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50%
  • 리뷰 총점8 5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어느 거인의 독서일기, 그 거인의 병아리감별일지.
"어느 거인의 독서일기, 그 거인의 병아리감별일지." 내용보기
도서관 서가를 거닐다 누가 소리 지르는 걸 듣는다. 소리난 데로 서둘러 가본다. 거기 김현이 가지런히 꽂혀 있다. 『행복한 책읽기/문학 단평 모음』은 김현 전집 중 15번째 것으로 죽기 직전에 쓴 그의 유고 (독서)일기와 문학 단평들의 집합이다. 급히 말하자면, 「행복한 책읽기」 덕분에 이 책은 아주 재미있게 읽힌다. 그러나 문학 단평들은 김현이 생전에 원했던 바대로 책으
"어느 거인의 독서일기, 그 거인의 병아리감별일지." 내용보기
도서관 서가를 거닐다 누가 소리 지르는 걸 듣는다. 소리난 데로 서둘러 가본다. 거기 김현이 가지런히 꽂혀 있다. 『행복한 책읽기/문학 단평 모음』은 김현 전집 중 15번째 것으로 죽기 직전에 쓴 그의 유고 (독서)일기와 문학 단평들의 집합이다. 급히 말하자면, 「행복한 책읽기」 덕분에 이 책은 아주 재미있게 읽힌다. 그러나 문학 단평들은 김현이 생전에 원했던 바대로 책으로 묶여지지 않았어도 무방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김현을 사숙하는 문학도나 그를 연구하는 학자에게는 이 역시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지만. 「행복한 책읽기」는 독서 일기 특유의 재미가 있다. 커다란 독서가가 숨겨 놓은 정신의 속살을 훔쳐보는 느낌이랄까. 일기 특유의 관음의 매력과 짤막한 독서평 특유의 신랄한 맛, 그리고 독특한 사유들…. 거기에 더해서 쓰러져 가는 거인의 지친 숨소리가 여기에 짙게 깔린다. 나갈 길이 없다 일어날 수도 없고 누워 있을 수도 없다 결사적으로 소리지른다 겨우 깨난다 아, 살아있다. 마지막 일기의 다급한 비명은 거친 단문의 속도감 때문에도 절박하게 느껴지지만, 그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예민한 감수성으로 기록해 나가는 장면들을 앞에서 몇 번씩이나 읽었기에 더욱 쓰라리게 다가온다. 또 한 가지. 김현을 포함한 평론가들의 신경질적인 독설이나 씨니컬은 비판을 수행하는 그들의 프로페셔널리즘에서 나올 수도 있지만 직업적 책읽기의 압박에서도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월평 행위를 두고 김현은 '병아리 감별사' 노릇이라고 자조적으로 생각했다. 병아리의 노란 날개와 작은 부리를 사랑스럽게 바라다보는 어린 아이의 눈빛과 양계장의 일꾼이 바라다보는 짜증 섞인 눈빛. 아이는 사실 그가 병아리와 함께 있는지 독수리 새끼와 함께 있는지 잘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행복하다. 양계장 일꾼은 병아리를 누구보다도 잘 구별해내지만, 종종 지치게 마련. 진정으로 사랑하는 문학과 기꺼이 결혼한 김현. 그러나 그런 결혼은 때때로 피곤해 보인다.
n****w 2004.02.11. 신고 공감 5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옥석 구별
"옥석 구별" 내용보기
정보 매체, 특히 영상 미디어가 범람하는 가운데에도 인쇄 매체의 위용은 여전하다. 가히 출판 홍수의 시대라 할만하다. 그러기에 쏟아지는 책들 속에 옥과 석이 뒤범벅이 되어 있어 눈 밝은 이가 아니면 알곡인지 쭉정이인지 분별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스승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 시대의 스승으로 꼽을 수 있는 이들 가운데 책 읽기의 분량이나 범위의 다변성, 해석의 독자성
"옥석 구별" 내용보기
정보 매체, 특히 영상 미디어가 범람하는 가운데에도 인쇄 매체의 위용은 여전하다. 가히 출판 홍수의 시대라 할만하다. 그러기에 쏟아지는 책들 속에 옥과 석이 뒤범벅이 되어 있어 눈 밝은 이가 아니면 알곡인지 쭉정이인지 분별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스승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 시대의 스승으로 꼽을 수 있는 이들 가운데 책 읽기의 분량이나 범위의 다변성, 해석의 독자성 등에 관한 한 김현을 빼놓고는 논의가 완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김현류의 책 읽기가 옥석 구별의 한 지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김현의 독서 일기 '행복한 책 읽기'는 많은 책들을 품평하면서 포장과는 다른 내면의 참모습을 또렷하게 드러내 보인다. 일반인의 눈으로는 도무지 식별해 낼 수 없는 알짜가 고스란히 정리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라는 것을 늘 의식해야겠지만 우리의 지적 역량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한 단련 과정에 꼭 거쳐야 할 통과 의례로 그의 책 읽기를 사숙해야 할 것이다.
a*****7 2003.12.09.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