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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담보하는 일본형 연공제로 돌아가자
"미래를 담보하는 일본형 연공제로 돌아가자" 내용보기
매년 이 맘 때면 직장인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성과급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극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며 유리지갑을 어루만진다. 연봉 협상에 임해서는 인상은커녕 동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 및 보험업계에서는 한해 동안의 영업 실적을 결산하며 ‘판매왕’이란 영예로운 칭호를 붙여 휘황찬란한 시상식을 연다. 이러한 ‘성과 제일주의
"미래를 담보하는 일본형 연공제로 돌아가자" 내용보기

매년 이 맘 때면 직장인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성과급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극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며 유리지갑을 어루만진다. 연봉 협상에 임해서는 인상은커녕 동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 및 보험업계에서는 한해 동안의 영업 실적을 결산하며 ‘판매왕’이란 영예로운 칭호를 붙여 휘황찬란한 시상식을 연다. 이러한 ‘성과 제일주의’를 이 땅의 직장인들은 어떤 심정으로 바라볼까?


성과주의란 신호등은 작동하는가?
2008년을 기점으로 연봉제를 도입한 국내 기업이 70%를 넘어섰다. 불확정․불확실의 시대에 시쳇말로 ‘철밥통’이라 불리던 공무원들도 생존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실제 2011년 2월,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100개 중 91개 기관에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고, 나머지 9개 기관도 올해 초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전 지구인이 생산성 강화, 혁신, 지속가능경영이란 명목으로 ‘성과’를 강요 받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성과주의는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 걸까? 필자 주위를 살펴보더라도 연봉제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 회사는 찾기 힘들다. 우선 성과를 측정하는 객관적 기준이 없다. 프로 야구 선수들의 경우, 각 구단마다 나름의 연봉고과 시스템이 있음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시스템 자체가 운용 주체에 따라 심하게 변하기 때문이다. 또한 누구나 부러워하는 억대 연봉의 영업직원들의 경우에도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에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이유는 국내 기업들의 대부분은 성과에 대한 객관적 기준은 물론이거니와 이를 뒷받침할 만한 시스템이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인력난에 허덕이고, 청년 실업은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시키며, 또 한편에서는 연봉에 따라 철새처럼 움직이는 직장인들이 부지기수다. 이렇듯 씨줄과 날줄로 얽힌 악순환의 좌표 속에서 ‘성과주의’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가?


급여가 아닌 미래의 일로 보상하는 시스템
성과주의에 반기를 들고, 시대를 역행하듯 일본형 연공제로의 회귀를 줄기차게 주장하는 학자가 있다. 도쿄대대학원 경제학연구과 교수인 다카하시 노부오가 그 주인공. 경영학은 과학이라 믿는 그는 <성과주의의 허상>이란 책을 통해 작금의 일본 경제를 해부하며 성과주의가 결코 조직의 성과를 높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이 집필된 이후 상황이긴 하지만, 최근 일본은 세계 경제 2위 자리를 중국에게 내줬다. 국가 부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파탄 지경에 놓여있다. 이 책만 놓고 보자면 성과주의에 함몰된 예정된 결과이리라.
 “일본형 인사 시스템의 본질은 급여로 보상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차기 일의 내용으로 보상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일의 내용이 그대로 동기 부여로 직결되어 효과를 발휘하는 시스템으로, 내발적 동기부여 이론에서 볼 때 가장 자연스러운 모델이다. 한편으로 일본 기업의 임금제도는 동기 부여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생활비를 보장한다는 관점에서 임금 커브가 설계되어 있다.”(<성과주의의 허상>, P14)
직장인들에게 급여만큼 확실한 동기 부여가 또 있을까? 누구에게나 연봉 1억 원은 떨치기 힘든 유혹일 것이다. 하지만 다카하시 교수는 ‘임금에 의한 동기 부여’를 부정하면서 자신의 논리를 펴나간다. 그가 주장하는 일본의 연공제도는 직원의 생활을 유지시켜 주고, 직원의 노력에 대해서는 일의 내용과 즐거움으로 보상하는 인사 시스템이다. 여기에서 핵심은 고용 안정이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예전에는 ‘정년 보장’을 제외하고, 낮은 보수와 획일화된 업무 등을 들어 공무원을 폄하했었다. 하지만 요즘 공무원이 각광 받는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안정적인 고용 보장이다(최근 변화가 일고는 있지만).


