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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땅콩도 한 사발 갖다 놓고 입으로 집어넣으며 간간히 웃음을 지었다. 한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그녀의 입술에서 나오는 한 마디에 긴장했던 떨림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런 떨림이 내 인생에 다시 찾아 올 것이란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아니다. 간간히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 밑줄이 가는 것을 보면 아직도 사랑에 대한 기대감과 공감이 있고 사랑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설렘이 있다. 밑줄이 그어질 때마다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속으로 흥얼거린다. ‘너의 침묵에 메마른 나의 입술 차가운 네 눈길에 얼어붙은 내 발자국 돌아서는 나에게 사랑한단 말 대신에 안녕 안녕 목메인 그 한마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 우리들이 기억하고 있는 사랑은 대부분 이루어질 수 없었기에 아픈 흔적들을 가지고 있다. 왜 사람들은 비극적으로 끝난 사랑을 못 잊어 하고 또 아름답게 포장을 할까 한 사람을 향한 가장 순수하고 지순한 감정이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내 가슴속에 남아있는 그녀가 가장 이상적인 여인이라고 믿기에 지나간 사랑을 이야기 하며 아직도 그 아픔을 미화시키고 있다. 현실이 힘들고 아플 때 그녀에게 도피하고 싶은 이유도 왠지 그녀만이 내 어깨를 톡톡 치면서 “힘내”라며 나를 위로해 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 이런 상상을 불순함이나 불륜이라는 이름으로 매도할 수 있을까 문정희 시인은 직설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다. ‘사랑할 일이 없다면 이 세상에 살아 있을 이유가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우리들은 어느 한 순간도 사랑을 멈춘 적이 없는 것 같다. 지금도 나는 사랑하고 있다. 지금도 뜨겁게 사랑하고 있으며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불량기고 화냥년이라면, 나는 단연코 불량기를 사랑하겠다. ‘
‘떨림’이라는 감성적인 제목을 가진 이 책은 뜨거운 가슴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시인들의 사랑이야기다. 24명의 시인들은 한 때 자신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사랑하는 연인과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들을 나누어 준다. 수십 년의 시간이 지났으면 잊혔을 것 같은 이름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그리워지기에 설렘이라고 말할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의 머리말은 설렘이 없는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지적한다. ‘사랑 없이 만나는 사람들은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 없는 껍데기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들이 모여서 사막 같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사실이 안타까워서 이 책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 사랑이 없는 삶이 껍데기의 삶이라는 것을 동의하지 못할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이 나를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점점 더 사랑을 잃어버리고 사는 이유는 현실의 삶에 길들여지기 때문이다. “아파트 한 채만 있다면, 아이가 공부를 잘한다면, 진급할 수 있다면” 이런 가정을 채워 나가면서 나는 행복하다고 주문을 외웠다. 그러나 어느 날 내 가슴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올 때 문득 자신의 삶속에 채워지지 않은 무엇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무엇일까? 식어진 가슴이다. 한 사람을 향하여 밤을 새워 편지를 쓰던 열정도 사라지고, 자신의 앞을 스쳐가는 예쁜 여인이 있다 할지라도 떨림이 없다. 그 여인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과연 가슴을 열고 사람들을 만나고 누군가가 내 옆에 있다는 사실에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지, 때론 외로움이 내 가슴을 찾아올 때 스스럼없이 술 한 잔 하자고 말 할 수 있거나 가벼운 산행이라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지 확인하자는 것이다. 왜냐하면 가슴이 열린 만남은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었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24명의 시인들이 고백하는 사랑은 대부분 아픔으로 끝이났다. 헤어짐의 이유는 확실히 알수 없지만 저들도 사랑의 상처로 인해 불면의 밤을 보냈고 세상을 저주했을 것이다. 그러나 조개의 몸속에 모래와 같은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그 아픔으로부터 자신을 이겨내기 위하여 분비물로 이물질을 감싸고 어루만질 때 진주는 만들어지기 시작을 한다. 아픔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사랑으로 감싸 않았을 때 아름다운 색의 진주가 탄생되는 것처럼 시인들도 그 아픔을 이겨내기 위하여 시를 썼다. ‘당신과의 아프고 아름다웠던(당신과 부디 생각이 일치하기를!) 추억은 나중에 시가 되었습니다. 모든 사물이 당신을 통해서만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었던 그 시절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24쪽) 봄이 되면 왜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고 어딘가에 또 다른 사랑이 있다고 믿을까 맑은 햇살을 받고 대지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도 서서히 피어오르기 때문이다. 이때 문득 사랑이 내 옆으로 다가와 속삭인다. “삶은 가슴이 뜨거워지는 거야!”
