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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각하는 평화란 무엇일까. 생활 속에서 쉽게 사용되고 있는 단어이지만 평화에 대해서 ‘상징적인 비둘기’ 이상으로 진지하게 고민해본 경험이 있을까. 『영장류의 평화 만들기』는 학자의 입장에서 유인원과 원숭이를 관찰하고 그들의 사회성을 분석하여 인류의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진정한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격성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공격성을 갖고 있는 것일까. 공격성을 근절하여 평화를 추구할 수 있을까. 진화론의 관점에서 최상위에 위치하는 인류의 사회성을 영장류의 관찰로 수집된 결과와 비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 이 모든 물음에 대하여 저자는 명확한 해답이나 주관적인 생각으로 독자를 설득하는 방법을 취하지 않고 관찰과 연구결과의 전문성을 개방함으로 우리에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준다. 『영장류의 평화 만들기』는 생물학자가 영장류에 대해 관찰한 사건들에 대해 관찰 내용 – 주관적 생각 – 관찰 내용 – 주관적 생각의 순서로 서술되어 있다. 그 흐름 자체는 단락별로 끊긴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고 독자를 관찰자 입장으로 끌어들이듯이 서술되어 있지만, 대학교 과제라는 명목 하에 서평을 쓰려는 목적으로 읽지 않았다면 책을 다 읽은 후에 생각을 정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또한 객관적인 관찰사실과 실험내용은 흥미로웠지만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과 판단에 대해서는 학계를 의식하듯 조심스럽고 직설적이지 않은 점이 이러한 종류의 책을 처음 접하는 나에게는 상당히 불편했다. 하지만 첫 장을 넘길 때부터 문제제기를 하기위해 눈을 부릅뜨고 읽어가는 내 모습이 후반으로 갈수록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될 만큼 이 책은 친절하다. 유인원과 원숭이를 동물원에서밖에 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침팬지가 하는 일련의 행동을 보고 그들의 사회성을 판단하는 것이 무모해보였다. 하지만 저자는 바로 뒤에 실험내용에서 결과를 도출하게 된 이유와 방법, 실험과 관찰 횟수, 분야에 정통한 학자와의 실험결과 비교를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의혹을 단번에 불식시킨다. 또한 비전문가도 관심을 갖고 흥미를 유발할 실험내용들이 상당히 독특했다. 붉은 원숭이의 공격성에 대한 분석을 위해 행한 전기충격 실험과 인간에게 행한 아이히만 실험의 비교, 침팬지의 권력다툼과 권력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정말 인간 사회와 비슷한 것이 많구나’하고 생각하게 되는 건 어렵지 않다. 공격성과 평화에 대한 영장류의 관찰 이후의 인류에 대한 조심스런 접근은 ‘설득’이라기보다 ‘매료시킨다’고 표현함이 맞을 것이다. 저자는 인류가 평화를 위해 나아가야 하는 길은 공격적 성향의 말살의 길이 아니라 화해할 수 있는 능력의 인지 및 개발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책에서도 강조한 사항처럼 인간에 대한 데이터는 동물과 비교해보았을 때 놀라울 정도로 적다. 그 이유는 인간의 존엄성과 전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가 4종류의 유인원과 원숭이를 관찰한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분명히 인간과 비슷한 점도, 다른 점도 각각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어떤 유인원보다 인간의 사회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유인원과의 비교를 기분 나빠하고 도외시할 것이 아니고 진지하게 우리의 문제를 바라볼 ‘정직한 시선’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갈등의 해소와 문제의 해결에 가장 중요한 첫 발걸음이 원인과 이유의 인식과 인정이라는 점에서 ‘공격성의 단절’ 보다 ‘화해하기 위한 능력의 증진’이 평화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