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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좋아하세요? 혹시 아파트에 개를 키우세요? 그렇다면 당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누가 살고 있는지는 아시나요? 그래도 맞은편에 혼자 사는 여자가 이혼녀인지 미망인인지는 아시겠죠? 어제 그 여자가 술에 취해서 옆집 독신남에게 찾아갔다는데 뭔 일이 있었는지 정말 궁금하지 않으세요? 이 물음에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 소소한 일상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사라지고 있을 뿐이다.
<개를 돌봐줘>는 신선하다. 물론 작가의 처녀작이라는 프레미엄 탓도 있겠지만 구성이나 캐릭터들 모두 생기발랄하다. 어쩌면 수많은 작품을 통해 시도해 보았음직한 여러 장치들이 한 작품 속에 모두 녹아들어 있다. 이 작품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건 관음이다. 나는 관음증을 미필적 고의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상대방의 은밀한 치부를 알고 싶어하는 마음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둘스 블레트 가 5,6번지에 입주민들은 단순하게 창문을 통해 이웃집을 훔쳐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심지어 일기, 편지, 이메일 등의 훔쳐보기를 통해 상대방의 내면까지 스캔하려 한다. 이런 상대방에 대한 일방적인 소통의 시도는 결국 서로간의 단절만 가져올 뿐이다.
<개를 돌봐줘>에는 살인이 있다. 그러나 살인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지는 않는다. 세 번씩이나 살인사건이 벌어지지만 화자의 시선은 언제나 아파트 입주민의 일상에 머물러 있다. 계란 세밀화가와 라디오 작가, 에로소설가, 편집 영화감독 등의 다양한 직업군과 똑부러진 관리인의 잡다한 일상에 대해 끈임없이 앵걸을 맞춘다. 그런 속에서 입주민들의 좌충우돌과 살인이라는 충격감도 잠시,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내 무료해진다. 다들 자기가 맡은 배역을 충실하게 소화하고는 있지만 요절복통, 황당무계, 좌충우돌의 시간이 끝나면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지독한 고독이 오브랩된다.
작가는 추리소설의 백미인 반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어쩌구니없게도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결말을 유도하고 있지만, 어찌 생각하면 그것마저도 반전을 위한 장치라고 보여진다. 서스펜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것이 제공할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니라 욕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다. 미스터리 속에서 해답을 모색했던 독자에게 결말 부분에 가서 밋밋하고 엉성한 설명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보다 더 불쾌한 일은 없다(322쪽 인용). 세계적으로 유명한 추리소설에는 기막힌 반전이 존재한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나 윌리엄 아이리쉬의 <환상의 여인>은 생각지도 못했던 결말 부분으로 독자를 매료시켰다. 지금은 이미 고전이 돼 버려 현 추리작가들이 도용한다면 형편없이 진부해져 버린다. 새로운 반전을 만들어낸다는 것, 그것이 추리작가들에게는 엄청난 압박이 될 것이다. 아직 아무도 생각해 내지 못한 더 기막힌 반전을 생각해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장 미셸 에르에게도 보인다.
