휘몰아 치기 시작한다.

 

어차피 최참판댁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가지만 실지 주인공들은 하동의 일반 서민들이다.  그렇다보니 한명한명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마을의 크나큰 병마들이 휩쓸면서 휘몰아침은 정신이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을 주민들은 그냥 그렇게 그 소용돌이속에 서 있는 것 같고 그 소용돌이를 직접적으로 맞는 건 최참댁이란 말이지.

그래서 결국 이야기는 최참댁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것 같긴 하지만.......

분명 내가 예전 TV로 봤을때 윤씨부인(반효정씨 역)은 꽤나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주고 나름 오래 집안을 이끌어 줬던 거 같은데..... 여기선 금방 사라지는 기분...

이제 뚜둥... 서희의 등장이 강해져야 하는데, 애기애기인 서희는 아직 아이의 투정 정도는 부리며 간혹 양반네의 기상을 보여주긴 하지만 여전히 활약은 없다.

그리고 최참판댁은 그야말로 최씨가문이 아닌 조씨가문인 양 세상사 흘러간다.

뭐이리 이야기 전개가 빠른고...

그런와중에 동네사람들 인심만 흉흉해지고 그네들도 이래저래 휩쓸리고 있는 사정이고 보면.....

과연 하동바닥 이 동네의 이야기가 어찌 흘러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서희가 어여 등장해야 이야기가 좀 더 재미질 거 같은데.. 아직은 활약이 미미해 아쉬움이 많은 부분.

물론 아직도 이어나가야 할 이야기들이 어마어마하니까 이제 시작이건만 나는 벌써 3권에서 다 커버린 서희를 바라고 있는게다.  이와중에 이야기들의 큰 맥들이 휘휘~ 휘몰아쳐 나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만큼 최참판댁에 불어오는 바람이 아쉽달까.

망한듯, 망하지 않은 최참판댁의 이야기... 4부에선 과연 좀 달라지려나.

지금 4부를 시작하고 있는데 이젠 왜병들이 설칠 기세로 구나.

어여어여 시리즈 고고~

아..용이의 이야기가 3부에 꽤나 큰 중심에 있는데.. 그건 또 스포일 수 있으니 패쓰하기로 한다.

용이와 월선은 왜 이리 안타깝기만 한것이더냐...

이어질 듯, 안 이어지는 것 같고, 안 이어졌지만 또 이어진 것 같고.. 암튼 안타까운 사랑이로고...

i****7 2021.10.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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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 (1부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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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상함과 억척스러움이 두드러지는 3권이었습니다. 죽을 목숨은 참으로 허망하게 스러지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삶을 이어가지요.    김평산의 아낙인 함안댁이 자결로써 남편의 살인에 대해 사죄를 하는데, 함안댁처럼 '엄전코 염치 바른 이' 가 살아가기엔 너무 팍팍한 세상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사람들은 함안댁의 일을 안타까워합니다만, 한편으로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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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무상함과 억척스러움이 두드러지는 3권이었습니다. 죽을 목숨은 참으로 허망하게 스러지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삶을 이어가지요.

 

 김평산의 아낙인 함안댁이 자결로써 남편의 살인에 대해 사죄를 하는데, 함안댁처럼 '엄전코 염치 바른 이' 가 살아가기엔 너무 팍팍한 세상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사람들은 함안댁의 일을 안타까워합니다만, 한편으로 같은 처지에서 자결하지 않고 살기 위해 도망친 임이네에 대한 평가는 또 그렇게 가혹할 수가 없어요. 남편이 무슨 짓을 했든 이 여자들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는데도. 무서운 일입니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이긴 한데, 어째서 자연스럽게 죄인의 가족이나 친구까지도 흰 눈으로 보게 되는 것일까요. 이런 게 과연 온당한 '책임 추궁' 입니까. 죄인의 가족조차 눈 뜨고 보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나 정의감에 불타던 사람들은 귀녀와 평산, 칠성이 처형되고 사건이 마무리되면, 한 계절이 지나기도 전에 최치수 살해사건에 대해서 슬슬 잊어버리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후에는 호열자가 창궐하여 가히 시대 하나를 막 내리게 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인명을 쓸어갑니다. 어른이든 아이든 신분이 높든 낮든 가리지 않고 제비 뽑듯 기준 없이 사람들을 거둬 가는 전염병. 그 소름끼치게 공평한 병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묘사는, 아무리 의학이 발달한 시대에 읽어도 원초적인 공포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함안댁이 목 매단 나무가 죽은 이의 기운을 받아 영험한 약이 된다며 나눠 가지던 억척스러운 사람들은, 이 병에 대한 태도도 똑같습니다. 죽은 사람은 안 됐지만 난 살아야겠다. 누가 이들을 탓할 수 있겠어요.
 