가끔 삶이 너무 무미건조하고 재미없을 때 이 책을 읽으며 지나간 추억을 떠 올리면 설렘이 찾아오지 않을까? 이제 다시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지만 아침 햇살에 내 얼굴을 맡기고 조용히 눈을 감으면 마음이 저려오지 않을까? 그때 눈시울이 뜨거워진다면 내가 살아있다고 생각하자.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기에 아직도 떨림이 찾아온다면 감사하자. 나이 든다는 것은 어차피 추억이라는 이라는 연료로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죽는 날까지 함민복 시인의 이 한 줄 잊고 싶지 않다. 아니 내 무덤 속에서라도 독백하고 싶다. 그래야 가슴이 식지 않기 때문이다. ‘모기가 내 눈동자의 피를 빨게 될지라도 내 결코 당신을 잊지 않으리라 그래도 당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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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정호승외 23명의 시인들
그것은.. 구식 모토로라 삐삐의 그것처럼 강한 떨림이 아니더라도 좋아라..
그런 '떨림'을 느껴본 적이.. 난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기억조차도 나지 않는다..
남들은 철이없다 손가락질 하겠지만.. 적어도 내겐.. 그 사람과 같이 있는 시간이.. 집에서 혼자 책을 보는 시간 보다는.. 더욱 가치있고 즐거운 시간이 되야하지 않겠는가..
남들이 볼때는 다정한 연인처럼 보여도.. 정작 내게 아무런 '떨림'이 없다면.. 그건 여자친구가 아닌.. 그냥 친구중에서 성이 여성인자 내지는 나와는 배변방식이 다른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난.. 연애를 하는둥 마는둥 하는건가 보다..
또는 설레임.. 비록 눈내리는 숲이란 의미로 스펠링이 이와 다르긴 하지만.. 필자가 좋아하는 빙과류..
어떤 소녀는.. 그 '설레임'을 사러가서.. 그 단어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길래.. '망설임' 주세요라고 했다지.. -_-
그러니 얼마나 그 아름다운 시어들의 종합선물셋트가 아니겠는가..
그 중 특히.. 개인적으로 문태준 시인의 '안개가 번져 멀리 감싸듯이'란 글이 제일 좋았다.. 그래서 그 연인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게 계속 궁금하였고.. 그 여자가 죽어서 결국엔 마음속에 묻었다는 그런 스토리가 되진 않을까.. 방정맞은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결국엔 결혼해서 잘 살고있다란 이야기를 보고.. 책보며 누워있던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쳤으니.. -_-
그리고.. 서석화 시인의 '그 사람은 내 귀 안에 산다'를 보고.. 많은 위로와 공감을 받았던것 같다..
재산이 9970억이라는 대한민국 최고부자 정몽준씨도 아닌.. 같은 남자가 봐도 반할정도로 잘생기고 멋지고 성품까지 온화하다고 알려진 장동건씨도 아닌.. 이런 글들을 쓸 수 있는 '시인'으로 태어나리라..
그래서.. 그들이 내게 그러했듯이.. 글로서 나마 상처받은 영혼들을 따사로이 감싸안아 위로를 전하는.. 그런 시인으로 태어나리라..
이 책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사람을 만났던 날 보았다..
그녀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이 책을 보았더랬다..
