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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 맘 때면 직장인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성과급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극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며 유리지갑을 어루만진다. 연봉 협상에 임해서는 인상은커녕 동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 및 보험업계에서는 한해 동안의 영업 실적을 결산하며 ‘판매왕’이란 영예로운 칭호를 붙여 휘황찬란한 시상식을 연다. 이러한 ‘성과 제일주의’를 이 땅의 직장인들은 어떤 심정으로 바라볼까?
<위 리뷰는 대신증권 사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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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광고를 통해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다. 조직 경영에 관심이 많은 나는 성과주의가 아니라면 어떤 훌륭한 대체안이 있을까 궁금했다. 도쿄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성과주의가 비효율적이라 말하며 초기 일본 경영에서 사용했던 '일본형 연공제' 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 새롭고 획기적인 시스템과 이론을 기대했다면 적잖은 실망이 아닐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책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책은 서구, 특히 미국과 일본의 경영 이론이 서로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영향을 주고 받았는 지 서술하며 성과주의의 무효성과 일본식 연공제의 우수성을 주장하는 논리를 펼친다.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갖가지 이론들과 다양한 실험 수치들을 통해 연공제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분명 조금만 생각해보면 성과주의에 치우친 기업운영은 단기적 성과에만 급급하고,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이해하기 쉬운 성과주의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다. 기업 경영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이다. 저자가 맹목적으로 일본식 연공제의 우수성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기업의 미래, 즉 기업이 미래에 필요한 힘을 이끌어 내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잇고, 현재로선 연공제가 최선이라 말하는 듯 하다. 어쩌면 이것이 저자의 한계일 것이다.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일까? 책의 마지막은 비전을 가진 경영자가 필요하다는 애매모호한 마무리로 끝나간다.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잇는 결말일 지 모르겠지만, 그 어떤 우수한 시스템도 모든 문제 해결에 만능일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달은 한 학자의 양심적이고, 진솔한 고백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많은 이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며 열정을 갖게 할 뛰어난 리더들이 이 사회에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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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성과주의'를 도입하고 있다. 성과주의란 말 그대로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조직구성원들의 성과를 측정하고, 그 성과에 연동한 임금체계를 통해 구성원들을 동기부여하는 일련의 제도를 말한다. 쉽게 말해 성과가 높은 사람은 많이 보상하고 성과가 낮은 사람은 적게 보상하거나 극단적으로 해고를 시키겠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오늘과 같은 경쟁시대에 있어 지극히 당연한 논리인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 책은 성과주의는 옳고 연공서열주의는 잘못된 것이라는 최근의 경영 조류, 그리고 일본이 이것 때문에 경쟁력을 잃었다는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오히려 성과주의는 결코 조직의 성과를 높이지 못한다는 것을 논리뿐 아니라 실증적인 자료를 토대로 밝히고 있다.
'사람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사람은 왜 일을 하는가' 하는 문제에 닿아 있다. 사람은 돈을 위해서 일하는가, 아니면 또 다른 목적을 위해서인가? 저자는 '사람은 돈 때문에 일하는 것만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그 근거로 지금껏 수많은 동기부여 전문가들의 이론을 들고 있다. 다음은 그 가운데 하나이다.
심리학자 데시(Edward Deci)는 실험실에 한 명의 대학생을 들여보내고 퍼즐놀이를 하도록 했다. 물론 퍼즐은 대학생 수준에서도 충분히 흥미를 느낄 만한 것을 선택했다. 제한 시간 13분짜리 퍼즐 4개를 맞추는 것이 한 세션(1시간)으로, 이 세션을 3회 실시하도록 했다. 제2세션과 제3세션 사이의 여유시간 8분이 시작될 즈음, 실험자는 실험 준비를 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방을 떠났다. 실험실에는 재떨이, 신간 잡지 등이 마련되어 있었고 학생에게는 좋아하는 것을 해도 되지만 방을 나가서는 안 된다고 일러두었다. 관심사는 이 8분의 자유시간에 피실험자인 학생이 무엇을 하는가였다. 실험자는 이를 눈치 채지 못하도록 주의해서 관찰했다.
한편 또 다른 방의 학생에게는 실험의 정확히 중간 시점인 제2세션 중간에, 맞춘 퍼즐의 개수에 따라 1개당 1달러의 보수가 지급되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무보수 상태로 실험을 계속했던 학생에 비해 자유시간에 퍼즐을 하는 시간이 짧아졌다. 즉, 보수를 받자 자유시간은 휴식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실험은 이와 다른 패턴으로도 실시되었지만, 결과는 같았다. 금전적 보수를 받게 되면 원래 재미있어 하던 퍼즐놀이도 더 이상 놀이로 받아들이지않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데시는 '내적 동기부여 이론'을 체계화하게 된다. (p40~41)
이러한 내적 동기부여 이론을 뒷받침하는 실험은 그 후에도 무수하게 진행되었고 지금은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기업들은 아직도 외적보수에 의한 동기부여 이론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금전적 보수의 임펙트가 너무나도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퍼즐 맞추기의 경우와 같이 원래 직무수행과 직무만족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런데 그 사이에 금전적 보수가 투입되면서 '직무수행->금전적 보수->직무만족'의 순으로 그 둘을 분리시켜버림으로써 결국 돈 때문에 일하는 것처럼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떄 과거 일본 경제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알려진 '삼종(三種)의 신기(神器)" 이른바 '평생고용, 연공임금, 기업별 노동조합'이라는 고용, 임금 관행은 비록 부분적으로 개선할 점은 있지만 좋은 제도이며, 이를 버리고 서구식 성과주의를 비판 없이 받아들인 것이 일본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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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돈보다 자신의 일에 가치와 보람을 느낄 때 헌신한다. 물론 모든 구성원들을 이렇게 관리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장 임펙트가 크고 손쉬운 방식으로 성과주의를 채택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성과주의를 맹신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