 3권 전체에서 사람들의 이런 이중성이랄지, 이기심이랄지가 유독 부각되는 느낌입니다. 양반들에게 무시당하고 사람 대접 못받는다고 한탄하는 상민들은, 그러나 무당이나 갖바치 같은 천민들에 대해서는 양반이 자기들을 업신여기는 것 이상으로 천대합니다. 용이와 월선의 기나긴 엇갈림은 바로 거기서 시작되잖아요. '곱새' 인 병수에 대한 태도는 또 어떻습니까. 어머니인 홍씨조차 아들을 사람 취급 하지 않아요.

 

 개인이 어찌 할 수 없는, 타고난 핸디캡에 대한 가혹함이 옛 시절 전체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지배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억압은 아래로 아래로 계속해서 전달되는 것입니다. 내리눌리며 신음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자기 아래에 또 밟아 누를 사람이 있다면 그걸로 만족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참으로 끊기 힘든 견고한 사슬이었을 거예요. 글쎄요, 이런 부분에 대해 어렴풋이 느끼는 역겨움은 아마도 후대 사람의 오만함 때문이겠지요. 자유니 평등이니 하는 개념조차 없던 그 시절에 개인이 무얼 할 수 있었겠어요.


 

 하여튼,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전염병에 의해 한 시대가 막을 내렸습니다. 최씨 집안의 기둥 역할을 했던 윤씨 부인과 김서방, 봉순네가 모두 죽고 어린 서희는 의지할 곳이 없는 처지가 됩니다. 이제 안정적인 옛 시절은 완전히 사라지고 누구도 예측 불가능한 격변의 시기가 눈앞에 왔습니다.



w*****l 2010.09.19. 신고 공감 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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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부 3권 - (혼란스러운 하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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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게 느껴졌던 처음과 달리 점점 흥미진진해지는 토지에 빠져들었다.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한 마음에 서둘러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속이 상했다. 세상을 바르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이들 앞에 어떻게든 꼼수를 써서 세상의 이득을 보려고 하는 이들이 슬슬 본색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머리를 쓰면서 세상살이를 하는 이들이 눈에 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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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게 느껴졌던 처음과 달리 점점 흥미진진해지는 토지에 빠져들었다.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한 마음에 서둘러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속이 상했다. 세상을 바르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이들 앞에 어떻게든 꼼수를 써서 세상의 이득을 보려고 하는 이들이 슬슬 본색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머리를 쓰면서 세상살이를 하는 이들이 눈에 불을 키고 어떻게든 빼앗으려고 덤벼든다면 안 뺏길 이가 누가 있을까. 결국에는 그런 이들이 벌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이들의 괘씸한 만행을 보고 있자니 내 속이 다 답답했다. 내가 정의의 사도는 아닐지라도, 눈에 훤히 보이도록 하는 짓거리를 보고 있자니.. 어쩜 이 책 속에서 우리네 세상이 보여지기에 더 분이 나는 지도 모르겠다.

 

최치수의 죽음에 이어 하동 마을에는 많은 이들의 죽어나갔다. 자신이 지은 죄 때문에 죽고, 세상 볼 낯이 없어 죽고, 마을을 휩쓸고 지나간 괴정 때문에 죽고, 인심마저 앗아간 흉년 때문에 죽고. 기둥이 무너지자 와르르 무너져 내려가는 집처럼 최치수의 죽음 뒤에 이어진 많은 이들의 죽음은 하동마을을 마구 흔들어놓았다. 싫던 좋던 최치수를 양반으로 존중했던 이들이었지만, 최치수 없는 최참판댁은 주인 없는 집이나 마찬가지였다. 거기다 최참판댁의 실질적 지주이었던 윤씨 부인마저 죽었으니.

