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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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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드르 출신의 성직자 루브룩의 윌리엄(William of Rubruck)은 프랑스 국왕의 명으로 몽골 4대 황제인 몽케 칸을 알현하는 임무를 띠고 1254년에 몽고의 수도 카라코룸에 도착한다. 그러나 카라코룸은 일종의 계엄령이 내려진 상태였고, 삼엄한 보안 조치가 내려져 있어 매우 놀랐다고 한다. 이러한 소동은 당시 40여명의 아사신파 신도들이 변장하고 칸을 암살하려 한다는 소문 때문이
"암살단" 내용보기
플랑드르 출신의 성직자 루브룩의 윌리엄(William of Rubruck)은 프랑스 국왕의 명으로 몽골 4대 황제인 몽케 칸을 알현하는 임무를 띠고 1254년에 몽고의 수도 카라코룸에 도착한다. 그러나 카라코룸은 일종의 계엄령이 내려진 상태였고, 삼엄한 보안 조치가 내려져 있어 매우 놀랐다고 한다. 이러한 소동은 당시 40여명의 아사신파 신도들이 변장하고 칸을 암살하려 한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암살자를 의미하는 영단어 assassin은 중세시대 암살을 전문적으로 행했던 아사신파(The Assassins)에서 온 단어이다. 이 아사신파의 이름은 이들이 암살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암살자에게 임무 이후 천국의 기쁨을 맛보이기 위해 쓴 마약의 일종인 하시시에서 왔다고 널리 알려져 있으나,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그것이 있음직한 설명은 아니다. 아사신파의 어원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인용해 보겠다.

p41-43
실베스트르 드 사시의 연구논문은 아사신파 연구의 이정표가 되었다.
(중략)
그는 이전의 여러 학설을 점검하고 버릴 건과감히 버리면서 결론적으로 그 단어가 아럽어 하시시 Hashish에서 유래되었다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십자군 원정 자료에서 아사시니 Assassini, 아시시니 Assissini, 헤이시시니 Heyssisini 등 여러 형태가 나오는데, 이것이 전부 아랍어 하시시 Hashishi와 하슈샤시 Hashshash, 구어체 복수형 하시시인 Hashishiyyin과 하슈샤신 Hashshashin의 다른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는 하시시 hashishi라 불리는 종파 신도들이 언급된 아랍어 텍스트를 인용할 수 있었지만, '하슈샤시'라는 이름의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그 이후, 어형 '하시시'는 나중에 밝혀진 여러 자료들에 의해 확인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내가 아는 한, 이스마일파를 하슈샤시라고 부르는 자료는 전무하다. 따라서 실베스트르 드 사시의 연구논문 중 이 부분과 유럽의 이형이 모두 아랍어 '하시시'와 복수형 '하시시인'에서 파생되었다는 설명은 폐기되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수정해 놓고 보니 그 어원과 전혀 다른 아사신이라는 의미와 그 용어 자체에 다시 의문이 생긴다. 아랍어로 '하시시'는 약초, 더 구체적으로 말린 약초나 마초를 뜻한다. 나중에 그 단어는 인도의 대마(annabis sativa)를 뜻하는 말로 특수하게 진화했는데, 중세 시대 무슬림들은 이미 대마의 최면 효과를 잘 알고 있었다. 이보다 현대적인 단어 하슈샤시는 하시시를 흡입하는 사람을 뜻하는 보통명사이다. 후세의 많은 학자들이 아사신파가 하시시 중독자였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의견을 냈다. 비록 실베스트르 드사시가 이런 의견을 정설로 채택하진 않았지만, 그 역시 아사신파의 지도자들이 추종자들에게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뒤에 기다리고 있는 천국의 기쁨을 미리 맛보이기 위한 수단으로 몰래 하시시를 이용하였다고 설명한다. 그는 마르코 폴로의 기록과 연관시켜 이런 해석을 내리면서, 동방과 서방의 다른 자료에서 마약에 취한 추종자들이 은밀한 '천국의 정원'으로 인도된다는 내용을 찾아냈다.

위 이야기는 일찍부터 등장하여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지긴 했으나, 거의 확실히 사실이 아니다. 당시 하시시 사용과 그 효과는 누구나 다 아는 얘기로 절대 비밀이 아니었다. 더구나 종파 신도들이 마약을 사용했다는 것은 이스마일파 측에서도 확인하지 못하며 보수적인 순니파 저자들도 입증하지 못한다. '하시시'라는 이름도 시리아에서만 사용되었으며, 게다가 이 말은 민중들의 욕설이었던 듯 하다. 아무래도 하시시를 사용했기 때문에 '아사신'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 아니라 이 이름으로 인해 마약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나온 다양한 해석 중에서, 그 이름이 종파 신도들의 광신적 태도와 무모한 행동에 대해 경멸하는 표현이었다는 설명이 가장 그럴듯하다. 즉 그들의 관습에 대한 설명이라기보다는 그 행위에 대해 조롱하는 뉘앙스가 강하다. 특히 서방 비평가들에게 마약 이야기는 달리 설명될 수 없는 그들의 행위에 대해 합리적인 해석을 내릴 때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이 책 맨 앞의 추천사에 이들의 이름이 마약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써 있다. 아무래도 추천사를 쓴 교수는 책을 안 읽어본 듯 하다-_-