그렇더래도, 가끔 우리는 생각지도 않은 행운을 얻었을 때 '횡재했다'라고 말한다. 기대하지도 않은 것에서 얻은 뜻밖의 행운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이 책을 만난 건 분명 '횡재'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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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엽기적인 살인사건 현장의 묘사로 시작된다. 책의 맨 처음부터 나는 흐뭇한 충격에 휩싸였다. 그리고 즐거운 긴장감 속에서 책장을 넘겨갔다. 막스 코른느루와 으젠 플뤼슈. 이들은 둘스 블레트 - 살인사건이 일어난 바로 그 아파트다 - 5, 6가에 위치한 아파트에 같은 날 입주한 이웃이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아파트 4층에 각각 입주한 그들은 이사하는 첫날부터 충돌을 일으킨다. 그 사소한 충돌은 하나의 전조였을까. 그때부터 이들은 맞은편 아파트 4층 창가로부터 날아오는 병적인 감시의 시선에 시달린다. 이러한 내용은 막스 코른누이와 으젠 플뤼슈의 일기 형식으로 진행된다. 서로를 의심하고 불안에 사로잡히다 못해 공포감에 시달리는 두 인물의 독백은 그러나 굉장히 익살스럽다. 우리 익살꾼들의 일기를 통해 나는 이들의 직업이 각각 달걀 세밀화가와 라디오드라마 작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막스 코른느루와 으젠 플뤼슈. 익살스러운 두 편집증 환자의 주거니 받거니 하는 독백에 한창 빠져있는데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했다. 5가 아파트 관리인 라두 부인과 2층 세입자 브리숑 부인이 그들이다. 이들은 편지 형식을 통해 그 정체를 드러낸다. 라두 부인은 소설 진행에 있어 객관적 서술자의 입장에 놓여있다. 아파트 관리인이라는 그녀의 위치는 그 역할을 수행하기에 적절하다. 라두 부인이 양로원에 있는 엄마에게 - 그녀의 엄마는 일 년 전에 죽었지만 그녀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 쓰는 편지에는 관리인으로서의 세입자에 대한 평가와 일상의 세세한 부분이 잘 그려지고 있다. 브리숑 부인에 대한 소개에 앞서 또 한 명의 서술자를 소개하고 넘어가겠다. 소설이 결말에 이를 때까지 베일에 싸여있는 이 서술자는 전지적 위치에 있는데, 이야기를 진행시키기보다는 이야기를 지켜보는 입장이다. 별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는 듯 보이지만, 앞으로 엄청난 비밀을 터뜨릴 장본인이다. 다음으로 브리숑 부인은 쓸쓸한 미망인이다. 남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자식처럼 키워온 애완견 엑토르의 죽음으로, 깊은 슬픔을 넘어서 이미 광기에 사로잡힌 가엾은 이 여인은 경찰서장과 부동산중개업자 노데 씨에게 사건 해결을 촉구, 아니 협박하는 편지를 써댄다. 엑토르. 드디어 개가 등장하였다. 제목 「 개를 돌봐줘 」. 그 개가 이 개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 엑토르의 죽음은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발단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코른느루와 플뤼슈의 편집증 놀이는 전주곡에 불과했던 것이다. 엑토르의 죽음을 시작으로 코른느루와 플뤼슈의 일기, 라두 부인의 편지에는 또 다른 아파트 세입자들, 그러니까 새로운 등장인물이 속속 등장한다. 코른누르와 같은 층에 사는 괴짜 영화감독 자모라, 에로소설 작가 라자르 몽타냑,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꼬마소년 브뤼노, 건물 청소부 푸생 부인과 자폐증을 앓고 있는 그의 아들 가스파르 등등. 그리고 이들은 엑토르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에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놀라울 정도로 치밀한 구성과 전개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는데, 두 번째 죽음이 발생했다. 고무줄로 두 발을 묶인 브리숑 부인이 창가로부터 튀어나와 아파트 현관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채 죽은 것이다. 브리숑 부인의 광기를 잘 알고 있는 아파트 이웃들은 그 엽기적인 죽음의 행태에도 크게 놀라지 않았지만, 엑토르의 죽음에 이어 브리숑 부인의 죽음에 뭔가 석연치 않은 배후가 있으리라는 의혹을 품게 된다. 코른느루와 플뤼슈의 편집증 놀이도 갈수록 물이 오르고 있다. 그들의 익살과 함께 긴장감도 고조된다. 그러나 얼마 안 가 사이좋은 편집증 놀이도 더 못하게 되었다. 세 번째 죽음이 발생했는데, 그 죽음의 주인공은 플뤼슈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라파엘 뒤모제의 진술 12.11.MON
고등학교에서 프랑스어 교사로 재직 중인 J.M 에르의 처녀작 「 개를 돌봐줘 」는 처녀작이라는 수식언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이다. 뛰어난 구성과 전개방식, 탁월한 유머감각과 통찰력을 겸비한 문장력! ( 여기에는 뛰어난 번역가 이상해 씨의 공이 컸으리라 생각된다.) 나는 추리소설을 많이 접해보지 못했지만, 이토록 익살스러운 추리소설이 어디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자꾸 ‘익살스러움’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는 무엇보다 긴장감에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 소설에서 긴장감을 유발하는 요소가 결여되어 있다고 말한 적이 없다. 긴장감, 물론 있다. 그렇지만 이 긴장감은 암울하지 않고 유쾌하다. 