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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의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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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 출신의 미국 역사학자 조너선 스펜스 교수의 책에 꽂혀 산다. <강희제>를 필두로 해서, <마테오 리치, 기억의 궁전>에 이어 17세기 중반 중국 산둥 성 탄청 현을 배경으로 한 역사의 재구성 <왕 여인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단박에 세 권의 책을 내리읽었다. 같은 시대를 사는 작가의 책을 꾸준하게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이라고 해야 할까. 이외에도 옹정제의 사상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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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 출신의 미국 역사학자 조너선 스펜스 교수의 책에 꽂혀 산다. <강희제>를 필두로 해서, <마테오 리치, 기억의 궁전>에 이어 17세기 중반 중국 산둥 성 탄청 현을 배경으로 한 역사의 재구성 <왕 여인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단박에 세 권의 책을 내리읽었다. 같은 시대를 사는 작가의 책을 꾸준하게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이라고 해야 할까. 이외에도 옹정제의 사상통제를 다룬 <반역의 책> 그리고 근간 <룽산으로의 귀환>도 나의 독서 목록에서 대기 중이다.

 

<강희제>와 <마테오 리치>가 거시적인 측면에서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다루었다면, <왕 여인의 죽음>에서는 1670년대 청나라 시절 산둥 성 탄청 현이라는 시공간을 배경으로 미시적 접근을 시도한다. 명나라 말기의 혼란, 만주족 군대의 침략과 약탈 그리고 학살로 이어지는 전란기를 보낸 탄청은 피폐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사람을 서로 잡아먹을 정도로 끔찍한 기근과 강의 범람 같이 정사에서는 찾을 수 없는 소소한 사실에 주목한 조너선 스펜스 교수는 펑커찬의 <탄청현지>, 문인이자 지현이었던 황류훙이 저술한 <복혜전서> 그리고 푸쑹링의 <요재지이> 같은 야사의 기록에 의존해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의 재구성을 보여준다.

 

승자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정사가 아닌 개인의 문집이나 현지 같은 2차 사료가 어쩌면 사실에 더 가까운 기록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조너선 스펜스 교수의 시도에 손을 들어주고 싶어졌다. 작가는 당시 산둥 성의 시대적 배경은 물론이고, 보통 사람들의 실제적인 삶에 주목한다.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인 지현이 있었지만, 실제 청대 농촌을 지배하던 지주계급인 신사층에 대한 분석은 물론이고 농촌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일종의 연좌제로 청나라의 농촌지배 시스템이었던 보갑제를 바탕으로 한 요역과 세금 징수에 대한 분석도 인상적이었다. 남과 북을 연결하는 탄청 현의 지리적 위치 때문에 계속되는 말과 역참에 대한 요구로 현의 재정문제는 난제였다는 작가의 지적도 수긍이 갔다.

 

송대에 확립된 주자학적 가치가 맹위를 떨치고 있던 청대 농촌사회에서 성적 약자인 여성의 정절은 과부의 수절을 강제했다는 점을 지현 황류훙은 꼬집는다.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 사대부가 맹신했던 성리학처럼, 여성의 수절은 기존의 가치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전범이라는 이데올로기로서 작용했던 게 아닐까? 물론 국가에서 지정하는 열녀가 되면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경제적 효과도 있었지만 말이다.

 

여전히 미신과 주술이 지배하고 있던 농촌사회의 본질을 꿰뚫어 본 황류훙은 자신이 다스리는 지역 내 분쟁 해결에, 자신만의 노하우를 선보인다. 린치(私刑)라는 방법을 동원해서 국가의 엄연한 법치제도와 공권력마저 토호의 발호는 상상을 초월했다. 최후에는 병력까지 동원해서 제압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한편, 푸쑹링은 자신의 저서 <요재지이>에서 “공동체 안에 잠재하는 가공되지 않은 공포가 가져다주는 영향과 불행이 어떻게 해서 통제하기 어려운 무모함과 돌발적이고 비이성적인 폭력”을 잉태하게 되는지 자세하게 묘사한다(132쪽). 그 결과, 이 책의 주인공인 왕 여인의 죽음에 도달한다.

 