어쨌든 최초의 테러 집단으로 볼 수도 있고. 중세 공포의 대상이었다는 비밀 결사 암살단체 아사신파에 대해 궁금해서 사 본 책인데, 책의 앞부분에 이슬람교의 종파와 분파에 관한 이야기가 한참 서술되어 있다. 이슬람교에 대해 지식이 적어서 이러한 설명은 잘 이해하기 어렵고 상당히 지루한 편이었다. 이후 이스마일파와 그 일부에 속한 아사신파에 관한 기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내용이 쉽지는 않다. 아무래도 중세 중동사에 대해 배경지식이 없으면 읽기 어려운 측면이 많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런 이슬람교의 수많은 분파에 대한 설명보다는 각 사건을 중심으로 암살 방법이나 과정 등 좀 세세한 내용이 알고 싶었는데, 확실히 자료가 부족하긴 부족한 모양이다. 중세 중동사에 대해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이 읽을만 하지만, 배경지식이 적은 사람에게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z*****i 2009.12.1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해방과 파괴의 전도사들. 그들도 피하지 못한 파멸.
"해방과 파괴의 전도사들. 그들도 피하지 못한 파멸." 내용보기
“형제들, 승리의 그날이 오면, 우리의 동료들처럼 이승과 저승 양쪽에서 큰 행운을 받는다면, 단 한 명의 무사만으로도 수만 명의 기병을 소유한 왕일지라도 공포에 벌벌 떨게 만들 것이니.”          220p 암살자(assassin)로 알려진 아사신파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오늘날 미국이 만들어낸 ‘테러리스트’와 이슬람과의 연쇄적 자유연상이 마치 그들의 전통인냥 굳어져 버린 작금의
"해방과 파괴의 전도사들. 그들도 피하지 못한 파멸." 내용보기
“형제들, 승리의 그날이 오면,
우리의 동료들처럼 이승과 저승 양쪽에서 큰 행운을 받는다면,
단 한 명의 무사만으로도 수만 명의 기병을 소유한 왕일지라도
공포에 벌벌 떨게 만들 것이니.”          220p



암살자(assassin)로 알려진 아사신파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오늘날 미국이 만들어낸 ‘테러리스트’와 이슬람과의 연쇄적 자유연상이 마치 그들의 전통인냥 굳어져 버린 작금의 인식을 환기시킬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을 잠깐 살피자면, 암살은 이슬람의 전통이 아님을 설파한다. 세계의 어느 역사를 보더라도 암살은 정치적 적대세력의 주요인물을 제거하는 손쉬운 방법이었을 뿐이다. 아사신이 대표성을 띄게 된 것은 그들의 탁월한 ‘체제 전복 기술’, 암살의 전문성에 있다. 그들은 타키야 원칙(Taqiyya, 위기에 처했을 때 종교적 의무를 관면)을 활용하여 스스로를 은폐하고, 대중을 장악하고, 기반이 되는 요새나 성을 점령하는 등 지속적인 세력확장에 힘을 썼다. 그리고 이슬람 외부의 적, 십자군보다는 이슬람 내부의 지도자들을 목표로 삼았다. 파괴할 것은 이슬람 기성 정치, 경제, 관료 체제였던 것이다. 무함마드의 정통 후계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제국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그 누구와도 전략적으로 동맹을 맺고, 핍박과 억압으로 채워진 삶을 메시아적 소망으로 대체했다. 목적을 위한 수단의 합목적성은 “해방과 파괴의 복음”이 되어 불가항력적인 폭력을 동원한다. 신앙과 자기 희생이라는 신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서 적의 심장을 노렸다. 때문에 칸, 술탄, 파티마, 왕, 종교 지도자들 모두는 아사신을 두려워 했다. 그들의 표적이 되면 죽임이 늘 곁에 있음을 경계해야만 했다.

아사신이 노린 정치적 효과는 존재 자체가 주는 공포였다. 언제나 갑옷을 입고 다녀야 할만큼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세계를 선사한 것이다. 이 책의 핵심은 결국엔 그들도 실패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단검 하나를 쥔 소리 없는 죽음의 위협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기존 질서를 뒤집기는 커녕 하나의 도시를 장악하지도 못했으니까.
아사신의 현대적 의미는 바로 이것이다. 대중의 “표적 없는 분노”를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조직화 할 수 있다면 아사신은 누구에게나 전통이 된다. 그러나 그들은 공포효과, 그 이상을 결코 이끌어 낼 수 없다.

국제분쟁이나 이슬람 관련도서를 읽으면서 궁금해왔던 것 중 하나가, 순니파와 시아파의 기나긴 역사적 갈등의 과정과 원인이었다. 이 책은 그 내용을 자세히 밝히고 있다. 종교적 분열이 아닌 정치적 분열이었다는 점. 시아파의 정통성에 대한 열망, 근본주의적인 성향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12이맘파, 이스마일파, 니자리파, 다이, 다와 등에 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워낙 사람이름, 고유명사 등이 많이 나와서 읽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금세기 최고의 중동사학자 버나드 루이스의 책을 통하여 중동의 역사와 정치를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k*******0 2008.03.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