분명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삽입되어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개성과 희극적 모양새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252페이지에서부터 나는 범인을 예상하기 시작했고, 분명 그 예상이 맞을 거라고 확신했지만 내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아, 여기서 언급하는 ‘범인’이란 어떤 일에 대한 범인인지 밝히지 않았다. 뻔한 거 아냐? 엑토르를 죽인 자, 브리숑 부인을 죽인 자, 플뤼슈를 죽인 자. 이렇게 단정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물론 살인사건의 범인이다. 그렇지만 그 이상의 놀라운 비밀이 감춰져 있다.) 나는 이번에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중요한 것을 하나 배웠다. 속단하지 말 것. (우리는 이 소설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만은 단정할 수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결말을 예측할 수 없으리라고. 이 책을 선택한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라고. 그리고 우리는 J.M 에르를 향해 외치게 된다. 후속작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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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돌봐줘...라는 특이한 제목과 개 한마리가 그려져 있는 책 표지.. 그리고 프랑스 소설이란다.. 독특함이 가득 묻어져 있는 이 책.. 사실 프랑스 소설이라고 하면 거부감이 느껴지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이게 뭐야...라는 그런 생각이 드는 소설이 많은데, 그게 매력이니.. 나는 개인적으로 프랑스 소설도 재미있기 때문에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소재는 아파트와 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들.. 평범한 소재라 더 친근하게 다가온것 같다. 아파트라고 하기 보다는 허름한 건물..이라는 표현이 왠지 더 맞는 그런 건물에.. 다양한 성격과 개성을 가진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름을 열거하기엔.. 이름이 넘 어렵고..^^ 서로 자기를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맞은편 층에 살고 있는 두 남자(서로 변태라고 우긴다. 관음증 환자라고), 기르던 개가 책 상자에 깔려 죽어 범인을 잡겠다고 쫓아다니는 부인, 이상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만드는게 아니라 영화를 잘라 편집하는거다..), 자폐증청년, 에로소설가, 죽은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는 관리인, 쥐를 사랑하는 남자, 라디오 작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문제는 이 모든 사람들이 얽히고 설켜있다는 것..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개가 죽고.. 그와 관련되어 있는 인물들이 의문의 죽음을 겪게 되고.. 그 죽음의 범인으로 지목되는 사람과 범인을 밝히려는 사람들.. 의심과 불안감..
책은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제목이 사람들 이름이고.. 그 사람들 입장에서 화자가 말을 한다. 그리고 편지글이나 일기의 내용 등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정신 바짝 차리고 누가 화자인지 생각하며 읽어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읽다 보면.. 점점.. 범인이 누구인지..궁금해진다. 예를 들어 개를 죽인 범인은 처음부터 밝혀지지만.. 그걸 덮기 위해 숨기고 은폐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의문을 낳고 그 의문이 또 다른 살인을 만들고...
범인은 맨 마지막에 밝혀진다. 그 범인이 편지 한통으로 모든 일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반전이랄까.. 한사람이 위에서 열거한 모든 사람들은 조종했다고 해야하나..^^ 읽어보면.. 헉..하는 소리가 나올정도로 신기한 반전이..ㅋㅋ
단순히 추리소설과 반전이 있는 재미있는 소설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큰 독특한 사건이 일어나지만 않았을뿐이지 우리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런 오해와 의심이 생기는 이유는..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기 때문 아닐까..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현대의 우리모습.. 아파트가 낳은 헤프닝이 아닐까..싶다.^^
작지만 도톰한 책..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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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의 우아함...
이것보다 10배는 더 재치가 있다고 표현하는 편이 적절할 듯 싶다.
어쩌면 전혀 그럴것 같지 않은 인물이 가지는 의외성 때문에 또 건물 내에서 이루어지는 흔치 않은 인물들의 삶에 기초를 두었다는 것 때문에 근간에 읽었던 그 책과 동일 선상에 놓이게 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어찌보면 전혀 다른 구성.