성과주의를 좇은 일본적 경영의 종착역
1950년대 서구에 의해 전근적인 경영이라 평가 받았던 ‘일본적 경영’은 종신 고용, 연공 임금, 기업별 조합으로 대표된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경영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연공제는 철저히 폄하됐다. 그들은 이유를 생산성의 저하에서 찾는다. 일본 기업이 종신적이어서 규모와 비용 면에서 막대한 노동력을 유지해야 하고, 비능률적인 직원이라도 해고하는 것을 꺼리는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하지만 일본의 연공제는 1971년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에 의해 긍정적 평가를 받게 된다. 후진성의 상징이었던 품의제도(우리나라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가 이 때에 와서는 구미의 기업이 본받아야 할 경영 관행으로 우대받았고, 종신 고용에 연공 임금, 그리고 사내 파벌이나 학벌까지 훌륭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바야흐로 일본 경제가 호황을 누리던 때의 평가다. 이후 1990년대 거품경제가 극에 달할 즈음 일본 기업들은 저마다 ‘성과주의’를 외치며, 일본형 연공제를 버리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본 경제는 장밋빛 미래로의 엑소더스를 꿈꾸고만 있다.


내발적 동기를 자극하여 생산성을 높이자
저자는 지금이라도 일본 기업이 예전 연공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일본형 연공제는 연공서열을 추구하는 제도가 아니다. 즉, 입사 초기 동기들간의 차이가 없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직급과 일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보수가 아닌 미래의 일로 보상하고, 승진이란 당근으로 차별화하는 제도이다. 앞서 살폈듯이 이러한 주장의 기저에는 종신 고용이 아닌 종신 커미트먼트에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직원들을 사내 경쟁으로 내모는 것이 아닌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를 위해 현재의 어려움을 참고 도전하는 노력을 유도하는 것이다.
사람은 외적인 보상이 없는 경우-자원봉사가 그러하다-에도 자신이 유능하고 자기결정능력이 있음을 느끼고 싶어한다. 하여 저자는 경영자들에게 내발적 동기이론에 근거하여 직원 스스로가 어려운 일에 도전하고자 하는 욕구를 맘껏 분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을 주문한다. 또한 직무 만족도는 직원들의 결근이나 이직률을 낮출 수 있으나 생산성과 관계가 없음을 밝히고, 만족도를 높이기 보다 미래의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여 직원들이 미래를 위해 참고 도전하도록 유도하는 경영을 조언한다.


사람만이 희망이고 미래다
다카하시 노부오가 주장한 일본형 연공제가 100% 우리나라 실정에 맞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기업마다 너나 할 것 없이 열을 올리고 있는 성과 제일주의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활동의 본질이 ‘성과를 통한 가치 창출’이라고 볼 때, 너무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는 조급함이 도리어 성과주의의 폐해로 이어진다. 고용환경 유연화를 들먹이며, 경영 악화의 책임을 무작정 직원들에게 돌리지 말자. 미래를 내다보며 제대로 된 ‘사람 경영’을 하는 것이 어찌 보면 ‘한국형 연공제’의 출발점이 아닐까? 필자는 돈을 좇아 철새처럼 회사를 옮겨 다니는 직원들을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이러한 책임을 감히 그 회사에 돌리고 싶다. 성과란 객관성 없는 근거를 잣대로 직원을 마구 자르는 회사, 비용 절감과 효율이란 명목으로 숱한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회사에게 말이다.

 

<위 리뷰는 대신증권 사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t******2 2011.03.08. 신고 공감 5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왜 성과주의는 허상인가?
"왜 성과주의는 허상인가?" 내용보기
신문광고를 통해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다. 조직 경영에 관심이 많은 나는 성과주의가 아니라면 어떤 훌륭한 대체안이 있을까 궁금했다.  도쿄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성과주의가 비효율적이라 말하며 초기 일본 경영에서 사용했던 '일본형 연공제' 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 새롭고 획기적인 시스템과 이론을 기대했다면 적잖은 실망이 아닐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책의
"왜 성과주의는 허상인가?" 내용보기

 신문광고를 통해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다. 조직 경영에 관심이 많은 나는 성과주의가 아니라면 어떤 훌륭한 대체안이 있을까 궁금했다.

 도쿄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성과주의가 비효율적이라 말하며 초기 일본 경영에서 사용했던 '일본형 연공제' 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 새롭고 획기적인 시스템과 이론을 기대했다면 적잖은 실망이 아닐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책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책은 서구, 특히 미국과 일본의 경영 이론이 서로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영향을 주고 받았는 지 서술하며 성과주의의 무효성과 일본식 연공제의 우수성을 주장하는 논리를 펼친다.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갖가지 이론들과 다양한 실험 수치들을 통해 연공제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분명 조금만 생각해보면 성과주의에 치우친 기업운영은 단기적 성과에만 급급하고,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이해하기 쉬운 성과주의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다. 기업 경영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이다.