그래서 그런지 좀 더 가슴에 인상깊게 남은 책이된듯 하다..
하지만 세상사는 언제나 그렇듯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보란듯이 내게서 등을 돌린다..
TASNEE Ethylene Project 를 했던 무렵.. 팀원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위수진 대리였나.. 오현주 대리였나.. 누군가가 내게 이런말을 했었다..
나의 뒷모습은.. 항상 어떤 외로움이나 슬픔 같은걸 두 어깨에 짊어지고 걸어가는듯 하다고..
그녀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날의 내 뒷모습은.. 무척이나 더 쓸쓸했으리라..
이렇게 말을 건네겠지..
아니면.. 응원의 노래라도 불러줬을라나..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입술을 보며..
난..
작은 '떨림'을 느꼈던듯도 한데..
의탁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마음도 달라진다.
같은 구름이지만 구름이 저녁 햇빛과 만나면 노을이 되고, 잘 흐르던 시내가 벼랑을 만나면 폭포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어디에 맡길까.
선택은 우리에게 있다.
오늘밤에 나는 내 청춘의 사랑을 생각한다.
청춘이라는 말에는 봄비 소리가 난다.
토란잎을 두드리다 토란잎 위에서 몽글몽글 뒹굴다 그러곤 사라지는 푸른 빗방울의 소리가 난다.
내게도 푸른 빗방울 같은 사랑이 찾아왔다.
나는 시골의 청춘이었고 그녀는 섬의 청춘이었다.
우리는 대학에서 만났다.
어느 시인의 비유대로 첫사랑을 알게 된 소녀의 브래지어같이 핀, 환한 목련나무 그늘에서 우리는 시집을 펼쳐 읽거나, 시위가 있는 날엔 매캐한 주점에서 어깨를 겯고 노래를 불렀다.
그러는 사이 사랑이 찾아왔다.
산 그림자가 내리듯이.
안개가 번져 멀리 감싸듯이.
......
사랑이나 삶은 작은 생선을 굽듯 해야 한다는 말을 나는 그때 알았을까.
너무 손을 대면, 손 타면 안 된다는 그 말의 귀함을 나는 알았을까.
애써 성공하려 하지 말고 애써 실패를 초래하지도 말라는 그 말을 알았을까.
애써 헤어지려 하지 말고 애써 만나려 하지 말라는 그 말을 알았을까.
삶이나 사랑은 강과 같아서 다만 유유히 흐르는 것이다.
초봄의 새순이 무성해져 녹음을 만들고 그늘을 드리우는 것처럼.
그것이 사랑하는 시간의 변화이다.
- 문태준 '안개가 번져 멀리 감싸듯이' 中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도저히 객관화되지 않는 자기만의 열등감이나 외로움이 있을 것이다.
홀로 있는 시간, 정신이 아파 울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알리라.
그것은 가진 게 부족하여 욕심에 겨운 비명도 아니요, 진짜 불행이 뭔지도 모르는 배부른 투정도 아닐 것이며, 말 그대로 정신이 아파 죽고 싶을 만큼 꺽꺽 우는 울음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기쁨과 위안이 되길 늘 소원의 첫째 자리에서 기도해왔으면서도 어찌 보면 나는 내게 기쁨이 되고 위안이 되는 사람을 기다려온 건 아닌가 생각해본다.
......
나이가 드는 건지 이제야 철이 드는 건지 내가 가진 그릇이 너무 작고도 가볍다는 사실이 문득문득 깨달아지고 그럴 때마다 아직도 그걸 인정하기 싫어 마음으로 비명을 질러보기도 한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내게 주어진 시간과 사람을 사랑하며 살았다고 내가 나에게 큰소리로 또박또박 말해보기도 하지만 이 거대한 세상 속에서 나는 무엇을 얼마만큼 이루어냈을까?
내 체온으로 한 사람의 어깨라도 데웠을까?