무엇보다 주요 인물들의 일기를 통해 그들의 마음과 그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게 되니 마치 누군가의 비밀스러운 삶을 엿봐도 된다는 묵개적인 허락을 받은듯한 쾌락을 제공한다. 또 서로에게 조금 더 조금 더 상처를 주기위해 머리를 쥐어짜내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그 와중에 생각지도 못하게 얽혀드는 주변 인물들 때문에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을 쥐기도 하며 '아하'하는 탄식과 함께 무릎을 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그래 어떻게보면 내가 생각하는게 절대 정답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남과 이야기를 할 때에는 쓸데없는 고집을 피우게도 되고... 하나의 이상한 코드가 발견되면 그 주변의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지며... 예상했던 곳으로 세상이 흘러가주지 않으면 그 모든 것을 포기하게도 되지만 어쩔 땐 나의 행복을 위해 남의 고생 쯤은 질끈 눈감아 버리게 되는것...
그게 평범한 삶인 걸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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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에서 읽을 책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 주저없이 추천해줄 수 있는 책!!
내가 휴가를 조금만 늦게 잡았더라면, 내가 이 책을 조금만 늦게 집었더라면,
한가로운 해변 썬베드에 누워 음료수 깔짝거리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낄낄겔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거였는데, 아쉽다.
'우연히 맞은편 아파트에 살게 된 두 남자가 서로를 변태 관음증 환자로 오해하게 되면서 출발한다'는 짤막한 소개를 보고, 적당히 재밌겠다싶어 주문한 책이었는데 이렇게 큰 웃음을 선사해주다니! 게다가 미안하게도(누구에게?) 쥐마켓에서 3900원에 구입했다.
일기와 편지 그리고 소설 형식을 넘나드는 구성은 흔하다해도 서로를 변태 관음증 환자로 오인하는 남자 주인공 둘 뿐만 아니라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 왜 이런 영화를 만드는건지조차 이해할 수 없는- 영화를 만드는 괴상한 영화감독, 진짜 변태스러운 늙은이 에로 소설가, 개 얼굴에 빨간 페인트 칠을 하는 무개념 아이, 눈에 보이는 숫자는 모조리 헤아리는 청년, 쥐를 자식처럼 돌보는 남자, 매력적인 여자 아파트 관리인까지. 재밌어하지 않을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들이 마구잡이로 등장한다.
프랑스의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J.M.에르의 데뷔작이라는데 요로코롬 재밌어도 되는 걸까.
그의 다음 작품이 무진장 기다려진다.
내년 여름 바캉스 시즌을 맞아 한국에 출간된다면 개인적으로 더없이 기쁠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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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동시에 두 남자가 이사를 온다. 이삿짐을 옮기던 첫날부터 약간의 실랑이를 벌였던 그들은 상대방이 빤히 보이는 맞은편 아파트 같은 층에 거주하게 되면서 자신을 끊임없이 감시하는(?) 상대방을 변태 관음증 환자로 간주하고 경계한다. 약간의 오해에서 시작된 그 둘의 관계는 그후 사소한 오해들이 더해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급기야 참을 수 없는 증오의 대상이 되고, 급기야 온갖 유치찬란한 방법을 동원해 서로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자식처럼 아끼던 개를 잃은 이웃집 미망인 브리숑 부인은 꼭 범인을 잡고야 말겠다며 아파트를 들쑤시고 다니고, 아파트 관리인 라두 부인은 아파트 주민들의 사생활에 끼어들며 이것저것 간섭한다. 이들의 활약(?)