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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관점의 역사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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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으로만 보이는 역사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던 사실들에 대한 관심 부여라는 측면에서 이 책은 충분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고매하고도 이상적인 인물들로만 여겨졌던 역사 속 인물들에게서 보여지는 모난 측면들이 어떻게 그들의 발목을 잡았는지, 몇몇 사건들은 마치 추리 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지경이었다. 소설은 허무맹랑한 상상에만 기초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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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으로만 보이는 역사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던 사실들에 대한 관심 부여라는 측면에서 이 책은 충분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고매하고도 이상적인 인물들로만 여겨졌던 역사 속 인물들에게서 보여지는 모난 측면들이 어떻게 그들의 발목을 잡았는지, 몇몇 사건들은 마치 추리 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지경이었다. 소설은 허무맹랑한 상상에만 기초해 이루어졌을 때보다 어느 정도 현실감이 가미되었을 때 보다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소설도 그런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사실이니 더욱 박진감 넘칠 수 밖에… 어떻게 보면 모든 인물은 시대가 낳은 산물이며 그 시대의 노예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듯싶다. 특정 인물의 성격이 형성되는 것에는 그 시대적 배경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이 책에서도 그러한 측면이 어느 정도 엿보이고 있었다. 모든 문제는 본질 안에는 자신의 권력을 보다 증진시키고자 하는 한 사람의 처절한 집착이 살아있다. 이 책에서 다룬 문제들에는 모두 그러한 측면이 있었다. 카톨릭과 신교도라는 종교문제로 위장한 듯한 엘리자베스 1세와 메리의 문제는 잉글랜드의 여왕자리를 놓고 싸운 개인적인 권력 다툼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종교도 고매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특히 메리의 신경질적 태도와 끊임없이 반복되는 살인교사란 그 시대의 타락한 종교적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전제군주에 대한 반항,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보였던 크롬웰의 도전 역시도 궁극적으로는 무한한 권력의 확대에 불과했다. 물론 처음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겠지만, 크롬웰은 전제군주 청산 이후의 전선을 설정치 않음으로써 전제군주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레닌에게 인정받기 위하여 누가 보다 잔인한지를 경쟁하는 듯했던 스탈린과 트로츠키의 모습 역시도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그들의 혁명을 향한 열정은 높이 사고 싶지만, 스탈린에게는 인간 존재에 대한 사랑이 존재치 않았으며, 트로츠키에게는 자신의 결점을 수정하고 보완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 그랬기에 그들은 끊임없이 충돌했고, 그것은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 혁명을 전체주의적 국가화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인물과 인물의 불화는 전쟁의 와중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으며, 그것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이루어졌었다. 몽고메리와 패튼의 갈등은 세계대전 속에서 나타난 미국과 영국의 자존심 대결이었다. 전쟁에 관해서는 가장 훌륭한 장수였던 둘의 싸움으로 인하여 2차 대전은 6개월이나 더 지속되었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의 이러한 과오에 대해 꼬집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취해준 관점은 훌륭하게 여겨졌다. 해트필드가와 매코이가의 어이없으면서도 치열한 유혈극과 영국의 왕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심프슨 부인과 퀸 마더의 대결에서 보여지는 원색적인 상대 비방의 목소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낯설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보다도 시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듯한 사건들도 있었다. 존 케네디의 후광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던 린든 존슨과 로버트 케네디의 모습은 그 시대적 패배자의 모습과도 유사하게 느껴졌다. 물론 그들의 이름은 역사에 남아있고 그들에 대해 많은 이들이 기억을 하지만, 그들을 이야기할 때면 언제나 존 케네디의 이름이 거론되어진다는 측면에서 그들은 죽어서도 존 케네디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슬픈 운명을 지닌 존재였다. 또한 미국 역사의 우경화, 반인종적 성향을 엿볼 수 있었던 후버와 마틴루터 킹의 대결 역시도 씁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쪽에서는 끊임없이 도청, 감시, 정보의 조작이 이루어지고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고도의 전략이 이루어진다. 그 안에는 지난 시절의 무자비함과 동시에 유색인종에 대한 감정적 반발력이 숨어 있었다. 만약 한국 작가가 이러한 책을 썼다면 지난 70-80년대 수없이 존재하는 한국 사회의 모진 흔적들은 이보다 더욱 심각했으면 심각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작가는 이 모든 것이 개개인의 권력을 향한 집착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집착을 추구하는 것을 정당한 방법에 의해 시도하고, 또한 경쟁자에 대한 보다 관대하고도 너그러운 태도를 엿보였다면 이는 어쩌면 단순한 욕망이나 원대한 꿈 정도로 해석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모한 집착과 아름다운 욕망, 그 둘을 구분지어주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어진다.
q*****2 2003.09.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