바늘 같은 감정은 하루에도 수천 번씩 나를 찌르고 그 속에서 악악대며 내 아픔만 누구에게 호소하진 않았는지, 그러면서 나를 쉬게 해줄 그 어떤 포근함과 너그러움만 자꾸자꾸 달라고 조르진 않았는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절대의 사람이 되고 싶다는 기도가 결국은 내 얇은 허영은 아니었는지.
타인이 더 많은 세상 속에서 내게 보여지는 세상과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세상만을 나는 고집하고 무언으로 강요하며 살아왔을지 모른다는 자각이 고해성사 직전처럼 나를 두렵게 한다.
한사람의 가슴에 무지개를 띄우고 서로의 호흡을 죽는 순간까지 감지해낼 수 있기를, 그래서 세상에서의 삶이 충분히 보람 있고 아름다웠다고 임종의 순간 마지막 말로 할 수 있기를 소원했다면 나는 아직도 꿈속에 있는 것인가?
- 서석화 '그 사람은 내 귀 안에 산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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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종류는 얼마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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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의 상대로서 타인을 바라보는 삭막하고 건조한 삶이 나를 꿰뚫어버리게 놓아둔 채로 지낸 세월이 이곳 시인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정도가 되었다. 고작해야 협조니 동료애니 애사심이니 하는 사랑 ‘애(愛)’字 들어가는 어휘 사용으로서나 사랑을 들먹이는 그런 메마른 일상이 어느덧 주변을 뺑 돌아가며 차있다. 아내에 대한 사랑도 오래 같이 지내다 보니 “ ‘정(情)’으로 살지 뭐”하며 사랑은 무어 겸연쩍은 이야기나 되는 냥 멀리 치워버리고 다른 언어로 대체해왔다. 그럼에도 마음 저 편에 숨어 있던 것이 20대 그 어느날의 그녀를 떠올린다. “뜨거운 가슴을 잃어버린 당신을 위한 스물네편의 사랑 이야기”라는 부제의 “떨림”이 어제의 설렘처럼 뭉클 뭉클 피어나는 나를 돌아보게 한다. 첫사랑의 열정에 휩싸였던 추억담에서 시골길 나무 뒤에 숨어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수줍어하며 밀어를 나누던 이야기, 아내를 보며 아련한 옛 애인을 떠올리는 진솔한 정담이 사랑은 우리 인생에서 상실될 수 없는 속성이라고 열정적으로 그리고 나지막이 속삭인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포개진 두 사람의 입술을 추억하는 첫 키스의 추억은 순수함과 관능이 교묘히 교차하며 그렇게 지나갔던 사랑의 설렘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이루지 못해 안타까운 사랑, 도덕과 사랑의 갈림길 속에서 그저 놓아버릴 수밖에 없었던 애틋했던 사랑, 사랑하는 이가 병으로 떠나버릴 때 차마 생의 그 인연을 끊지 못하는 애끓는 사랑이 펼쳐진다. 사랑의 에세이집이라 할 수 있는 시인들의 이 작품집에서 풋풋한 향기나는 청량감 넘치는 사랑을 볼 수도 있으며, 첫사랑이 바로 아내인 그들의 느릿느릿한 사랑이야기에서 가슴 뭉클한 그리고 죄스러움을 야기하는 어머니의 무조건적이고 헌신적인 드넓은 사랑 이야기도 들어 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시인 백석(본명:백기행)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연인 ‘나타샤’를 사모하는 낭만적 사랑이야기와 ‘닥터지바고’의 ‘라라’의 순애보까지 사랑 이야기가 몽글 몽글 수없이 피어난다. 사랑을 잃어버린 것이든 잠시 잊은 것이든 이 “떨림”의 향연에 취해 볼 것을 권한다. “사랑은 언제나 유치하고 서툴게 시작 된다”지 않는가! 떠오르는 이 있으면 지금 전화를 걸어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걷고 싶어진다. 사랑이 저 만치 앉아 쳐다보는 듯이 부끄러워진다. 상쾌해진다. 왠지 우쭐해진다. 그녀가 그이가 우리 곁에 있어 그렇지 않은가? 거칠고 조악하고 건조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시인들이 들려주는 순백색의 사랑이야기 한 묶음이 오랜만의 삶의 역동과 은근한 행복을 가져다 준다. 기분 좋은 바알간 떨림이 전해져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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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덤하우스에서 사랑을 잃어버린 모든 이에게 우리시대 대표 시인 스물네 명이 전하는 가슴 떨리는 사랑이야기 "떨림"을 출간했다. 처음 책소개를 읽었을 때는 이거 상술 아냐?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한번 읽어보고 평가하자는 생각에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시인들이라 그런지, 때론 함축과 은근한 맛으로 자신들의 사랑이야기를 고백하고 있었다. 그 문체의 다양함과 정갈함이 과연 시인다웠다.