으로 개성이 지나치다 못해 엽기적인 아파트 주민들이 면면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해결될 기미없이 꽈배기처럼 꼬여들던 그들의 관계가 더없이 답답해질 쯤 뜻밖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사건을 둘러싸고 불안에 떨던 마을 주민들이 잠잠해질 무렵 또다른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그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다. <개를 돌봐줘>는 책의 시작부터 서로에게 으르렁거리는 두 주인공 - 라디오 작가인 코른누르와 계란 세밀화가인 플뤼슈의 일기글을 통해 사건을 진행시키는 독특한 방식을 취한다. 그래서 그들의 솔직한 속마음이 담긴 일기글을 교대로 읽는 독자들은, '상대는 가해자, 자신은 피해자'로 간주하는 그들의 생각이 순전히 오해임을 처음부터 눈치챌 수 있다. 물론 그들은 여전히 서로를 향해 똑같은 의심을 숨기지 않고 있지만. 그리고 그들의 일기 사이사이에는 아파트 주민들의 생활을 조목조목 적은 관리인 라두 부인의 편지나 자신의 개를 죽인 범인을 찾아달라고 항의하는 브리숑 부인의 편지와 그에 형식적으로 답하는 노데 씨의 편지, 후반부에 새롭게 등장한 클라레의 시니컬한 이메일이 끼여있고, 정체를 알 수 없는(나중에 그 정체가 밝혀지는) 누군가의 간단한 설명을 덧보탬으로 다양한 시선에서의 접근도 시도하고 있다. 서로를 향해 증오의 강도를 높여가는 코른누르와 플뤼슈, 그리고 그들 주변의 괴짜 이웃들이 한 데 얽혀 보여주는 모습은 너무나 괴상하지만 한편으론 그리 낯설지 않다. 그들에게서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해 불신과 무관심, 타인의 진심을 알려고 하기보다 자신의 시선으로 일방적으로 그들을 판단하고 '어떤' 부류라고 낙인찍어 버리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준에서 서로를 변태 관음증 환자로 치부해 버리고 불필요한 복수에 열을 올리느라 상대방의 진심을 볼 생각조차 하지 않은 코른누르와 플뤼슈의 일기는 물론, 마지막에 깜짝 등장해 아파트 주민들 전체를 '정신병자'로 표현한 나탈리 클라레의 이멜에서 그런 모습을 보다 확연히 발견할 수 있다. 솔직히 프랑스 소설 하면 가장 먼저 '어렵고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근간에 접한 프랑스 소설들은 그런 선입견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기욤 뮈소의 <구해줘>는 한 편의 헐리웃 액션 영화같은 스피디한 전개를 선보였고, 이사벨 코프만의 <지나가는 도둑을 쳐다보지 마세요>는 독특한 소재로 반짝이는 이야기와 반전을 보여줘 나를 반하게 만들었다. 이책 <개를 돌봐줘> 또한 그랬다. 다소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한 이 책은 기괴할 정도로 개성 넘치는 다양한 캐릭터, 두 남자의 복수혈전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복합적 전개와 현대인의 불신을 바탕으로 한 공감대 형성, 전체를 하나의 쇼로 만들어 버리는 기발한 설정, 일기를 통한 독특한 진행방식, 그리고 읽는내내 웃음짓게 하는 넘치는 유머로 독자들을 유혹한다. 마지막의 반전은 또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씁쓸한 현실같은 반전의 결말이 두렵지 않다면(그렇다고 무섭거나 잔인하거나 한 건 아니다, 다만 조금 씁쓸할 뿐!) 이책을 집어드는 것에 별다른 후회는 없을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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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블로그에서 소개한 이 책 제목이 독특하여 밑져야본전이다 생각하고 구매한 소설.
프랑스작가의 소설이라 왠지 정서가 안맞을거라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서로 마주보는 건물의 이웃인 으젠과 막스의 일기형식의 이 소설은 1인칭이 주체에 따라 변화되며 전개되기때문에 상황을 여러각도에서 여러 방면으로 볼 수 있어 입체감이 크다.
현대사회 삭막한 이웃간 서로에게 얼마든 일어날 수 있는 오해들을 아주 유쾌하고 기막힌 아이디어로 포착해 전개한 이 소설은 한편의 코믹영화를 보듯 빨리 책장이 넘어가며 손을 놓을 수 없게한다.
끝에는 대단한 반전과 함께 인간의 심리(복수)에 대한 이야기가 소름을 끼치게 만드는데...
빼놓을 수 없는 조연들의 활약과 치밀한 구성, 감칠맛나는 표현과 눈에 그려봄직한 에피소드들의 전개를 한번 감상해보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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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기심이 많은 건 좋지않아, 좋지 않아!"