 

최참판댁의 주인인 서희의 처지는 불쌍하기만 했다. 부모도 재산도 없어 먹을 걸 찾아 떠도는 아이도 불쌍했지만, 부모 없이 재산만 있어 그것들을 힘겹게 지켜야 하는 서희도 참 불쌍했다. 그녀를 도울만한 어른들은 모두 죽음 때문에 곁을 떠나고, 그녀에게서 어떻게 든 뺏으려고 하는 어른만 눈에 불을 키고 있으니 얼마나 무섭고 외로울까. 서희를 보고 있자니 부모님 곁에서 큰 어려움 없이 자란 것이 너무도 감사하기만 했다. 

 

최참판댁의 이러한 변화에 따라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도 편가르기가 일어났다. 중립이란 있을 수 없었고, 이편 아니면 저편이 되어야 하는 상황. 은근한 신경전이 아닌 본격적인 대결구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제 격해지기 시작하는 하동 마을의 변화를 걱정하며 마지막 장을 넘겼다.

 

 

 

- 연필과 지우개 -

 

 

 

 

 

제1부

1897년 한가위부터 1908년까지 약 10년간, 경남 하동의 평사리를 무대로 하여 5대째 대지주로 군림하고 있는 최참판댁과 그 소작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1860년대부터 시작된 동학운동, 개항과 일본의 세력강화, 갑오개혁 등이 <토지> 전체의 구체적인 전사가 된다. 동학 장군 김개주와 윤씨 부인에 얽힌 비밀이 차차 풀려나가면서, 신분문제와 이기적 욕망에 사로잡혀 귀녀와 평산 등이 최치수를 살해하며, 전염병의 창궐과 대흉년, 조준구의 계략으로 결국 최 참판댁이 몰락한다. 서희는 조준구의 세력에 맞섰던 마을사람들과 함께 간도로 이주한다.

s*******r 2012.09.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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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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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수가 죽고난 이후의 평사리의 이야기이다. 최치수의 죽음과 관련된 세사람, 귀녀, 칠성이, 평산. 하지만 이 세명에서 끝나지 않는다. 귀녀에게는 강포수가, 칠성에게는 임이네와 자식들, 평산에게는 아내 함안댁과 아들 거복, 한복이 있다. 두 사람의 욕심이 불러일으킨 이 사건으로 마을은 한바탕 난리가 난다. 이후 최참판댁 재물을 노리고 서울에서 조준구가 내려오고 마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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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수가 죽고난 이후의 평사리의 이야기이다. 최치수의 죽음과 관련된 세사람, 귀녀, 칠성이, 평산. 하지만 이 세명에서 끝나지 않는다. 귀녀에게는 강포수가, 칠성에게는 임이네와 자식들, 평산에게는 아내 함안댁과 아들 거복, 한복이 있다. 두 사람의 욕심이 불러일으킨 이 사건으로 마을은 한바탕 난리가 난다. 이후 최참판댁 재물을 노리고 서울에서 조준구가 내려오고 마을에 흉년이 들고, 역병이 돌게됨으로 사람들 인심은 박해지고 흉흉해진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먹을 것이 귀해지자 사람들은 마음 속에 저마다의 분노를 키우고 분쟁의 씨앗을 뿌리게 되는 것이다.

그 와중에 서희는 무럭무럭 자라난다.

“ 작은 독수리였을까 작은 늑대였을까, 어여뿐 꽃, 구슬같은 차갑고 맑은 빛, 서희는 그런 온갖 것을 벌써부터 지니고 있는 듯싶었다. ” (p117)

이 문장이 마음에 드는건 서희의 외적 모습 뿐 아니라 숨겨진 내면까지 잘 포착해내었기 때문이다. 윤씨부인이 짐작한대로 세상은 변화하게 될 것이다. 최참판댁의 입장에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변화겠지만 윤씨 부인의 마음처럼 그리 변화가 두렵지는 않다. 당당하게 크고 있는 서희에 대한 믿음때문에라도 더욱 그렇다. 아직은 어린 서희지만,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그리고 그녀를 지켜내려고 하는 하인들로 인해 더욱 단단해져 가고 있었다.