그 중에서 권대웅시인의 이야기에 웃음이 나왔었다. 전등사 대웅전 정 처마 귀퉁이를 받치고 있는 나신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술하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당대의 명공이었던 도편수는 전등사 대웅전 건립을 책임지고 한창 공사에 들어가던 중 우연히 마을의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됐답니다. 깊은 사랑에 빠진 이 도편수는 공사가 끝나면 그 여인과 살림을 차릴 생각으로 대웅전 공사 노임 모두를 그녀에게 맡겼습니다. 그러나 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마음이 변해 도편수의 돈을 모두 갖고 다른 남자와 도망을 쳐버렸습니다. 그것을 안 도편수는 실의에 빠져 더 이상 공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미움과 증오가 솟구쳤을까요. 식음을 전폐하고 배회하던 도편수는 어느 날 다시 연장을 잡고 끝내는 대웅보전의 네 귀퉁이에 그 여인의 나체상을 조각해 넣어 평생 무거운 지붕을 떠받치게 했답니다. 뭇사람들에게 알몸을 드러내는 수치심을 겪도록 하면서 말입니다. 그 여인이 얼마나 미웠으면 벌거벗긴 채 무거운 지붕을 받치고 있어야 하는 억겁의 고통을 주었을까요. 전등사를 나오면서 그 도편수의 마음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에 대한 증오의 마음도 일종의 사랑을 향한 커다란 그리움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권대웅시인은 자신의 사랑에 대해 이렇게 서술했다.
전등사를 나오는 길에 추적추적 비가 내렸습니다. 나는 아주 못되게도 내 마음의 사랑을 그 나신상에 올려놓습니다. 이 땅에 모든 미운 사랑은 그녀만이 지고 있도록 말입니다. 왠지 마음이 후련해지면서도 슬퍼집니다. 그녀를 사랑했나 봅니다. 전등사에 가면 내 오래전 잃어버린 그립도록 미운 사랑이 있습니다.
권대웅시인의 글을 읽고, 웃음과 함께 '그렇지, 얼마나 미웠겠어!'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내 사랑이 그런 형벌을 받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ㅋ 천편일률적인 그리움에서 벗어나 인간의 못된심리를 절묘하게 포착했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나의 못된 마음을 들켜버렸다고해야 하나 ㅋ 권대웅시인의 사랑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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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쪽) "사랑이 없으면 사람은 죽고 만다. 사람도 늘 샘물처럼 서로 사랑이 흘러넘쳐야 살 수 있다는 것을......"
24명의 시인이 '사랑'을 주제로 써내려간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시인 자신의 경험부터 문학 속 인물이나 다른 사람의 사랑이야기까지 다양한 글들이 실려있다. 말 그대로 어린 시절, 풋풋했던 분홍빛 사랑을 써내려간 글도 있고, 아쉬움과 후회로 기억되는 사랑이야기도 있다. 사랑을 뭘까를 고민한 사랑이야기도 있고, 애틋한 추억으로 남은 사랑이야기도 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은 '사랑'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사랑'에 얽힌 어떤 경험이 있는지 엿보는 느낌이었다. 서로 다른 경험,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다.