 저자가 맹목적으로 일본식 연공제의 우수성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기업의 미래, 즉 기업이 미래에 필요한 힘을 이끌어 내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잇고, 현재로선 연공제가 최선이라 말하는 듯 하다. 어쩌면 이것이 저자의 한계일 것이다.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일까? 책의 마지막은 비전을 가진 경영자가 필요하다는 애매모호한 마무리로 끝나간다.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잇는 결말일 지 모르겠지만, 그 어떤 우수한 시스템도 모든 문제 해결에 만능일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달은 한 학자의 양심적이고, 진솔한 고백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많은 이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며 열정을 갖게 할 뛰어난 리더들이 이 사회에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s********g 2009.04.2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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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돈을 위해서 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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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성과주의'를 도입하고 있다. 성과주의란 말 그대로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조직구성원들의 성과를 측정하고, 그 성과에 연동한 임금체계를 통해 구성원들을 동기부여하는 일련의 제도를 말한다. 쉽게 말해 성과가 높은 사람은 많이 보상하고 성과가 낮은 사람은 적게 보상하거나 극단적으로 해고를 시키겠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오늘과 같은 경쟁시대에 있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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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성과주의'를 도입하고 있다. 성과주의란 말 그대로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조직구성원들의 성과를 측정하고, 그 성과에 연동한 임금체계를 통해 구성원들을 동기부여하는 일련의 제도를 말한다. 쉽게 말해 성과가 높은 사람은 많이 보상하고 성과가 낮은 사람은 적게 보상하거나 극단적으로 해고를 시키겠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오늘과 같은 경쟁시대에 있어 지극히 당연한 논리인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 책은 성과주의는 옳고 연공서열주의는 잘못된 것이라는 최근의 경영 조류, 그리고 일본이 이것 때문에 경쟁력을 잃었다는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오히려 성과주의는 결코 조직의 성과를 높이지 못한다는 것을 논리뿐 아니라 실증적인 자료를 토대로 밝히고 있다.
 
'사람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사람은 왜 일을 하는가' 하는 문제에 닿아 있다. 사람은 돈을 위해서 일하는가, 아니면 또 다른 목적을 위해서인가? 저자는 '사람은 돈 때문에 일하는 것만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그 근거로 지금껏 수많은 동기부여 전문가들의 이론을 들고 있다. 다음은 그 가운데 하나이다.
 
심리학자 데시(Edward Deci)는 실험실에 한 명의 대학생을 들여보내고 퍼즐놀이를 하도록 했다. 물론 퍼즐은 대학생 수준에서도 충분히 흥미를 느낄 만한 것을 선택했다. 제한 시간 13분짜리 퍼즐 4개를 맞추는 것이 한 세션(1시간)으로, 이 세션을 3회 실시하도록 했다. 제2세션과 제3세션 사이의 여유시간 8분이 시작될 즈음, 실험자는 실험 준비를 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방을 떠났다. 실험실에는 재떨이, 신간 잡지 등이 마련되어 있었고 학생에게는 좋아하는 것을 해도 되지만 방을 나가서는 안 된다고 일러두었다. 관심사는 이 8분의 자유시간에 피실험자인 학생이 무엇을 하는가였다. 실험자는 이를 눈치 채지 못하도록 주의해서 관찰했다.
한편 또 다른 방의 학생에게는 실험의 정확히 중간 시점인 제2세션 중간에, 맞춘 퍼즐의 개수에 따라 1개당 1달러의 보수가 지급되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무보수 상태로 실험을 계속했던 학생에 비해 자유시간에 퍼즐을 하는 시간이 짧아졌다. 즉, 보수를 받자 자유시간은 휴식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실험은 이와 다른 패턴으로도 실시되었지만, 결과는 같았다. 금전적 보수를 받게 되면 원래 재미있어 하던 퍼즐놀이도 더 이상 놀이로 받아들이지않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데시는 '내적 동기부여 이론'을 체계화하게 된다. (p40~41)
 
이러한 내적 동기부여 이론을 뒷받침하는 실험은 그 후에도 무수하게 진행되었고 지금은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기업들은 아직도 외적보수에 의한 동기부여 이론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금전적 보수의 임펙트가 너무나도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퍼즐 맞추기의 경우와 같이 원래 직무수행과 직무만족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런데 그 사이에 금전적 보수가 투입되면서 '직무수행->금전적 보수->직무만족'의 순으로 그 둘을 분리시켜버림으로써 결국 돈 때문에 일하는 것처럼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떄 과거 일본 경제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알려진 '삼종(三種)의 신기(神器)" 이른바 '평생고용, 연공임금, 기업별 노동조합'이라는 고용, 임금 관행은 비록 부분적으로 개선할 점은 있지만 좋은 제도이며, 이를 버리고 서구식 성과주의를 비판 없이 받아들인 것이 일본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사람은 돈보다 자신의 일에 가치와 보람을 느낄 때 헌신한다.

물론 모든 구성원들을 이렇게 관리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장 임펙트가 크고 손쉬운 방식으로 성과주의를 채택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성과주의를 맹신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k******5 2011.04.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