천재작가 J.M. 에르의 화제 만발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내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그의 데뷔작으로 기발한 스토리텔링과 별난 캐릭터들이 엮어내는 유머가 돋보이는 이 작품으로 주목받았다고 한다. 이 작가는 몽펠리에에 거주하고 작은 바닷가 마을인 세트의 한 고교 프랑스어 교사로 재직중이기도 하다. 마주 보는 두 아파트 주민이 서로를 관음증 환자로 오해하면서 벌어지는 기발한 소동극 개를 돌봐줘로 등단했고 전편에 흐르는 유머와 반전이 입소문을 타고 큰 성공을 거뒀다한다. 처녀작으로 독창성과 재기를 입증한 그의 후속작품에 대해 독자와 평단의 열렬한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일기와 편지로 전개되어 있는데 두사람이서 이어가는 이야기속으로 첨벙 빠져들 수 있는거 같다. 기억에는 가물가물하지만 어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유사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코른누르는 가난뱅이 라디오 작가다. 운좋게도 리모델링한 새 아파트에 입주하게 된 코른누르는 이사한 첫날부터 묘하게 마주보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남자와 갈등이 불거진다. 계란에 세밀화를 그린다는 그사람이 자신을 엿보는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이다. 으하하..요상한 사람들의 집합소같은 분위기가 사뭇 흥미롭다. 동물에게 페인트를 칠하고 ..요상한 감독에 하나하나 일어나는 사건들.. 정신세계가 남다른 곳인양 아파트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참 묘하게 그려지고 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 개를 찾아다니던 부인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코른누르를 괴롭히던 플뤼슈까지 죽게되자 점점 불안에 처하게 되고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된다. 충격적인 것은 끝에 나오는 이 모든 사건을 조종한 인물의 등장이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그가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손아귀에서 넣어 주무르듯 이끌어 갔을까, 그 전모가 밝혀지는 순간이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다.
요즘은 옆집에 누가 살고있는지도 모르는 현실이다보니 이해가는 부분이 상당했던거 같다. 한 엘리베이터를 타면서도 멀뚱멀뚱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어색해할때 그냥 인사를 하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이 한마디가 기분을 업시켜줄 수 있다는것에 만족하며.. 우리 현실에 대해서 꼬집어주는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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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본 그림체다 했는데, 얼마전 읽었던 네버웨어를 작업한 작가분이시라고 한다. 앙증맞게 옷 입은 못생긴 강아지도 귀엽고, 어딘가 모르게 비율이 안맞아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도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앞에서부터 5장을 넘기기 전부터 킥킥거리는 웃음이 삐져나와 내 배를 못살게 굴었다. <개를 돌봐줘>는 이웃건물로 이사온 두 남자가 " 저 인간 왜저러냐"며 서로를 염탐(?)하는데서부터 시작한다.
완전 개성강한 인물들의 등장. 정신병원을 단체로 탈출해 심심하지 않도록 마주보는 두 건물에 다들 세들어 사는것이 아닐까 할 정도다. 앞에서 언급한 염탐남 두명 코른느루와 플뤼슈, 아직도 자기가 잘 나가는 줄 아는 에로 문학의 대가(ㅋ) 몽타냑씨, 죽은지 1년이 넘은 어머니에게 계속 편지를 써대는 피골이 상접한 푸생부인, 그리고 그녀의 피골상접의 원인인 자페아들 가스파르, 설치류를 자기 자식인 듯 "아빠 뽀뽀"를 연발하는 뒤모제 등 이렇게 독특한 캐릭터들이 모이기도 힘들것 같다.
이들의 관계는 염탐남 중 한 남자인 코른느루가 브리숑부인이 자식처럼 아끼는 개 엑토르를 <노트르담 드 파리>가 들어있는 상자로 깔아 뭉게 의도하지 않은 죽음으로 내몰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사건의 발단부터가 심상치 않다.
열심히 엑토르를 외치며 찾아다니던 브리숑 부인이 죽음을 맞이하면서부터 이야기는 범인을 찾아내는 것에 주목한다. 엑토르 사건의 범인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그 전까지는 두 남자가 벌이는 대결에만 주목했지만(서로 제대로 이야기해 본 적조차 없는 두 남자가 서로에게 부리는 온갖 행패는 웃기면서도 한편으로 왠지 모르게 씁쓸하기도 했다), 브리숑의 죽음이 사건화 되면서부터는 '과연 범인이 누군인가'에 주목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맞은편 건물에서 그 장면을 플뤼슈가 본 이상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 이제 모든 등장인물들이 범인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누굴까 누굴까 누굴까.
작가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방식은 등장인물들의 일기와 편지, 약간의 이메일과 작가의 개입이 있다. 작가의 개입이라면 딱 질색을 하는 사람이고,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닌데 왜 집어넣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 마지막 까지 실망시키지 않았던 결말을 확인하고 나서는 작가의 솜씨에 감탄하고야 말았다.