철저하게 역사적 고증을 통한 사실에 대한 접근과 동시에 민담집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에 숨은 코드를 냉정하게 분석해서 당시의 시대상을 밝혀내는 작가의 성과물이 아주 마음에 든다. 역사물을 쓰려면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아무도 관심 두지 않았을 어느 이름 모를 여인의 죽음이라는 프레임을 통한 과거로의 시간여행에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h******1 2010.12.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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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여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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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여인의 죽음은 17세기 한여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책을 보면서 먼저 나오는 것은 관찰자라던가 탄청현이라는 곳이 얼마나 찢어지게 가난했는가, 또 그 시대의 법제, 그리고 시대의 여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언제쯤이나 왕 여인이 나오는가 고대하고 고대하다보면 뒤쪽에 와서야 그 내용이 나온다. 보면 알다시피 책도 그리 두꺼운 편이 아니라 왜 왕 여인의 죽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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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여인의 죽음은 17세기 한여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책을 보면서 먼저 나오는 것은 관찰자라던가 탄청현이라는 곳이 얼마나 찢어지게 가난했는가, 또 그 시대의 법제, 그리고 시대의 여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언제쯤이나 왕 여인이 나오는가 고대하고 고대하다보면 뒤쪽에 와서야 그 내용이 나온다. 보면 알다시피 책도 그리 두꺼운 편이 아니라 왜 왕 여인의 죽음이 제목이 되는가에 약간은 의문이 든다. 뒤에 와서야 나오는 내용은 왕 여인이 그의 정부와 도망쳤으며 다시 남편과 살다가 죽음을 맞게 된다. 물론 책에 나오는 탄청현의 이야기라던가 그 시대에 과부들에게 가해졌던 강압과 여러 이야기들이 흥미가 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보면서 왕 여인의 죽음에 대한 의혹이 더 드는 것이 사실이다. 사건 현장의 모습이라던가 그것을 해결하는 관리, 그리고 그 시대분위기.... 왕 여인의 죽음은 뭔가 감춰있는 범인과 내막이 있는 듯하지만 그것은 가려지고 이렇게 기록으로 남아 내려왔다. 책을 읽으면서 그 시대에 대해 흥미를 가지는 것뿐만 아니라 왕 여인의 죽음에 대해 추리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인상깊은구절]
그러나 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것은 번역일 뿐 우리의 모든 파편들을 번역 속에서 상실됨이니
d****e 2005.12.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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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중국의 지방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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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중엽 중국 산동성의 담성현의 기후와 생활품습, 법률, 남녀관계, 사회문제등을 다룬 역사 에세이. 참고 자료로는 1. 풍가삼이 1673년에 편찬한 '담성현지' 2. 황육홍이 1690년에 편찬한 개인회고록 '복혜전서' 3. 포송령의 기괴 설화집 '요재지이'로서 이들 자료를 씨실과 날실 삼아 우리에게 당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주로 하급관리,불우한 지식인, 과부, 건달등 주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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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중엽 중국 산동성의 담성현의 기후와 생활품습, 법률, 남녀관계, 사회문제등을 다룬 역사 에세이. 참고 자료로는 1. 풍가삼이 1673년에 편찬한 '담성현지' 2. 황육홍이 1690년에 편찬한 개인회고록 '복혜전서' 3. 포송령의 기괴 설화집 '요재지이'로서 이들 자료를 씨실과 날실 삼아 우리에게 당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주로 하급관리,불우한 지식인, 과부, 건달등 주로 지체가 높지 않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그들의 생활상을 추적하고 있다. 스펜서가 파악한 17세기 담성현의 모습은 1. 기근, 홍수 등 유달리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고 2. 그에 따른 중앙정부의 지원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서 끊임 없이 도적떼가 발생하여 민가를 약탈하여 백성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심지어는 지방관청에서 도둑들의 명단을 만들어 관리까지 해 주는 웃지 못할 사건도 있다) 3. 낮은 교육열로 인해 지역출신 고위관직자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고 4. 대신 불로장생, 토속신앙에 관심을 갖는 등 귀신과 악몽의 세계가 지역민의 정신세계를 장악함(포송령도 상당히 영향을 받았다) 5. 중국의 다를 지방에 비해 풍기분란의 정도가 심한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주인공 왕여인의 죽음을 다루기 위해 법률, 조세, 도적등 많은 이야기를 하며 다가서지만 내가 보기에는 왕여인의 삶이 담성현의 특수한 상황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과부나 상속자의 유산을 빼앗기 위해 자살이나, 개가강요등은 중국 전역에서 흔히 일어나던 일이었으며, 또 바람이 나서 도망을 쳤다가 다시 돌아온 부인(왕여인)을 살해하는 그녀의 남편이 당시 중국에서 매우 드문 사람은 아니었다. 왕여인의 처지가 가진 극적 긴장감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스펜서가 그려낸 담성현의 인물 생활상은 매우 흐릿하게 느껴진다. 솔직하게 황인우나 웨이난의 글이 훨씬 박진감 있고 재미있게 읽힌다. 아울러 중세 중국여성의 생활상을 더 자세히 파악하고 싶은신 분은 '공자의 이름으로 죽은 여인들'(예문서원)을 읽어 보시길 권한다.
0*****m 2003.04.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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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재지이 이야기는 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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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만 책을 보고 책을 사면 이런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책은 중국 문학이나 중국의 사서 등에 전혀 문외한인 서구인을 위한 책이자 포송령의 요재지이를 역사기록으로서 사용하는... 아날학파의 책이라고 할 수 있는 문체와 스타일의 책이다.   절대 펄 벅을 상상하면 안 된다. 한자로된 중국의 기록을 영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어서 어색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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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만 책을 보고 책을 사면 이런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책은 중국 문학이나 중국의 사서 등에 전혀 문외한인 서구인을 위한 책이자 

포송령의 요재지이를 역사기록으로서 사용하는... 

아날학파의 책이라고 할 수 있는 문체와 스타일의 책이다.

 

절대 펄 벅을 상상하면 안 된다.

한자로된 중국의 기록을 영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어서

어색한 표현, 낯선 표현, 무리한 표현이 종종 보이고

내용은 토막토막나 있다.

 

특히 요재지이 이야기가 상당히 포함되어 있는데 

요재지이 이야기가 무슨 역사서인냥 다루고 있어서 ....

-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날학파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읽으면 이상할 수도... -

 

포송령의 요재지이를 색다르게 이용하는 방법을 볼 수 있다. 

g*****l 2020.01.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