b****4 2011.08.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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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부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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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알겄어라우. 이 서방이 그러는 거 알지라우. 사램이 변한 게 아니고 변해보고 저버서 그런다고. 사램이 그리 허무하게 변할 것이요? 곰보 목수는 아까운 놈 버렸다고 한탄을 하쌌더마는 나는 안 그렇다고 장담을 혔인께로." -141쪽-  최치수 살인사건에 연관된 사람들이 죄다 죽는다.  평산이도, 칠성이도 죽고...옥바라지를 하던 강포수의 진심에 끝내는 후회하고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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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알겄어라우. 이 서방이 그러는 거 알지라우. 사램이 변한 게 아니고 변해보고 저버서 그런다고. 사램이 그리 허무하게 변할 것이요? 곰보 목수는 아까운 놈 버렸다고 한탄을 하쌌더마는 나는 안 그렇다고 장담을 혔인께로." -141쪽-


 최치수 살인사건에 연관된 사람들이 죄다 죽는다.

 평산이도, 칠성이도 죽고...옥바라지를 하던 강포수의 진심에 끝내는 후회하고 울면서 몸부림 치던 귀녀도 죽는다. 한 순간의 그릇된 생각이 어떻게 끝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하겠다.

 

 월선이 떠나가고, 용이는 방황하다가 임이네와 눈이 맞는다.

 유명한 소설 '토지'인데...사실 용이네,임이네,강청댁,월선이의 관계를 보면..한 마디로 아침 불륜드라마를 방불케 한다. 그래서 이들이 세트로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더 집중하게 된다.--;;

 

 3권의 묘미는 누가 뭐래도 동네에 창궐한 역병이겠다.

 박경리는 정말 대단한 작가다.

 더 읽어봐야 알겠지만..울트라 장편소설(?)의 경우 쓸데없이 축축 처지는 경우를 종종 만나고는 하는데, 이 책에는 그런게 없다. 역병의 묘사는 눈에 실핏줄이 생길 정도로 호흡이 빠르게 진행된다. 은근 핵심 인물이였던 윤씨부인이나 봉순네가 죽는건..단 몇줄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거침없이 서내려 간 글이 있음이 놀랍고...그걸 이제야 보는 내가 슬그머니 한심스럽게 생각이 된다.

 

 혼자남은 서희는 조준구와 그의 와이프때문에 짜증이 날 지경이다. 

 엄마가 바람나서 도망갔고, 아빠가 살해 당했으니..그녀가 평범한 여성이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코메디일 수도 있겠다. 사정이 있겠지만..종종 보여지는 서희의...살짝 맛이 간듯한... 히스테리컬한 모습은 은근 거슬린다.  

 

 

YES마니아 : 로얄 c******m 2010.06.25. 신고 공감 0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세월은 수상하나(박경리, 토지 1부 3권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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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수상하나 (박경리, 토지 1부 3권을 읽고) 어떤 포수가 사냥길에 노루를 만났다. 포수를 보고도 노루는 도망을 가지 않았다. 슬프게 쳐다보는 노루에게 망설임 없이 총을 들이대는데 노루는 두 발을 들고 흔들어 보였다. 그것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시늉인 것 같았다. 이상하게 여긴 포수가 자세히 살펴보니 노루는 새끼를 낳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욕심 많은 포수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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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수상하나

(박경리, 토지 1부 3권을 읽고)

어떤 포수가 사냥길에 노루를 만났다. 포수를 보고도 노루는 도망을 가지 않았다. 슬프게 쳐다보는 노루에게 망설임 없이 총을 들이대는데 노루는 두 발을 들고 흔들어 보였다. 그것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시늉인 것 같았다. 이상하게 여긴 포수가 자세히 살펴보니 노루는 새끼를 낳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욕심 많은 포수는 그예 총을 놓아 노루를 잡았다. 노루를 떠메고 기분이 좋아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 앞 채마밭에 또 한 마리의 노루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포수는 재수 좋은 날이라 생각하며 그 노루도 거꾸러뜨렸다. 신이 난 포수는 마누라를 부르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웬일이냐? 마당에도 노루 한 마리가 우뚝 서 있었다. 포수는 화약을 급히 재어 그 노루마저 쏘아 거꾸러뜨렸다. 그러나 채마밭에 노루로 보였던 것은 그의 머누라였고 마당에 노루로 보였던 것은 그의 자식이었다. (pp.26~27)