한마디로 재미있다. 독특한 설정과 예상치 못한 결말, 독특한 캐릭터와 작가의 글재주가 처음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쭈욱 읽어버리게 만든 마법과도 같은 책이었다.
우리는 얼토당토않은 것을 믿기도 한다. 왜일까? 왜냐하면 우리가 상대방이 하는 말보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그에게 부여하는 신뢰도 지수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결과? 우리 생각의 조작. 어떤 사람이 아주 높은 신뢰도 지수에 도달하면, 나는 그가 하는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성조차 느끼지 않은채. 어떤 정황에서든 그의 말을 믿는다. (본문 260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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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돌봐줘' .. 제목과 표지를 본다면 개를 소재로 한 유쾌한 소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유쾌하기만 할까? 모든 사건들은 파리 9구, 둘스블레트 가 5번지, 6번지 두 건물을 배경으로 일어난다. 이 소설에는 정말 엽기적이고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웃이 등장한다. 먼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두 주인공 막스코른누와 으젠플뤼슈가 있다. 처음에는 두 사람도 독특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보면 그래도 그 많은 이웃들 중에서 정상이게 보인다. 글을 읽다 보면 내 말에 동의하게 될지도.. 막스코른누는 라디오 작가로 그가 이사해오던 그날 첫 사건을 제공하게 된다. 제목에서 나오는 개..브뤼숑부인의 개를 통한 사건..
계란 세밀화가인 으젠플뤼쉬와는 처음 만남부터 서로를 탐탁해하지 않았는데 둘은 마주 보는 건물에서 서로가 서로를 염탐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관찰하며 수많은 오해를 만들어 낸다. 이야기는 둘의 일기 형식을 빌려 서로의 행동을 관찰하고 의심을 하는 방식으로 풀어져 나간다. 오해할만한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면서 서로를 나쁘게만 생각하게 만들 상황들.. 거기에 상황을 더욱 혼란시키게 만들 다양한 이웃들이 한몫한다.
자신이 직접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편집이라는 기술을 통해 영화를 만드는 자모라, 이미 죽은 엄마에게 계속 편지를 보내는 라두 부인, 에로소설가인 노인 라자르 몽타냑, 삼십대 아름다운 6번지 관리인 폴랑타부인, 정말 감당 안 되는 말썽쟁이 어린 브뤼노와 그의 엄마,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가스파르, 설치류 기르는 것이 취미인 라파엘듀 모제까지.. 이런 독특한 이웃들 사이에서 사건 없이 평온하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겠지..
주사건인듯 보이는 브뤼숑부인의 개의 실종이라는 이면에 숨겨진 생각지 못한 반전들이 숨겨져 있다. 처음에는 코른누와 플뤼슈의 두 사람의 염탐이라는 행동과 이웃들의 독특한 행동들을 보아오는 재미에 정말 재미있게만 읽어 나가다가 어느 순간부터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씩 깨지면서 말이다. 저 많은 인물들 중에 누가 범인이라 생각하는가? 글을 끝까지 읽어 나가다 보면 독자들은 놀라게 될 것이다. 이것은 작가의 생각 덕분이다. 무슨 말이냐고? 이 글은 일기나 편지, 메일, 대자보 등의 여러 형식을 이용하고 있는데 작가가 중간에 개입을 하기도 한다. 범인이 누구인지 혼란스러워 질 때쯤 작가는
"미스터리 속에서 해답을 모색했던 독자에게 결말 부분에서 밋밋하고 엉성한 설명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보다 더 불쾌한 일은 없다"
라고 말을 하면 마지막까지 글에 힘을 부여하고 있다. 가끔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이 처음에는 너무 좋았는데 결론에서 허무했다, 힘이 떨어졌다 라는 말을 많이 하기도 한다. 그것을 미리 생각하고 있는 작가의 배려(?)로 끝까지 추리를 하면서 예상치 못한 결론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처음 유쾌하고 조금은 어이없이 시작된 일이 마지막 결론에서는 무섭게 다가오기도 했다.
이 소설의 작가는 고등학교 선생님이라고 하는데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라 글의 재미가 떨어질까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런데 웬걸.. 그 재미와 반전은 정말 최고였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그의 두 번째 작품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처음 접한 작가이지만 다음 작품이 나온다면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는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별 다섯 개가 아깝지 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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