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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흥독서모임에서 추천을 받고 구입한 책이다. 추천한 최선생님은 자신은 이 책을 화장실에 두고 보고 있다고 한다. 아무 때나 생각이 나면 아무 곳이나 펼치며 상상의 나라로 떠난다는 것이다. 얼마나 좋은 책이기에, 그런데 하필이면 화장실에서…, 라는 호기심을 갖고 펼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책의 형식이 묘하게 인상에 남는 책이다. 책의 체제는 단순했다. 왼쪽(짝수 쪽)에는 시의 한 구절이 세로쓰기로 소개되어 있고, 오른쪽(홀수 쪽)에는 그 구절에 대한 작가의 생각 담겨 있다. 작가의 생각은 시에 대한 설명도 있지만, 대부분 시인 자신의 생각이 쓰여 있다. 굵은 글씨의 세로쓰기로 된 평소에 익숙했던 시의 구절이 반가웠고, 그 구절에 대한 시인의 생각이 재미있었다. 또한 왼쪽과 오른쪽 모두 여백이 충분했다. 그 여백에 자신의 생각을 담을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런 구절이 108개가 소개되고 있다. 하필이면 왜 108개였을까? 나는 희로애락과 함께 108번뇌를 떠올렸다. 그야말로 108개의 생각이 모두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는 책이다.
둘째, 시의 전문을 몰라도 이해와 공감이 가능한 책이다. 또한 이미 알고 있는 시라도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꼭 마음에 들었다기보다 그냥 아무 곳이나 읽으면서 떠오르는 나의 생각을 써보았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뼛속까지 서늘하게 하는 말 정말 다행이다. (1번째 문장, 전양화, 다행이라는 말) : 시는 물론 전양화 시인에 대해서도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다. 하지만 살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던가
세상은 사랑하기에 좋은 곳 이보다 더 좋은 곳을 나는 알지 못한다. (36번째 문장, 로버트 프로스트, 자작나무) : 프로스트의 이름은 들었지만, 자작나무라는 시는 모른다. 그러나 읽을수록 희망을 주는 구절이 아닌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부끄러워했다. (85번째 문장, 윤동주, 서시) : 학창시절부터 수없이 들었던 시다. 살다보면 이런 부끄러움을 느낀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시인가, 처음 보는 시인가가 전혀 의미가 없다. 그냥 문장만 보면 마음속에서 무언가 꿈틀하면서 올라왔다. 이 책처럼 어느 곳을 펼치든 이해와 공감이 쉽게 되는 책은 정말 오랜 만에 만났다.
셋째, 화장실에서 읽었다는 최선생님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이 책은 그야말로 아무 쪽을 읽어도 좋은 책이다. 또한 어느 곳을 읽어도 짧으면 1분, 길면 10분, 평균 5분 내외면 읽을 수 있다. 그야말로 화장실에서 읽기에 적당한 책이 아니겠는가
화장실에 있는 상황은 남에게 보이기 민망한 모습이면서, 누구나 매일 겪어야 할 상황이기도 하다. 그때마다 이 책과 함께 삶을 생각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주옥같은 문장과 함께 작가의 생각을 들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면 육체는 물론 정신적으로 짜릿한 자극을 주는 카타르시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그 시에 관심이 생겨서 시집까지 찾게 된다면 문학과 생활의 가교가 될 수도 있는 책이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오는 108편의 감동적인 시구가 담긴 책이다. 초등학생이라도 공감을 할 수 있는 시구가 많다. 최소한 중학생 이상의 독자라면 다양한 방향에서 생각을 넓혀주는 벗이 되리라고 본다.
리뷰를 쓰면서 방금 읽은 한 대목을 소개한다. 이 책의 15번째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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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저자가 인상 깊었던 시의 문장들을 모은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모은 문장마다 저자의 짧은 에세이들을 곁들였다. 미처 알지 못했던 좋은 시들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고 비록 짧은 내용이지만 연륜에서 오는 저자만의 깊이 있는 에세이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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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법에 이어 두번째로 읽는 김이경 작가의 책이다. 어떤 시집을 구매하면 좋을까를 고민할 때 서점에 가서 여러 시집들을 들여다 보며 꽂히는 시가 하나라도 발견되면 구매하는 편이었다. 이 책은 김이경 작가가 좋아하는 특정 시인의 특정한 시 중에서도 특정한 구절 및 연을 나열하고 그의 경험과 연결짓거나 감상평을 이야기 해주는 책이다. 굉장히 특이한 시도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그가 공감한 시 구절에 나 역시 공감하게 되어 구매하려고 마음 먹은 시집들이 몇 권 있다. 이것만으로도 성공한 독서가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