작가들마다 문체가 달라서인지 여유를 가지고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4가지 이야기를 한 편, 한 편 읽어가며 글쓴이와 공감하며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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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쳐드는 순간부터 정말 기대가 많이 되었던 책이다. 그야말로 대 시인(작가)들의 뜻깊은 스토리의 책이였기 때문이다. 김용택 안도현등 이름만 말해도 우리들이 모두 아~!, 할만큼 유명한 현대의 대표시인 24인이 쓴 이 이야기에 푹 빠지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솔직히 나도 이 24인의 시인을 모두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름을 들어봤던 시인도 있고,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시인도 있다. 특히 안도현시인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시인이다. 우연히 "연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책을 읽고나서 이 작가분의 책은 정말 감동적이다,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이렇게 만나니 정말 반가웠다.
"떨림" 이 책의 제목만 보고선, 오묘하고 미묘한 사랑의 대한 이야기구나, 하고 어렴풋이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역시 시인들이라서 그런지, 말과 자신들의 생각을 아름답게 시적으로 표현한게 많은 것 같다. 내심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 있으면 어떻게 할지.. 걱정했었는데.. 아무래도 그 걱정이 정답이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 가슴 따뜻하고 훈훈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이 글을 쓴 시인들이 직접, 옆에서 나지막히 속삭여주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시험기간이라 책을 편안하게 읽지 못한 것 같은데, 그래도 그 불안한 시험기간 동안, 이 책을 보면서, 왠지모를 마음의 평화를 얻은 것 같다. 이렇게 가슴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는 만나보기 힘든데, 그것도 24인의 대표시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벅찰 따름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떨리고 훈훈한 이야기들을 많이 만나 보았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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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 겉표지와 함께 생각난 노래가 있었다.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자랑도 교만도 아니하며, 변치않고, 성내지 않고, 모든 것 감싸주고, 바라고 믿고 참아내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왜 이 노래가 이 책을 드는 순간 생각났는지는 모르겠다.
한때 사랑이란 단어에 세상이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나와 그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던 시절이 있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열병을 앓는 사랑을 거쳐갔거나 지금 그 열병 속에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24명의 시인들이 각자의 첫사랑이나 작품과의 사랑이야기, 작품 속 주인공과의 사랑이야기, 작가와의 사랑, 가족과의 사랑이야기 등 24편의 수필집으로 아름답고 화려한 문체로 읽는 이에게 사랑의 떨림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시간에 쫓기고 일상사에 파묻혀 살다보니 점점 메말라가고 대인관계에서도 이익만을 따지고 들었던 올 한해도 각박이란 단어로 마무리 할 뻔 했는데 떨림을 만나게 되면서 그동안 잊고 지낸던 첫사랑의 추억과 남편과의 사랑, 아이들과의 사랑, 이웃과의 사랑, 친구들과의 사랑의 느낌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떨림"은 바로 사랑이란 감정이 솟아나기 시작하면서 전해져 오는 느낌을 이야기 하고 있다. 내가 씹다만 오징어도 덥석 가져가 먹는 사촌누나와 유리창을 통한 첫키스의 떨림,,,선생과 제자라는 관계로 만나 점점 사랑이란 감정에 중독되면서 줄다리기하던 사랑의 떨림...400여년전의 이응태공 부인의 언간편지속에 나타난 사랑의 이야기, 소설 , 영화속에 등장하는 사랑이야기 등등 총 24편의 이야기가 모여 이렇게 아름다운 수필집 한권이 탄생되었다.
사랑에 빠진다고 해서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변할 뿐이었다. 세상사에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자신이 세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이 속해 있고, 함께 숨쉬고, 그가 바라보는 모든 것들, 그가 만지는 모든 것들을 함께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넘칠 듯 넘실대는 사랑이란 감정으로 인해 세상이 바뀌는 것이다. 이처럼 사랑의 힘은 나의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만큼 위대한 것임을 이 책을 읽고 나면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