 

소설은 노루에 관한 이야기면서 궁극적으로 포수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회귀한다. 세월이 수상하여, 역병이 돌고 많은 사람들이 허망하게 이승을 등진다.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오명을 둘러싼 한복도 어느새 키가 훌쩍 컸으며, 나직이 짚신발을 꿰며 함안댁의 유지를 잇는다. 욕심이 욕심을 불러오고 재물이 화가 되었던 시절 귀녀는 옥바라지를 끊임없이 해주던 강포수에게 속죄의식을 치르고, 옥중 태아 두메를 강포수에게 맡긴다.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어미의 죽음이라. 사람의 명 하늘이 관장하는 거라. 상처는 고름을 앓다가 딱지 얹고 또 새살이 돋는 법이다. 투기 심하던 강청댁도 괴질로서 세상을 하직하고, 칠성의 아내였던 임이네는 떠돌다 용이의 보살핌을 받고서 그의 아들을 낳는다. 서희도 어느덧 시집갈 나이가 됐다. 서 서방의 목소리는 아직 쉬지 않았지만, 그의 정신은 늙어버렸다. 장터 어딘가를 떠돌며 구걸하는 모습이 한복의 눈에는 슬프게만 보인다. 어머니의 무덤을 만들어 주었던 사람들. 그들은 조금씩 늙어가고, 자신은 자랐다. 이렇듯, 만물은 고통속에서 성장했다. 떠난 사람은 자연의 이치로, 남아 있는 사람은 세상 돌아가는 이치대로 묵묵히 새벽 닭의 훼치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토지 1부 3권』에서는 '생명'을 말하고 있었다. 이것은 타계한 박경리 선생의 에세이 『생명의 아픔』에서 드러난 모순의 균형이며 긴장이다(p.25) 무얼 바라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니까 무엇을 바라게 되고, 떠나면 허망한 것이다. 독자인 나로써 소설은 슬프지도 않고 고귀하지도 않다. 오히려 진부하며, 그러나 거절하지 못할 애증이 솟았다. 이것은 인간지사 겪어야 할 관념이며, 나 자신도 수용해야 할 몫이겠지만, 아직 받아들이기에, 나는 망설여지고 두렵다. 피한다고 달라질 것 없지만, 맘껏 피해보고 책을 덮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이야기라는 것은 본시, 사람의 마음속에 가장 듣고 싶지 않는 것도 듣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이 아니었던가? 내가 좋아하는 것, 맛있는 것만 찾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아침 방문을 여는데 새벽에 눈이 왔더라. 전번처럼 수북히 쌓인 것은 아니었건만, 간만에 소리 없이 내 방문 앞에, 내 죽음을 관망한 손님은 아니었을지. 한편 소름끼치면서도 또 한편 이 눈이 녹아야 파릇파릇한 새 잎이 돋을 건데 라는 생각에, 가만히 눈을 손으로 쓸어봤다. 어린아이처럼 앵앵거리며 보채다, 어느덧 물 기운만 남기고 후줄근한 몸차림세로 또 떠나고. 소설은 이렇듯 떠나는 것에, 그리고 시계바늘이 어느 지점에서 만나는 것처럼 평산리에서 전생에 삼천번 옷깃에 스친 인연을 또 불러 들이고 있었다. 떠나간 월산이 돌아왔고, 용이는 다시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저번에는 법으로써 맺어진 인연 때문에 괴로워했다면, 지금은 천륜으로써 맺어진 고통 때문에 또 괴로워한다. 얼핏 시계 바늘이 한 자리에 만나는 것은 쉬워 보여도, 만나는 지점을 뺀 59분을 엇갈리는 것이니. 막상 만나면 또 스치고 지나 갈 것을. 우리는 1분을 위해 59분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소설은 미련이 마를 날 없는 이야기를 독자에게 냉소적이고 잔인하게 들려줬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2 2009.12.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