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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으며 함께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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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20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어린이집에서 책을 읽어 주었다. 회사가 있는 단지의 직장보육시설인 어린이집 요청 때문이었다. 5살 아이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하여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그림책 세 권을 준비했다. 두 권만 읽어 주되 혹시나 싶어 한 권 더 갖고 갔다. 그러나 아이들 반응은 뜨거웠다. 금방 책 속 세계에 빠져들어 불쑥불쑥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어느새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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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20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어린이집에서 책을 읽어 주었다. 회사가 있는 단지의 직장보육시설인 어린이집 요청 때문이었다. 5살 아이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하여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그림책 세 권을 준비했다. 두 권만 읽어 주되 혹시나 싶어 한 권 더 갖고 갔다. 그러나 아이들 반응은 뜨거웠다. 금방 책 속 세계에 빠져들어 불쑥불쑥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어느새 책 속 인물이 된 아이도 있었다. 그리하여 나중에는 책을 더 읽어 달라고 소리 지르며 매달렸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떼놓지 않았다면 한바탕 소동으로 번질 수도 있었다. 그럴 만큼 아이들은 그림책과 함께하는 시간을 좋아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그림책은 온갖 즐거움이 가득한 놀이터인데.

 

첫 창작그림책 『세상에서 가장 큰 가마솥』(느림보, 2012년)에서 어린이와 어른을 비롯하여 온갖 동물이 손을 잡게 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쓰고 그린 김규택 작가의 두 번째 창작그림책이다. 이번은 어린이와 동물이 그림책을 매개로 하여 하나로 어우러지는 따스한 창작그림책이다. 그림책에 관한 창작그림책이기도 하다.

 

앞 면지 배경은 나무들이 우줄우줄 서 있는 숲이다. 동글동글 한 아이가 옆구리에 책을 끼고 숲에 들어서고 있다. 본문 첫 화면은 앞 면지에 나왔던 아이가 책을 읽으며 걷고 있다. 얼마나 책을 좋아하면 책을 읽으며 걸을까. 사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책을 읽으며 걷는 경험이 있고 그 버릇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아이도 아마 책을 읽으며 걷는 버릇이 있을 테다. 아이가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오누이와 엄마가 살고 있었어.” 소리 내어 읽고 있고 그 뒤를 동물 두 마리가 따라가고 있다. 나무 위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동물이 있다. 다음 화면은 아이가 읽는 책 속 문장만 있고 아이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개미가 한 줄로 맞춰 걷고 있고 풀잎 곤충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다음 화면에는 아이가 다시 나온다.  아이가 읽는 그림책은 내용으로 보아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이다. 아이의 그림책 읽기에 참여하려는 동물들이 화면이 가득 찰 만큼 많아졌다. 숲 속 동물들이 아이의 그림책 읽어 주는 소리에 빠져들고 있다.

 

다음 화면의 주인공은 책을 읽어 주는 아이가 아니다. 책에 빠져든 숲 속 동물들이다. 어른이 책을 읽어 줄 때 어느새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듯이 아이가 책을 읽어 주자 동물들이 주인공이 된다. 옛이야기 속 호랑이가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되풀이하며 엄마를 공격하자 어느새 사마귀가 “어흥!” 호랑이 역할을 한다. 다람쥐와 두더지는 오누이 역할을 한다. 그림책 이야기를 듣는 대상에서 그림책 속 인물로 주체가 된 것이다. 다른 동물들도 그림책 속 인물이 놀라면 함께 놀라고, 호랑이가 엄마를 잡아먹으면 함께 슬퍼한다. 오누이가 큰 나무 위로 오르면 동물들은 너나없이 큰 나무에 직접 몸으로 오를 정도로 책 속 세계에 몰입한다. 이러한 동물들의 참여와 몰입은 책 속 이야기가 절정으로 치달을 때까지 고조된다. 오누이가 새 동아줄을 타고 오르려는데 호랑이가 그 동아줄에 펄쩍! 뛰어들 정도이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헌 동아줄 이야기는 왜 안 해?

 

동물들은 다음 이야기가 몹시 궁금하다. 호랑이가 헌 동아줄이 아니라 새 동아줄에 개입함으로써 이야기가 바뀐 것도 눈치 챈다. 그리하여 이런저런 말들이 요란하다. 그렇더라도 이야기는 계속되어야만 한다. 온갖 동물들이 다음 이야기를 재촉하며 기대하는 표정이라니! 그러거나 말거나 그림책을 읽어 주던 아이는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책을 읽다 엄마 품에 잠든 아이처럼 코끼리 다리에 몸을 기대고 편안하게 자고 있다. 이제 그림책을 읽는 주체도 바뀐다. 호랑이가 그림책을 읽고 있다. 동물들이 귀를 활짝 열고 호랑이를 둘러싸고 있다. 아이도 귀를 열고 듣고 있다. 거기 너무 평화로운 풍경 속으로 나도 풍덩 끼어들고 싶게 한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16.05.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